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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직이요? 시키는 대로 해야죠. 개인 보직에 욕심을 낸다면 단체 종목이 아니라 개인 스포츠를 해야 합니다."지난 1월, 따뜻한 호주로 스프링캠프를 떠나기 위해 모였던 김포공항 출국장. 새롭게 호랑이 군단의 유니폼을 입은 베테랑 투수 이태양은 기자의 질문에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이렇게 답했다. 자신은 벼랑 끝에 서 있는 심정이며, KIA 타이거즈가 2차 드래프트 1라운드에서 자신을 지명한 이유를 올 시즌 반드시 증명해 내겠다는 독기 품은 눈빛이었다. 그리고 정규시즌이 개막한 지금, 그 묵직했던 약속은 그라운드 위에서 가장 완벽한 형태로 증명되고 있다.
이날 이태양이 기록한 '3이닝 홀드'의 뒷이야기는 그의 품격을 더욱 빛나게 한다. 2이닝을 던지고 더그아웃으로 돌아왔을 때, 이동걸 투수코치는 이태양에게 "한 이닝을 더 던지면 3이닝 홀드를 챙길 수 있다. 여기서 끊어가도 좋다"고 선택권을 주었다. 하지만 이태양은 주저 없이 마운드로 다시 향했다.
그의 머릿속에는 개인의 기록보다 '팀의 불펜 운용'이 먼저였다. 자신이 1이닝을 더 버텨준다면, 뒤에 대기하는 불펜 투수 한 명의 어깨를 완벽하게 아낄 수 있기 때문이었다. 긴 페넌트레이스를 치러야 하는 팀 입장에서, 선발이 무너진 날 3이닝을 무실점으로 먹어 치워주는 롱릴리프의 존재는 그 어떤 필승조보다 가치 있고 고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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