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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닞롱 2일 전 N톤석 2일 전 신설 요청 To.빅히트
혹시 미국에서 여행 중이신가요?
여행 l 외국어 l 해외거주 l 해외드라마
이 글은 10년 전 (2015/11/09) 게시물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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ㄱ 김남준 톡 | 인스티즈

희대의 살인극을 펼친 연쇄 살인마 김남준


총 15명을 잔인하게 살해 후 뛰어난 두뇌와 깔끔한 뒤처리로 형사들을 따돌리지만
너의 목격 또는 순순히 너에게 잡힘으로써
약 2달간의 살인극이 막을 내린다.



하지만




ㄱ 김남준 톡 | 인스티즈

 형사들을 따돌리던 머리 어디 가겠는가 정신적으로 제대로 된 사고를 하는 게 불가능했다며 정신병원에 스스로 갇힌다.


 

ㄱ 김남준 톡 | 인스티즈

너는 나를 담당하는 정신과 의사(목격자)



또는

ㄱ 김남준 톡 | 인스티즈

 심신미약을 이유로 풀려날지 모를 나를 감옥에 넣어야 하는 형사




ㄱ 김남준 톡 | 인스티즈

" 또 오셨네, 많이 한가하신가. 그렇죠? "

 

현재 상태 극도로 예민함




다른 상황을 같이 짜도 좋아, 추가해도 좋고.
느리게 롱런하면 좋겠다.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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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탄소
3명, 지문이 좋음. 텀 이해해줘 8ㅁ8
선착 말고, 들고 오는 상황이 마음에 들면 할 수 있어. 이 톡을 하기 위해 짤을 열심히 쪘기 때문에...

10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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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탄소
할 탄들 있으려나...
10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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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소1
태형 형사

제가 그렇게 한가한 사람으로 보이시나 봐요. 이래뵈도 좀 바쁜 몸인데. 그러니까 우리 이제 빨리 끝내죠. 어줍잖게 미친,놈 탈 쓰고 빠져나가지 말고 (태연하게 어깨를 으쓱이며 네 뒤에서 돌아다니다가 표정을 굳히고 너에게 다가와 눈을 맞추는)

10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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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탄소
형사님 꽤나 웃기시네. 미친, 놈 탈을 쓴 게 아니라 진짜 미쳤다니까. (네 시선 피하지 않고 쳐다보며 묶인 팔을 움직여 보이는) 그게 아니면, 날 이렇게 묶어뒀을까. 안 그래요, 형사님? 직접 잡혀주기까지 했으니, 감옥에 집어넣는 건 형사님이 어련히 알아서 하셔야죠.
10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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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소8
어느 정신 나간 새끼가 나 미쳤어요하고 광고하고 다녀요. 미친걸 핑계로 어떻게든 해보려고 하는 사람이나 그러지. (잡혀줬다는 말에 자존심이 상하는 듯 신경질적으로 네 어깨를 밀치며) 누가 잡혀줘? 넌 내가 잡은거야. 이 두손으로. 네가 그렇게 말 안해도 감옥에 쳐 넣어 줄 테니까 쓸데 없는 생각하지말고 기다려. 이제 재판도 얼마 안남았으니까
10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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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탄소
광고, 많이 하고 다닌것 같았는데. 부족했나. (제 말에 자존심 상했는지 어깨를 밀치는 널 비웃듯 고개 숙여 하하 웃어 보이며 코 찡긋이는) 그렇죠. 대단하신 형사님이 잡으신 거죠. 박수도 쳐드리고 싶은데, 손이 묶여있어서 아쉬울 뿐입니다. (고개 들어 널 쳐다보는) 아, 그래요. 재판. 증거는 찾았구요? 지금까지 보여준 살인과 같이, 제가 참을성이 없다는 건 잘 아실텐데.
10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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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소10
(계속해서 자신을 비꼬는 너에 노골적으로 인상을 찌푸리지만 아직 확실한 증거를 찾지는 못했기에 입술만 잘근 씹으며 널 노려봐) 니가 못 기다리면 어쩔건데. 기다려. 내가 무슨짓을 해서라도, 사건 현장을 다 뒤집어 엎는 한이 있더라도 집어넣을테니까. 감옥이 안되면 정신병원에라도 평생 햇빛따위는 보지 못하게 이 새끼야. (점점 올라가는 언성에 제 화를 주체하지 못하고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 머리를 쓸어올리는) 하, 진짜 또,라이 새끼
10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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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탄소
10에게
(결국 화를 참지 못하며 자리에 일어나는 네 발끈하는 모습이 제 눈에 귀여워 손이 묶여있는 게 참 아쉽다 싶어 입맛 다시는) 전에도 말했지만, 예쁜 말 쓰시라니까. 형사님. 이야, 무서워서 살겠나. (널 놀리듯 겁 먹은 척 표정을 짓다가 사건 현장을 뒤집어 엎는다는 네 말을 듣고 쓸데없는 고생한다며 혀 쯧쯧 차는) 그, 쓸데없이 사건 현장을 들쑤신다던가 하지 마시고. 지금, 앞에 있잖아. 범인. 나한테 직접 물으라니까? 형사님이 물으면 다 답해준다고 했잖아요. 내가. 그놈의 같잖은 자존심 세우지 마시라니까.

10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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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소14
글쓴이에게
닥쳐. 눈 앞에 네가 있는데 예쁜 말이 나오게 생겼어? 그리고 이 직업이 ㅈ같아도 마지막까지 붙들고 있는게 자존심이야. 니 도움 없이도 증거, 충분히 찾을 수 있다고. (네 말에 오히려 더 오기가 생겨서는 널 노려보다 고개를 돌리는) 그래, 씨,발 내가 뭐 하나만 물어보자. 왜 내 질문에는 답해준단 소리야? 오는 형사, 의사 할것없이 다 퇴짜놓고는 난 왜 만나주냐고

10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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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탄소
14에게
(어쩜 너는 제 마음을 몰라주는지 욕하지 말라고 했음에도 욕을 내뱉는 너에 어쩔 수 없다고 고개 저으며 자리에서 일어나 네게 다가가는) 손 묶여 있다고 못 건드릴 거라고 생각하는 건지, 형사님. (제게 고개 돌리는 네가 마음에 안 들뿐더러 그놈의 자존심, 별로 흥미가 안 가는 질문을 하는 너에 인상 쓰곤 비아냥 거리며 제 한 발로 네 발을 툭툭 건드는) 그걸, 왜 몰라. 형사님. 내가 형사님 보자마자 한 소리가 있는데. 이렇게 감이 없어서야 어떻게 형사했어요? 내가 말했잖아. 형사님이 여자였으면, 내 첫 번째 타깃이었을지도 모른다고. 이것과 비슷한 이유인데.

10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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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소17
글쓴이에게
(제 발에 닿아오는 묵직한 느낌에 깜짝 놀라서는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뒤로 물러서는) 아, 깜짝이야. 왜 자리에서 일어나고 난리야. 손 묶여있는 주제에 뭘 어떻게 하려고. 그냥 자리로 돌아가지? (뒤따라오는 네 말에 더 이상 구길데도 없는 얼굴을 더 구기며 매섭게 말하는) 그 헛,소리가 진심이였어? 내가 남자인게 존'나 다행이네. 내가 여자였으면 제일 만나고 싶지 않은 인물이 너였을 테니까 (생각만 해도 소름끼친다는 듯 자신의 팔뚝을 손으로 문지르며 네가 지금까지 죽여왔던 여자들을 생각해) 그다지 공통점은 없어보이는데..

10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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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탄소
17에게
왜, 무섭나 봐? 형사님 말대로 묶여있는데 뭘 무서워해요. (제게서 떨어지는 네게 한 발짝 더 다가가 나름 매섭게 말하는듯해도 제게는 고양이가 갸르릉 거리는 정도로 밖에 안 보여 어깨 으쓱이는) 당연하죠. 나는 꽤 솔직해요. 특히, 마음에 드는 사람 앞에서는 더욱. 근데, 형사님. 성별은 사실 상관 없는데... 형사님을 못 죽인 게 남자라는 것때문이 아니거든요. (소름 끼쳐하는 너에 표정 굳히곤, 시선 내려 너를 아래위로 훑어보면서 네 얼굴에서 시선 멈춰 보조개가 들어가게 웃는) 없긴, 계집년같이 예쁘장한 그 얼굴인데.

10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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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소18
글쓴이에게
뭐, 뭐? (웃는 낯인데도 섬뜩함이 느껴져서 몸을 잘게 떨다가 애써 정신을 차리고 나서야 수치심에 얼굴이 붉어져서는 너에게 주먹을 날리는) 이게 진짜! 또,라이인줄로만 알았더니 변태 새끼였네. (아직도 부들부들 떨리는 손을 등 뒤로 감추고 쥐었다 폈다 해보지만 멈추지 않자 아예 나가야겠다 생각하고는 인터폰을 눌러 사람을 부르는) 여기 취조 끝났어요. 나 나가게 문 좀 열어줘요

10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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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탄소
18에게
(예뻐 보여도 형사는 형사라고 네게 정통으로 맞아 비틀거리며 터진 입 안쪽에서 흘러나온 피를 바닥에 뱉고 낮게 욕을 읊조리며 미간 구기는) 사람이 예쁘다 해주니까, 진짜. (아직 제대로 잡히지 않는 시야로 비틀거리며 인터폰으로 사람을 부르는 네게 다가가 가차 없이 네 복부를 발로 걷어차며 뒤로 넘어지는 네가 일어서지 못하게 어깨를 발로 힘주어 누른 후 자꾸 생각 할수록 제 얼굴을 친 네가 어이 없어 실소를 내뱉곤 곤란하다는 표정 지으며 널 내려다보는) 이거, 예쁜 얼굴 집어 찰 수도 없고. 형사님, 어딜 나가. 꺼, 씨'발. 내가 덜 끝났잖아.

10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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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소21
글쓴이에게
(구속복까지 입고있는 네가 차마 발을 쓸줄은 몰랐는지 등을 보이고 있다가 너에게 걷어차이자 마른 기침을 내뱉으며 배를 감싸 허리를 둥글게 마는) 컥, 이런 미친..! (제 손이 떨어지자 그대로 꺼진 인터폰에 눈도 제대로 뜨지 못하면서 네 발목을 움켜쥐는) 씨'발 안 비켜? 아니다, 차라리 잘 됐네 어차피 연락도 갔겠다 조금 있으면 경비들 들어올텐데 이런 모습 보여주면 나야 좋지. 왜, 얼굴도 까 보지 배보다는 더 눈에 잘 띄일텐데 (눈을 치떠 널 노려보다가 발목을 잡은 손을 떨구며 작게 웃는)

10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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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탄소
21에게
경비 오기 전에 죽을 수 있다는 생각은 안 들고? 이거, 형사님. 목숨 아까운 줄 모르고, 자꾸 사람 골 때리게 하시네. (네가 제 발목을 놓자마자 네 머리 옆으로 발 옮겨 기분 나쁘게 네 머리를 툭툭 쳐대며 상체는 거의 움직일 수 없는 구속복이 불편해 불만 가득한 표정으로 널 내려다보며 제 발밑에 있으면서도 그놈의 자존심은 죽기 직전까지 세우다가 죽을 모양인가 혀를 차는) 얼굴을 어떻게 까. 이 다음에 멍 투성이인 형사님 얼굴을 보면 내가 기분이 나빠지잖아요. 안 그래도 내가 왜 형사님만 보는데, 응? 이 예쁜 얼굴 때문에 보는거잖아. (네 말끔한 얼굴 살펴보며 말로는 망설이는 척 걱정하는 척 하면서 말 끝내자마자 발 들어 네 얼굴 옆으로 걷어차는)

10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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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소23
글쓴이에게
(네 다리에 막혀 움직일수도 없는 상황에서 발을 피하려 몸을 이리저리 비트는) 날 죽일 수는 있고? 니가 15명을 죽였어도 넌 일반인이고 난 형사야 이 덜 떨어진 새끼야. (제가 지금까지 받아온 훈련이 어떤지 생각하다 지금 이렇게 바닥에 나동그라져 있는것도 치욕스러워 더 세게 몸부림치는) 자꾸 예쁘다, 예쁘다 하는데 그 주둥이 찢어 놓기전에 닥쳐. 너 보라고 있는얼굴 아니.. (말이 끝나기도 전에 얼굴을 차는 너에 머리가 울리는 것을 느끼며 옆으로 몇바퀴 굴러가는) 아윽, 미친. 어떻게 까냐면서 진짜로 까는건 무슨 심보야

10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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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탄소
23에게
그러면, 이 일반인한테 걷어차이는 형사님은 덜'떨어진 새끼 수준이 아니겠네. (하하 웃으며 네 자존심 긁는 소리하며 발을 떼곤 제게 걷어차여서 바닥을 구르는 널 내려다보며 고민하는 척 고개 기울이는) 작'작 이 세우라는 약간의 경고? 정도라고 생각하면 되지 않을까, 싶은데. 범도 아닌 주제에 범인 척 구니까 그렇죠. (꽤 많이 아픈지 인상 쓰는 널 보다 벌써 멀리 복도에서 들리는 소란스러운 소리에 문을 향해 고갯짓 하는) 이제, 경비 오나 보네. 예쁜 형사님, 얼굴 흉 지지 않게 치료 하시고. 다음에는 언제 올건지 물어봐도 되나. 그때는 예쁜 말 했으면 좋겠는데.

10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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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소25
글쓴이에게
(바닥에 엎드린 상태에서 고개만 들어 으르렁거리며 널 올려다보다가 네 시선을 따라 문을 쳐다보자 바로 뛰어들어와 널 구속하는 경비들에게 헛웃음을 짓는) 실컷 쳐 맞았는데 이제와서 붙잡으면 뭐해. (제 말에 움찔거리는 경비 사이로 욱씬거리는 배를 부여잡고 절뚝이며 나가다가 문이 닫히기 직전에 널 돌아봐) ㅈ까. 새끼야. 범인지, 아니면 그보다 독한 하이에나인지 똑똑히 보여줄 테니까. 물어뜯길 준비나 하고있어. (네 질문은 전부 다 무시하고는 힘들게 걸음을 옮기며 병동을 벗어나자마자 짜증스럽게 벽을 걷어차는) 씨'발 쪽팔리게..민윤기한테 겁나 까이겠네

10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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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탄소
25에게
나름, 아쉬워서? (문이 열리자마자 절 구속하는 경비들에게 잡힌 상태로 하하 웃으며 답하곤, 네가 제 병실을 나가는 걸 지켜보는데 문이 닫히기 직전 고개 돌려 절 쳐다봐 주는 네가 으르렁거리며 뱉는 말이 아무래도 단단히 이 갈았는 것 같아 웃음 참으며 고개 끄덕여주는) 그래, 형사님. 잘 뜯을 수 있게 목 내밀고 있을테니까, 얼마든지. (문이 닫히고 네 모습이 보이지 않자 참았던 웃음 터트리며 경비에게 제재당하고 나서야 웃음을 뚝 멈춰 아무래도 네가 맞았다는 소리를 들었는지 제게 경고를 주는 경비의 말에 설렁설렁 답하며 이제 그만 나가라고 침대에 드러 눕는, 이내 경비도 제 병실을 나가자 아까까지만 해도 시끄러웠던 병실이 조용해짐에 천장을 보며 어차피 너 빼고 찾아올 사람 없는 곳인데 눈이나 붙일까 싶어 눈 감는)

/ ㅎ_ㅜ 필터링을 생각 못했네요. (쪽'팔림에 사망

10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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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소26
글쓴이에게
(끝까지 재수 없다면서 낮게 욕을 중얼거리고는 왔던대로 차를 몰아 서로 돌아가는, 들어가자마자 자신의 얼굴을 보고 어디서 맞고 왔냐고 묻는 윤기에 짜증스럽게 대꾸하며 서류를 마구 뒤지는) 지금 그게 중요한게 아니라 형, 김남준 그 새끼 말이야. 정말 아무것도 없어? 사람인 이상 하나정도는 증거가 남아야 맞는거잖아. (또 시작이라며 고개를 절레절레 젓는 윤기에 손톱만 잘근 씹다가 흔하지 않았던 네 머리색이 떠올라 다시 겉옷을 챙겨 일어나) 형, 이리와봐. 머리카락 하나만 뽑자 (너와 비슷하게 머리를 햐얗게 탈색한 윤기의 머리카락을 하나 뽑아들고 증거품처럼 비닐봉지에 담아 차에 올라타는) 밑져야 본전이지. 어디까지 뻔뻔하게 구나 보자

/필터링ㅋㅋㅋ 나도 맨날 썼다가 다시 수정해요ㅋㅋ

10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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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탄소
26에게
(잠깐 눈을 붙이고자 했지만 제 몸을 갑갑하게 하는 구속복으로 자세가 불편한 탓에 몸을 뒤척이며 제대로 잠에 들지 못하는데 이내 침대에 걸터앉으며 이제 시간이 늦어 바깥이 어두워진 것을 창문을 통해 알며 이러다가 오늘 내에 잘 수는 있는지 다리를 떨면서 생각에 빠지는데 아까 제 병실에서 나가기 전에 네가 한 말이 떠올라 실실 거리는) (처음에는 네 지'랄 맞은 성격에 질색을 표했는데 시간이 지나니 진짜 어디까지 이를 계속 세우고 덤빌 수 있는지가 궁금해져 정말로 제게 범 아니면 하이에나 인걸 보여줄 건가 다시 침대에 누워 천장 바라보며 졸리면 눈이 저절로 감겨 자겠지 싶어 시간 보내는)

/ㅋㅋㅋ 맞아요... 필터링 부들부들

10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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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소27
글쓴이에게
(아직도 움직이기 불편할 정도로 욱신거리는 배에 슬쩍 옷을 들어 살펴보자 파랗게 들어있는 멍에 이를 바득바득 갈고 더 이상 만날 수 없다며 자신의 앞을 막는 경비를 막무가내로 밀치고 병동에 들어와 문 밖에서 널 부르는) 이봐, 김남준 씨. 새나라의 어린이도 아니고 벌써 자는건 아니겠지? 시간이 늦어서 문은 못 열어준다고 하는데 난 그쪽이랑 대화해봐야겠으니까 이리 나와봐. 니가 그렇게 찾아보라던거 찾아왔으니까

10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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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탄소
27에게
(이제 잠에 들어볼까 했는데 소란스러운 바깥에 무슨 일인가 싶어 침대에 일어나 걸터앉는데 문 밖에서 들리는 익숙한 목소리에 자리에서 일어나 문 앞으로 가까이 다가가서서 너 인것을 깨닫고 혀를 차는) 낮에 괴롭힌 것도 모자라 밤에도 괴롭히러 찾아오셨나. (안 그래도 잠이 잘 안와 따분했던 터라 발로 문을 밀어 열며 뭐라도 제게 들이밀만한 걸 찾아왔는 모양인지 벽에 기대어 널 쳐다보는) 새나라의 어린이는 그쪽 아닌가? 뭘 들고 왔는데, 자지도 않고 찾아왔어요. 형사님.

10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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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소29
글쓴이에게
괴롭힘 당한건 니가 아니라 내 쪽이지. 배에도 멍이 존'나 크게 들었는데. 이거 병원가면 전치 4주는 끊어줘. 이건 뭐, 보여 줄 수도 없고.. (삐딱하게 서 있는 네가 마음에 들지 않에 저도 노골적으로 기분 나쁘다는 티를 내며 주머니에서 비닐봉지를 꺼내 흔드는) 이거, 증거물. 하얀색 머리카락은 흔치 않던데. 이거 국과수에 의뢰해서 너라고 밝혀지면 재판이고 뭐고 다 필요없이 빵으로 직행이야. 이정도면 안 자고 찾아올만 하지

10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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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탄소
29에게
(너를 달래주듯 고개 끄덕여주며 주머니에서 비닐봉지 하나 꺼내 제게 흔들어 보이는 걸 보는) (안에는 제 머리색과 흡사한 머리카락이 들어있는데 네 손에 들린 것과 꽤 자신 있는 표정의 널 번갈아 보며 괜히 시비 걸러 온 게 아닌가 싶었는데 제 생각과는 달라 작게 휘파람 불며 대단하다는 듯 흥미롭게 널 쳐다보는) 어디서. 어디서 찾아왔는데요, 형사님. 하얀색 머리카락이 흔하지 않죠. 그만큼, 그 흔하지 않은 내 머리카락 현장에 떨어트리고 다녔을까. 말해봐요. 빵으로 직행할 수 있는 건지, 아닌지 들어봐야지.

