혐 주의를 쓰긴 했지만 아무래도 사진은 넘나 혐오스러워서 안구보호를 위해 안걸었음.
이 내용은 어리석음의 한계에 도달한 본인이 수 년간 충치를 방치한 이야기이다.
[제1화] 이가 시리다는게 이런거구나.
어느날 갑자기 찬 것을 먹을 때 어금니가 시리기 시작했다.
그러나 참을 만 한 통증이었고, 찬 것을 먹는 경우가 많지 않아 그리 불편함을 느끼지 못했다. 이 때 나는 인터넷에라도 충치를 검색하고 치과에 갔어야 했다.
이 때 치과를 갔더라면 가벼운 치료로 싸고도 간단하게 치료할 수 있다고 한다. 그러나 어리석게도 병원에 가기 싫어 방치했다.
[제2화] 이게 치통이구나.
그렇게 몇 달이 지났다. 찬 것을 먹을 때 여전히 이가 시렸지만 그러려니 했다. 참을 수 있었다.
하지만 치아의 신은 나를 그냥 내버려두지 않았다.
어느날 갑자기 어금니에 극심한 통증이 온 것이다.
일회성이겠거니 하고 참아봤다. 몇 시간이 흐르자 통증이 멎었다. "다행이다"하고 생각했다. 어리석게도. 내 치아가 보내는 마지막 구조 신호인지도 모르고 말이다.
[제3화] 탁센 없이는 못 살아 정말 못 살아.
일회성인줄 알았던 격통은 주 2~3일 간격으로 지속 되었다. 주로 늦은 밤이나 밤을 새운 다음 날 피곤할 때 찾아왔다.
대학을 다니던 중이었는데 하루는 너무 아파서 조퇴를 했다.
집에 오자마자 헐레벌떡 타이레놀을 먹었다.
주여... 별 효과가 없었다.
인터넷을 찾아보니 탁센이 효과가 좋대서 사다 먹었다.
확실히 효과가 좋다. 느낌을 설명하자면 치아에 마취 주사를 놓아서 감각을 없애는 듯한 느낌으로 진동은 있지만 통증은 없는 느낌이다.
통증이 올때마다 탁센을 먹었다. 치아는 방치하면서 위와 콩팥이 망가지는건 무서웠는지 용량과 시간 간격은 철저히 지키며 먹었다.
그렇게 또 수 개월이 흘렀다.
[제4화] 대머리 어금니.
나의 기도가 하늘에 닿았는가. 나는 그렇게 생각 할 수 밖에 없었다. 놀럽게도 어느날 갑자기 통증이 사라져 버린 것이다.
너무 행복했다. 삶의 질이 올라가는 느낌이 들었다.
그 대신 어금니가 매우 흔들리게 되었다는건 나에게 중요하지 않았다.
그렇게 몇 주가 지났을까. 양치를 하던 중에 이빨 덩어리가 나왔다;; "이게 뭐지?" 작은 파편도 아니고 큰 덩어리가 나온 것이다. 황급히 입을 벌리고 거울을 봤다.
아... 어금니가 대머리가 되어 있었다. 윗 부분이 다 떨어져 나가서 잇몸과 치아가 거의 평행을 이룬 것이다.
치아가 있던 부분을 보니 안이 새까맣게 썩어 있었다.
[제5화] 1+1 이벤트
아.. 드디어 어금니가 조졌구나. 하며 몇 주를 침울하게 보냈다. 영구치는 다시 자라지도 않는데 소중한 치아 하나를 잃은 것이다.
그런데, '하나'가 아니었다. 어느날 밥을 먹던 중에 어금니 옆 옆 치아 윗부분이 반으로 쪼개져 나온 것이다.
통증도 없었는데... 넘모 억울했다. 어금니처럼 오랜기간 통증이 있었다면 마음의 준비라도 했을텐데.
[제6화] 이게 신경인가?
어금니는 이후로 조용했다. 어금니로 강하게 씹지 않는 이상은 통증이 느껴지지 않았다.
그런데, 반쯤 쪼개졌던 어금니 옆 옆 치아의 남은 절반이 혀로 살짝 건드리기만해도 달랑달랑 거렸다.
극심한 고통이 시작되었다. 나는 통증을 못 이긴 나머지 모험을 하기로 했다.
덜렁 거리던 남은 부분을 손으로 눌러 떼냈다.
피가 엄청 나올 거라고 각오했는데 전혀 안나왔다.
빼낸 치아를 살펴보니 껍데기 안쪽이 곪아서 흐물흐물해져 있었고 극심한 악취가 났다.
이때 나는 인터넷 검색을 했다. 충치 관련 자료들을 보다가 '신경치료'가 신경을 낫게 하는게 아니고 긁어서 없애버리는 것이라는 걸 알았다.
치아를 빼낸 자리를 보니 큰 구멍이 뚫려 있고 노란 고름 같은게 차있었다. 아마도 이게 죽은 신경이겠지. 나는 거울을 보며 이쑤시개로 노란 그것을 모두 긁어냈다. 신경이 맞는지 아닌지는 아직도 모르겠다.
[제7화] 다음은 어떻게 될까?
어금니 옆옆 치아가 빠진 자리에는 당연히 휑하니 비어있고
음식을 먹으면 그 자리에 음식이 들어가기 때문에 양치를 할때 가글을을 쎄게해서 빼내고 있다.
놀라운 점은 흔들리는 이빨을 빼내고 신경(적어도 나는 그렇게 생각하고 있는) 을 긁어낸 후로는 2달째 아무런 통증도 느껴지지 않는다는 것이다.
어찌보면 당연한가? 아픈 곳을 아예 떼어버린 것이니 아플 수가 없겠지.
[마치며]
충치 관련 자료를 읽어보면 이 다음 단계는 턱뼈가 녹아내리는 거라고 한다. 대규모 성형 수술을 해야하겠지.
그렇게 되기전에 치과에 가기로 했다. 오늘 전화로 예약을 잡았다.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격이지만 그래도 외양간이 무너져서는 안되지 않겠는가?
이글을 읽는 익들은 부디 나처럼 어리석게 버티지 말기 바란다. 애초에 웬만한 사람이 수 년간 버틸 수 있는 수준의 고통이 아니다.
댓글로 감상들을 남겨줬으면 한다.
나의 어리석음을 질책하는 것도 통증이나 과정에 대한 질문도 모두 환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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