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년전에, 나는 프리랜서라 밤늦게까지 작업실에서 일하다 들어오는 게 일상이었어
그날도 늦게까지 일하다 버스를 타고 귀가하는 중이었어
인사동에서 버스를 타고 몇정거장이나 지났을까 한 여자가 타더라고
나이는 나보다 어려보였고 샛노란 머리를 양갈래로 묶었는데
탑승할때 얼핏 본 얼굴이 화장을 얼마나 진하게 했는데 허옇게 뜬 얼굴에 쉐도우랑 립이 엄청 진해서
가출한 어린앤가 싶더라고
당시 버스안에는 승객이 나포함 한 4명? 거의 텅텅 빈 상태였어
근데 그 애가 내 옆자리에 앉는거야
난 뒷문 바로 뒤 창가에 앉아있었는데 굳이 내 옆에 앉더라
자리 많은데 ?? 하는 맘이었지만 굳이 피곤해서 신경쓰기 싫었어 여자니까 뭐
그러다 쭉 음악을 듣다 문득 검은 차창밖으로 시선의 초점을 맞췄는데... 걔가 날 보고 있더라?
잘못 봤나 싶어서 무심히 창밖 보는 척 다시 보니,, 정말 날 보고 있더라고
뭐지? 왜지? 아는 앤가?? 머리가 좀 복잡하긴 했는데 그냥 무시했어
참고로 우리집은 예대 근처였는데 방향이 같은거나 차림새를 봤을때 예대 다니는 애인가 싶기도 했어
그럼 동네에서 본 사람이라 그런걸지도 모른다고 생각해버렸지
그러다 동네 정류장에 도착해서 그애 다리를 안스치게 조심해서 슬쩍 내렸어
다행히? 그냥 앉아있더라
그래서 아 착각했군 하고 뚜벅뚜벅 걸어가는데.. 뒤에서 타다닥! 하는 소리가 들리는거야
그때 불꺼진 자동차 매장이 정류장 근처에 있었는데 유리창에 내 뒤를 따라오는 걔가 비치더라
와씨 이때부터 좀 소름..
일단 태연하게 최대한 빠른 걸음으로 정류장을 벗어나 집근처로 갔어 근처엔 편의점이나 술집 등등이 아직 문을 열어놓고 있을 때였거든
집 골목으로 들어갈 용기가 안나서 일단 편의점으로 들어갔어 날 따라올리 없다고 믿고싶어서 편의점에 있다보면 제 갈길 가겠지 생각한거야
근데 음료수 냉장고 앞에 서성대고 있는데 딸랑- 소리가 들리더니 와씨......... 거기까지 따라들어왔네?
걔도 딴짓 하면서 기웃기웃 대더니 다른 방향 안쪽으로 들어가더라
난 바로 반대편으로 도망쳐서 편의점을 나왔어
그리곤 바로 옆에 있던 단골 카페로 들어갔어 다행히 마감전이라 아아메 주세요 사장님 하고 전면 유리 옆에 사각지대로 쏙 숨어서 밖을 봤거든..
그랬더니 ㅜ 걔가 편의점에서 후다닥 달려나오더니 막 휙휙 돌아보면서 찾는거야
아니겠지 아니겠지 했는데 정말 날 쫓아온 게 맞는 것 같더라고 ㅠ
그제야 걔 옷차림을 자세히 봤는데 .. 삐삐 알아?
나 고전영화 완전 좋아하는데 고전 영화중에 삐삐라고 있어
양말도 짝짝이고 옷도 어딘가 자유분방하고 양갈래로 땋은 노랑 머리는 완전 다 삐져나와있고 무슨 로드무비 주인공인줄 ㅜ
그러더니 와 진짜 ㅠ 아악! 소리를 지르면서 제 자리에서 발을 막 구르고 화를 내더라고
그리곤 허탈하게 팔을 휘적이면서 건너편 마트 외부에 있는 아이스크림 냉장고에 코박고 아이스크림 고르더라?
사장님이 왜 그러냐고 다가와서 묻길래 여자가 쫓아오는데 제 정신 아닌 것 같다고 하니까
슬쩍 밖에 그 여자 확인하더니 스탭들 쉬는곳에 들어가 있으래 저 여자 사라지면 알려준다고
ㄷㄷ 떨면서 기다리니까 한 10분 후에 오시더니 갔다고, 나와도 된다고 하더라고
감사하다고 얘기하고 집에 가려는데 사장님 말씀이 여기저기 기웃대면서 카페 안쪽도 기웃대다 갔대
몇년간 문득문득 생각났는데 일단 내 결론은 돈이 아니었을까 싶기도?
1. 돈을 빌리려 했다
2. 돈을 빼앗으려 했다
뭐였을까?
내가 키가 좀 작긴 하지만 삥 잘 뜯기게 생겼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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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와줘ㅠ) 밑에 스킨십 자제불가 애인 글쓴이인데 도와주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