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초등학교 3학년쯤이었을꺼야 나는 고향이 대구였고 누나가 두명이었거든 그 꼬꼬마 시절에 엄마가 아빠랑 대판 싸우고 우리들 우르르 데리고 가출(?)을 시도한거야 ㅋㅋㅋㅋㅋ 근데 우리한테는 여행이라고 구라치고 밤 8시쯤에 집에서 출발해서 경주 힐튼호텔에 도착했거든 태어나서 처음와보는 웅장한 건물에 깔끔하게 다림질한 제복을 차려입은 직원들이 카운터에서 엄마와 몇분간의 수다(?)를 떨고 나는 로비에 있는 소파에서 누나들이랑 있었어 생전 처음맞아보는 호텔 로비 특유의 향기와 색감, 디자인들이 나에게는 하나하나 너무 신기했고 우리가 하룻밤 묵을 객실은 일종의 비밀 아지트가 된 기분을 선사 해 줬어 누가 깔끔하게 청소 해 놓은 욕실 내가 이 공간을 처음으로 점유한다는 생각이 들게 하는 깔끔한 객실에서 엄마랑 누나들이랑 야밤에 육개장 작은컵을 전기포트에 끓여먹고 베란다를 활짝 열고 들어오는 공기를 맞으며 불끄고 침대에서 경주 보문호수쪽에서 들어오는 빛을 보고있으면 정말 순수한 행복과 기대와, 모험심이 어린마음에 들떠서 그렇게 신비로운 밤을 지냈던거같아 호화로운 코스요리나 스위트룸은 아니었지만 트윈베드 룸 침대 두개를 점프로 오가며 신나게 놀고 엄마는 행여나 컴플레인 들어올까봐 웃으면서 쉿...!!!! 이러고 또 침대 중간에 있는 금속 컨트롤 패널에서 나오는 버튼들을 하나하나 다 눌러보고 온갖 호기심 가득차고 그 작은 공간은 당시 나에게 얼마나 큰 놀이터였을까 20대 후반을 지나는 지금 나는 정말 그야말로 럭셔리 호텔들도 많이 다녀봤지만 그중에서는 하룻밤에 백만원도 넘는 스위트룸에도 투숙했던 기억도 있지만 어릴때 그 경주 힐튼에서 묵었던 그 느낌이 안난다는게 정말 아쉬운거같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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