10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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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소31
글쓴이에게
(오래 보여주고 있어봤자 좋을 건 없다고 생각하고는 다시 자신의 주머니에 봉지를 쑤셔넣으며) 그건 그쪽이 잘 생각해봐야지. 너도 사람인데 실수할 때도 있고 그런거잖아? 15군데, 그중에 하나야. (아직은 이렇다 할 반응이 없는 너에 조금더 떠보려 두루뭉실하게 대답하는) 근데, 그거말고 더 중요한걸 하나 발견했는데 말이야 이게 아주 치명타라 내가 굉장히 기대중이거든. 뭐 짐작가는거라도 있으신가?

10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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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탄소
31에게
(네 주머니로 다시 들어가는 비닐봉지를 끝까지 쳐다보며 두리뭉실하게 답하는 네가 썩 마음에 들지 않아 미간을 구기곤 고개 기울이는) 실수? 형사님, 내가 15번 살인을 낼 때까지 형사님들 다 따돌려먹던 살인마예요. 내가 그렇게, 그래. 근데, 형사님이 절 잡으셨죠. 실력으로 잡았는지는 모르겠고. (널 비꼬며 말하다가 뜸 들이며 또 다른 중요한 걸 발견했다는 네 말에 눈썹 올리며 말하는 걸 멈춰 눈 가늘게 뜨며 생각하는듯 하다가 네게 묻는) 근데, 왜 증거물 안 넘기고 이 밤중에 나를 다시 찾아왔어요? 형사님 성격에 찌르면 찔렀지 간 보고 찌를 리는 없을 텐데. 나, 간봐요?

10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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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소34
글쓴이에게
실력없다고 무시하던 네 상판 보려고 찾아왔지. 이거 보면 네가 어떤 표정을 지을까 하고. (태연하게 네 눈빛을 받아 넘기며 고개를 까닥이다가 미묘하게 바뀌는 네 표정에 만족스럽게 웃는) 지금 내가 간보고 있는것 같아? 그렇게 보면 또 실망이네. 난 이미 간 다 봤는데. (잠깐이라도 생각하며 뜸들이던 너에 눈을 빛내다 다시 갈무리하며 등을 돌리는) 아무튼 알아두라고. 그 중요한게 네 뒤통수 아주 거하게 갈겨줄테니까. 아, 아까 언제오냐고 물었었지? DNA분석결과는 이틀 걸린다고 하니까 그때 올게. 빵들어가기전에 진짜 미치지 말고

10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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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탄소
34에게
그러게, 굉장히 만족스러운 웃음을 지으시네요. 형사님. 드디어 뭐 하나 잡은 어린애같이. (제게 등을 돌리며 돌아가려는 너에 벽에 기댄 몸을 떼어 아무리 생각해도 제 기억 상에는 흔적 하나 남기지 않고 온 게 분명한데, 또 어디서 뭘 저와 비슷한 거 들고 와 이러는지 자신만만해하는 너에 씩 웃는) 암요, 언제든지 제 머리 거하게 갈겨주세요. 이틀이나? 형사님 보는 맛에 사는데 이틀 동안 어떻게 지내야 할지 막막하네. 형사님 못 봐서 미칠 수 있겠네요. 가시려고요? 진짜, 그 비닐봉지 하나 제 앞에 흔들려고 왔어요? 귀엽게 사시네, 형사님.

10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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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소35
글쓴이에게
한번만 더 어린애니, 귀엽니 그딴소리 내 앞에서 면 입 찢어버릴거니까 좀 닥쳐. 넌 씨'발 나 놀리는게 재밌냐? 변태 싸이,코 새끼 내가 전생에 무슨 죄를 졌길래 너같은 새끼랑 엮인건지. (마지막까지도 제 속을 긁는 너에 되는대로 욕을 내뱉다 점점 쳐지는 몸에 빠르게 돌아가 차에 타서 윤기에게 전화를 거는) 형, 나 망했는데 어떻게 할까. 그 새끼 진짜 아무것도 남긴게 없어 겁나 자신만만한게 눈에 보인다니까? 이틀동안 뭐라도 해야되니까 전 여기서 바로 퇴근합니다. (전화기 너머로 돌아오라고 소리치는 윤기를 가볍게 무시하고는 복잡한 머리를 애써 정리하며 집으로 향해) 증거.. 는 없을테니까 남은건 목격자를 찾는 것 밖에 없나

10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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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탄소
35에게
이야, 형사님 무서워서 다음부턴 입도 못 열겠다. 재밌다 못해 이제 삶의 낙이 되었는걸요. 그러게, 형사님이 전생에 나라라도 팔아먹었나 보지. (네게 한두 번 욕 들어먹나 가뿐히 넘기며 저 예쁜 입이 언제 욕을 안 하는 걸 볼 수 있을까 시답잖은 생각이나 하며 사람 좋은 미소 짓는, 이내 지쳤는지 뒤돌아 나가는 네게 문밖으로 고개 빼꼼 내밀어 잘 가요 인사말 건네곤 제 시야에서 네가 사라질 때까지 지켜보다 안으로 들어가는) (발로 문을 밀어 닫고 침대에 걸터앉으며 네가 안 올 이틀 동안 나는 뭘 준비해서 네게 깜짝 선물을 안겨주는 게 좋을까 생각하며 그동안 고군분투할 네 모습이 눈앞에 선하게 그려져 어떻게 이리도 생각하는 것만으로도 웃음 나게 하는 사람이 있는지 소리 내어 웃곤 우선적으로 네가 오기 전까지 이 불편한 구속복이나 어떻게 벗을지 궁리나 하자며 침대에 드러누워 천장 보는)

/늦어서 미안해요 8ㅁ8

10년 전
대표 사진
탄소39
글쓴이에게
(집으로 돌아오자마자 침대에 엎어져서 잠들고는 얼마 자지도 못하고 울리는 알람에 짜증스럽게 일어나 씻고 서로 출근하자마자 경위서를 살펴보다가 유일하게 목격자 수사를 하지 않은 마지막 사건현장을 떠올리는) 형, 우리 마지막 장소는 목격자 수사 안 했었지? 그럼 나 여기 한번 다시 돌아보게. (증거를 남기지 않는 네 연쇄살인인데다가 인적도 드문 곳이였기에 거의 형식상의 수사만 했던 곳이여서 어쩌면,이라는 생각으로 그 장소로 향하는) 아, 저기 서울 경찰청 특수 수사본부 형사 김태형입니다. 저번에 여기서 살인사건이 일어난거 아시죠. 그때의 목격자를 찾고 있는데.. (살인이라는 거부감 때문인지 제대로 듣지도 않고 손사래를 치는 주민들에 번번히 허탕을 치다가 마침 현장에서 얼마 떨어지지 않은 곳에서 산다는 사람이 어떤 남자를 보았었다고 하자 얼굴에 화색이 돌아 질문을 쏟아붓는) 그 남자 얼굴 기억하세요? 키나, 다른 특이사항은? 혹시 몽타주라도 만들어 주실수는 없나요? (그렇게 자세하지는 않다는 말에도 고개를 끄덕이며 상세한 것 하나라도 빠짐없이 적어) 네, 협조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다른게 기억나신다면 이쪽으로 연락 해주세요. (조금이라도 보인 실마리에 안도의 한숨을 내쉬다 바로 뒤따라오는 네 생각에 그제야 살짝 웃는) 조금만 기다려라. 내가 너 처넣고 만다.

/아니에요 나도 늦었따..8ㅅ8

9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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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탄소
39에게
(언제 잠들었는지 창문을 통해 새어 나오는 빛에 잠에서 깨고 네가 없는 동안 병실에서 주로 하는 일이라고는 창밖 구경하는 걸로 따분하게 시간을 보내는 것인데 얼마 전부터 일정 시간에 저를 감시하러 오는 경비가 있다는 것을 눈치채고 원래라면 시선도 주지 않았을 텐데 오늘은 해야 할 일이 있었기에 문 앞에서 대기하기로 결정하고 벽에는 그 흔한 시계도 하나 걸려있지 않아 자리 옮겨 문 옆 벽에 기대어 있는) (얼마 후 밖이 소란스러워 지자 기댄 몸 떼고 저를 감시하러 문 앞까지 온 경비 놓치지 않고 문 벌컥 발로 열어 말을 거는, 원래 너 빼고는 거들떠도 보지 않는 저라 갑작스레 제가 말을 거는 행동에 놀랬는지 벙벙한 표정 짓는 경비에게 안 잡아먹는다며 바로 본론으로 이야기 들어가 이때까지 얌전하게 있지 않았냐는 말로 시작해서 우리가 한두 번 보는 사이도 아니고 여기 들어온 첫날부터 지금까지 구속복을 채우는 게 어딨냐로 뻔뻔스러운 표정 유지하며 이만하면 구속복 풀어도 되지 않겠냐고 경비를 살살 구슬리는데 얼마 동안 말을 주고받았을까 제가 끈질기게 물고 늘어지자 질린 표정으로 알겠다고 손 휘휘 젓고 나가는 경비가 대신 네가 오는 날에 풀어주겠다고 덧붙여 말하자 어쨌건 이 답답한 구속복에서 벗어나는 것이니 고개 끄덕이며 답지 않게 돌아가는 경비 마중까지 해주곤 다시 제 방으로 돌아가 네가 올 날을 기다리는)

10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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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소42
글쓴이에게
(목격자가 진술한 내용을 적은 수첩을 계속 확인하며 자리에 앉아 계속해서 고민하는, 더 자세한 조사를 하기 위해서는 너와 목격자를 만나게 해야겠다는 생각을 하지만 일반인이 정신병원에 있는 너를 만나는 것은 무리이기에 너를 서로 데려와야 하나 머리를 쥐어뜯다가 결국 정신병원에 연락을 하는) 김남준 환자 사건담당 김태형 형사입니다. 그, 저희 쪽에서 목격자를 찾았는데 아무래도 정신병원으로 부르기는 좀 그래서요. 잠깐만이라도 김남준 환자를 저희 쪽에서 데리고 있을까해서요. (널 환자라고 말하는 것도 싫은건지 미간을 좁히며 한자한자 끊어 말하다가 정신이상자를 밖으로 내보낼 수 없다는 단호한 대답에 입술을 짓씹는) 그러니까 환자가 아니래도.. 아니요, 잘 알겠습니다. 그러면 저희가 찾아가는 걸로 하죠. (작게 중얼거리는 말에도 날카롭게 되묻는 의사에 대충 얼버무리고 황급히 전화를 마무리 짓고 나서야 짜증난다는 듯 발을 구르는) 이틀뒤에 가기로 했는데 하루만에 가게 생겼네

10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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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탄소
42에게
(나름 일이 순조롭게 흘러가는 것 같아 병실 안 침대에 걸터앉은 채 발이나 까딱거리며 시간을 보내고 있는데 그런 저에게 무슨 일인지 잘 찾아오지 않는 의사가 제 병실로 들어오자 뭐 또 쓸데없는 얘기하나 싶어 표정 구긴 채 무슨 일이냐고 물으니 네가 저를 찾는다는 전화를 방금했다고 해 이틀 뒤에 온다고 말했으면서 무슨 일인지 궁금해 흥미로운 표정으로 자리에서 일어나 의사에게 가까이 다가가 묻자 껄끄러운 표정 지으며 뒤로 물러나는 의사가 대충 얼버무리듯 제게 말을 해주는데 그 사이에 얼핏 들린 목격자 라는 단어에 단번에 표정 구기는) 아, 그래요? 목격자 찾았다고, 날 찾았다? (이건 또 무슨 일일까 고양이가 범인척 한다고 비웃었더니 큰 거 하나 물은 너에 허, 웃으며 자기는 할 말 다 끝냈다며 돌아가려는 의사 멈춰 세워 이거 일이 참 재밌게 돌아가는 것 같다 생각을 하며 구긴 표정을 여전히 풀지 못한 채 한쪽 입꼬리만 올려 말하는) 의사님, 그럼 이거 풀어주는 거죠? 그쪽 경비가 형사님 오면, 풀어준다고 말했는데.

10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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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소45
글쓴이에게
(너에게 맞은 것에 약간 기분이 거슬린건지, 아니면 본능적으로 너에게 짓눌린 것에 대한 거부감인지 너를 대면하기 껄끄러워서 병동 앞에서 한참을 고민하다 형사로써의 의무감을 상기하며 천천히 발을 들이는, 들어오자마자 남준을 호출하려는 간호사에 살짝 당황해서 제지시킨 후에 네가 아닌 널 담당하는 의사에게 먼저 찾아가) 저기, 김남준 그 새.. 아니, 김남준 환자말이에요. 정말 심신미약이 맞긴 해요? 그렇다고 하기에는 범행 자체도 너무 깔끔하고 무엇보다 지금 당장 일상생활이 가능할 정도로 이성적이라구요. 정말 그 이유로 감형이라도 받게 되면 피해자들은? 적어도 확실하게.. (자신의 말을 끊고 자신의 소견을 무시하는 거냐면서 도리어 화를 내는 의사에 지끈거리는 이마를 몇번 누르고 그 자리를 벗어나 가기싫은 발걸음을 옮겨 너에게 가는, 살짝 열려있는 문에 무슨일이 있나 하며 고개를 내밀어 살펴보자 네 구속복을 벗겨주고 있는 경비에 당황해서 네 앞으로 뛰어가) 이게 지금 무슨 짓이에요? 지금 왜 구속복을 풀어주고 있는거냐구요. 얘 연쇄살인마에요. 이거 풀어주면 또 어떻게 될지 모르는데!

10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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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탄소
45에게
(갑자기 제 앞에서 들려오는 네 목소리에 의문도 잠시 네가 제 앞에 서서 제 구속복을 벗겨주고 있는 경비에게 소리치는 걸 고개 숙여 하하 웃곤 제게 벗겨낸 구속복을 가지고 네 질문에 답하기 귀찮다는 듯 그렇게 됐어요 라는 말만 남기고 병실을 나가는 경비에게 자리에서 일어나 고맙다며 손 흔들어준 후에 오랜만에 움직여서 뻑뻑한 팔 풀어주듯 주무르며 아직도 씩씩 거리는 네 앞에서 전혀 미안한게 없지만 미안하다는 표정으로 내려다보는) 그러게, 어떻게 될지도 모르는데 미안해라. 그래도, 저쪽에서 얌전하게 잘 있어서 풀어준다는데 내가 거절하겠어요? 그리고, 형사님. 진짜 너무 했다.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사람이 코앞에 있는데 연쇄살인마라고 하면 쓰나. 아직, 확정 된것도 아닌데. 그쵸? (제가 풀어달라고 했다는 사실은 쏙 숨기며 널 놀리듯 말하니 잔뜩 구겨지는 네 얼굴에 속에서 터져나오는 웃음 망설임 없이 터뜨리며 이내 웃음 멈추고 널 바라보는데 제 눈에 네 멍진 얼굴이 들어오자 혀 쯧쯧 차며 네 볼 가볍게 손등으로 툭 건드는) 뭐야, 상처 치료하고 오랬더니. 치료 하기나 했어요, 형사님? 예쁜 얼굴 다 망가졌잖아. 응? 치료하라니까, 무시하고 뭐 했어요. 내 말 안 듣고, 목격자 찾았어요?

/미안해요 어제 늦게까지 거하게 취하는 바람에 이을 상태가 아니였어요 8ㅁ8

10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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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소47
글쓴이에게
(자신의 말에 대충 답해주고 나가는 경비에 어이가 없다는 듯 멍하니 서 있다가 네 말에 노골적으로 인상을 찌푸리고 제 얼굴에 닿는 네 손을 거칠게 쳐내는) 손 치워. 어디에다 손을 대는거야. 내 얼굴이 망가지던 말던 너랑은 상관없어. 그래, 네 말대로 아직이지. 근데 곧 확정 될걸. 목격자말이야. 찾았거든 마지막이라서 방심이라도 하셨나? (말은 날카롭게 하면서도 들리는 네 웃음소리에 두어걸음 뒤로 물러나며 네가 손댄 볼을 벅벅 문지르는) 짜증나게 왜 구속복은 풀어줘서. 이것 때문에 이제 목격자를 여기로 데려오지도 못하잖아. 취조실도 없고. 이건 뭐 널 잡아 넣으라는건지 말라는 건지 (이제는 병동으로 목격자를 데리고 올 수도 없는 환경에 애꿎은 땅만 발로 차대며 성질을 부려) 목격자가 본 사람이 너라는 것만 확인하면 되는데..

/괜찮아요 이어줘서 고마워요 :)

10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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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탄소
47에게
그야, 모르지. 목격자 찾았다고 형사님이야말로 방심하지 말고. 형사님 말대로 곧 확정이지, 아직 멀었잖아. (저보고 방심 한거 아니냐며 묻는 말에 그저 어깨만 으쓱이며 제 구속복이 풀어져 목격자를 제 앞으로 데려오는 일이 복잡해졌는 모양인지 성질부리는 너를 보며 마른 제 입술 혀로 축이는) 그런데, 형사님. 목격자가 나를 본게 확실 하다고 했어? 어디서 나를 봤다고 했는데? 아니,그냥. 그 사람이 본게 내가 아닐 수도 있잖아. 그리고, TV보는 사람이라면 내가 누군지는 당연히 알 거고 무슨 짓을 저지른지도 알 텐데 괜찮대? (무슨 소리냐며 저를 쳐다보는 너에 별로 신경 쓰지 말라는 듯이 제 목덜미 긁적이면서 널 보며 보조개 들어가게 웃는) 걱정 하는거지. 만약, 내 앞에 데려왔는데 내가 무서워서 입도 뻥긋 못하면 어쩌나, 해서. 형사님 걱정해 주는거지. 나름, 뭐 목격자 같은거 찾아낸 것 같은데. 실망하면 어떡해.

/저도 고마워요 :D

10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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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소49
글쓴이에게
그러니까 문제인거지. 기껏 찾아낸 목격자가 확실하게 너라고 지목을 해 줘야하는데 이건 뭐, 감당 안되는 야생동물의 목줄을 풀어준 꼴이니. (이런 상태로는 병동에 임시 취조실이라도 만들어야 하나하며 말도 안 되는 상상을 하다가 저도 모르게 픽 웃는) 그 사람도 나름 알고 한 말이겠지. 요즘 세상에는 거짓 진술도 범죄니까. (겉으로는 네 질문에 대답을 하면서 어떻게 하면 널 다시 구속할수 있을까 생각해보는, 이럴때 네가 사고라도 한번 쳐 주면 고맙겠는데 뭐가 그렇게 당당한지 여유가 넘치는 네 태도에 오히려 제가 더 조급해져서 다리를 떨기 시작하는) 그런데 여기 사람들은 대체 널 뭘 믿고 풀어줬대. 구속복에 병원이 아닌 감옥에 가두어도 불안할 판국에. 내가 실망할것 같아 걱정되면 다시 구속복입고 직접 서로 출두해주시던가 (그럴리 없다는 것을 알면서도 거의 자포자기한 심정으로 내뱉어)

10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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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탄소
49에게
(제가 구속되어 있지 않은 게 그렇게 네게 불리한 일인 건지 조급해 보이는 너에 제가 왜 그래야 하는지 이유를 못 찾겠다는 표정으로 어깨 으쓱이며 상의 주머니에 손 쑤셔 넣는) 얌전히 잘 있어줘서 풀어준 거지. 다 내가 잘해서, 안 그렇겠어? 이때까지 크게 사고 친 거라곤 형사님 걷어 찬 것밖에 없잖아. 이렇게 착한 정신병자가 어딨어. (입꼬리 올려 웃으며 네 앞으로 다가가 고개 기울여 너와 눈 맞추는데 제 속은 네가 찾아낸 목격자가 누구인지 제가 놓친 사람이 있는 건지 궁금은 하지만, 딱 봐도 제가 불리한 쪽에는 발을 담지 않는 주의라 네 말을 생각해보듯 고민하는 척 걱정하는 표정 한껏 지어내는) 형사님이 실망할까 걱정되는데 말이야, 응? 내가 구속복을 어떻게 벗었는데 다시 입으라고 해. 더구나, 내 발로 서에 오라는 소리를 어떻게 할수가 있어? 형사님이 구속 안 당해봐서 말을 아주 막 하네. 그리고, 형사님이 온 김에 감옥에 들어가라며 밀어 넣으면 어떡해. 안되잖아, 그건.

