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부터 이녀석을 좋아했던 건 아니다. 얼굴은 예쁘장하고 곱상하게 생긴 주제에 여기저기 실실 흘리고 다니는게 맘에 들지 않는건지 눈엣가시인건지 과에 많은 여자애들이 그 애를 보며 볼을 붉힐때 나는 혼자 미간에 주름을 만들기 일쑤였다. 이녀석과의 첫접전은… 그래, 동기에게 이끌려가 강제로 낀 술자리. 술이 약했던 나는 게임 몇차례 지고난 후 꽐라가 되어있었고 술을 깨기 위해 나간 가게 앞엔 오이카와가 있었다. 그게 나와 오이카와의 첫 대면이었다. …으. 술에 취해 평소엔 쭈구러져있는 용기가 튀어나온건지 나도 모르게 인상을 확 찌푸리고 작게 신음을 내뱉었다. 언제나처럼 입에 포물선을 그린 채 담배를 물며 인기척을 느껴 내 쪽으로 시선을 옮긴 오이카와는 솔직히 인정하기 싫지만 꽤나 곱상했다. 오이카와를 발견하자마자 뒷걸음을 쳐 다시 가게로 돌아가려는 날 붙잡은건 오이카와의 세마디도 두마디도 아닌 한마디. “다시 들어가려고?” 그 말에 온몸이 가시덩쿨에 얽힌 것마냥 아무말도 내뱉을 수가 없는 건 어째서였을까. 분명 돌아가려고 했던 다짐이 몇초만에 무너져내렸다. 분명 자존심 탓이다. 내가? 너때문에? 자리를 피할리가 없잖아. 나는 가게 앞에 아무렇게나 놓여있는 빨간 의자에 오이카와와 거리를 조금 두고 착석했다. “아니.” 내 시덥잖은 대답과 함께 터진 오이카와의 웃음. 무언가 나를 골리는 듯한 웃음에 고개를 홱 돌려 그를 바라보자 그의 얼굴이 보인다. 이렇게까지 자세하게 이녀석을 바라본 건 처음이었다. 늘 멀리서나 바라보았지. 웃을때 휘어지는 눈꼬리, 이쁘게 말리는 입꼬리, 적당히 살랑거리는 갈색 머리칼. 나도 몰래 홀린 듯 바라보자 내 입에 담배를 물어주었다. “…나 담배 안피는데.” “그래?” 의외라는 듯 오이카와가 담배를 내 입에 물어준 채 대답했다. 오이카와의 검지가 나의 입술에 맞닿아있었다. 그곳에서부터 열이 퍼지는 느낌. 온몸이 간질간질거렸다. “난 피우는 줄 알았는데?” “…왜?” “맨날 내쪽을 바라보길래.” 아. 그랬었나. 아, 그랬었지 참. 나도 모르고 있었던 사실인데 기억을 거슬러 올라가보니 그랬던 것도 같다. 분명 마음에 들지 않아 나도 모르게 시선이 간 것이 분명한데 왜이리 얼굴이 울긋불긋해지는지. 위에서 날 내려다보는 오이카와와 눈이 마주친다. “담배 안피울거야?” “……” “안피울 거면 말고.” 내 입술에서 멀어져가는 오이카와의 손을 나도 모르게 다급하게 붙잡았다. 내 입에 닿았던 건데 그걸 사용할거냐는 질문이 하고싶었다. 하지만 차마 입밖으로 나오지 않았고 이 말을 대신해 나온 말은 참으로 어처구니가 없는, “피울래.” 아주 어처구니가 없는 말이었다. 오이카와가 그럴 줄 알았다는 듯 주머니에서 자연스럽게 라이터를 꺼내들었다. 오이카와의 손에선 향수냄새와 씁쓸한 담배냄새가 섞여 났는데, 그게 나름 좋아 곁을 떠나지 않기를 속으로 바랐었다. 콜록, 콜록. 불이 붙고 연기가 갑작스레 호흡기로 들어오자 기침이 터져나온다. 자연스럽게 맺히는 눈가에 눈물. 이런걸 왜 피우는 거야? 한쪽 눈썹을 일그러트리고 오이카와를 바라보자 원래 처음은 다 쓴거야, 라며 알 수 없는 말을 내뱉었다. 처음의 시작이 좋지 않다. 보통 처음이 안좋으면 끝도 안좋던데. 담배도 그럴까? 그 대답을 왜인지 오이카와가 해주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맞다, 어쩌면 난 처음부터 오이카와를 맘에 두고있던 것일수도 있다. 얄밉게도 그걸 먼저 알아챈 건 저쪽이었다. 이건 담배처럼 쓰고 해롭게 시작되는 나의 짝사랑 일대기이다. 오이카와에게 휘둘리는 삶을 살고싶어져서 끄적인 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