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인공수정, 시험관 다 해서 4년 경험 있어
중간중간 몸이 힘들어서 몇개월씩 쉬긴 했지만
회차로만 따졌을때 열손가락은 넘을거야 아마도
기본 산전검사 나팔관 검사 뭐 안받아본거 없고
남편도 나도 둘 다 모든 수치가 정상범위 안에 드는 수준이었어
다낭성도 아니고 생리주기도 평생 크게 엇나간적이 없고
딱 하나, 내가 nk세포 수치가 남들보다 높아서
시험관 시술마다 링거 두병씩 맞고 그랬어
nk세포는 면역력세포인데
태아살해세포라고 불리지만 정확한 명칭은 자연살해세포야
암세포나 바이러스를 공격해주는 면역력 세포인데
얘네가 임신중 태아나 수정란을 외부 이물질로 인식해서
공격한다는 연구결과가 있다고 해
나는 마지막 회차때 피검사에서 착상 되었다고 나왔는데
결국 그 다음 검사때 자연유산/자연소실 되었다고 판명됐어
그래서 그 후로는 비자발적 딩크로 살고있고
내가 고생한걸 알아서 가족 중 그 누구도 이제 얘기 안꺼내
물론 늦게 결혼하는 추세고 아이가 간절하면 난임병원 찾을순 있지
근데 나는 내 경험을 바탕으로 말해주고 싶어
검사를 받고 나처럼 이상이 없는 케이스란걸 알았으면
시험관은 안했으면 좋겠어
내가 시험관 오래하면서 얻은 변화
1. 시력저하
난 안경도 안쓰고 시력 엄청 좋았는데 시험관 이후 시력도 떨어지고 빛이나 사물이 흐릿하게 겹쳐보일때가 종종 있어. 주사 맞을때 제일 심했고, 시험관 쉬면 조금 괜찮아졌었어.
2. 생리주기 변화
13살-14살 무렵 초경 이후 내가 억지로 경구피임약 먹어서 조절하지 않고서야 생리주기는 늘 잘 맞았는데, 처음으로 생리를 2주간 안해서 병원을 찾아갔었어.
3. 면역력 저하
이건 저 링거 효과인지도 모르겠어. 나는 감기를 진짜 안걸리거든. 살면서 잔병치레로 아파본 기억이 없을 정도야. 코로나 기간때 시험관 하면서 당시 백신 안맞고 집-병원만 다녔어. 그래도 코로나 안걸렸었어. 운이 좋았을수도 있는데, 남편도 철저히 마스크 쓰고 출퇴근이랑 강아지 산책 외엔 외출이나 남을 만나는 일이 없어서 안걸렸었고. (시댁은 두번 걸리시는 동안 우리는 걸린적 없었으니 얼마나 집순이 집돌이인지 알겠지?) 근데 그러다 백신 안맞으면 어디 외출도 못하는 조건부가 붙은 이후에 어쩔수없이 맞았거든. 백신 맞고 6개월 후에 코로나 걸리고, 그 후에 남들 안걸리는 시기에 또 걸렸어. 살면서 감기 걸려본적이 얼마 없어서 진짜 죽는줄.. 근데 그 이후부터 지금까지도 날씨가 쌀쌀하거나 찬음식 좀 마셨다 싶으면 몸이 으슬으슬하고 목이 칼칼하고 피곤해서 면역력이 떨어진거같은 기분이 들어.
4. 체중 증가
시험관 하는 내내 특별히 뭘 다르게 먹거나 한게 아닌데도 살이 쪘어. 십키로 정도? 근데 시험관 하면 다들 살은 조금씩 찌니까.. 아직도 빼는중인데 예전처럼 잘 안빠지더라고.
5. 만성 두통
두통이란거 잘 모르고 살아왔는데 툭하면 두통이 생겨. 시험관 할때는 너무 심해서 검사해봤는데 혈압도 튀더라고..
6. 배란통
생리통은 늘 조금 있는 정도였는데 배란통으로 밑이 빠지는거같은 통증이 생기더라고. 영양제 챙겨먹고 유기농 생리대로 바꾸고 식단도 자연식 위주로 하면서 나아지긴 했는데 없던게 생기니까 너무 불편해
7. 자궁근종
다른건 다 적응하며 사는 중인데, 이게 시험관을 후회하게 만드는 가장 큰 원인이야. 나는 검사때마다 자궁이 깨끗한 사람이었거든. 오죽하면 병원에서도 원인을 모르니까 자궁내막자극술도 권장 받았었어. 착상이 안될때 자궁 내막을 살짝 긁어내서 배아가 잘 붙게끔 하는 시술이야. 결과적으로 받지는 않았어. 굳이 건강한 내 자궁을 긁어서까지 한다는게 너무 이질적이기도 했고, 당시 컨디션도 너무 안좋았어서. 근데 그정도로 깨끗했던 자궁에 근종이 생겼다? 아기 착상에 방해되는 부위도 아니고 크기도 위험군이 아니어서 관찰대상 수준이란 말은 들었지만, 없던게 몸에 생겼으니 시험관을 포기하게 된거지.
모든 사람이 다 같을수 없다는거 알아
난임병원 매일 아침 새벽같이 오픈런해서 가도
수많은 부부가 모여있는걸 보면서 다들 절실한게 느껴지거든
저출산 저출산 하지만 사실 비자발적 딩크도 이렇게 많아서
그런 통계가 나오지 않나 싶기도 하고
그냥 내 개인적인 생각으론.. 아이가 간절해도
너무 자신의 몸을 버려가며 하지 않았음 좋겠어
어차피 임신과 출산은 내 몸이 망가지고
나를 희생하는 과정이 다 동반되는 거잖아
근데 여기에 시험관까지 하면 더 힘들수밖에 없어
성공 하더라도 힘든 경우들이 많아
과배란 주사를 맞아가며 배아도 여러개 이식하다보면
쌍둥이 세쌍둥이 네쌍둥이씩 착상되어서
그중 몇을 제거하는 결정을 해야하기도 하고
(아무래도 산모 위험군에 들기 때문에 병원에서 권장하는 편)
나처럼 착상 되었다가 자연소실 되는 경우도 흔하고
나는 처음 난임병원 갔을때 내 나이면 노산도 아니라 했고
되게 건강하게 나와서 곧 성공할거란 말도 많이 들었는데
원인 모른채 몇년을 이어서 받다보니 어느새 노산 범위에 들더라
꼭 다 시험관 때문이라고 확신하긴 어렵지만
그간 몸이 많이 상한것도 사실이고 마음도 힘들었어서
지금 시간을 돌릴수 있다면 난임병원은 안갈거같아
그 시간을 좀 더 나에게 쏟고 더 유익한 일을 했을거같아
그래서 그냥
고민하는 사람들한테 말해주고 싶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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