10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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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소51
글쓴이에게
나한테는 그게 제일 문젠데. 너한체 걷어 차인거 말이야. (다시 어제의 일을 꺼내는 너에 이를 바득 갈고는 눈을 치켜떠서 네 눈을 노려보는, 걱정스러운 표정이 다 가식적으로 보여서 기분이 나빠지자 널 지나쳐 구석의 의자에 털석 앉는) 나도 형사야 이 새끼야. 내 손으로 증거 찾고 목격자 진술 들어서 널 처넣어야지 그렇게 막무가내로 밀어넣지 않는다고. 요즘 국민들이 엏마나 무서운데 여론에 두들겨 맞을 일 있냐. (네가 이 병동에 들어온 이후로 하루가 멀다하고 드나드는 통에 이제는 익숙해진 네 병실에 구숙복을 푼 네가 이질적으로 보여 고개를 내저어) 하나만 묻자. 내가 여기에 목격자 데려오면 그 사람 얌전히 만날 생각은 있어?

10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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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탄소
51에게
(제가 어제의 일을 꺼내자 바로 저를 노려보는 네 모습에 이래서 너를 놀려먹는다고 속으로 웃으며 절 지나쳐 구석에 놓인 의자로 가는 너에게서 시선 떼지 않은 채 몸 돌려 그 자리에 앉는 너를 보면서 잠깐 고민하는 척 눈 굴리며 제 턱 매만지는) 글쎄, 그거야 나도 얌전히 만나겠다고는 확신을 못 주겠는데. 마치, 형사님이 그때 내게 곱게 감옥에 들어가자 라고 말했을 때 내가 절대로 허튼 짓 안 할게요 말하고 여기, 이렇게 있는 것처럼? (제 턱 만지는 손 떼며 네가 절 잡았을 때의 그날이 떠올라 회상하듯 씩 웃으며 마치 좋은 게 생각이라도 났다는 듯이 제 발 움직여 네 앞으로 가까이 걸어가 고개 숙여 너 내려다보는) 형사님은 지금, 나랑 그 목격자라는 사람이 만나는 게 중요한 거 맞지? 그러면, 내가 만약에 목격자를 얌전히 만나주겠다 라고 말한다면, 나한테 뭘 해 줄건데? 오고 가는 게 있어야 할거 아니야. 형사님.

10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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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소52
글쓴이에게
그때는 내가 미쳤었지. 너 따위의 말을 왜 그대로 믿어서. 나름 공정한 절차 따르겠다고 검사받게 해줬다가 이게 뭐야. 의사까지 속여넘길 수 있는 제대로 된 미친,놈인줄은 몰랐지. (제 앞에 드리워지는 그림자에 고개를 들어 널 올려다보다가 피곤한 눈가를 꾹꾹 누르는) 용의자가 목격자 만나는데 이렇게 복잡한 일이 되고, 대한민국 꼴 한번 잘 돌아간다. 이런 범죄자한테 무슨 인권이 있다는 건지. (쓰잘데기 없는 말을 늘어놓다가도 네가 목격자를 만나서 진술을 듣는게 중요한 일이기에 입술을 꾹 깨물고 고개를 끄덕여) 오고 가는게 있어야한다고? 말 한번 잘 했네. 그래, 뭘 바라는데? 내가 너한테 뭘 해줘야 얌전하게 목격자 만날거냐고. 내가 해 줄수 있는거면 나름 노력해볼게

10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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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탄소
52에게
잘 돌아가고 있죠. 나 같은 범죄자들 살기 편하게. (제 한쪽 입꼬리 올려 웃은 후에 고개 끄덕이는 너를 보며 거절 당할 줄 알았는데 제 생각과는 달라 다소 놀란 표정 지으며 지금 이렇게 감옥에 들어가지 않기 위해 정신병원에 있는 저에게 필요한 게 뭔지 알면서도 해본다고 말을 한건가 싶어 팔짱 끼며 삐딱하게 서서 빈정거리는) 진짜로 노력 해 주게? 형사님, 내가 지금 가장 바라는게 뭔지 알고 있으면서 모르는 척 고개 끄덕이는 거예요? 아니면, 형사님 머리가 모자란 건가. 둘다 맞는 것 같기도 하고. (널 놀리는 제 말에 그제야 설마하는 표정 짓는 너에게 네가 지금 생각하는 그것이 맞다며 고개 끄덕이자 네 표정이 일그러지는 걸 보고 고개 절레절레 저으며 너 귀엽다는 듯 보는) 아니면, 치워. 나는 아쉬울 거 하나도 없으니까요. 왜요, 조금의 다른 기대를 했던 거예요? 순진하시네, 우리 형사님. 귀여워라. 나 그런 새'끼 아닌 거 알잖아.

10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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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소54
글쓴이에게
그럼 씨'발 너 감방보내려고 하는 짓인데, 지금 무슨 소리를 하는거야. 그래 넌 이런 새끼였지 잠깐이라도 기대를 한 내가 등신이다 진짜. (머릿속에서 네가 바라는 것이 무엇일까 생각해 보는데 갑자기 떠오른 생각에 설마하다가 네 표정을 보자 확신이 들었는지 자신을 귀엽다고 말하는 너도 신경이 쓰이지 않아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는, 의자가 뒤로 넘어가면서 나는 큰 소리에도 멍하니 있다가 앞머리를 쓸어넘기며 헛웃음을 지어) 치워. 안해. 내가 뭐하러 거기까지 해 줘야돼? 됐어. 나 혼자서 알아서 할테니까 기대하지마. 내가 너 풀어주는 일은 죽어도 없을거야. 말했지 끝까지 물고 늘어질거라고 (흥분해서 너에게 버럭거리며 소리지르다가 요즘 무리해서인지 아찔해지는 눈앞에 약하게 휘청이지만 너에게 약한 모습을 보일 수가 없어 끝까지 소리지르는)

10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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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탄소
54에게
아, 알았어요. 형사님, 쓰러지시겠다. 그래, 나 끝까지 물고 늘어져요. 내가 지쳐서 감옥에 넣어달라고 말할 때까지. 그럴 일은 없겠지만. (제 앞에서 약한 모습 보이기 싫다는 듯 휘청이는 모습 보이면서도 끝까지 소리 지르는 네가 안쓰러워 혀를 차며 네 쪽도 얼마나 너를 부려먹는지 저 잡다가 너도 같이 잡겠다며 그렇다고 제 발로 걸어들어갈 생각은 추호도 없지만 퍽 너 걱정하는 표정 지으며 진정하라는 듯이 네 어깨 툭툭 두들겨주는) 솔직히, 우리 사이에 뭔 기브 앤 테이크야. 우리 하는 대로 하는 게 낫죠, 역시? 예쁜 형사님 어디 그 잘난 머리 열심히 잘 굴리길 바랄게요. 나도, 쉽게 들어갈 생각은 없으니까. (절 노려보는 네 눈이 장난 아니라 손 거두며 네게 뒤로 물러나 헛기침 몇 번 하며 제 목덜미 긁적이는) 그래서, 결국엔 목격자 내 앞에 안 데려와 주게? 크게 궁금 한건 아니고, 면상 보고 싶다 정도인데.

10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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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소55
글쓴이에게
내가 미쳤다고 고삐 풀린 개'새끼 앞에 목격자를 데려올까. 목격자의 안전도 중요하고, 무엇보다 여기까지 직접 나서줄 사람도 아닌 것 같으니까 몽타주를 그리던 네 사진을 가져가서 대조해보면 되겠지. (연쇄살인마가 갇힌 정신병원에 어느 누가 제 발로 들어올까 생각하다 그런 미친짓을 하는 유일한 사람이 저라는 것을 깨닫고는 허탈하게 웃다가 이제는 너 뿐만 아니라 위에서 내려오는 압박에 형사도 못해먹을 짓이라 생각하며 쓰러진 의자를 바로 세우는) 그런 의미에서 사진이나 몇방 찍어가야겠네. 이렇게 어두침침한 곳 말고 밝은 곳에서, 얼굴 환히 다 나오게. (구속복까지 벗었는데 너를 밖으로 데려가도 될까 잠시 고민하지만 어차피 자신뿐만 아니라 병동에도 경비들은 많기에 별일 없을거라 생각하며 병실에서 나가려하는) 혹시나해서 말하는 건데 도망친다거나 그런짓은 안하는게 좋을거야. 안 그래도 힘든데 여기서 너까지 엇나가면 정말 널 쏠지도 몰라. 요즘 스트레스가 장난이 아니라 제정신이 아니거든. 아무것도 모르는 주제에 범인 찾아오라고 날리치는 윗분들이 많이 쪼아대서 말이야 (제 허리에 달려있는 권총을 티나지 않게 확인한 후에 너에게 등을 돌려)

10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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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탄소
55에게
얼마든지. 한 장을 찍든, 백 장을 찍든 찍어가세요. 나한테 초상권이랄 게 있나. 아주, 사진첩 하나 만들어도 좋으니까. 마음대로. (뻐근한 몸에 두 팔 들어 기지개 크게 피며 별로 네 얘기 귀담아듣지 않는다는 걸 보여주듯이 설렁설렁 고개 끄덕이며 입 크게 벌려 하품이나 쩍쩍하는) 예, 예. 여부가 있겠습니까. 안 도망갈 거니까, 걱정 마요. 그래도, 한 곳에만 갇혀 있어서 호기심에 조금 움직이긴 할 건데, 그거 보고 쏠 거는 아니죠? 호기심과 도주는 구분해 줘요, 형사님. 솔직히, 백날 여기 갇혀서 저 창문만 본다고 생각해 봐요. 토 안 나오겠어? 그러니까, 오랜만에 산책 나가는 개'새끼취급도 괜찮으니까, 알겠죠. (정신병원에 들어오고 나서 제가 보는 풍경은 오로지 이 병실 안에 있는 단 하나의 창문을 통해서 보는 풍경뿐이라 굉장히 한정적이고, 변함없어 따분하기에 이 병실을 나간다는 사실에 유치원생이 처음 소풍 나가는 듯한 그런 들뜸을 가지고서 상의 주머니에 제 두 손 꽂은 채로 제게 등돌려 병실을 나가는 네 뒤를 바짝 붙어 따라가는) 그런데, 형사님. 어디가서 찍으시게? 막, 중요한 사진은 아니잖아요. 찍을 곳이 여기에 있나?

10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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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소59
글쓴이에게
(비꼬듯 말하면서도 귀찮다는 듯한 네 행동에 약이 오르지만 애써 가라앉히고는 병실의 문을 열고 밖으로 나서는) 글쎄, 맘 같아서는 지금도 쏘고싶은 심정인데. 차라리 내가 그런걸 구분 못했으면 좋았을텐데 그냥 갈겨버리게. 산책 나가는 개'새끼는 목줄이라도 채운다고 너처럼 아무것도 없이 자유로운 상태가 아니라. (한정적인 공간에서 생활하기 싫으면 감옥으로 들어가던가, 그곳에 가면 막노동이던 직업교육이던 시켜줄텐데.라며 입밖으로 내지도 못할 생각만 하다가 가까이 다가온 널 살짝 뒤돌아보며 말하는) 어디긴. 사방이 다 흰 벽인데 그냥 너 복도에 세워놓고 찍지뭐. 네 말대로 사진첩이나 하나 내 볼까. 희대의 연쇄살인마, 김남준 이렇게. 키는 커가지고 모델같네 재수없게 (사진을 무엇으로 찍어야 하나 생각해보다가 차 안에 현장을 찍기 위해 챙겨놨었던 일회용 카메라가 떠올라 널 병동 입구에 세워두고 경고하는) 목줄 안 맨 개'새끼는 여기에서 기다려. 금방 카메라 가지고 올테니까

10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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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탄소
59에게
나름, 목줄 같은 형사님이 있어서 그렇게 자유롭지는 않다고 생각이 드는데. (네 말을 듣는 둥 마는 둥 답하면서 이곳저곳 살펴보기 바쁜데 네 말대로 이곳은 지겹도록 온통 하얀색 천국이라 기분 나쁘다는 표정 짓곤 저를 아무 복도에 세워 찍겠다는 네 말에 이렇게 별로 보지도 못하고 끝내는 건 원치 않는 터라 아니꼬운 표정 짓는) 너무했네, 형사님. 그렇게 대충 찍고 끝낼 거예요? 그럴 거면, 조금 더 걷고 찍는 걸로 하죠? 거, 오랜만에 산책이라는 데 개'새끼 배려가 너무 없어. 아무 복도에서나 찍을 거면 내 병실 밖 바로 앞 벽도 있는데. 조명이 없을 뿐이지 거기도 하얗다구요. 좋죠. 형사님 말대로 모델처럼 키 커서 사진 잘 나올걸요? (더 갈려는 발걸음 네가 멈춰 서자 따라 멈추며 카메라를 가지러 가겠다는 네게 눈길 주지 않은 채 대충 알겠다며 병동 입구 주윌 보는데 그런 저를 못 믿겠다는 표정을 짓고 네가 머뭇거리는 게 눈에 잡히자 귀찮다는 듯이 제 주머니에서 두 손 빼내 널 돌려세우며 등 떠미는) 알겠다니까? 다녀오세요. 형사님의 개'새끼는 여기 서 있을 테니까. 어디 도망갈까 걱정되면 더 빨리 돌아오면 되는 거고. 예?

10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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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소60
글쓴이에게
(저를 떠미는 네 행동애 끝까지 못미덥다는 표정으로 널 올려다 보다가 어차피 가지러 가야하는 거 빨리 다녀오자는 생각으로 걸음을 재촉해 카메라를 가지고 돌아오는, 숨이 약간 벅찰 정도로 빠르게 걷다 자리로 돌아왔을 때 그 자리에 서서 멍하니 창밖만 바라보고 있는 너에 조금은 떠오르는 동정심에 카메라만 세게 움켜쥐는) 야, 뭐해. 산책가자며. 조금만 돌다 들어갈거니까 잘 따라와 개'새끼야. (말투는 거칠지만 너에게 약간의 자유를 허락하는 말이기에 제가 미쳤다며 속으로 곱씹으며 머리를 헤집고 작게 웃으며 뒤따라오는 네가 느껴져 뒤도 돌아보지 않고 소리쳐) 아, 뭘 웃어. 싫으면 지금이라도 사진만 찍고 다시 들어가던가

10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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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탄소
60에게
(병실에서 본 풍경과 다를 거라곤 부분적으로 다를까 네가 돌아오면 곧장 사진 찍고 다시 병실안으로 들어가게 생겼네 이럴바에 네 말 듣지않고 움직일까 말까 그 사이에서 왔다갔다 할즈음에 제가 못 미더웠는지 빠르게 카메라를 손에 들고 돌아오는 네가 보여 창에서 네게로 시선 돌리며 짜증 나니 사진이나 얼른 찍고 가 버리자 달갑지 않은 표정을 지었던게 네 말에 단숨에 풀려 제게 소리치는 너에 발걸음 더 빨리해 따라가는) 뭐래, 누가 싫다고 했어요? 형사님, 은근 성격 좋네요. 저를 믿는 건지 잘 모르겠지만. 이렇게 배려심 있는 형사님을 보았나. 말을 예쁘게 하면 더 예뻐라 할텐데. 하여튼, 입이 사나워서. (네가 가는 대로 따라가며 정신병원 주제에 뭐 이리 길이 복잡한지 살펴보며 걷는)

10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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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소62
글쓴이에게
(자신이 너무 풀어준 것은 아닐까 이제와서 후회가 되지만 그래도 자신이 카메라를 가지러 갔을 때도 자리를 지켰던 너기에 네가 다른 생각을 할 것이라고는 상상하지도 못한채 그저 걸음만 빨리하는) 시끄러워. 이쪽 일 하는 사람한테 성격 좋다는 말은 이용하기 쉽다는 말 밖에 안되니까 입 다물고 따라와. (그래도 꼴에 병원이라며 조촐하게나마 마련되어 있는 정원에 고개를 돌려 주변에 CCTV가 있나 확인하고 그 자리에서 돌아서는) 여기에는 CCTV도 없고, 환자 따라서 미쳐버린 의사들도 없어. 그러니까 톡 까놓고 말해봐, 김남준. 15명을 죽인 연쇄살인. 그거 네가 한게 맞지? 어째서 아무런 연관성도 없는 여자들은 죽인건지 말해. (조용한 주변에 괜히 긴장되서 마른 입술을 혀를 내어 축이고는 주머니 안의 녹음기를 키고 너의 말을 유도하는)

10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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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탄소
62에게
(예의 고개 끄덕여 주며 아무 말 없이 널 뒤따라 가는데 네 발걸음이 멈춘 곳은 나름 구색을 갖춘 정원이었는데 뭐 하러 이곳에 왔나 꽃향기라도 맡으러 온 건지 절 돌아보는 널 보는데 개'새끼 산책이라고 해놓고서 영 대화의 주제가 마음에 들지 않아 인상 쓰는) 여기까지 와서 그런 얘기를 꼭 나눠야 하나. 이건 산책이 아니라 심문이잖아요, 형사님. 하여튼, 꽃이라도 보러 온 줄 알았더니. (앉는 용도는 맞지만 사람이 잘 들리지 않는 곳이라는 걸 여실히 보여주듯 먼지가 뿌옇게 올라와 있는 벤치로 다가가 손으로 대충 먼지를 털어내 그 자리에 앉아 다리 꼬며 널 올려다보는) 맞다고 누가 그래요. 나는, 그냥 정신적으로 어느 한 부분이 모자라는 사람이라니까? 증거도 모자르고 말하자면 느낌은 있는데 그렇다할게 없어서 많이 급하다는 거 알겠는데, 이러시면 곤란하죠.

10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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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소64
글쓴이에게
(우리같은 사람들에게 꽃이라니, 산책이라고 하니까 자신이 정말 산책나온 개'새끼라도 되는줄 아는지 아예 자리에 앉는 널 보다가 정곡을 찌르는 말에 괜히 주변의 꽃을 꺾어서 흔들어보이며) 정신적으로 어느 한 부분이 모자라는 사람 주제에 이런 꽃 볼 정신은 있고? 아니, 그보다 저번처럼 확실하게 말해보라고. 네가 범인이라고. 어제까지만 해도 당당하게 말했었잖아. (아직 네가 범인이라는 증거도 없고 명목상 지금의 너는 용의자에 심신미약자로써 이 병동에 있는 것이지만 아무도 없을때 만큼은 자신이 범인이라며 저를 약올렸던 널 알기에 이제와서 말을 바꾸는 네가 정말 풀려날까봐 다시한번 되묻는) 저번에 네가 그랬었지. 너는 꽤 솔직하다고 지금이 그 솔직해질 시간인데. 내가 이렇게, 자존심 굽혀가면서 물어보잖아. 어?

10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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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탄소
64에게
(네 손에 톡 하고 꺾여 가련히 네 손가락에 감겨 있는 꽃을 보곤 글쎄 별 의미 없이 오늘따라 맑기는 지독하게 맑은 하늘을 올려다보며 어제 네게 했던 제 말이 떠오르자 맞는다는 듯 고개 끄덕이며 제 머리 긁적이는) 하긴, 분명히 어제까지만 해도 형사님께 당당히 말했죠. 근데, 그땐 그때고 지금은 지금이니까. 어제와 같은 저를 바라는 건 욕심이죠. (아직 전혀 아물 생각 없이 네 볼에 자리 잡은 멍이 딱해 혀 차는데 제게 다시 한번 되묻는 너에 자존심이라, 그래 그렇게 굽히라는 거 지금 형사님이 굽혔다고 하지 않는가 고민하는 듯 표정 짓다가 결정했다는 듯 자리에서 일어나 먼지 대충 털어내어 딱 너와 저 사이의 간격을 한걸음 정도 남겨두고 나서야 발 멈춰 선 널 위아래로 훑어보면서 제 검지 손톱 끝을 이로 몇 번 잘근대다 묻는) 형사님도 솔직해요? 나처럼. 여긴 CCTV도 뭣도 없는 형사님과 저만 있는 공간이 맞아요? 서로서로 솔직해야죠. 저는 형사님한테 꽤 솔직할 만큼, 형사님은 거짓말을 안 했으면 좋겠는데.

