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끝난다는 말을
제일 늦게 알아챈 건
언제부턴가 안부를 묻지 않던
우리였어요.
보고 싶다는 말 대신
“잘 지내지?” 하고 묻던 날들,
대답을 기다리지 않고
대충 웃으며 넘기던 저녁들 위로
계절이 한 번,
또 한 번 더 바뀌었지요.
같은 도시에서
서로의 하늘을 모른 채.
당신과 걷던 길을
이제는 혼자 걸으면서
나는 늦게 배웠어요.
사람은 떠나는 연습을 할 수 없다는 걸.
그래서 우리에게 남은 건
이별이 아니라
이별을 향해 천천히 기울어가던
수많은 순간들이었죠.
문장 끝마다 붙어 있던
‘괜찮아’라는 말 속에
얼마나 많은 ‘사실은’이
숨겨져 있었는지도
이제야 알 것 같아요.
만약 시간이 돌아가
단 한 번만 더
당신에게 인사를 건넬 수 있다면
나는 이렇게 말할 거예요.
“안녕.”
헤어질 때의 안녕이 아니라
처음 만날 때의 안녕으로.
우리의 모든 시작이
다시, 끝나지 않는 인사가 되기를
바랄 수 없으니
그저 이렇게만 남겨둘게요.
당신이 떠난 뒤에도
한동안은 익숙하지 않게
내 입술에 남아 맴도는
마지막 인사법.
안녕,
정말로, 안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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