닝이 먼저 사쿠사한테 고백함. 키 크고 잘생기고 분위기가 너무 자기 취향이었음. 사쿠사도 닝이 사쿠사를 귀찮게 하는 스타일은 아니고 그래서 편하게 여기고 그랬어서 썸에서 사귀는 걸로 넘어가는 건 어렵지 않았음.
그런데 사귀기 시작하면서부터 안 맞는 부분이 막 드러나기 시작하는 거임.
예를 들면 닝은 사쿠사가 다른 여자들이랑 술 마셔도 이해하는데 사쿠사는 이해 못 함. 닝은 사쿠사가 여사친들이랑 친하게 연락해도 뭐 어때 하고 이해하는데 사쿠사는 또 이해 못 함. 역으로 닝은 사쿠사가 자기 집에 놀러왔을 때 집 안 치운 거 보고 하는 말이나 식당 취향, 예약, 데이트 코스같은 거에 대해서 얘기하는 게 자기를 처음에는 엄청 챙겨주고 신경써주는 것 같아서 귀엽고 든든하고 좋았는데 점점 자기 영역 간섭한다는 생각이 들어 가끔씩 짜증나는 거임. 이런 일로 둘이 간간히 싸울 뻔할 때까지도 감.
그렇게 서로 조금씩 뭔가 안 맞는다는 느낌이 드는데 어느 날 닝이 진짜 일이 안 풀려서 기분이 안 좋은 날에 둘이 만나기로 한 약속이 있었어서 만났는데 사쿠사가 또 약간 그런 지적? 비슷한 걸 하는 거임. 닝 참다참다 기분도 최악인데 자꾸 신경 건드리는 말 들어오니까 욱해서 '너는 왜 항상 그런 식으로 말해?' 하면서 화내기 시작.
왜 맨날 나한테 간섭하고 내가 하는 거에 대해서 일일이 뭐라 그래? 나도 알아서 한다고. 라면서 닝이 말함.
사쿠사는 그러는 너야말로 왜 남자들 껴서 왜 그렇게 마시러 다녀? 너 저번에는 말도 안 하고 술 모임 나갔더라? 그냥 너가 이렇게 하는 게 더 좋겠다고 말하는 게 그렇게 기분 나빠? 하면서 말싸움 시작. 둘이 언성 높이면서 카페에서 싸우다가 사쿠사가 먼저 박차고 일어나서 나감. 닝 거기에 한참을 혼자 앉아있다가 비틀거리면서 집에 감.
그 뒤로 연락 하나도 안 함. 사과할 기색 서로 안 보임. 둘 다 황소고집에다가 엄청 막 서로가 없으면 죽을 것 같은 미치도록 좋아하던 깊은 관계는 아니었어서 내가 왜 먼저 연락해야해? 이런 마인드. 그리고 서로한테 쌓였던 게 너무 많아서 화가 쉽사리 안 풀림.
그러다가 한 일주일 쯤 지났을까, 닝이 먼저 연락함. 딴 말 안 하고 ㅇㅇ카페에서 만나자고.
그래서 둘이 만남. 닝이 먼저 한 말은 당빠 헤어지자는 말. 우리 서로 너무 안 맞고, 서로 이해할 마음 없어보이는 것 같고, 계속 이런 식으로 가면 너도 피곤하고 나도 피곤하니까 그냥 깔끔하게 헤어지자고.
사쿠사 겁나 쿨하게 오케이함. 그리고 둘이 헤어짐. 닝 그 카페에서 원래 사쿠사랑 같은 지하철 방향 타고 집 가는데 일부러 빙빙 돌아서 집에도 안 가고 버스 타고 친구들 만나러 감. 근데 또 친구들 만나서 안 그럴 것 같았는데 술 마시더니 운다. 그렇게 이별 선언하고 나왔는데, 나는 후련하게 말하고 나왔는데 왜 이렇게 가슴이 아프지?
그렇게 지내다가, 서로 현생 바빠서 지나가다라도 얼굴 볼 일 없이 지내다가(뭐 같은 대학....?? 일하는 곳????) 닝이 일이 좀 정리가 되고 해서 혼자 쇼핑하러 나왔는데 사쿠사랑 지나다니던 길가 지나가다가 갑자기 옆구리가 허전한 걸 느꼈으면 좋겠다.
사쿠사도 배구에만 집중하면서 살다가 나중에 집에 밤에 혼자 들어왔는데 집이 뭔가 빈 느낌을 받았으면 좋겠다. 뭐지. 뭐가 부족한 거지?
그렇게 다시 뭔가 옆구리가 시리는데...다른 사람이 아니라 왜 너가 생각나는지 모르겠다는 식으로 서로를 알게 모르게 다시 찾게되는 닝이랑 사쿠사 보고싶다.....^q^