10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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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소66
글쓴이에게
(제 말에 동조하는 듯하면서도 어제와 오늘을 구분해가며 비싸게 구는 너에 아쉽게 입맛을 다시고는 손 안의 꽃잎을 하나하나 떼어내 바닥에 버리기 시작하는) 어제와 오늘의 차이는 뭔데. 장소의 차이? 아니면 내가 목격차를 찾아서 다른건가. 어찌됐던 자그마한 증거라도 내 손에 있는 거니까, 이대로 가다가는 정말 잡힐것 같아? (제 몸을 훑다가 볼의 멍에 고정되는 네 시선에 꽃잎이 다 떨어져 나가 볼품없어진 꽃대마저도 손톱으로 갈라내 죽 찢어 버리는) 내가 왜 너한테 솔직해야 하는지 잘 모르겠지만 그래도 일단 이곳에는 CCTV가 없다는 것 만큼은 확실하잖아. 그거면 된거 아니야? (가까이 다가온 너에 고개를 올려 널 쳐다보자 아무것도 담고 있지 않은듯한 새까만 눈동자에 양심에 찔려 어색하게 주머니 속의 녹음기를 손에서 놓고 손을 빼는, 차라리 평소처럼 누군가를 잡아내는게 낫지 유도심문이나 도청은 자신에게 안맞는다고 생각하며 입술을 감쳐물어) ..그래, 아무것도 없어. 너랑 나 딱 둘이야

10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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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탄소
66에게
(거 쪼그만 증거 네게 도움이 될지 안될지 아직 확실하지 않은 걸 손에 쥐고 있으면서 제게 정말 잡힐 것 같냐 말하는 네 말에 하하 웃어 보이며 좋을 대로 생각하라며 고개 끄덕이곤 바닥으로 시선 내리자 네 발 밑에는 네가 하나하나 떼어낸 꽃잎들과 길게 찢어버린 꽃대가 널브러져 있어 제 발 들어 바닥에 버려진 꽃잎들을 하나씩 짓이겨 밟아 그다음에는 발 들어 색 잃은 꽃잎을 보는 걸 몇 번 반복하며 이내 밟을 꽃잎들이 없어지자 고개 올려 널 보는) 보는 눈이 없다고, 쉽게 말하면 되겠어요? 형사님 말대로 그러다가 잡혀버리면 얼마나 서글프겠어. 진짜로, 형사님과 나 둘 뿐이예요? 형사님이 단정 지어 말하니까 믿죠 뭐. 형사님 아니면 내가 누굴 믿겠어. (씩 웃으며 믿는다는 말과는 다르게 어색하게 주머니 속에서 나오는 네 손 흘겨보면서 제 손 목에 가져다대며 오랜만에 나와서 뭔 알레르기라도 돋았는지 간지러운 목 긁으며 말하는) 그런데, 내가 들은 게 있는데. 형사님만 나 처음부터 의심했다면서. 맞아요? 왜 그랬는지 물어봐도 되려나. 증거도 뭣도 없었을 텐데, 뭘 가지고. 감?

10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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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소69
글쓴이에게
(꽃잎을 모조리 밟아버리는 네 행동에도 드는 섬짓함에 묵묵히 네 발끝만을 쳐다보다가 짓이겨진 꽃잎이 보기 싫어 발로 모아 치워버리는) 니가 날 믿는다고 해도 하나도 안 기쁘고, 그 말이 진심이라고 생각하지도 않아. 원래 니가 누굴 믿는 놈이 아니라는거 다 아는데 그런 입에 발린말 들어서 뭐해 (시큰둥한 표정으로 목을 긁는 너에 네가 깔끔 떤다는 것을 알면서도 톡 쏘아붙이듯 말하는) 그러니까 좀 씻고 다니지? 씻을때도 구속복 입는건 아니잖아. 뭐, 이제는 그것마저도 풀렸지만. (처음 1차 용의자로 네가 명단에 올라오고 널 조사하던 중 미묘하게 느꼈던 서늘함과 눈에 잘 띄이지 않던 네 이상행동으로 널 범인이라고 우겼던 자신이기에 그 말에 네 입에서 나오자 놀란것을 감추지 못하고 움찔하는) 그건 또 누구한테 들은거야. 하여간 형사라는 사람들이 입은 가벼워서는... 그래, 어떻게 보면 감이고 어떻게 보면 나름대로의 확신이였지. 지나치게 깔끔한 네 손톱이라던가 손수건으로 네가 만졌던 물건을 닦는다거나. 어떤 평범한 20대 남자가 그렇게까지 하겠어. 결벽증아니면, 평상시에도 긴장을 놓칠 수 없는 사람일거라고 생각했어. (자신이 할 말은 다 끝났고 이제는 네 차례라는 듯 턱짓으로 널 가리키는) 이제 궁금증 풀렸으면 내가 원하는 대답이나 해주지?

10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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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탄소
69에게
(제가 오질라게 깔끔 떤다는 걸 알면서도 절 톡 쏘아붙이는 네 말을 흘려들으며 네가 절 처음부터 의심했다는 사실을 제가 알 것이라고는 전혀 생각 못 해본 것인지 네가 눈에 보일 정도로 움찔거리는 게 마냥 귀여워 작게 속으로 웃어 보이며 제 목에서 손을 떼) 내 귀는 귀가 아닌가, 그것도 모를 거라고 생각했어요? 형사님 말에 동의해요. 형사님들 입단속 좀 시켜요. 내가 안 들은 말이 없어. 그냥 감은 아니였네요. (솔직히 느낌으로 절 확신했을 거라고 생각을 했으나 나름 절 관찰했다는 듯이 네가 제 질문에 답하자 너 말 따라 제 한쪽 손 쫙 펴서 내려다보며 정신병원에 갇혀있는 상태에서도 깔끔하게 정리된 손톱에 의심할 만도 하려나 머리 긁적이곤 제 두 손 상의 주머니에 쑤셔 넣고 이제 제가 답할 차례가 되자 귀찮다는 표정 지으며 뻔히 제가 해야 할 말을 알면서도 모르는 척 눈동자 굴리며 뜸 들이다가 널 비웃으며 뻔뻔하게 입 여는) 형사님이 뭐라고 물었더라. 아, 그래요. 그래. 내가 죽인거 아니라니까? 어떻게 15명을 죽여요. 그게 사람인가, 괴물이지. 나는 말이예요. 피만 봐도 헛구역질 하는 사람 이라구요. 그런데, 사람을 죽여? 이야, 죽이기 전에 내가 죽겠네.

10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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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소70
글쓴이에게
(자신이 할 말을 끝내고 이제는 네가 입을 여는 것 같길래 더 좋은 음질로 녹음할 수 있도록 너에게 조금 다가가서 네 입술을 빤히 바라보며 집중하는데 말도 안되는 변명과 함께 생각지도 못한 말이 나오자 어안이 벙벙해져 그 자리에 굳어버리는) 뭐, 뭐라고? 거짓말치지마. 어제도 분명히 네 입으로 말했잖아! 네가 죽인거라고! (이번에도 너에게 완전히 속았다는 걸 알자 네가 구속복을 풀었다는 걸 잊은채 너에게 달려들어 멱살을 잡고 얼굴을 들이대 흥분한 것을 그대로 내비치며 눈을 맞추는) 확실하게 말해, 지금 당장!

10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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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탄소
70에게
(당연히 거짓말이지, 이렇게 격하게 반응할 줄은 몰랐는데 제 같잖지도 않은 말이 널 단단히 흥분케 했는지 씩씩거리는 모양새나 제 멱살을 쥐고 있는 네 손이 떨리는 것까지 하하 웃으며 널 놀려먹듯 잘 하는 소리지만 지금은 네가 뭔 소리를 하는지 모르겠다는 듯 네 잔뜩 인상 쓴 얼굴을 똑바로 쳐다보는) 확실하게 말하잖아요, 아니라고. 그리고, 내가 어제 그랬어요? 아, 정신이 안 좋다 보니까 이 소리 저 소리 막 하나 봐요. 미친사람이 하는 말을 그냥 믿었는 건 아니죠? 그러니까, 이 손 좀 놔봐요. (머리가 지끈거리는 것 같다며 잔뜩 눈 찌푸리며 제 멱살을 쥐고 있는 네 손을 툭툭 치고는 한쪽 입꼬리 올리며 널 비웃는) 형사님 때문에 내가 죽겠어. 응?

10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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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소73
글쓴이에게
(제발 범인 좀 잡아달라며 제 손을 잡아오던 유가족들의 모습에 당장이라도 네 머리에 총구를 겨누고 싶은 마음을 억지로 누르며 네 멱살을 잡고있던 손을 거칠게 놓고 휘청이는 널 여전히 인상을 구긴채 쳐다보는) 정말 이대로 네가 죽어버렸으면 좋겠어. 사람이 미치고 제정신이고를 떠나서 너라는 새끼는 정말 최악이야. (더 이상의 대화는 무의미하다는 생각에 녹음기의 버튼을 끄고 발걸음을 돌리는) 따라와. 개'새끼 산책 끝났으니까 (널 꼭 잡아넣겠다는 생각을 했던 자신이 조금은 후회가 되서 낮게 한숨쉬며 머리를 쓸어올리고는 너에게 이죽이는) 내일은 나 말고 다른 사람 보낼거야. 난 목격자 진술, 그거맡기로 해서.

10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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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탄소
73에게
아무리 그래도 죽어버렸으면 좋겠다는 말을 함부로 하면 쓰나, 형사님. (이렇게까지 널 놀려먹었으니 정말 네가 제게 총을 쏴버려도 할 말이 없겠다고 속으로 웃으며 네가 제 멱살 잡은 손 놓으며 하는 말에 잔뜩 가시가 세워져 진심인 게 느껴지자 지레 겁먹은 척 표정 내비치곤 제 흐트러진 옷을 정리하는, 산책이 끝났다며 따라오라고 돌아가는 네 뒤를 말없이 걷는데 내일은 다른 사람을 보내겠다는 말에 별 생각 없이 잘 가던 걸음 우뚝, 멈춰 서는) 왜, 누구 마음대로 다른 사람을 보내. 곱게 형사님 만나주니까, 다른 형사도 곱게 만나 줄 것 같아서 그래? 그렇게 생각하는 거면 전혀 아닌데. 목격자 진술을 맡든, 뭘 맡든. 이러면 안 되지. 응? 잘 만나주니까, 이러는 건가. 이 다음부터는 문전박대 당해봐야 정신 차릴 거야? 아예, 나 못 만나고 싶냐고. (네게 기분 나쁘다는 듯이 말을 내뱉으며 삐딱하게 서서는 왜 그러는지 널 이해하지 못하겠다며 제 이마 긁적이면서 널 빤히 바라보는)

10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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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소74
글쓴이에게
그 표정은 뭐야. 불만이 가득하네. 근데, 니가 그 사람을 만나주든 문전박대를 하든 이젠 나랑은 상관없는 이야기야. 애초에 말했듯이 나 진짜 바쁜 사람이거든? 목격자 진술말고도 해야할 일이 산더미라고 (금방 또 자세가 삐딱해진 너에 자신의 말투도 꼬이는 것을 느끼며 더 이상 너에게 휘둘리고 깊지 않다는 생각에 급하게 내뱉은 말이지만 예상보다 기분 나빠하는 너에 의아한 표정을 지으며 돌아서는) 왜, 나만큼은 아니지만 이번에 오는 애도 잘 생겼어. 니 그 이상한 기준에 따르면 여자같은 얼굴일걸. 그러니까 니가 좋아하는 얼굴 보면서 지지고 볶든 알아서 해. 난 안보이는 곳에서 열심히 뺑이치고 있을테니까

10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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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탄소
74에게
왜 상관이 없대. 우리 꽤, 상관있는 사이예요. 그리고, 내 기준이 뭔 줄 알고 내가 좋아할 얼굴이라니 뭐라니 하는 건지. 내가 여태껏 죽인 여자들한테서 공통점이랄 게 보였어요? 그래서 하는 소린가. (절 몰라도 너무 모른다는 듯 섭섭하게 말한다며 한껏 상처받은 사람처럼 어깨를 축 늘어뜨리다 재미난 생각이 떠올랐는 듯 제 쪽으로 돌아선 네 코앞까지 성큼성큼 걸어가 저보다 작은 너를 내려봐 시선 맞추는) 아니면, 형사님 말대로 내가 그렇게 좋아할 얼굴이라니까 손도 자유롭겠다. 죽여도 되죠? 거기까진 안 하더라도 형사님보다 더 마음에 들면 손찌검이라도 할 것 같은데. 그러면, 내일 형사님 안 와도 돼요. 바쁘다는데 목격자도 만나고 할 일해요. 나 잡아넣어야지. 나는, 그쪽 사람이랑 지지고 볶든 알아서 다 해 먹을 거니까. (제 손들어 목을 긋는 시늉을 해 보이며 네 말대로 전혀 상관없다고 했으니 내일 제 마음대로 할걸 생각하니 마냥 신난다는 듯 개구진 표정을 짓곤 하하 웃어보이는)

10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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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소76
글쓴이에게
(무심한 듯 제 앞에서는 널 올려다보다가 죽인다는 네 말이 눈빛이 사납게 바뀌어서는 널 잡아먹을 듯 노려보는) 너 그 사람한테 손대지마. 만약 내 귀에 잘못 됐다는 소식이 들리기라도 하면 그때는, 정말 너 죽고 나 죽는거야. 증거고 뭐고 내가, 너 죽여. (자신의 사람을 소중하게 생각하는 저이기에 죽인다는 말에 진심을 담아 손까지 떨며 분노를 억누르는) 씨'발 진짜, 너때문에.. 살인자 주제에 그딴표정 짓지마 역겨우니까. 넌 사람 괴롭힐때 네 표정이 어떤줄 알아? 아이같이, 존'나 기쁘다는 듯이 웃고있어. 즐거워? 네 앞에서 사람들이 괴로워하는게 즐겁냐고

10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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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탄소
76에게
알겠어, 알겠어요. 형사님. 장난으로 한 소리인데 그렇게 무섭게 나오면 어떡해. 진짜 죽일 기세야. 이거 뭐, 형사님 무서워서 내일 그쪽 사람 제대로 쳐다볼 수 있으려나 몰라. (뭣도 못하겠다며 네 쪽 사람을 건드는 건 절대로 용서하지 않는 모양인지 눈빛마저도 달라진 너를 흥미로운 듯한 표정을 짓다 설렁설렁 고개 끄덕여주는, 시선 내려 네 떨리는 손에 눈길 한번 주고 그게 많이 화날 일인가 딱히 제게는 내 사람 이랄게 없어 네 지금 반응이 이해되지 않는듯 뒷목 긁적이다 네 말에 저도 몰랐다는 듯 네게 되묻는) 내가 그런 표정을 지었어요? 뭐, 역겨워도 어떡해요. 절로 지어지는걸. 아이같이라. 형사님 원래, 아이들이 뭣 모르니 더 잔인하다고 하잖아요. 그렇게 여겨요. 아니예요? (아무렇지 않다는 듯 어깨 으쓱이곤 보조개 들어가게 네게 웃어 보이며 제 한쪽 볼 긁적이며 대답하는) 글쎄, 슬플 일은 아니잖아요. 내가 아무 이유 없이 괴롭히는 것도 아닌데.

10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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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소78
글쓴이에게
좋네. 손대지도, 쳐다보지도 마. 그저 묻는 말에만 대답하고 있는 사실 그대로 말해. 그게 네가 해야할 일이야. (자신이 화가 난 것을 알면서도 아직까지 태연할 얼굴로 되묻는 너에 이제는 구역질이 날 지경이라 입을 틀어막는) 네가 뭘 몰라? 네가 아이야? 아니잖아. 아이들은 아무것도 몰라서 그렇다 쳐도 넌 아니잖아. 넌 배울거 다 배우고 사람의 감정이라는 거에 공감할 수도 있잖아. (아이와 자신을 비교하며 또다시 웃는 네가 사람들을 죽이면서도 그런 표정을 지었을까, 그랬다면 네 손에 죽은 사람들은 얼마나 무서웠을지 가늠조차 되지 않아 가여움에 눈물이 고인 눈으로 핏발이 서도록 널 노려봐) 네가 아무 이유가 없다고 말했지. 그럼 말해봐. 친구들과 약속장소로 나가던 대학생, 그렇게 원하던 대학에 합격하고 집으로 돌아가던 여고생, 한 사람의 아내였던 여자까지 그들이 너한테 무슨 잘못을 했는데? 대체 뭘 어떻게 했길래 그 사람들이 죽었어야 했던거냐고!

10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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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탄소
78에게
(제가 하는 말이 그렇게 역겨울 정도일까 입 가리는 네 모습을 씁쓸하게 쳐다보며 한숨 크게 내쉬는) 아이에서 벗어났다고 해서 모든 사람들이 배울 거 다 배웠다고 할 수 있을까요? 그렇게 모두가 완벽한 어른이 되면, 조금은 기괴한 조금은 비정상적인 일이 일어나는 경우는 하나도 없겠죠. 형사님. 공감이라, 글쎄요. 저한테 공감을 바라는 건 너무 욕심이신 것 같은데. (안 그래요? 낮게 웃으며 눈물이 가득 고인 발개진 눈으로 절 노려보는 너를 내려다보는데 그 모습이 가여워 보이면서도 제가 죽인 사람들과 너는 아무런 접점도 관련도 없을 텐데 이렇게 핏발 세우며 나올 일인가 퍽 우스워도 보여 혀 차며 상의 주머니에 제 두 손 꽂아 넣는) 왜, 죽었어야 했나 라. 어깨를 부딪쳤어요. 아마, 기뻤나 보죠. 그때 손에 종이를 들고 있었던데 그게 합격 종이였어요? 알게 뭐람. 그날, 제 기분이 안 좋은 상태였거든요. 일이 있었어요. 말할 수는 없고. 아마, 가장 빠른 결정으로 빠르게 죽인 애가 아닌가 싶어요. (그날이 생각나 진저리 치며 기억을 더듬는데 사실상, 제 살인극은 너를 만나기 전과 후로 나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너를 만난 후 저지른 살인들은 너를 그려가지만 그전 살인들을 말하자면 제딴에는 이유 있다고 말을 해도 보통 사람들은 이해 못할 살인이었기에 거기에 포함되는 네가 나열한 사람들 중의 한 명을 떠올리며 무덤덤한 표정으로 말하다 너도 제가 내린 생각에서는 그러한 보통사람에 포함되기에 말을 멈추고 네 표정 살피는데 제 예상과 똑떨어지는 표정에 작게 웃음 터트리며 더불어 네 눈에 고인 눈물이 볼을 타고 내려가는 걸 한 발자국 네게 다가가 제 손으로 닦아주며 왜 그런 표정을 짓는 거냐고 눈 찌푸려) 왜 그래요. 형사님, 어른이잖아. 제 감정에도 공감해 줘야죠.

/일에 치이다 뭐에 치이다 하다가 너무 많이 늦어서 미안해요. 정말로 미안해요.

10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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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소81
글쓴이에게
그럼, 그 말할 수 없는 일때문에 아이를 죽였다고? 그게 말이 된다고 생각해? 이런식으로 넘어가면 네가 어깨를 쳤기 때문에 죽였다는 것 밖에 안돼. 제대로 말해 (네가 말하던 보통사람의 범주에 정확하게 속해있는 나는 네가 네 나름대로의 이유를 설명하지 않고 넘어가자 허탈한 표정을 지우지 못하고 오히려 그 아이에 대한 안쓰러움, 가여움이 더 커지는 느낌에 기어코 눈물을 흘리는, 그렇게나 너와의 접촉을 싫어하는 나이지만 지금 너와 살이 맞닿아 있다는 것도 느끼지 못하는지 멍하니 네 얼굴만 올려다 봐) 내가, 내가 말하던 공감은 그게 아니야. 보통 사람들이 말하는 공감도 그게 아니고. 네가 무언가 결여되었다고는 생각했지만 이건 너무하잖아. (공감이라는 말의 무게가 이렇게 까지나 무거웠을까. 자신이 피해자를 생각하라며 내뱉은 한 단어가 너의 한마디에 완전히 의미가 뒤바뀌어 너를 옹호하는 방향으로 흘러가자 그저 자신의 머리를 감싸쥐는) 다른 사람들도 그런 이유야? 설명할 수 없는? 만약 정말 그렇다면 넌 더이상 내 눈에 사람으로 보이지 않을 것 같다. 진짜로 괴물이 되어버렸어. 이제는 널 보고있는 것 만으로도 지쳐. (고개를 살짝 들어 여전히 알 수 없는 너를 쳐다보다가 다리에 힘이 풀려 그 자리에 털석 주저앉자 다시 자신에게 손을 뻗는 너를 고개를 저으며 힘없이 밀어내는) 손, 대지마. 그냥 병실로 돌아가, 지금 당장.

