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어머니는 정말 좋은 분이셨고, 한 평생 남편을 위해 헌신했어
남편이 워낙 유교적인 사람이라서 아들을 원한다며 자꾸 하나만 더 낳자는 식으로 가족계획을 무지성으로 했어
그런데도 자꾸 딸만 나오니까 동네 어르신들은 아들도 못낳는다면서 말 함부로 하는데 남편은 그 사이에서 지켜주지 않았어
결국 누나 4명 낳고 늦둥이로 아들(나)이 태어났어
(주변인 말에 따르면 막내누나와 내가 태어난 시점 사이부터 남편은 점점 폭력적으로 변해갔데. 그럼에도 남편에게 인정받고 싶었던 어머니께서는 어떻게든 노력하여 마흔이라는 나이에 아들을 낳아줬던거야)
근데 그 아들이 6살쯤 됐을때부터 남편은 바람을 피기 시작했어
폭력은 더 심해져서 집 창문이 깨지고, 밥상이 엎어지고, 죽이겠다면서 칼 들고 소리치고… 그럴때마다 큰누나들은 말리고, 막내누나는 어린 남동생을 대리고 동네 한바퀴 돌면서 괜찮을거라고 다독였어
내 어머니는 그 상황 속에서도 본인께서 이 집안의 맏며느리라는 책임감과 명성을 놓고 싶지 않으셔서 끝까지 자리를 지키셨어 (이혼 안해줬다는 말이야)
아들에게 아버지 없는 삶을 주고 싶지 않았던거지
그러자 남편은 더욱 대담해져서 아예 일 끝나면 바로 불륜녀 집에서 자고 오기도 했어
아들이 7살이 될 무렵에는 딸들이 모두 도시에 취업나가거나 학교 근처에서 하숙하는 바람에 어머니께서는 더이상 근처를 지켜줄 사람이 없어졌어
결국 어머니는 불교에 의지하고 대학병원 정신과에서 우울증약을 받아오는 등 노력을 했지
그러던 어느날 아침 시어머니의 잔소리에 어머니는 그동안 맺혔던 한을 큰 목소리로 토해내기 시작했고, 동네에 소문이 났어
오후에 그 소문을 들은 남편이 일하다 말고 집으로 들어와서 내 어머니를 마구 폭행했어
내 어머니는 입술에 피를 흘렸고, 아들이 “엄마 괜찮아?”라는 말에 “괜찮어”라는 말이 생전 아들에게 했던 마지막 말이었어
그런데도 남편은 성이 안풀렸는지 어머니한테 독설을 퍼부었고 이에 어머니는 “나 죽어버릴꺼야”라며 갑자기 마당으로 뛰쳐나갔어
남편은 “그럼 죽어버려!!“라면서 따라나갔지
밖에서 목소리는 안들리고 우당탕탕 소리가 들리는데 어린 소년은 무서워서 집안에 울면서 웅크리고 있었어
갑자기 남편이 방으로 급히 튀쳐들어오며 수화기를 붙잡고 119에 전화를 걸면서 할머니한테 이렇게 말했어 ”엄마, 이거 내가 했다고 하지 마요“
바깥의 상황이 다 정리된 이후에 할머니와 함께 나가봤더니 농약 통이 굴러다니며 바닥은 온통 초록색이었어
내 어머니는 제초제로 음독 자살을 시도한거고 남편은 옆에서 부추겼던거지
도시로 나갔던 누나들과 큰매형은 그날로 바로 병원으로 갔고
소년은 할머니와 함께 울면서 집에서 소식을 기다렸어
아무런 소식이 없다가 이틀 뒤 갑자기 누나와 매형이 와서 아무 말없이 차에 타라는거야
할머니와 함께 차타고 어디론가 가는데
소년이 아무리 물어봐도 도통 대답이 없어
갑자기 장례식장에 내리더니 안으로 들어가
이때까지도 소년은 상황파악을 못하다가 어머니 영정 사진을 보고 대성통곡을 했어
결국 내 어머니는 식도가 타들어가는 고통을 느껴가며 끔찍하게 돌아가신거야
그로부터 19년 뒤, 조강지처를 잔혹하게 살해한 그 남편은 그때 그 불륜녀와 동거를 하며, 전남편과 낳은 아들들과 손자들을 자기 자식 취급했어 (같이 여행가고 돌잔치도 참석하고 가족사진도 찍을 정도로)
사실상 버림받은 아들은 이에 아버지에게 요구했어
”내 어머니 사망보험금이었던 5천만원 돌려주십쇼“
”그리고 OO아파트는 저와 공동명의 합시다“
(어떤 보험금이냐면 딸들과 함께 관리하자고 약속한 돈이었는데, 어느날 말없이 전부 사용한 것을 막내누나가 우연히 통장에서 발견했고, 농기계 산다고 주장했지만 그 불륜녀랑 같이 살 집 전세금이 되었다는 추측도 있는데, 본인만 알아)
(어떤 아파트냐면 자매들이 도시에서 흩어져 사는것보단 기왕이면 모여사는게 좋으니까 자매들끼리 돈 모으고 이모가 조금 빌려준 돈으로 사놓은 아파트고, 어머니 명의였어. 어머니 사후 아버지로 명의가 옮겨졌어, 이때 한 약속이 ”아들이 크면 아들에게 주겠다“였음에도, 지금 가지가지 핑계 대면서 안주고 있어. 나 10대때는 "성인되면 주겠다", 성인되니까 "취직하면 주겠다", 취업하니까 "결혼하면 주겠다" 이렇게 계속 말이 바뀌네)
안된데
자기가 보험료를 납부했었으니 자기꺼라고 우겼고
아파트는 언젠가 줄 것이니 가만 있으라고 했어
아들은 반박했어
보험금은 가장 피해를 본 사람의 것(내꺼)이 아닙니까
아파트 달라는게 아니라 공동명의잖습니까 (공동명의의 목적은 그 불륜녀가 유혹해서 뺐어가는걸 방지하기 위해여)
아버지는
니가 무슨 피해를 봐, 니 애비는 너보다 더 어렵게 컸어, 그래도 내가 열심히 일해서 너 굶기지는 않았잖아, 나랑 니 엄마 둘중에 한명은 죽었어야 했다, 차라리 내가 죽어서 가정의 경제가 무너지는 것보다는 낫지 않았냐, 니 엄마는 애초에 팔자가 그렇다, 이미 다 지난일 아니냐, 이혼 안해주던 니 엄마 탓 아니냐
여러차례 언쟁이 오가다가 아들은 태어나서 처음으로 아버지에게 가장 큰 목소리로 소리쳤어
“조강지처 죽여놓고 그렇게 떳떳합니까?”
뛰쳐나왔고, 누나와 고모와 작은아빠와 상의한 끝에 모든 연락을 차단하고 죽을때쯤 되면 찾아가는 걸로 방침을 정했어
(누나, 고모, 작은아빠와도 이미 의절한 상태였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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