병든 것들은 늘 그랬다. 쉽게 칼날 같았고 쉽게 울었고 쉽게 무너졌다. 이미 병들었는데 또 무엇이 아팠을까. /허연, 지층의 황혼 나의 유토피아엔 너도 있었다. 사실 너만 있었다. 네가 있어야만 했다. /백가희, 당신이 빛이라면 변하기 때문에 변하지 않는다 아름답다, 사랑한다, 설렌다, 혹은 봄 쉽게 변하기 때문에 영원할 말들 /김현지, 청춘이라는 여행 부재는 존재를 증명한다 누군가를 생각하지 않으려고 애를 쓰다보면 누군가를 얼마나 생각하고 있는지 깨닫게된다 있다와 없다는 공생한다 부재는 존재를 증명한다 어린 나는 무너지는 마음 안에 있었다 무너지는 것이 습관이 된 줄도 모르고 무너지고 무너지면서 더 크게 무너지는 것에 대해 생각했다 주저앉을 마음이 있다는 건 쌓아올린 마음도 있다는 것 새가 울면 또다른 새가 울었다 또렷하게 볼 수 있다면 상한 마음도 다시 꺼내볼 수 있을까 도마 위에 방치된 생선이나 상온에 오래 놔둔 두부처럼 상한 것은 따듯하고 상한 것은 부드럽게 부서진다 감당할 수 없는 일은 감당할 수 없는 일로 남아 마음을 놓는다는 것이 무엇인지도 모른 채 빛이 물속으로 들어간다 물을 찢으며 들어간다 어린 나는 그것을 보고 있었다 손바닥이 열려 흐른다면 흐른다는 이유만으로 아침이 오지 않을 거라고 생각한 적 없었다 두꺼운 이불을 덮고 맞물리며 돌아가고 있다는 것을 잊지 않으려 했다 덜 자란 나무는 따듯할 수 있다 한번 상하고 나면 다음은 쉬웠다 안미옥, 톱니 말에는 야속한 구석이 있습니다 ‘우리’ 라는 것과 ‘너희’ 라는 단어같이 내가 없음으로 하여 생겨나는 단어들이 너무나도 많아서요 /백가희, 낯섦 봄을 닮은 사람인 줄 알았는데 그래서 여름이 오면 잊을줄 알았는데 또 이렇게 생각이 나는걸 보면 너는 여름이었나 이러다 네가 가을도 닮아있을까 겁나 하얀 겨울에도 니가 있을까 두려워 다시 봄이 오면 너는 또 봄일까 /백희다, 너는 또 봄일까 상냥하다는 글자는 사람 인(人) 변에 '슬픔(憂)'이 붙어. 그래서 '사람의 슬픔을 안다'는 뜻일 거야. 분명히 그래. 상냥함이란 그런 거지. /이사카 고타로, 러시 라이프 눈먼 손으로 나는 삶을 만져보았네 그건 가시투성이였어 가시투성이 삶의 온몸을 만지며 나는 미소지었지 이토록 가시가 많으니 곧 장미꽃이 피겠구나라고 /김승희, 장미와 가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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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심히 가" <- 이 말 나만 싫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