/괜찮아요. 솔직히 끊긴줄 알고 아쉬웠었는데 다시 볼 수 있어서 기뻐요 :)

10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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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탄소
81에게
뭐가 다른데요, 형사님. (네 말대로 나는 뭔가 결여된 사람이 맞는 걸까 이때까지 느껴보지 못했기에 의문을 표하며 네가 말한 공감과 제가 말한 공감이 다르다는 걸 이해하지 못해 고개를 기울이는 데 다른 사람들도 똑같이 그 말 못할 이유로 죽였냐고 말하는 네가 제 대답은 들어보나 마나라고 생각했는 모양인지 멋대로 마무리 지어버리는 것에 서운함을 느껴 입을 다무는 사이 제 귀에 박히는 네 말에 저도 모르게 실없는 웃음 터트려 버리는, 괴물이라 참으로 오랜만에 들어본다고 허나 다른 사람에게서 가 아닌 네게서 듣는 그 단어는 마치 칼이 되어 제 심장을 후벼파내는 느낌과 동시에 숨이 턱 막혀오는 걸 느끼게 해 올라갔던 입꼬리 바로 내리며 기분 상한 걸 표하지만 다리에 힘이 풀려 주저앉아 버리는 네가 걱정 되어 괜찮냐고 손 내미는데 지쳐버린 듯 힘없이 절 거부하니 제 손 거두며 깊은 한숨 내쉬는) 날 뭘 믿고 알아서 가라고 해. 갑자기 우리 신뢰도가 이렇게 높아졌나. 형사님은 여기서 뭐 하게요. 제사 지내려고? 이봐요, 형사님. (너를 부르며 다시 손을 내밀지만 이제는 저를 봐주지도 않는 너에 미간 구기며 주머니에 손을 넣고 네 앞에 쭈그려 앉아 미동도 없는 널 쳐다만 보다 어쩔수 없다는 투로 말하는) 병실로 갈게. 가라는 데 뭘 어쩌겠어. 손도 대지 말라는데, 억지로 세워서 갈 수도 없고. 그런 상황도 아닌 것 같고. 나 갈게요. 그리고, 형사님. 괴물은 너무했어요. (땅에 시선을 고정시킨 채 말을 하는 순간 순간에도 자꾸 네 말이 떠올라 얼굴 구기며 퍽 상처받은 목소리로 마지막 말을 끝마치며 쭈그렸던 몸 일으켜 발 움직여 먼저 자리 뜨는)

/ 정말 고마워요. 그리고, 또 고마워요.

10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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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소83
글쓴이에게
그건 나도 몰라. 그래도 확실한거 하나는 그게 네 행동을 정당화시킬 수는 없다는 거야. 넌 범죄를 저질렀고, 그에 합당한 대가를 치뤄야 해. (분명 사실을 말하고 있음에도 너에게 휘둘리고 있는건지 자신 없는 목소리로 말하다가 섭섭함이 묻어나는 목소리로 제 앞에 쭈그려 앉는 너도 그저 가식으로 느껴져 아예 눈을 감아버리는) 나도 우리의 신뢰가 그렇게 높다고 생각 안해. 그냥 알아서 가. 신뢰는 없어도 그정도 예의는 있잖아. (너를 병실에서 나오게 한 것도 자신이고 이대로 네가 도망이라도 친다면 잘못은 전적으로 자신에게 있다는 것을 알면서도 네가 그런 짓을 하지 않을 것이라는 알 수 없는 믿음에, 그리고 지금 상태로는 네 옆에 있어도 널 제지할 만한 정신은 없을거라고 합리화하며 너에게 손을 내젓는) ..괴물 주제에 상처받은 척 하지마. (네 발소리가 멀어진 후에야 고개를 들어 아무도 없는 정원을 살펴보고는 작게 중얼거려, 아직도 힘이 들어가지 않는 다리를 억지로 끌어 아까까지만 해도 네가 앉아있던 자리에 걸터앉지만 머릿속에서 계속 울려대는 네 목소리에 입술을 깨물고 주머니 속에 꺼져있는 녹음기를 손끝으로 만지작대는) 씨'발, 나보고 뭘 어쩌라고.

/계속 이어준다면 저도 정말 고마울것 같아요.

10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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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탄소
83에게
(우리 사이에 예의를 찾다니 제게 예의 말하며 손 저은 네가 아예 눈도 감아버린 것이 떠올라 괜한 성질로 제 발에 걸리는 애꿎은 깡통을 쳐내며 더 빠르게 발 움직여 네게서 멀어지는 데 멀어지면 멀어질수록 그것도 그거고 아까 네가 한 말과 제 말이 떠올라 작게 욕을 내'뱉는, 너무했어요 라니 네 말에 제가 꺼낸 대답이 우습기도 하고 저 스스로도 왜 그런 말을 한 걸까 의문을 갖게 해 잠시 멈춰 섰다가도 저 혼자 돌아다니면 뭔 의심을 살까 싶어 여전히 입으로는 욕을 내뱉으며 움직이는데 익히 들어온 소리라 넘길 수 있는 말인데 왜 그랬는지 혀에 걸리는 갈라진 입술 껍질을 이로 뜯으며 그것도 모자라 제 손으로 뜯어내며 알 수 없는 이 기분을 없애보려 노력하는) (제 기괴한 살인극의 처음은 목적 없는 무분별한 살인극이었으나 너로 인해 목적이 생겨났고 그렇게 이어나간 게 너에 의해서 이제 마침표가 찍혔는데 네 말대로 제 행동은 정당화시킬 수 없다는 거 저 스스로 알고 있고 어쨌건 대가를 치를 수밖에 없는 결말뿐이라는 것도 잘 알고 있음에도 지금의 저는 너를 붙잡고 있는데 아마 이 이유와 동일 할거라고 예상이 드는 한편 감히 네게 감방에 보내지 말아달라는 것 외에도 바라는 게 있다니 바람 빠진 소리 내며 이젠 뜯을 것도 없는 입술에 손 멈추는 것과 동시에 발걸음도 멈춰 고개 드는데 저도 모르는 사이 제 병실에 다다라 있자 혀차며 눈 찌푸리는) 집 나간 개‘새끼가 왜 그렇게 제 집에 잘 돌아오는지 이제 알겠네. (저를 속으로 비웃으며 너에게 개’새끼 소리 들었더니 진짜 제 집과 주인 밖에 모르는 개가 다 되어버렸다고 이미 가까워진 문 앞에 한숨 내쉬며 등 뒤 벽에 기대는)

/그럴게요. 끝을 찾아 같이 가요.

9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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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소85
글쓴이에게
(한참을 그렇게 앉아서 복잡한 머릿속을 애써 정리해보려고하다가 그럴수록 너무하다는 네 목소리가 귓가에 멤도는 듯한 기분에 덜덜 떨리는 손으로 끊겠다 다짐했던 담배를 다시 꺼내는, 그러다 병원이라는 생각에 잠시 멈칫하지만 아무도 없는데 무슨 상관이냐는 식으로 담배를 입술 사이에 물고 라이터를 찾는) 내가 범죄자 한명 때문에 다시 담배를 피우게 될 줄이야.. (오랜만이기는 한지 꽤나 서툴게 불을 붙이고 한모금 크게 빨아들이자 약간 지끈거리지만 머리가 비어지는 느낌에 숨을 내쉰 후에 그 상태로 연거푸 담배를 태우고 나서야 천천히 네 병실로 떨어지지 않는 발걸음을 옮기는, 널 보면 이제 무슨 말을 해야할까, 이미 네 심기를 거슬렀으니 더 이상 자신의 말을 듣지 않는게 아닐까 싶어 최악의 상황을 고려하다 어느새 도착한 네 병실에 고개를 들자 병실 안이 아닌 벽에 기대있는 널 보고 몸을 흠칫 굳히는) 너, 뭐야. 병실로 들어가 있으라고 말했을텐데. 여기가 네 병실이야? 빨리 들어와. 아직 할말이 남았으니까. (애써 덤덤한척 평소와 다를바 없는 목소리로 너에게 말하지만 어쩔 수 없이 떨리는 손에 바지 주머니에 손을 쑤셔넣고 너보다 먼저 네 병실로 발을 들이는) 아까 네가 그랬지 말할 수 없는 이유가 있었다고. 그걸 지금 듣겠다는 말은 아니야. 일단은 왜 그 이유를 말하지 않았느냐가 먼저인것 같으니까. 그래서, 그 이유가 뭐야. 말해. 김남준.

9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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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탄소
85에게
뭐, 더 할말이 남으셨다고. 알았어요. 들어가요, 들어가. (훅 끼쳐오는 담배 냄새에 제 병실로 오는 이는 대체로 너밖에 없는데 그렇다고 네가 담배를 피우는 건 본 적이 없어 누군가 하고 고개 돌리는 데 제 생각과는 다르게 네가 서있자 의외라는 표정을 지으며 제게 톡 쏘아붙이듯 말하며 먼저 병실로 들어서는 네 뒤를 따라 벽에 기대던 몸 떼어 들어서며 담배와 너를 생각하고 있는데 안으로 들어서니 저와 네가 자리를 비운지 얼마나 되었다고 그새 싸하게 내려앉은 병실 안의 공기에 괜스레 으슬해져 제 팔 쓸어내리며 네가 피운건지 어디 몸에 배어 들어 온건지 확실치 않아 담배 냄새의 근원지가 네가 맞는지 확인하듯 네게 가까이 다가가는데 뒤로 물러나는 너 아랑곳 않고 더 가까이 다가갔다 얼굴 확 구기며 맞네 입만 벙긋 이곤 몸을 뒤로 물려 그제야 네 목소리가 제 귀에 들어와 그 얘긴 끝난 거 아니었냐고 제 목덜미 긁적이며 아까 일도 있어서 그런지 쉽사리 말해주고 싶은 마음이 전혀 안 들어 그저 네게서 시선 떼 바닥으로 시선 내리며 한쪽 발을 바닥에 비비적 문대면서 여기는 바닥도 낡았고 마음에 드는 구석이 보면 볼수록 없다고 속으로 생각하며 네 말엔 대답하지 않고 제 말만 하는) 진짜, 너무 하시네. 오늘 따라 왜 이렇게 캐묻는 게 많아요. 머리 안 터져요? 내 머리는 터질 것 같은데. 더구나, 형사님 담배도 피우고 들어오셔서. 익숙하지가 않잖아. 그 얼굴에 담배도 피울 줄 알아요?

9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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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소86
글쓴이에게
뭐야, 갑자기 그렇게 들이대면... (다가오는 너에 주춤거리지만 그만큼 더 다가오는 너에 저도 모르게 긴장해서 숨을 멈추고 네 입모양을 보고서 그제야 저에게서 담배 냄새가 난다는 걸 떠올리고 소매를 끌어올려 코를 덮고 냄새를 맡자 생각보다 깊게 베여있는 담배 향에 자신의 치부를 들킨것 마냥 입술을 깨무는) 이 얼굴에 담배가 뭐 어때서. 강력반 형사 중에 담배 안 피우는 사람은 없거든. 너희같은 새끼들 상대하려면 이거 없이는 못 버텨. 나도 얼마전까지만 해도 골초였고, 나름 끊어가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너 때문에 다시 피웠어,라는 말까지 내뱉어버리면 너에게 눌렸다는 것을 인정하는 것 밖에 되지 않기에 힘겹게 삼켜내고는 이리저리 딴청을 피우는 널 지친듯 쳐다보는) 왜 안그러겠어. 내 머리도 당장이라도 터질 것 같은데. 담배 냄새는 어쩔 수 없으니까 정 싫으면 창문이라도 열던가. (워낙에 작게 나있는 창문 열어봤자 얼마나 도움이 되겠느냐만은 그래도 아예 밀폐된 것보다는 낫겠지 생각하며 손가락으로 가리키고 제 손을 따라 움직이는 너에 아직까지는 제 말을 듣는구나 싶어 작게 안도하는) 이제 쓸데없는 말은 집어치우고, 말해봐. 그 사람들을 죽이 이유가 뭐야? 네가 죽인 사람들을 살펴보면 나름의 공통점이 있는것 같기도 한데, 그런 사람들은 전부 다 나중에 당한 사람들이야. 그 이전의 피해자들은 전혀 짐작조차 가지 않고. 아마, 네 그 말할 수 없는 이유라는게 있겠지.

9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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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탄소
86에게
예쁜 얼굴이 입에 담배 꼬나물 거 생각하니까, 더 예뻐 보여서요. 그래도, 몸 생각해요. 이제 적은 나이도 아니잖아. 나 같은 새끼들 오래 상대하려면 건강 챙겨야지. 안 그래도 창문 열려고 했어요. 내가 담배는 별로, 안 좋아하거든. (작게 눈 찌푸리며 네 손가락 끝이 가리키는 한쪽 벽에 위치한 작은 창문으로 성큼성큼 발 움직여 이 쪼끄만 창문이 열어도 도움이 되겠냐마는 익숙하지 않은 향을 들이마쉬는 것보다는 낫겠다 싶어 네 말대로 먼지가 뿌옇게 오른 창문을 옆으로 밀어 여는데 덜컹이는 소리와 함께 열린 창문으로 훅 들어오는 바깥공기가 느리면서도 진하게 병실 안을 채워나가 아까보다는 옅어진 담배 냄새에 숨통이 트이는 걸 느끼며 뒤에서 들리는 네 목소리에 네 쪽으로 몸 돌려 벽에 기대는) 그렇죠. 이제, 좀 똑똑해 보이네. 얼굴만 예쁜 줄 알았더니 뇌도 예뻤었네. 이거, 여기저기 안 예쁜 구석이 없어서 어떡해. (하하 웃으며 네 말이 끝나자마자 널 어린아이 취급하듯 두 손바닥 맞부딪치며 박수 소리 내 마치 학습목표에 잘 따라온 학생을 보듯 퍽 애정 섞인 눈으로 널 바라보며 다르게 다정스러운 목소리로 말 하는) 그렇죠. 그 말 못할 이유가 있어요. 그래서, 아쉬움이 많이 남아요. 전체적으로 보면 완벽하지가 않잖아요. 많이, 아쉬워요. 일찍 봤으면 좋았을 텐데. (아쉽다는 표정 지으며 네 발밑에서부터 시작해 시선 올리는데 너를 보는 제 눈은 마치 맹수가 바로 눈 앞의 먹잇감을 보는 듯한 눈으로 차분하게 가라앉아있음에도 목적은 분명하게 띄고 있는데 너와 눈 마주치자 언제 그렇게 쳐다봤냐는 듯 웃어보이며 다시 말 이어나가는) 그래서, 형사님은 정확히 뭐가 궁금한 건데요. 제 살인에 전후가 있다는 건 아셨잖아요. 전이 궁금해요, 후가 궁금해요?

9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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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소87
글쓴이에게
미친, 내가 그 말 때문에 담배를 끊은거야. 알아? 어떻게 너희같은 새끼들은 왜 생각하는게 다 그모양이냐. (예전부터 담배를 물고 있으면 저에게 음담패설을 늘어놓던 사람들을 생각하다가 그나마 그 사람들은 제 성질대로 패놓기라도 했지 지금의 너는 저급한 단어도 쓰지 않았을 뿐더러 저번처럼 주먹을 날릴 수도 없는 상황이라 그저 머리를 쓸어넘기며 화를 삭히는) 그런 식으로 행동하지마. 내가 무슨 어린애야? 예쁘다는 말도 쓰지 말라고 했잖아. 기분 더러워. (한번 태우고 나서인지 오히려 더 간절해진 담배 생각에 자켓 안의 담배곽을 만지작거리다가 곧 죽어도 환자라는 지;랄맞은 의사의 목소리가 들리는 기분에 주머니에서 손을 빼고 팔짱을 껴 널 삐딱하게 쳐다보며) 둘다 궁금하기는 하다만, 더 궁금한건 전. 근데 이렇게 말해봤자 말 안해줄거잖아. 초기의 살인이야말로 네 그 말못할 이유로 일어난 살인일테니까. 그러면 내가 요구할 수 있는건 후밖에 더 있어? (너와 대화를 하려고만 하면 왜 이리도 생각이 복잡해지는지. 그렇게 보고 또 살펴본 피해자들의 자료를 머릿속에서 정리하며 천천히 되짚어가) 어느 순간부터 피해자의 패턴이 바뀌었어. 피해자들의 외관 뿐만 아니라, 살인이 일어난 장소같은게. 마치 무언가를 그리는 듯한 느낌이였는데 처음에는 그게 마지막 15번째 피해자를 가리키는 줄 알았어. 하지만 나중에 와서 생각해보니까 묘하게 기시감이 들더라고. 이건 순전히 나의 감이지만. 네 살인의 끝이 과연 이 여자일까? 그렇다면 그 이유는? 과연 자신과 접점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는 여자를 죽이기 위해 그렇게 많은 사람들을 죽였을까 싶더라고. (어질거리는 머리에 약간 비틀거리며 네 주변을 걸어다니다가 말이 끝날때쯤 네 앞에 멈춰서서 널 올려다보는) 네가 정말로 그리고 있던 사람은 누구야, 김남준?

9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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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탄소
87에게
(제 주변을 걸어 다니며 머릿속에 있는 것들을 하나하나 되짚어보듯 말을 하는 네가 말하는 중간중간에 복잡해지는 머리 때문인지 찡그려지는 눈이나 눈앞에 그리듯 움직이는 네 손짓, 네 발걸음 어느 것 하나 눈으로 안 놓치겠다는 듯 네게 집중하는 나는 아무 말없이 듣고 있다 이내 네가 제 앞에 멈춰 서서 절 올려다보며 질문하자 너 따라 저도 네 눈에 시선 맞추는) 그러게, 누구일 것 같아요. 형사님? (보조개가 들어가게 입꼬리 올려 웃어 보이며 되려 네게 묻는데 그러자마자 바로 얼굴 구기는 너에 어쩜 너는 이리도 반응이 즉각적으로 나타나는지 지구 상에 있는 귀여운 생물 중에 네가 최고로 귀여울 것 같다고 네가 들으면 쌍욕 날릴게 분명한 생각을 속으로 끝내며 네게 시선 떼 이제는 많이 날아가 버린 담배 냄새로 쌀쌀한 공기만이 가득 차있는 병실에 뒤로 손만 뻗어 창문 도로 닫으며 담담한 목소리로 말하는) 많은 게 바뀌었죠. 그 여자가 마지막이 아니에요. 형사님한테 잡히지 않았다면, 더 일어날 수 있었던 살인이었으니까. 제 선에서 멈춘 거죠. 생각을 바꿨거든요. (창문을 닫음으로 제 손가락에 묻은 먼지를 내려다봐 쯧 짧게 혀차 어디 마땅히 닦아 낼 곳이 제 눈에 보이지 않자 옷에 묻히는 것도 딱히 별로고 그렇다고 제 손가락에 먼지가 묻은 상태로 있는 것은 더더욱 별로인지라 인상 쓰며 너 힐끗 쳐다봐 네게 제 손 보였다 내리는) 형사님. 혹시, 휴지 있어요? 손가락이 더러워져서. 여기는 청소도 안 되어있고, 자꾸 볼수록 별로 같아요. 구속복 하나만 튼튼하지. 안 그래요? 그리고, 형사님 말이 맞아. 전혀 아니지. 고작, 그 여자 때문에 많은 사람들을 소란스럽게 죽였을 리가 있나. 이제 보니까, 감도 괜찮은 것 같은데. 왜 그렇게 나 힘들게 했어요. 아닌가, 이쪽으론 전혀 없는 건가. 그럴 것 같기도 해. (너를 탓하듯 말하며 네가 이해 못할 말을 조잘거리다 저 스스로 결론지어 너를 비웃듯 한쪽 입꼬리만 비틀어 낮게 웃는) 처음부터 삐끗 했고, 그래서 이렇게 되어버렸나 싶은데. 사실, 생각이 많이 바뀐 게 가장 큰 건데. 그래도, 나름 마무리는 잘 지어보려고 했어요. 김태형으로. 마음에 들어요? 절대로 나한테 안 오길래, 내가 직접 왔는데.

9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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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소88
글쓴이에게
(자신의 질문에 똑같이 질문으로 대꾸하는 너에 인상을 팍 구기고 눈을 꾹 감고서 애써 화를 억누르며 네 시선을 피했다가 저에게 휴지를 찾는 너에게 자신의 손수건을 던져주고 퉁명스럽게 대답하는) 쓸데없이 깔끔만 떨기는. 그렇게 청소가 안되어 있는 게 불만이면 이제 구속 복도 풀었겠다 너 혼자 청소하던가. 연쇄살인범이 걸레 들고 창문 닦는 거 참 볼만하겠네. (슬슬 여자 이야기를 꺼내며 본론으로 들어갈 것 같은 너에 네가 건네주는 손수건도 마다하고 혹시 무언가 작은 것이라도 놓칠세라 네 한마디 한마디에 집중하며 귀기울이는, 감도 좋다며 자신을 칭찬하다가 저 혼자 자신을 탓하는 어투에 불만을 표현하듯 팔짱을 끼고 바닥을 작게 구르다가 네 입에서 나온 김태형이라는 단어에 그대로 굳어버리는) 잠깐, 지금 뭐.. 네가 나타내려고 했던 사람이 나라고?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질문에 머리라도 크게 맞은것 같은 기분을 느끼며 천천히 뒷걸음질쳐서 벽에 몸을 기대는, 그제서야 그 여자들이 자신과 비슷하다는데에 생각이 미쳤는지 이리저리 흔들리는 눈동자로 널 쳐다봐.) 도대체 왜? 내가 너한테 무슨 짓을 했다고, 난 이번 사건을 맡은 후에야 널 알게됐는데. (넌 대체 언제부터 날 알고 있었던 것일까, 처음부터 자신을 그려가며 저지른 살인이라면 어째서 피해자들은 모두 여성인걸까, 어느때보다도 혼잡한 머리속에 한가지 확실한 것. 네가 자신을 죽일 수 있는 기회는 많았지만 그러지 않았다는 사실에 두려움조차 잊고 순전히 호기심으로 너에게 질문하는) 그럼, 왜 안죽였는데? 날 죽일 생각을 하면서 그렇게 많은 사람들을 죽였다는 거 아니야. 근데 왜 지금은 안죽이냐고.

