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님이 자주 싸우긴 했는데 초 6때인가.. 심하게 싸운 적이 있어 아빠가 새벽에 나랑 오빠를 큰 목소리로 불러내고는 엄마 앞에서 너네 엄마가 바람폈다. 이혼할 거다, 너넨 이제부터 내 자식 아니다 그렇게 말씀하시더라 아빠를 안좋아했어서 이혼에 대해 두려움은 없었어 그냥 엄마가 상처받을 게 걱정되더라 그 때가 새벽 2시였나.. 그랬을 거야 되게 깜깜했거든 뒤집어 엎는 소리, 깨지는 소리 뭐.. 아침이 될때까지 쉬지않고 싸우시더라 13살 인생 처음으로 뜬 눈으로 밤을 지샌다는 게 이런 거구나 깨달았어 불안해서 뒤척이지도 못하고 오로지 소리에만 집중하던 그 감각이 잊혀지질 않았어 아침엔 출근해야 하니까 싸움이 그쳤는데.. 그날 저녁은 전날보다 더한 참상이었어 아빠가 처음으로 엄마를 두들겨 패시더라 아빠가 우리한테 매를 들거나 오빠를 개패듯 패던 건 봤었는데 그 때보다 더 격노한 목소리로 험한 언어로 불규칙한 타격음이 들리는 건 공포 그 자체였어 엄마는 6평도 안되는 그 작은 안방에서 지옥을 보내고 지샜겠지.. 난 뭘 해야할지 전혀 모르겠더라 그런 일이 몇번 있다보니까 가끔은 밝아오는 아침이 무서워 조용한 침묵이 있을 때나 말소리에 예민해져.. 웃기지? 한쪽 귀도 안들리는 주제에 소리에 예민하다니 26살이 된 지금은 그 악마를 성공적으로 내쫓았고 지금은 엄마, 오빠, 나 셋이서 행복해 그냥... 날밤 또 새니까 별생각 들어서 글써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