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지금 서른 갓 넘은 나이에 막 대학원에 들어왔어.
이제 3~4일차 정도 되는데,
사람들이 다들 너무 친절하고 좋게 대해줘서 너무 좋아.
내가 뭘 물어보기도 전에 나서서 다 알려주시고 분위기도 너무 좋더라구.
나는 직장 생활을 오래 하다 진학해서 어느 정도 사회 경험이 있는 상태야.
그리고, 나는 여태 내 후배들한테도 항상 말을 높이고 다녔기 때문에 존댓말이 익숙한 상태고.
대학원 와서도 선배는 선배라는 생각으로 나보다 나이가 얼마나 어리든지 간에 무조건 극존칭으로 높였어.
"(이름) 선배님" 이라고 부르면서 깍듯이 대했거든.
그런데 신입생 환영회 때 나한테 말을 편하게 하라고들 하면서,
덧붙여서 모르긴 몰라도 "선배님"이라는 말은 너무 부담스럽다고 안 했으면 좋겠다고 하시더라고.
1차 때 다들 말을 놓으라고 하시고, 2차 때 다른 분들이 합류하면서 또 말 놓으라고 하시는데
나도 여태 존댓말만 써오면서 왠지 모를 선이 계속 존재한다는 느낌을 받아서
정말 불편했지만 과감하게 말을 놓겠다 하고는 정말 말을 놨어.
그런데 문제는 다들 내가 나이가 있다보니 본인들은 막상 말을 놓기가 아직은 불편한가봐.
그래서 오히려 후배는 말을 놓고, 선배는 존대를 하는 이상한 구조가 되어버렸는데,
나는 원래도 말을 잘 못 놓던 사람이라 이런 상황이 너무 불편해.
차라리 그냥 처음에 말했던 대로 그냥 천천히 말을 놓는다고 하면 좋았을건데
괜히 말을 아예 놓는다고 해버리니까 내가 별말을 안 해도 마치 내가 대학원에서 상전이라도 되는 기분이야.
내가 반말로 물어보고, 선배들이 존댓말로 대답을 하니까 말이야.
인사할 때도 나는 "안녕하세요", "수고하셨습니다" 이런 존댓말로 인사하는 게 편한데
말을 놓는다고 해버리니 "안녕"이라고 하는 것도 괜히 예의없어 보이고
그렇다고 존댓말 인사하면서 목례하는 것도 좀 어색해.
이런 고민도 분명 시간이 조금만 지나면 아주 사소하기 그지없고 쓸데없는 고민이겠지만,
지금으로썬 선배들과 오랜 시간 같이 지내야하다보니 신경이 안 쓰일 수가 없다..
익들 입장에선 내가 이걸 어떻게 타파해나가면 좋을 거 같아?
여기서 다시 말 높이면 더 어색해지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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