9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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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탄소
88에게
(제 입에서 네 이름이 나올 거라고 생각을 못 한 건지 아니면 더 앞서가 내 목표가 너일 거라는 걸 못해본 것인지 꽤 충격받은 표정의 네가 뒤로 주춤거리며 뒷걸음치지만 좁은 병실 때문에 얼마 뒤로 못 가고 벽에 등을 툭 하고 부딪치며 멈춰 서는 걸 보며 나름 저는 저대로 잘 그려왔다고 생각을 해왔었는데 그게 아니었는 듯해 역시 여러모로 아쉬울 점이 많아 더욱더 감옥으로 곱게 들어가고 싶은 마음이 들지 않는 걸 느끼며 저를 쳐다보던 네 눈이 호기심으로 가득 덮이는 걸 눈치채고 네 말을 들으면서 단정하게 접어간 네 손수건을 제 상의 주머니에 쑤셔 넣는) 왜, 안 죽이냐고요. (네 말을 낮고 조용한 목소리로 따라 말하며 무슨 대답을 해주길 원하는 건지 감이 잡히지 않아 제 목 긁으며 네 질문의 의도에 대해 생각에 잠기는데 저 호기심 가득 담아 제게 물어오는 걸보니 지금 당장이라도 목을 졸라달라는 그런 소리인가 싶은데 퍽이나 네가 그런 뜻으로 묻겠다고 속으로 웃어넘기며 뜸 들이듯 눈 굴리는) 그러니까. 내가 왜 형사님을 안 죽였을까요. 그렇게 형사님 닮은 사람만 잡아다가 죽였으면서, 정작 진짜는 안 죽여. 이상하죠, 참. 형사님 말대로 우리는 개인적으로 연이랄 게 없는데 어디서 형사님을 보고 내가 이럴것 같아요? 그리고, 지금 안 죽이냐고 묻는건 희망고문이잖아. 그러지마요. 지금 형사님 죽이면, 내가 살인자라는 걸 보여주는게 아니고 뭐야. 아니면, 진짜 그럴까요. 가만히만 있어준다면, 안 할것도 없는데. (네 말에 동의한다는 듯이 고개 끄덕이면서도 눈앞의 너를 아쉽다는 표정으로 입맛 다시며 시선은 네 얼굴에 고정시킨 채 더 이상 뒤로 물러설 곳 없는 네 앞으로 다가가는데 코앞까지 다가온 저 탓일까 굳은 표정으로 네가 저를 올려다보니 마침 네가 저와 접촉하는 걸 싫어한다는 게 떠올라 예전부터 그래왔지만 썩 마음에 안 들어했기에 이참에 장난이라도 쳐볼까 싶어 제 두 손으로 네 양볼 감싸 쥐며 제 쪽으로 끌어당겨 툭 하고 네 이마에 제 이마 맞부딪치며 한쪽 입꼬리 올리는) 하지만, 볼수록 예쁜 걸 어떻게 죽여요. 박제라도 시키는 거라면 모를까. 그런데, 그러면 진짜 미친 사람이겠죠?

/늦어서 미안해요. 머리가 정리가 필요한 것 같은 부분 같아서 늦어버렸어요.

9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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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소89
글쓴이에게
(등 바로 뒤에는 벽이고 눈 앞까지 다가온 너에 움직이지도 못하고 그저 멍청하게 서있다가 가만히 있어준다면 죽일 수도 있다는 너의 말에 온몸에 소름이 돋는 것을 느끼다가 덜덜 떨리는 손을 추스리기도 전에 우악스럽지는 않지만 강압적인 네 손이 볼에 닿자 진저리를 치며 널 밀어내려하지만 구속복을 입고 있었을 때에도 너에게 당했었는데 이제는 그런 안전장치조차 없는 널 차마 힘으로 밀어낼 수 없어 그저 네 손목만 세게 움켜쥐는) 뭐, 뭐하자는 거야. 지금 날 죽이기라도 하겠다고? (개인적인 연이랄것도 없는 사이, 그것도 일방적으로 너만이 날 알고있는 상황에서 마치 자신이 무언가를 놓친듯한 기분에 최대한 머리를 굴리며 너와 비슷한 사람이라도 기억해내보려 하지만 네 미소를 본 순간부터 이미 패닉상태였고 박제라는 사람에게 쓰여서도 쓰일거라고 생각도 못해본 단어에 다시한번 머릿속이 비워지는걸 느끼며 네 손목을 잡고있던 손을 풀고 늘어뜨리는) ..대체 원하는게 뭐야. 박제따위의 말을 지껄일정도로 내 외모에 관심이 많았으면 그냥 처음부터 날 찾아와서 죽였으면 되는거 아니야. 뭘 얻겠다고 죄없는, 무고한 사람들을 그렇게 죽여. 설마, 되도않는 메세지 따위라도 남기고 싶었던거야? (너와 이마를 맞대고 눈을 바라보고 있는 이 상황이 끔찍하게도 두려워서 턱마저도 부들거리지만 정말 필사적으로 늘어뜨린 팔에 힘을 줘 벨트에 달려있는 권총집에서 총을 꺼내 널 겨누는) 마음같아서는 그대로 네 머리 날려버리고 싶어. 그렇게 되면 난 옷 벗는건 물론이고 너 대신 감옥에도 들어가겠지. 근데, 너같은 새끼들은 자신이 죽는다는것에도 그다지 감흥이 없더라고. 그래서, (제대로 고정조차 되지 않아 이리저리 흔들리는 총구를 천천히 네 머리에서 자신의 관자놀이 쪽으로 바꾸어 겨누는) ..이렇게 하면 어쩔거야?

/나도 정리를 하긴 해야겠는데 너무 어렵네요 이거. :( 너무 무서워서 막나가는 태형이가 되어버렸어..

9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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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탄소
89에게
내 머리 날려버리고 싶다고 해도, 총은 아니지. 내가 형사님 때리기를 했어, 뭘 했어. 말만 했을 뿐인데 이러기 있어요? 반칙이잖아, 그건. 그리고, 외모가 취향이라 관심이 많았는 건 인정해. 근데, 나는요. (두려움에 덜덜 떠는 네가 안타까워 딱한 표정을 지어보는 것도 잠시 제 머리에 닿는 차가운 느낌에 눈 굴리니 언제 네가 꺼내 든건지 제게 겨누어진 총이 보이자 아무리 네가 저를 쏘고 싶다는 말을 해왔다지만 정말로 총을 꺼내들 거라는 생각은 해본 적이 없었기에 네 볼을 감싼 손 떼며 항복의 의미로 네게 두 손바닥 보이면서 뒤로 물러가는데 그것도 잠깐 저를 향하던 총구가 너로 방향이 바뀌는 걸 보고 뒤로 가던 걸음 멈추며 한쪽 눈썹 올리며 고개 기울이는) 어쩔 거냐니. 지금 뭐 하자는 건데요. 형사님 말대로 내 목숨 가지고 협박해도 별 감흥 없다는 건 맞는데, 눈앞에서 형사님 머리통 터지는 걸 보고 싶다는 건 아니었거든요. 보고 싶지도 않고, 좋지 않아요. 그런 건. 차라리, 먹히지않는 거 시도나 해보는 게... 아, 설마. (네 생각 못한 행동에 당황한 듯이 저도 모르게 말을 필요 이상으로 많이 하며 금방이라도 그 떨리는 손이 방아쇠를 당길 것처럼 보이자 상황이 참 제 생각과 다르게 돌아가고 있다는 걸 느껴 짜증스러운 표정을 한껏 지으며 입을 꾹 다물었다가 문득 뭐라도 깨달았다는 듯 탄식을 표하는) 시험하는 거예요? 그렇게 형사님 죽이고 싶어서 살인 저지른 사람 앞에서 스스로 목숨 끊겠다고 나오는 거 보니까, 맞는 거 같은데. 목숨 가지고 협박도 할줄 알고. 그래요, 좋다. 이래서 형사님 예뻐하는 거예요. 머리도 잘 굴려, 행동력도 빨라. 안 예뻐할 구석이 없잖아. (눈 가늘게 뜨며 네 의도를 알아차렸다는 듯 구긴 표정 풀어 낄낄 웃으며 제 두 손 내려 네게 성큼성큼 다가가 총을 쥐고 있는 네 손 힐끗 쳐다보곤 아까보다는 조금은 진정된 네 손이 그래도 떨리는 게 눈에 보여 너를 비웃으며 총구를 제 손바닥으로 감싸 막는) 쏴요. 쏴봐, 어디. 방아쇠나 제대로 당길 수 있을지 모르겠네. 근데, 형사님은. 쏴도 나한테 줘 터지고, 안 쏴도 나한테 줘 터질 줄 알아요. 살려놨더니, 이딴 식으로 굴어.

/저도. 8ㅁ8 혹시, 궁금한거나 이해 안되는 부분 있으면 물어도 돼요. 무서워 마요. 해치지 않아요.

9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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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소90
글쓴이에게
그래, 지금 너 시험하고 있는건데. 말 많아진거보니까, 이게 정답이였던 것 같네. 내가 여기서 방아쇠만 당기면 모든게 다 끝날것 같은데, 넌 어때? (아까와는 눈에 띄게 달라진 네 태도에 비릿하게 웃으며 총구로 자신의 머리를 톡톡 두드려 마치 널 협박하듯 네 반응을 살피는, 자신을 죽이려고 했던 사람 앞에서 자신을 인질로 협박한다는 사실이 어이가 없어 실없이 웃고는 초점없는 눈동자를 굴리는) 방금 전까지만 해도 나보고 예쁘다고 하는 니가 싫었는데 말이야, 상황이 이렇게 되니까 또 나쁘지만은 않은것 같아서. 네가 날 좋아해 줄 수록 날 더 죽이기 싫어할것은데 말이야. 아니면, 꼭 네 손으로 죽여야한다는 그런 강박관념이라도 있으면 좋겠다. (자신에게 다가와 총구를 감싸는 너에 작게 움츠리지만 머릿속으로는 네 손바닥을 통과해서 과연 자신의 머리에까지 총알이 박힐 수 있을까를 생각하다가 가능할것 같다는 생각에 숨을 크게 들이쉬고 눈을 꼭 감는) ..이건 또 생각하지도 못한 전개인데. 쏴도 맞고 안 쏴도 맞으면 총알 맞고 뒈져서 안맞으려고 했는데, 실패했네. (준비동작이 너무 눈에 띄였던 건지 손가락에 힘을 주기도 전에 네 손에 의해 저 멀리 날라간 총을 안타깝게 쳐다보다가 고개를 틀어 마주하고 싶지 않은 네 얼굴을 쳐다봐) 왜 그런 표정이야? 안어울리게.


/음.. 남준이가 태형이를 알게된 계기가 뭘까요 만났는데 태형이가 기억을 못하다거나, 일방적으로 알게 된 사이라거나. 그걸 알아야 전개가 될것 같기는 한데 내가 많이 부족해서.. 남준이 무서워요 8ㅁ8 근데 더 무서웠으면 좋겠어 8ㅁ8

9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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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탄소
90에게
태형아, 정말 미안해요. 미안하다고 밖에 말 못하겠어요. 타롯 전부 회수에 일주일 쓰차 걸려서 답글을 못 달았어요. 쓰차 걸릴 줄은 꿈에도 생각 못 했어요. 그만큼 이 글에만 있었는데... 쓰차는 지금 풀렸어요. 풀리는 시간 계속 기다렸어요. 아는 사람도 없어서 쓰차 걸렸다고 말을 전할 수 있는 방법이 없었어요. 너무 미안해요. 얼른 말해야 될 것 같아서 대기 타다가 바로 왔어요. 일주일은 처음이라 머리 쥐어뜯어봤는데 수정도 뭣도 안되더라고요. 재검토는 탕 맞아버리고, 답답해 미'치는 줄 알았어요. 미안해요. 태형이가 괜찮으면, 일 끝나자마자 와서 바로 이을게요. 너무 미안해요.

9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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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소91
글쓴이에게
그렇게 미안해 할 필요는 없는데. 이번에는 진짜 끊긴줄 알고 섭섭했던건 맞지만 쓰차였으면 어쩔 수 없었잖아요. 괜찮으니까 천천히 와요 기다릴게 :)

9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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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탄소
90에게
안 어울린다는 게 뭔데요, 형사님? 행동과 표정에서 괴리감이 느껴진다는 건가. 나는 잘 모르겠네. (제 손에 의해 튕겨져 나간 총을 안타깝게 보던 네 시선이 제게로 바뀌고 네 말이 끝나자마자 네 멱살을 잡아당겨 벽으로 세게 밀치면서 금방이라도 코끝이 맞닿을 듯 얼굴을 들이밀며 화를 참아내듯 깊은 한숨 내뱉어 보였다가 눈은 찌푸린 채 입만은 웃어 보이는) 나 봐요. 많이 안타까워요? 콱 총 맞고 뒈져버려야 하는 건데 그러지 못하고 처맞게 생겼으니까. 저 조금 놀라워요. 방아쇠 당기려고 할 줄은 몰랐거든. 나한테만 쏠 줄 알았는데 간도 커. 장하다고 토닥여줘야 할지, 어쩌야 할지. 모르겠어요, 정말. (너를 내려다보며 가까이 다가온 탓인지 눈동자 굴리며 제 눈 피하는 너를 끈질기게 눈으로 따라붙으며 저를 밀어내려 네가 몸 움직이려고 하자 그러지 못하게끔 제 한 팔로 네 목을 눌러 단단히 벽에 고정시키는) 지‘랄도 예뻐해야 할 선에서 하는 거예요. 예쁜 태형아. 네 말대로 나는 아직 내 손으로 너를 죽이고 싶어해서. 그리고, 아까는 줘터진다고 했는데 때리는 건 좀 그래. 사실, 얼굴 말고 때리고 싶은 부분이 없는 게 커서. 아니면, 다신 이런 협박 못 하게 손가락이라도 부러뜨려드릴까. 그러면, 다신 안 할까. (네게 경고하듯 말하며 네 목에서 제 팔을 치워내 목이 눌려서 숨도 제대로 못 쉬었을 너를 봐주지 않고 네 머리'채 휘어잡아 벽에 머리 박게 하면서 너만 들리게끔 네 귓가에 작게 속삭이는) 그리고, 솔직히 죽으면 안 되지. 안되고말고. 나 물어 뜯는 다면서. 아니면, 나 말고 형사님 때문에 죄 없이 죽어나간 사람들은 어쩌게요. 솔직히 말해서 형사님 아니었으면 살아있었을 사람들인데. 알긴 알아요?

/ 고마워요. 많이 기다렸죠. 남준이가 태형이를 알게 된 계기는 사건 현장에서 조사 중이던 태형이를 보면서 알게 되었어요. 그게 첫 번째로 남준이만 아는 거고, 그 뒤로 몇 번 보러 갔고. 공식적으로 둘이 만난 건 남준이가 용의선상에 올라서 취조할 때라고 생각하고 있어요. 제가 말을 잘 못 해서... 아니면, 맞춰 가요. 우리. 그리고, 저도 어려운 것 같아요. 8ㅁ8 내일 메리 크리스마스.

9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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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소92
글쓴이에게
행동과 표정이 아니라 너라는 인물과 표정이.. 큭, 너..! (대답을 바라고 한 말은 아니었겠지만 그래도 어떻게든 시간을 벌어보려 주절대지만 자신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멱살을 잡아 벽으로 밀치는 너에 잘못 부딪혔는지 숨조차 제대로 쉬어지지 않아 네 손을 잡고 가쁘게 숨을 내쉬다가 자신의 손에 팔을 세게 부여잡음에도 불구하고 목을 졸라오는 네 커다란 손에 발로 바닥을 밀어내듯 물러나려 하지만 벽과 맞닿아 있는 등에 어쩌지도 못하고 네 손안에서 허덕이는) 미 친.. 할 수 있으면 해 보던가. 손가락을 부러뜨린다고 해서 죽을 방법이 없는 것은 아니니까. (자신의 입으로 이렇게 죽는다는 말을 쉽게 할 줄은 몰랐기에 지금 이렇게 너와 대치하고 있는 상황이 우습기도 하지만 네 손이 물러나며 숨통이 트이자마자 콜록이며 숨을 몰아쉬는 것도 잠시 곧바로 머리카락을 움켜쥐고 결박하는 너에 저도 모르게 신음하는) 으, ㅆ발. ㅈ나 아파.. (뒤로 세게 당겨진 머리카락에 인상을 찡그렸다가 귓가에 들리는 네 말에 후들거리는 다리로도 간신히 버티며 고개를 비틀어 발개진 눈으로 널 노려보는) 그게 왜 내 탓이야. 그 사람들을 죽인건 너라고. 이제와서, 네가 저지른 잘못 부인하지마. 정말 밑바닥 같으니까.

/그러면 태형이는 남준이를 모르는게 맞는거네요. 이제 이 상황을 또 어떻게 풀어나가야할지.. 머리 굴려봐야죠. 오늘 메리 크리스마스.:)

9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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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탄소
92에게
말 예쁘게 해, 형사님. 언제는 그렇게 생각 안 했어? 이거, 나를 좀 좋게 봤다는 소린가. 웃기네. 죽인 건 내가 맞지만, 계기를 준 건 형사님이죠. 나는 형사님과 닮았다는 이유로 그 사람들을 죽였고, 형사님은 눈치채지 못했잖아요. 그렇게 죽어나갈 때까지. 다 형사님 탓이죠. (아프다고 작게 신음하는 너를 무시하고 제 손에 엉킨 머리카락을 더 세게 쥐며 네가 떨리는 다리로 간신히 바닥을 밟고 서서 저를 발개진 눈으로 노려보는 게 제 눈에는 객기를 부리는 걸로 밖에 안 보여 이러니저러니 해도 여전히 눈에 날 서는 건 풀지 못하는 네가 괘씸해 네 머리'채 잡은 손을 거칠게 놓으며 발 들어 네 정강이 걷어차는) 정말, 사람 미치게 잘하는 것 같다. 형사님은. 제대로 서 있지도 못하면서 입만 뚫렸지.그런 점이 좋지만, 주제를 알아야지. 전에도 그랬지만, 목숨 아까운줄을 몰라. (한껏 구겨진 표정으로 너를 보면서 네 머리'채 잡았던 손을 털어내며 주머니에서 네 손수건 꺼내 제 손바닥 닦아내고는 다시 가지런히 손수건 접어 네 재킷 주머니에 쑤셔 넣어주는) 형사님이 더러워서 이러는 건 아니니까, 그런 식으로 보지마요. 습관이니까. (표정 풀라고 네 어깨 툭툭 쳐주면서 네가 저를 비웃으며 한말을 떠올려 네 손 잡아 들어 아직은 손가락 모두 온전한 네 손 당장이라도 부러뜨릴듯 꽉 쥐며 웃음기 섞인 목소리로 조롱하듯 묻는) 그래서, 내 형사님 이제 손가락 부러지면 어떤 방법으로 죽을 건데요. 진부하게 강에 스스로 빠질려나. 아니, 애초에 죽을 수나 있어요? 머리 잡힌 것도 아파하는 주제에. 그리고, 형사님. 손가락 부러지면 형사질 못 하는 거 아닌가? 쓸모가 없어지잖아. 지금도 딱히 없는 것 같지만.

/ 네, 맞아요. 크리스마스 잘 보냈어요? 어제 하루종일 밖에 있다가 기절하듯 자버리고 이제 깼어요. 8ㅁ8 맛있는 점심 먹었길.

