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도 형광펜이 많아서 연달아 돌아왔오 지겨워하지 말아줘😢 저번에 못 맞춘 작품들이 많아서 이번에는 난도 조절했어! 이 다음에는 빨간 날 돌아올게…💚 - 1. 누군가 그런 말을 한 적이 있다. 사격은 본능이라고. 잘 보이지도 않는 과녁의 까만 점을 보고 쏘는 게 아니라, 지금껏 수없이 쌓아온 나의 본능을 믿고 방아쇠를 당기는 거라고. 살아온 날의 반을 함께한 총이었다. 깊게 숨을 내뱉는다. 마지막 숨이 빠져나가는 순간 이를 악물었다. 호흡도, 심장 박동도 멎어버린 것 같은 찰나. 격발의 순간. - 2. “왜 갑자기 이렇게 지/랄을 하는지 모르겠는데, 내 결혼문제는 내가 다 알아서 해요. 공 씨는 그냥 나 믿고 따라오기만 하면 돼.” 믿지 못할 말이었다. 어느새 공은 수를 믿지 못하게 되어버렸는데, 이렇게나 불안해져버렸는데 이제 와서 믿고 따라오라니. 믿고 싶지만 믿을 수가 없는 말이었다. “사랑하는 너한테 상처 안 줄 거니까.” ……그러나 믿지 않고는 못 배길 말이다. * “사랑해.” 땀이 끈적하게 말라붙은 가슴팍에 이마를 비비며 공이 속삭였다. “하.” 수가 헛웃음을 짓는다. “내가 진짜 미쳤지. 강간을 당하고도 웃네.” - 3. 나는 서명을 마친 수표를 그의 앞으로 쭉 밀어 주었다. 공이 수표를 내려다보았다. 금액은 정확히 20,000달러였다. 그저 시선만을 올려 나를 쳐다보는 그에게 나는 입을 열었다. “그동안 저와 섹스를 해 주신 데 대한 대가입니다. 제게 시계를 지불하셨지만 전 공 씨만큼 많이 하지 않았고 마지막 섹스는 제 의지와는 관계가 없는 행위였으니 제외했습니다.” 공은 이제 기가 찬 탄성조차 내지르지 않았다. 아예 넋이 나간 듯이 황당한 표정을 지었던 그가 다시 수표를 내려다봤다. 수표 한쪽의 지급 사유에는 명백히 ‘SEX’라고 쓰여 있었다. “지금 나한테, 화대를 지불한 거야?” 공이 이를 악물고 물었다. 무시무시할 정도로 가라앉은 목소리였다. 하지만 나는 여전히 사무적으로 대답했다. “제가 생각한 금액은 그 정도입니다만, 적다고 생각하셔도 어쩔 수 없는데요.” - 4. 공은 하, 참, 나, 진짜 같은 소리를 번갈아 중얼거리더니 간신히 한마디 했다. - 넌 갈수록 뻔뻔해진다. “그래서 질려?” - 아, 아니. 왜 말을 그렇게 해? 조금 긁었을 뿐인데 공은 금세 파르르 떨며 소리를 질렀다. 사랑한단 말이야! 귀가 쨍하니 아리게 큰 소리로 사랑한다고 소리치는 그는 조금 바보 같고 귀여웠다. 수는 몰래 웃고 말았다. 공을 사랑하고 있다. - 5. 수 형!!😆💕💕 좋은 아침이에요!!! 오늘은 ❤최고기온 25.9도 💙최저기온 16.9도로 낮에는 따뜻하지만☀ 퇴근하실 땐 쌀쌀💨할 것 같으니 겉옷 꼭 챙기시고요!! 혹시 모를 감기😷😷조심하세요❣❣ - 6. 공은 지적할 일을 하루에도 오백 번씩 하는 사람이지만 수는 다섯 번만 했다. 사랑이었다. - 7. 너절한 기대를 붙들고 있는 스스로를 각박하게 몰아세워 초연한 마음을 먹게 하고 싶었지만, 수가 느슨하게 웃으며 제 물음에 곧잘 대답해올 때면 공은 이루어질 수 없는 가능성에 기대어 전 재산을 탕진하는 도박꾼처럼 몽롱한 확신으로 가득 차올랐다. 어쩌면 수가 나를, 나를. 나를 사랑해줄 것만 같다는 그런 확신으로. - 8. 멀어지는 탄탄한 뒷모습을 물끄러미 보던 수가 그를 흔들어 놓고 싶은 마음에 충동적으로 고백했다. “사랑해. 가끔 개/새/끼지만.” 문고리를 잡고 돌리려던 공이 멈칫했다. 손이 삐끗한 것 같았다. 제 손등을 내려다보며 눈살을 야릇하게 구긴 그는, 찰나간 사념에 빠져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다. 그래서 수가 그의 옆구리를 찔러 대듯 덧붙였다. “돈 많이 벌어 와, 자기야.” 후우, 정체를 알 수 없는 한숨을 몰아쉰 공이 놀랍게도 이렇게 대꾸했다. “……그래.” - 9. ‘집에 갈까?’ 다정하게 묻는 목소리. 그 목소리의 주인이 누구더라. 아빠였나. 아니, 아빠는 아닐 것이다. 그럼 엄만가. 아니, 일평생 본 적도 없는 엄마가 제 머리를 쓰다듬어 줬을 리가. 그럼 누구일까. 큰 손을 가진 어른이. 어린 저를 돌봐 주던 어른이. ……아아, 허상이구나. 그 어린아이는 내가 아니구나. 나는 그 장면을 보고 있는, 뙤약볕 아래에 멀뚱히 서 있는 아무개구나. - 10. 수는 음악 같고 새벽 같은 이름을 입에 담았다. 이름의 주인은 잠기운이 남은 얼굴로 수를 올려다보며, 눈을 휘어 서서히 웃었다. “잘 다녀왔어요?” 손을 내민 그가 변함없이 다정한 목소리로 물었다. 고요한 금빛 햇살이 모든 것을 적시고 그의 머리카락 위로 반짝였다. 꿈속에서나 만날 수 있던 찬란한 계절이었다. 그리하여 깜깜한 바다를 건너 약속된 땅에 이르듯, 고된 날갯짓을 마침내 마치듯. 수는 고개를 끄덕였다. 공의 손을 잡고, 그의 품에 온전히 안겼다. - 11. 수의 마음은 아직도 호수였다. 공이 영영 노 저어온. 공의 뱃전에 흰 물결로 부서지는. * 팔자에 없는 행복이다. 사람이 자기 분수를 알아야지. ‘사과만, 딱 사과만 하고 사라지자.’ 하던 낡은 다짐들은 무색해진 지 오래였다. 수는 자신을 또렷이 담는 공의 새까만 눈을 여전히 사랑했다. 사랑할 수밖에 없었다. 신비롭고 예쁜 공의 눈은 수의 호수였고, 수의 밤하늘이었고, 수의 우주였다. 고장 난 가로등 밑에서도 반짝거렸던 공은 수의 하나뿐인 신앙이었다. * 공의 마음은 촛불이었다. 수가 문을 닫아 준, 수의 비단 옷자락에 떨며 고요히 타오르는. - 공수가 사랑을 깨닫는 순간을 좋아합니다 정답은 저녁 7-8시 사이 공개🖤 혹시 퀴즈에 관심 없더라도(?) 궁금한 작품 있으면 댓글 남기고 가! 정답 공개되면 삐삐 칠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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