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정부의 부동산 정책이 사상 최대 규모의 공급 계획과 강력한 대출 규제라는 카드를 꺼내 들었음에도 불구하고 '매매·전월세 트리플 폭등'이라는 부작용을 맞이한 것에 대해, 시장과 전문가들은 크게 3가지 핵심적인 오판이 있었다고 분석합니다.
1. '착공' 중심 공급의 착시: 시차에 대한 안일한 계산
정부는 9·7 대책을 통해 기존 정부의 인허가 기준 실적 부풀리기를 비판하며 '실제 착공'을 기준으로 135만 호를 공급하겠다고 자신했습니다.
오판의 본질: "착공을 빨리하면 시장이 안심할 것"이라는 기대와 달리, 시장 참여자들에게 중요한 것은 당장 몸을 뉘일 수 있는 '입주 물량'이었습니다.
결과: 착공에서 준공(입주)까지 최소 2~3년의 시차가 존재하는데, 이 과도기 동안 수도권 핵심지의 실입주 물량이 바닥을 드러냈습니다. 공급 신호만 요란하고 정작 당장 들어갈 집이 없자 불안해진 실수요자들이 전월세 시장과 매매 시장으로 동시에 몰려들며 폭등의 도미노를 유발했습니다.
2. 세제 압박의 역설: 다주택자 행동 양식에 대한 오판
다주택자의 장기보유특별공제를 폐지하는 등 혜택을 박탈하면 다주택자들이 압박을 느껴 매물을 대거 쏟아낼 것이라 판단했습니다.
오판의 본질: 경제학의 기본 원리인 조세 전가와 집주인들의 '버티기 역량'을 과소평가했습니다.
결과: 다주택자들은 집을 파는 대신 보유하는 쪽을 택했습니다. 대출 규제로 신규 주택 매입은 막혔으니 기존 주택을 쥐고 있으면서, 늘어난 보유세 부담과 규제 비용을 전세가 인상이나 월세 전환을 통해 세입자에게 고스란히 전가시켰습니다. 결과적으로 다주택자를 잡으려던 칼날이 서민 임차인들의 주거비 폭탄으로 되돌아왔습니다.
3. 신용 규제의 한계: '현금 부자' 중심의 시장 재편 간과
소득이나 주택 가격과 무관하게 주택담보대출 한도를 6억 원으로 일괄 대폭 축소하면 부동산으로 흘러 들어가는 자금줄이 막혀 투기 수요가 완전히 멸절될 것이라 믿었습니다.
오판의 본질: 대출에 의존하지 않고도 자산을 움직일 수 있는 '유동성 양극화'의 실체를 간과했습니다.
결과: 대출 규제는 돈이 부족한 무주택 서민과 3040 세대의 '내 집 마련 사다리'를 걷어차는 부작용을 낳았습니다. 반면 최근 반도체 등 수출 호황과 정체된 시중 유동성으로 막대한 현금을 쥔 자산가들은 대출 없이 수도권 상급지의 똘똘한 한 채를 사들이며 신고가 랠리를 이어갔습니다. 결국 '대출 규제로 인한 거래량 감소 속 가격 폭등'이라는 기형적인 양극화를 초래했습니다.
요약하자면
이재명 정부는 부동산 문제를 철저히 '투기 세력과의 전쟁'이라는 프레임으로 접근하여 수요 압박과 장부상 공급에 치중했습니다.
그러나 시장은 '당장 입주할 집의 부족(수급)'과 '비용의 세입자 전가(시장 원리)'라는 냉혹한 법칙대로 움직였고, 이 간극이 현재의 오판 성적표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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