9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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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소97
글쓴이에게
아, 윽! (너에게 잡힌 머리에 온 신경이 몰린 듯 금방이라도 뽑혀나갈 것 같은 두피에 손을 휘저어 네 손목을 잡아보지만 금방 사진의 정강이를 걷어차는 너에 안그래도 떨리던 다리가 온전히 힘이 풀려 그 자리에 무릎을 꿇고 앉아 부딫힌 정강이를 감싸쥐는) 네가 이 짓 하면서 뒈질뻔 한게 얼만데. 목숨 아까운 줄 알면 형사짓 못해. 하루에도 너같이 머리 돈 새끼들이 휘두르는 칼, 뭣도 모르는 신입이 갈겨대는 총질 받아내는 자리야. 여기가. (어지러운 머리에 정신을 차리지 못하면서도 할말은 끝까지 하면서 땅을 짚고 벽에 등을 기대 간신히 몸을 지탱하고 손을 닦고 손수건을 자신의 재킷에다 쑤셔넣는 널 올려다봐) 이건, 또 한번도 못당해본 굴욕적인 짓이네. ㅆ발. (습관이면 경우 없이 이런 짓을 해도 괜찮냐며 널 비꼬려하지만 제 손가락이 으스러지기라도 하는 고통에 입밖으로 내지도 못하고 피가 날 정도로 입술을 악물어 신음을 참는) 강에 빠지는건 너무 진부하잖아. 아니면, 당장아리도 이 병원 옥상에서 뛰어내리기라도 할까? 그러면 머리통은 제대로 깨지겠네. (이 상황에서 널 자극해봤자 좋을 것은 하나도 없지만 지금 너에게 이렇게 까지 당하고 있다는 사실이 참을 수 없을만큼 치욕스러워 네 눈 마주보며 반대쪽 손으로 네 손목을 붙잡았다가 문득 자식의 주머니에 녹음기가 들어있다는 것이 생각나 비록 전원은 꺼져있지만 널 구슬리기에는 충분하겠다는 생각에 자신이 생각해도 무모한 시도를 하는) 내가 쓸모 없었으면 너 안 맡았어, 이 자식아. 아, 너 그거아냐. 지금 내 주머니에 녹음기, 들어있는데.

/크리스마스는 잘 보냈고, 26일도 잘 지냈어요. 나도 텀이 너무 길어서 미안하네요. 쓰니는 좋은 밤 보내요.

9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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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탄소
97에게
하, 언제부터 날 속인 거래? 이 형사님은. (절 제지하듯 손목을 붙잡았다가 떼는 너에 물음표 띄우는 것도 잠시 제게 녹음기라는 단어를 힘주어 말하자 헛웃음 터트리면서 고개 돌려 문쪽을 쳐다봤다가 다시 네게 시선 돌려 한쪽 눈썹 치켜올리며 잡은 네 손 놓으며 그대로 네 멱살을 움켜잡아 제 쪽으로 끌어내 비틀거리는 다리로 끌려오는 너를 무시하면서 뒤에 위치한 침대로 너를 끌고 가 그 위로 넘어뜨리는, 녹음기라 언제부터 네가 제게 거짓말을 쳤는지 전에 걷어 차이고도 이 세우는 건 변함이 없어 미간 구긴 채로 가까이 얼굴 들이미는) 내가 몇 번 물었던 것 같았는데 역시 거짓말 쳤네. 내 말이 우스웠어요? 목숨 아까운 줄도 몰라서, 나한테도 칼빵 맞고 싶단건가. 옥상은 커녕 당장이라도 창문에 떨어트리고 싶은데, 지금 불가능 한 걸 다행으로 여겨요. 내 상황 망치고 싶지 않으니까. 나는, 형사님이 양심고백을 갑자기 이렇게 할줄을 몰랐어. (푹신함 따위는 없는 딱딱한 침대에 등 부딪힌 네가 역시 객기였는지 뭐였는지 어쨌건 제 반응이 네가 생각한 쪽이 아닌지 머리 굴리는 네가 보여 그럼에도 지금은 네 쪽이 훨씬 더 유리하다는 듯이 제 눈 피하지 않아오니 그런 널 비웃으며 네 입술에서 아까 신음을 참느라고 악 물어 기어코 상처가 난듯 피가 나는게 눈에 들어와 엄지손가락으로 닦아내주면서 고의적으로 상처 부분을 긁어내듯 누르는) 손이 문제가 아니라 이 입도 문제야, 형사님은. 씨'발. 그래서, 여기 나가면 뭐 녹음기 갖다바치겠다 이 뜻? 감옥에 처박힐 생각이나 해라?

/ 손도 느려서 제 텀이 더 긴걸요. 빠르고 싶은데, 잘 안돼서 미안해요. 예쁜 꿈 꿔요.

9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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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소99
글쓴이에게
큭, 아윽! 이 새끼가, 사람 짐짝처럼 옮기지는 말지. 안그래도 지금 많이 아픈데. (침대라는 말이 무색하게도 속이 울릴 정도로 세게 부딪히자 새햐얘지는 머릿속을 억지로 다잡고 손에 힘을 줘 침대 시트를 세게 붙잡고 널 올려다보는) 말 하나하나가 다 무식하고 잔인하네. 하긴, 살인자 새끼 손버릇이 어디로 가겠어. 나 지금 그나마 너한테 기회 주고 있는거야. 어떻게 되던지 간에 넌 지금 여기서 나 못 죽이고, 난 살아나가면 바로 녹음파일 넘길거야. 그러면 네 범행도 인정되고, 형사폭행, 거짓증언, 기타 등등 할 수 있는거 다 달아서 끌려 가겠지. 아마 말뿐인 사형 선고받고 무기징혁으로 햇빛따위 못보고 거기서 그렇게 살거야. 그게 싫으면, 이거 놔. (상처를 자극하는 네 손가락에 인상을 쓰다가도 아직은 저에게 유리하다 생각하며 침착하게 말을 잇는, 너와 말을 하면서도 혹시라도 경비가 찾아오지는 않을까하는 기대감에 문을 살펴보지만 이런 소란이 있는 것도 모르는건지, 아니면 아예 올 생각이 없는 것인지 반응이 없는 복도에 속으로 욕을 내뱉는) 여기서 끝내면, 녹음파일 없이, 네가 자백한걸로 해서 나머지는 덮어줄 테니까.. (아까 어딘가에 잘못 부딫힌건지 누워있는데도 어지러운 머리에 말을 잇기도 힘들어 천천히 끊어 말하는)

/올해의 마지막 날이네요. 즐거운 연말 보내요.

9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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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탄소
99에게
정말, ㅈ같다. 형사님. 이래서 얼굴 예쁜’년 믿는 게 아닌데. (크게 실망했다는 표정 지으며 제 얼굴 뒤로해 너를 내려다보면서 침착하게 말 잇는 네 모습에 녹음기 라느니 그냥 하는 소리로 넘기려고 했던 제 마음 돌리며 뭐가 문제인지 아까완 다르게 말 한마디 한마디 천천히 뱉는 너를 이상하게 여기기도 잠시 가벼이 넘기곤 짧게 혀 차는) 지금도 충분히 빛을 못 보고 살고 있는데 아주 내가 땅으로 꺼져버렸으면 좋겠죠? 기회라느니, 덮어 준다느니. 황송하다고 해야하나. 정말로 우리 사이 왜 이렇게 팍팍해졌어요? 신뢰를 왜 이렇게 짓밟아. 하긴, 우리 둘 사이에 신뢰 따지는 것도 우습다. 그렇게, 형사님 앞에서 솔직할 사람한테 뒤통수나 치고. 참 예쁘게 굴어. 예뻐죽겠어. (네가 녹음기를 가지고 있다는 것은 사실이나 그게 전원이 꺼진 것일거라고는 생각 하지 못해 네 말 들으며 뒤로 물러설듯 어디 믿을 사람 믿은 제가 병‘신이라며 자책하는 표정으로 네 멱살 잡은 손 놓아 그대로 내려 네 흐트러진 옷무새 정리해주는, 그럼에도 눈은 어디에 녹음기를 숨겼는지 찾아낼 듯 너를 훑어보며 머리를 굴리는데 어차피 떠본다고 해서 입 열 너도 아니고 입 열 것도 아니고 솔직히 말해 제 눈으로 봐야 알수 있는 것 제 병실에 관심 없어 큰일 나지 않는 이상 오지 않는 경비를 떠올리며 더 이상 구김 없는 옷무새에 손 더 대 물 흘러가듯 손의 방향을 틀어 네 재킷 안으로 집어넣는) 근데, 존‘나 같잖네. 형사님. 상황이 맞아서 형사님을 못 죽인다는 거지. 녹음기는 아닌데. 무식한 새‘끼 손버릇 어디 간거 아니거든요. (움직이려 하는 네 어깨 잡아 누르면서 제 말 틀린 거냐며 너 노려보는)

/연말 잘 보냈어요? 새해가 왔는데, 복 많이 많이 받았으면 좋겠어요.

9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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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소102
글쓴이에게
(네 손 몇번 거쳐갔다고 금세 무슨 일 있었냐는 듯 반듯해지는 재킷의 모양새에 불편하게 널 밀어내려 하지만 밀려나기는 커녕 자연스럽게 자신의 옷 안으로 들어와 녹음기를 꺼내가는 손길에 두 눈을 크게 뜨고 손을 뻗어보지만 그 손목마저 너에게 잡혀버리는) 그래서, 결국에는 나 못 죽인다는 거잖아. 그거면 된 거 아니야? 여기까지만 하고 나 내보내 주기만 하면 그거, 지금 네 손에 들려있는 녹음본도 안 넘기겠다고 말했는데 그걸 또 빼앗아가네. 이제는 나한테 신뢰 어쩌구 할 처지가 아니게 된 것 같은데 말이야. 그리고 아까 네가 말했잖아, 네 입으로. 우리 사이에 신뢰가 어디 있냐고 말이야. 네 말이 맞는 것 같아. 애초에 살인자랑 형사랑 무슨 신뢰가 있겠어. 그냥 서로 물어 뜯으려고 달려드는게 맞는거지. (마지막 카드로 남겨 놓았던 녹음기를 눈 뜨고 너한테 뺏긴 마당에 손안에서 장난치듯 녹음기를 굴리는 모습마저 저에게는 위협적이게 다가온다는 것을 아는지 모르는지 그저 절 노려보는 너에 손가락 하나 까닥하지 못하고 그저 입술만 짓씹어) 너야말로 사람 말을 왜 이렇게 안듣는지, 이대로 소리라도 질러볼까? 경비들 와서 이 꼬라지 보게되면 다시 조사받게 될 텐데 그러면 그 녹음본 내가 숨겨줄려고 해도 못하게 되는거야. 일 키우지 말고, 그거 이리 줘. (아직 녹음기가 꺼져있는지는 확인하지 않은 너에 그나마 다행이라 생각하며 마치 굶주린 짐승에게 하듯 최대한 널 자극하지 않으려 천천히 손을 내미는) 어서, 달라고.

/잘 지냈어요. 쓰니도 잘 보낸거죠? 올 한해는 즐거운 일만 가득하기를 바래요 :)

9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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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탄소
102에게
냉큼 줄 거면, 뒤지지도 않았지. (짐승 한 마리 어르고 달래는 것 같이 제게 내밀어진 네 손을 시답잖게 쳐다보면서 네 재킷 안에서 꺼낸 녹음기를 살펴보는데 지금 제 손에 있는 게 녹음기 맞냐며 이걸 지니고서 제게 솔직이라느니 뭐라느니 말을 지껄인 게 맞냐고 어이없는 웃음 터트리면서 그럼에도 눈은 소형의 녹음기를 찬찬히 훑어보며 비아냥대는) 계집'년 마냥 소리 지르겠다고 하면, 누가 가만히 둘 줄 알고요? 지르고 싶으면 질러요. 그전에 목 졸라질 거 생각하고. 무식해서 그렇게 밖에 못하니까. 솔직히, 판 키운 건 형사님이잖아. 녹음기 말까지 나왔는데 녹음본이고 자시고 곱게 내보내줄 리가 없는데. (제게 내밀어진 네 말간 손바닥에서 시선 올려 네 얼굴 쳐다보는데 아까보다는 조심스러워진 네 태도가 지금 제게 하는 말이 다가 아닌 다른 눈치가 있는 걸 눈치 꼽으며 제 손에 들린 녹음기 네 눈앞에서 흔드는) 지금, 머리 굴리는 소리 나는 거 아는지 모르겠네. 다른 생각하는 거 티 나요. 형사님. (제게서 시선 떼지 않는 너를 비웃으며 말을 끝으로 녹음기 들어 다시 보는데 네가 속으로 다른 생각하고 있는 게 이것일까 녹음기가 켜져 있다면 분명히 반짝여야 할 빨간불이 제 눈에 보이지 않는 걸 알아내고 너 힐끗 쳐다봤다가 저와 마주치는 네 시선이 흔들리는 걸 느끼고 짙은 미소 지어 이제 네 말 알아 들었다고 고개 끄덕이면서 아무것도 모른다는 표정으로 네 손바닥 위에 녹음기 얌전히 올려주는) 예쁜‘년. 말 지켜요.

/ 네, 잘 보냈어요. 태형이도 행복한 일 가득하길.

9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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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소105
글쓴이에게
(네 입에서 나오는 틀린 것 하나 없는 말들에 할말이 없어 입을 다물어보지만 지금 이 상황도, 네 손에 들려있는 녹음기를 빼앗긴 것도 억울해져 제가 어디까지 추락해야 네가 만족할까 아니, 너에게 만족이라는게 있기는 할까 싶어 이제는 너를 회유하는 것도 거의 포기할 지경에 지끈거리는 머리에 한쪽 눈을 감고 네 앞에서 흔들리는 녹음기를 바라보는) 얼마 전까지만 해도 말로 고상한 척은 다 하더니 이제와서 무식하다고 말하면 예전에 거짓말 했다는거, 인정하는 꼴 아닌가? 그래. 판을 키운건 나고, 거기에다 불을 붙인 건 너지. 이래서 내가 구속복 풀지 말라고 했던건데 망할 의사 나부랭이가 알지도 못하면서. (이제는 네 담당 의사까지 뻗친 원망에 이까지 바득바득 갈다가 제 손 위로 올라오는 녹음기에 놀란듯 두 눈을 크게 뜨다가 일단은 재빨리 자신의 코트 주머니로 쑤셔넣는, 얼마나 당황했는지 네가 저를 예쁜 년이라고 부른 것도 인지하지 못한채 네가 전원이 나가 있다는 걸 모를리 없기에 순순히 돌려줬다는 사실이 의아하지만 일단은 끝났다는 듯 널 밀치고 몇걸음 벗어나는) 이제 비켜. 녹음 파일은.. 없앨테니까. 나중에 찾아오는 돌팔이 의사한테 자백을 하던, 협박을 하던 알아서 해. (너와 얼마나 대치하고 있었는지 이제는 피딱지가 진 제 입술을 혀로 축이다 손을 들어 그것마저 거슬린다는 듯 떼어내는) 녹음본은 없애겠지만 사진은 그대로 넘길거야. 자백이 될지, 검거가 될지는 알아서 선택해.

9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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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탄소
105에게
태형아, 조금만 더 기다려줄 수 있을까요. 몸살인 줄 알아서 금방 다 나을 줄 알았더니 독감으로 나와서 회복이 잘 안되네요. 골골거리는 남준이라 미안해요. 얼른 회복해서 이을게요. 태형이도 독감 조심해요.

9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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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소106
글쓴이에게
어제 봤는데 답 못해서 미안해요. 나도 아팠어요 독감이 유행이기는 한가봐요. 난 다 나았으니까 남준이도 빨리 나아요, 아프지 말고. 기다리는건 언제까지 할 수 있으니까 천천히 와도 괜찮아요.

9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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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탄소
105에게
(제 담당 의사에게까지 뻗친 네 원망 서린 목소리를 소리 없이 웃으며 이런 구석은 예쁜데 딴구석들은 왜이러냐고 혀 차며 네 주머니 안으로 도로 들어가는 녹음기를 쳐다봐 너무 쉽게 내어줬나 마음 한편에 들면서도 가볍게 입맛 다시어 넘겨 저를 밀어내어 제게서 벗어나는 네게 순순히 밀려가 주는, 기회를 주는 것이련만 끝까지 사실을 말하지 않으며 녹음본 얘기하는 네가 참 알다가도 모르겠다고 제가 눈치 챘다는 걸 알터인데 그럼에도 이러는 건 사람을 바보 취급을 하는 것인지 아니면 밀고 나가려는 것인지 어쨌든 저는 네 말 듣는 착한 쪽으로 넘어가기로 하였으니 괜스레 뻐근해진 제 목덜미 주무르며 말할걸 말하라는 식으로 대꾸하는) 나중에 찾아오는 형사님 협박이나 할게요. 그편이 편하니까. 의사는 내 말에 쉽게 넘어올 정도의 할아버지라 나는 형사님만 노리면 되니. 형사님이 문제잖아요. 처음부터. (상처가 덧나게스리 겨우 굳은 딱지 뜯어내는 네 손을 힐끗 쳐다보는 것도 잠깐 요새 도통 머리를 안 굴렸더니 넘겨가는 게 많다고 사진이 있었지 네 말에 생각이 나 제 목덜미 주무르던 손 멈춰 제 아랫입술 씹어 물다 어깨 으쓱이면서 네가 사진을 넘기고 나면 저도 머리를 굴려야 겠다고 생각 하면서 제 눈썹께를 긁는) 영 선택지가 별로인데, 알았어요. 형사님은 이 간수나 잘하시고. 다음에도 쓸데없이 별스럽게 세우면 다 뽑아버릴테니까. 누가 밝은 낯짝으로 볼지 궁금하네. 그쵸.

/ 왜 아팠어요. 몹쓸 독감. 아프지 마요. 그래도 나아서 다행이에요. 저도 이제 다 나았어요. 아프지 말아요. 아픔 노노해... 요새 추워졌는데, 따뜻하게 입고 다녀요. 고마워요.

9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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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소111
글쓴이에게
그 사람 건들이면 정말 죽여버린다고 했어. (네가 자신의 이런 반응을 노리고 자신의 사람들을 건들이겠다 말하는 것이라는 것을 알면서도 그것만큼을 참을 수 없다는 듯 이를 드러내며 으르렁거리다가 아직은 네 손이 자신의 목을 틀어 쥘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퍼뜩 들어서 급하게 네 손 밖으로 벗어나 아직도 욱신거리는 목을 매만져. 처음부터 자신이 문제라는 네 말에 약간 억울하기도 하고 어이가 없어서 저도 모르게 헛웃음을 짓다가 순간 표정을 싹 굳히고 아득 소리를 내며 이를 가는) 이를 뽑아버릴지, 물어뜯길지는 니가 아니라 내가. 그리고, 법이 정하는 거야. 누가 누구보고 문제라는 거야, 지금. 거의 다 왔어. 아무것도 모르던 상황에서 이렇게 용의자인 널 잡아들이고, 목격자까지 발견했어. 그리고 이제는 네 사진까지 찍었지. 이정도면 범인이 너라는 것 정도는 확실하게 증명할 수 있어. (지금까지의 상황을 정리하듯 하나하나 짚어가머 너에게 등을 보여 방 입구까지 걸어가 너 보란듯 천천히 손을 올려 경비를 호출해, 일도 그렇게 많지 않으면서 뭐 그리 늦는지 한참이 지나서야 열쇠를 덜그럭거리며 다가오는 경비를 한번 쏘아봐주고 문이 닫히는 그 좁은 틈새로 두 손목을 모아 수갑차는 시늉을 해보이는) 손모가지 관리 잘 해.

/요즘 날씨 너무 춥죠. 밖에 나가기 너무 싫어서...

