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정때문에 할머니댁 근처에서 지내거든? 오며가면서 할머니도 챙겨드리고 나도 챙김받고 하는데 할머니는 교회 다니신지 엄청 오래되셨어 난 지금 근처로 온지 1년 반 정도 지났고 내가 가족이랑 친구랑도 연끊고 오게된거라 내 사정 다 알고 있고 할머니는 나 태어날때부터 초등학교 들어가기 전까지 키워주셔서 엄마같은 존재였긴 해
이번에 왔을때도 너는 가족복이 없는 아이다 그러니 너가 스스로 이겨내고 강해져서 독하게 살아야한다 라고 말해주거든 항상 근데 내가 마음을 먹고 살아도 한달에 한번씩 너무 힘이 들때가 있어 정신과는 아직 안갔는데 우울증이 온게 맞는거 같아 상담도 받아봤는데 소용이 없더라고 스트레스 때문에 살도 많이 찌고..성격도 소심해지고 나를 잃어버린 느낌
일할때도 너무 저자세로 일하고 할말 다 못하고 조금만 해도 힘들어하고 그래서 직장에서도 가끔 혼났어 근데 또 열심히 살고 돈을 벌어야 하니까 일은 하는데 이게 너무 힘들어지면 다 놓고싶고 그만 살고 싶어지고 그러더라고 그걸 할머니한테 말하니까 할머니가 그럼 자기랑 같이 교회를 가보는게 어떻겠냐고 거기서 사람들도 좀 만나고 너도 기도좀 하고 하면 마음이 괜찮아질거다 하는데
난 여태 무교로 살아서 어렸을때 교회 간 기억들도 다 사라졌고..근데 또 내가 이렇게 힘든걸 과연 교회를 간다고 한들 다 괜찮아질까 궁금한 마음도 들기도 해 가뜩이나 낯도 많이 가려서 말수도 적고 한데 지금은 살도찌고 외모에 자신감도 없어서 친구도 못만들고 혼자 집 일 집 일만 반복하면서 살았거든 할머니가 나쁜곳을 나에게 소개시켜주는건 아니라고 생각하니 거절만 하는것도 예의가 아닌거 같고 오죽했으면 그렇게라도 날 챙겨주시려고 하는지 마음은 알거같아서 더 신경이 쓰인다 하 나도 멘탈잡고 잘 먹고 잘 살고 싶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