9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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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탄소
111에게
누가 거의 다 왔는지. 한 명만 다 왔다고 가 있으면 쓰겠어요? 모르죠. 증명하기 전에 내가 벗어날지. (제게 친히 하나하나 짚어 말해주면서 입구로 걸어가는 너를 눈으로 따라가며 이내 경비를 호출하는 네 행동에 하긴 이 정도 하면 됐지 싶어 입 다물어 괜히 코 찡긋이면서 삐딱한 자세로 서서 너만을 제 눈에 담으며 기다려주는데 한참 후에야 열쇠 덜그럭거리는 소리와 함께 경비가 들어서니 이제 가려고 하는 너에 손이라도 흔들어줄까 생각하던 차에 그 문이 닫히는 좁은 틈새로 제 눈에 잡힌 네 행동에 반응은 커녕 네가 그렇게 나올 줄은 몰랐어서 눈 껌뻑거리다가 덜컥하고 문이 닫히는 소리를 내자마자 그제야 제시간이 움직이는 것처럼 웃음 터트리며 제 앞머리 쓸어올리는) 와, 미쳤네. 미쳤어. 돌았지, 저거. (다분히 다음에 제 목 물어뜯겠다는 뜻이 들어간 네 말과 수갑 차는 시늉을 하던 네 손목이 이러다 진작에 부러뜨릴 걸 후회하는 날이 오려나 생각하며 네 사람 건든다는 말할 때마다 이를 드러내는 걸 보면 제 목 못 뜯어낼 것 같진 않다만 쉽게 뜯길 마음은 없으니 흥미로운 표정 지으며 앞으로를 어떻게 할지 생각하는 게 우선이라 머릿속 정리하듯 바닥에 시선 고정한 채 병실 걸어 다니는데 구석에 네가 채 챙겨가지 않은 총이 제 눈에 띄어 이건 또 뭔지 한쪽 눈썹 올리며 제 바싹 마른 입술 혀로 축이며 그쪽으로 걸어가는데 저를 확인하러 다시금 들어오려는 경비의 발걸음 소리가 들려 별생각하기 전에 발로 총을 밀어 제 침대 밑으로 들어가게 만들고는 다행히 그렇게 깊숙이는 들어가지 않고 자세히 보지 않으면 보이지 않을 정도로 들어간 걸 확인 후에야 때마침 문이 열려 저를 부르는 경비에 그쪽으로 몸 돌려 사람 좋은 미소 지어내 맞이하는)

/ 추워요. 내일부터 풀린다는데 전혀, 안 그래 보여요. 추우니까, 그래도 돼요. 따뜻한 게 최고.

9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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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소2
와 이거 진짜 대박각
10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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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소3
상황은 참 좋은데 관음해야겠다. 끙...
10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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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소4
정호석, 형사. 조금 생각을 해보다가, 아무래도 너를 집어넣기 위해서는 험하게 다루다기보다는 어린아이에게 달콤한 것을 주며 유혹하는 것처럼 다루는 편이 낫다고 판단이 되어서요... 뭐, 분위기가 분위기이다 보니까 좋은 말로 오가지는 않았어도 이야기를 많이 나누는 편이고, 네 화려한 언변에 조금씩 말려들어가는 내 스스로를 보고 싶기도 하고. 되려 나를 달콤한 초콜릿으로 유혹하듯 구슬려서 명단에 적힌 제 이름을 배제 시키려는 그쪽도 좋아요. 저 대화 그대로 이어가기도 편하고. 네 의견도 듣고 싶어요. 아, 지문 말인데요... 조금 길 텐데, 혹시 긴 거 부담스러워하는 편이에요?
10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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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탄소
나는 좋은 것 같아요. 그렇게 잘 이끌어갈지 모르겠지만... 지문 긴 거 괜찮아요. 대신, 손이 느려서 텀이 길어지는게 미안해요.
10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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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소11
지문 긴 게 거의 컴티로 지문으로만 다섯 줄 잡아먹는 경우가 있어서... ㅋㅋㅋㅋㅋㅋㅋㅋ 아니면 대화체로 가다가 지문으로 가도 저는 괜찮아요. 쓰니 편한 대로 말해줘요.
10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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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탄소
어어억... 괜찮아요. (동공지진) 제가 사실 대화체를 잘 못해서 지문이 저는 좋아요.
10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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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소13
좋네요, 그럼! 은 제가 지금 눈꺼풀에 빌딩을 포함한 여러 건물을 올려놓은 기분이라... 아침에 일어나서 선톡해도 괜찮나요ㅠㅠ 지문으로 올게요.
10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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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탄소
13에게
괜찮아요. 푹 자고 와요!

10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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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소68
글쓴이에게
밥 먹기 전에 이었던 거라 개연성이 하나도 없... 미안해요... 내일 모의고사 끝내고 나면 얼른 이을게요ㅠㅠ

10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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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탄소
68에게
앗 저도 그런지라 괜찮아요 모의고사 잘 치고 와요!

10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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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소75
글쓴이에게
남준아, 진짜 미안해요. 주말에 이을 수 있을 것 같아요... 토요일에 꼭 올게요. (미안함에 사망함.)

10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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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탄소
75에게
괜찮아요. 토요일에 꼭 와요. (´ ▽`)

10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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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소82
글쓴이에게
남준아, 미안해요. 지금 쓰차가 25일까지 걸려 있어서 뭣도 못 하고 있었어요.
진짜, 정말로 미안해요.

라고 친구가 전해달래요

10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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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탄소
82에게
괜찮아요. 미안해 하지 마요.
기다릴 테니까, 쓰차 풀리고 편할 때 와요.

라고 전해 주실 수 있어요? 그리고, 고마워요.

10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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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소84
글쓴이에게
아닙니다. 부탁인데 들어줘야죠. 일주일 전에 부탁한 건데 저도 쓰차 먹어서 이제 전달하네요. 얘가 엄청 불안해하다가 결국에는 취향 밝히고 저한테 부탁한 일이라서 안 들어줄 수도 없었고요. 타롯도 전액 회수라서... 딱하기도 하고. 아무튼 다시 만난 만큼 길고 오래들 가셨으면 좋겠네요.

10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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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탄소
84에게
괜찮아요. 전달해 주신 것만으로도 얼마나 고마운데요. 저는 크리스마스 선물 기다리는 것 마냥 기다릴 테니까, 불안해 하지 말아달라고도 전해주세요. 네. 정말 고마워요.

9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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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소93
글쓴이에게
남준아, 메리 크리스마스. 방금 쓰차 풀렸어요. 제일 먼저 알려주고 싶어서 풀리자마자 바로 왔어요. 미안하고, 고마워요. 저 말 듣고 얼마나 안심되었는지 몰라요. 늦은 새벽이니까 일단 조금만 자고 일어나서, 그때 다시 올게요. 달게 자고 있기를. 예쁜 꿈꿔요.

9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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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탄소
93에게
메리 크리스마스. 잘 잤어요? 풀리자마자 와줘서 고마워요. 크리스마스라고 하루 종일 밖에 있다가 지금 들어왔어요. 그래서, 많이 늦었는데 예쁜 꿈 꾸고 만나요. 기다릴게요. 와줘서 고마워요.

9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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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소95
글쓴이에게
덕분에 예쁜 꿈꾸고 왔어요. 기다려줘서 고마워요.

9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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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탄소
95에게
호석아, 조금만 기다려줘. 몸살까지 괜찮았는데 허리가 박살 나서 죽을 것 같아요... 조금만 기다려줘요. 얼른 회복해서 이을게.

9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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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소104
글쓴이에게
아프지 마요, 남준아. 기다리고 있을 테니까, 완전히 괜찮아지고 나면 와요. 허리 조심하고, 나중에 봐요.

9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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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탄소
104에게
이제 다 나았어요. 허리 들고 모니터 앞에 앉을 수 있어요. 고마워요. 감기 조심해요.

9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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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소107
글쓴이에게
그래도 조심하고, 천천히 와요. 이쪽은 눈 엄청 많이 내리는데 길 다닐 때 바닥도 조심하고. 남준이도 감기 조심해요.

9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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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탄소
107에게
보고 싶어서 빨리 와버렸는데... 이쪽은 바람이 많이 불어요. 눈 조심해요. 넘어지면 안 돼요. 절대로. 당연하죠.

9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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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소108
글쓴이에게
ㅋㅋㅋㅋ 나도 보고 싶었어요. 다는 아니라지만 조금이라도 호전되어서 다행이에요. 또 아프면 맴매 타작할 거야...

9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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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탄소
108에게
제 하트 받아요. 고마워요. ... 물 거예요. 맴매는 넣어둬요. 올해 앓을 거 다 앓았으니까, 아플 일 없을 거예요. 이제 아프지 않을게요. 약속!

9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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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소110
글쓴이에게
약속. 그래도 밝은 모습으로 돌아와 줘서 고마워요. 이어 놨으니까 시간 날 때, 그리고 몸 상태 괜찮을 때 천천히 이어줘요.

9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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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탄소
110에게
일을 부숴버리고 싶어요. 저도 고마워요. 요즘 추우니까, 조심해요. 감기 안돼.

9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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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소114
글쓴이에게
곧 벚꽃 필 시기네요. 생각나서 들렀어요. 지나가는 꽃샘추위, 아프지만 않았으면.

9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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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소20
(여느 때처럼 병원 내부로 들어가 이제는 신분조차 확인을 하지 않고 자연스럽게 들여보내주는 관계자들에 꾸벅 목례를 해 보이고는 길고 긴 복도의 끝을 무미건조하게 바라보며 들어갈수록 차가워지는 공기에 어깨를 잘게 떨고는 철통 보안 속 네가 수감되다시피 들어가 있을 말로만 병실 타이틀을 걸고 있는 공간으로 들어가는) 김남준 씨, 오늘도 생각에 변함은 없나 봐요. 이런 추운 곳에서 있는 것보다는 낫지 않나, 그곳이. 얼마 전에는 스스로 제게 털어놓지 않았습니까, 김남준 씨가 그런 것이 맞다고. (문을 닫고 문 옆의 벽에 기대어 팔짱을 끼고는 평소와 다름없이 여유로운 한편으로는 깊은 생각에 알 수 없는 표정을 짓는 네 얼굴을 천천히 살펴보며 오늘은 도대체 어떤 말로 너를 구슬려야 할지 시선을 굴려 몇 주가 지나도 여전히 어둡고 무거운 공기로 가득한 공간을 둘러보는)

/ 늦어서 미안해요... 아침부터 지각해서 정신이 너무 없었어요ㅠㅠㅠ

10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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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탄소
(따분하게 창밖만 쳐다보며 시간을 보내던 중 제 병실 문을 열고 들어오는 네게로 시선 돌려 널 바라보는데 여느 때와 다름없이 말은 그렇게 하면서도 머릿속으로는 절 어떻게 구슬릴지 네가 머리 굴리는 게 제 눈에 딱 보여 슬쩍 입꼬리 올려 웃어 보인 후에 마른 가지밖에 보이지 않는 창밖으로 시선 돌리는) 글쎄요. 계속 지내다 보니까, 익숙해져서 나름 괜찮은데. 형사님도 계속 오니까, 여기서 보는 게 익숙해지지 않았어요? 나름, 이 공간과 저도 잘 어울리고. 아니에요? (문 옆의 벽에 기댄 네게 시선을 옮겨 장난스레 말을 하며 딱히 답을 바란 질문이 아닌지라 바로 다시 창밖으로 시선 돌리는, 네 말대로 얼마 전 네게 자백을 했지만 제 변덕으로 바뀐 마음을 돌리러 오는 네가 언제쯤 포기할까 얄궂게 웃는)

/ 괜찮아요. 편할 때 와요!

10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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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소32
(도저히 말할 기미가 보이지 않는 네 태도에 이마를 짚으며 한숨을 내쉬다 천천히 네 앞으로 다가가 네가 앉아있는 침대의 앞에 서서 네가 의미 없이 바라보고 있을 창밖의 풍경을 바라보며 입을 여는) 잘 어울리고말고의 문제가 아니라는 건 김남준 씨가 더 잘 알지 않습니까. 심신 미약이라는 병명도 다 거짓이란 거 알고 있습니다. (직업 자체가 잠을 달래고 달래 뒤집어쓰며 잔다고 하더라도 마음 편히 좋은 기억만을 끄집어내어 꿀 수 있는 것도 아닌 일이고, 더군다나 최근에 네가 이곳에 들어온 후로도 골치 아픈 일이 자꾸만 일어나 오래간만에 푹 쉬겠다며 발 뻗고 잔 잠자리마저 설친 까닭에 평소보다 더 신경질적인 손짓으로 점잖게 가라앉은 머리카락을 쓸어넘기고서 네게 입을 여는) 오늘은 대답 좀 듣고 싶어서 평소보다 일찍 찾아왔습니다. 도대체 무슨 수작입니까, 김남준 씨는. (구속구 치고는 꽤나 허투르게 네 팔을 옥죄이고 있는 것을 바라보며 눈썹을 꿈틀거리는데 네가 대답 없이 웃고만 있자 꾹꾹 눌러 가라앉히던 화가 화산 마냥 솟구쳐 오르자 제 스스로의 행동을 통제할 틈도 없이 네 코앞으로 다가가 네 시선과 똑바로 마주하는) 대답해, 무슨 생각이냐고. 여기에 오는 것만 도대체 며칠 째인 줄 알기나 해?

/ 야자 끝... 지금부터는 미친 듯이 달릴 거예요 ㅠㅠㅠ...

10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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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탄소
(그저, 네 성질을 돋우는 것만으로도 즐거워서 저로 인해 네가 눈썹 하나 꿈틀거리는 것에서부터 네 손가락 하나하나까지 눈으로 따라가며 널 지켜보는 게, 내가 지금 너의 모든 것을 눈으로 좇으려는 것과 마찬가지로 너도 내 모든 것을 쫓아 나로 인해 네 표정에서부터 행동까지 움직 인다는 게 이 얼마나 즐거운 일인가 에서 시작 된 수작질이라고. 그땐 자백을 뱉어냈다만 생각해 보니 이때까지 살인극 좀 거하게 벌여 널 가지고 놀다, 이제 너와 직접적으로 마주하게 되었는데 쉽게 감옥살이하는 건 억울하다는 감이 생겨 그래서 변덕 좀 부려봤다 말한다면 분명히 제 말을 이해하지 않고 화를 낼 네 모습이 눈앞에 그려져 빙글 웃는데 시시하게 마른 가지들을 보고 있던 제 눈앞에 네가 나타나자 절 똑바로 마주하는 너와 눈 맞추며 코앞까지 다가온 네게 표정 굳힌 채 더 다가가 낮은 목소리로 입을 떼는) 며칠째인 줄 알면. 더 오고 싶어서 묻는 건가, 형사님? 내가 무슨 생각인지, 지금 말하면 이해는 할까. 심신 미약이 거짓인지는 어떻게 알아, 여기 선생님이 적어다가 내면 끝나는 건데. 알잖아요, 이 바닥. 모르지 않을 텐데? 그런데, 얌전히 있어도 모자랄망정 다른 날과 다르게 날이 많이 서 있네요. 형사님. (나름 대답해 주었는데도 풀리지 않는 네 표정에 고개 뒤로 물리며 화 풀라는 듯이 장난스럽게 휘파람을 불곤 보조개가 들어가게 웃어 보이는)

/ 어서와요! 그러다, 내일 또 지각해요.

10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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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소36
잘 알지, 이 바닥. 이 거지 같은 바닥에서 씨'발, 내가 살아남으려고 얼마나 발악하면서 살았는데. (네 미소에 힘이 빠진 듯 질린 기색이 역력한 표정으로 너를 바라보다가 한발짝 뒤로 물러나 한숨을 내쉬고는 충동적으로 챙겨 왔던 주머니 깊이 찔러넣은 녹음기의 전원을 몰래 켜고서 네 앞에 앉아 아무리 팔이 구속되어 있다고 하더라도 몇 명을 처참하게 죽인 살인범인데도 아무렇지도 않다는 듯 똑바로 네 시선과 마주한 채 한껏 누그러진 목소리로 네게 말하는) ...뭐, 이쯤 되면 내 의도도 다 파악했을 거라고 생각해요. 대충 사탕으로 유혹해서 주사 놓을 생각이었는데, 생각보다 더 영악한 사람이네. 나 지금 아무것도 없어요. 총도 없고, 그 기본적인 수갑도 없고. 그러니까 그냥 사적인 상황에서 하는 질문이라 생각하고 대답 좀 해 줘요. (형사로 생활하며 입에 버릇처럼 달고 다닌 다나까 형식의 말투를 떼어놓고 부드러운 말투로 말을 하자니 저 스스로가 생각하기에도 구역질이 목구멍을 비집고 올라와 주먹을 꽉 쥐고 팔을 타고 기어오르는 소름을 애써 가라앉히며 항상 네게 물어보려다 교묘하게 빠져나가던 네 언변 탓에 하지 못했던 질문들을 하나둘씩 꺼내기 시작하는) 제일 궁금했어요, 이게. 왜 죽인 거예요, 그 사람들? 딱히 무슨 접점이 있던 것도 아니고, 있다고 하더라도 거의 묻지 마 살인 수준인데. 동기가 있던 것도 아니고, 그쪽이 나한테 한 말만 들어서는 이해되지 않는 것들뿐이에요. 그건 스스로도 잘 알 텐데. 아, 그 전에 동기는 그렇다 치... 고... (말끔하게 생긴 네 외모와는 모순되게 사람이 한 짓이라고 하기에는 처참하고 잔혹했던 살인 방법을 떠올리며 점점 너를 추궁하는 듯한 말투가 자연스럽게 튀어나오자 흥분하려는 제 마음을 애써 달래어 가라앉히며 질문을 바꾸려는데 아까보다 구속구에 묶인 네 팔이 좀 더 풀어진 것 같아 눈을 가늘게 뜨고 바라보다가 구속구를 옥죄여내던 잠금장치들이 풀려있는 것을 발견하고 순식간에 몸이 굳어 덜덜 떨리는 손으로 총을 향해 손을 뻗는데 텅 비어 있는 허리 부근에 마른침을 삼키며 네 쪽으로 다시 시선을 돌리는)

/ 내일 일찍 끝나서 괜찮아요. 3교시만 하거든요.

10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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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탄소
(제 앞에 앉아 아까와는 다르게 마음을 다시 잡았는지 누그러진 목소리로 형식적인 말투가 아닌 절 구슬리듯 말을 시작하자 장난기 있는 표정을 지우고 너를 똑바로 바라봐 주며 제게 아무것도 없다고 말하는 네게 반응을 보이지 않으면서도 눈동자만은 굴려 네 손, 재킷 안의 주머니 등 찬찬히 훑어보곤 아직 제 눈에 발견되는 게 보이지 않자 경계심이 풀린 것은 아니나 예의상 네 말을 믿는 척하며 동의하듯 고개 몇 번 끄덕여주는) 아, 그러네요. 오늘은 아무것도 안 들고 온 게, 정말 저랑 사적인, 그러니까 편안한 상황으로 얘기하고 싶은 게 맞나 봅니다. 형사님. 사람 죽이는 데, 뭘 따져가며 죽인 사람도 있나? 묻지 마 살인이라 그정도로 생각해도 돼요. 형사님. 나는 그렇게, 깊게 생각하면서 행동하지는 않아서... (네 질문에 그다지 깊게 생각하지 않으며 거의 네 질문따라 생각 흘러가듯 사근사근히 말을 하는데 네가 말을 멈추자 저도 따라 입 다물며 행동 멈추는, 사실 전부터 구속구를 풀어낼 생각이 있었는데 묶으나 마나 식으로 묶여 있던 터라 몇 번 몸을 벽에 치댄다거나 날카로운 모서리에 긁는다는 등 시도했던 것들이 때마침 네가 온 지금, 그때의 시도들로 구속구의 잠금장치가 많이 낡아 있어 나름 시선은 네게 고정시킨 채 네 말을 다 듣고 있다 나는 네게 집중을 하고 있다는 것을 보였는데 네 시선이 제 팔로 가 있는 것을 보고 눈치는 빠르다 생각하며 슬쩍 움직이던 몸이나 손을 멈추고 구부린 허리 바르게 피고 널 부르는) 뭐 해요, 형사님. 말 끝까지 안 하시고? 지금 착하게 대답해 주려고 잘 듣고 있는데, 말을 멈추는 게 어딨어요? 아니면, 대답을 너무 잘해주니까 생각이 정리 안되서 그러는 건가? 정리할 시간 줄까요. (주절주절 말을 이어하며 제가 구속구를 풀고 있다는 걸 네가 눈치챘다면 당장 총이라도 꺼내 들것 같았는데 다시금 저를 보는 너에 한쪽 눈썹 올리며 의아한 표정을 짓다가 허리부근으로 가있는 네 손을 고개짓으로 가리키며 슬쩍 너를 떠보듯 예의 사람 좋은 미소를 지어 보이는) 아니면, 뭐라도 보셨나. 형사님?

/ 많이 늦어서 미안해요ㅠㅠ

10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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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소40
...아니, 아뇨. 아무것도. (네가 고갯짓으로 가리킨 제 손에 어깨를 잠깐 움칫거리다 다시 표정을 애써 풀어내리며 반쯤 풀린 네 구속구에 자꾸만 시선이 가려는 것을 막아내고는 최대한 자연스럽게 끊긴 대화를 이어가려는데 이미 머릿속이 포화 상태가 되어 좀처럼 복구가 되지 않아 입 안쪽의 연한 살을 이로 짓씹으며 계속해서 머리를 굴리다가 문득 제 가슴께에 닿는 묵직한 느낌에 자켓 안주머니에 무엇을 넣어두었던가, 재빠르게 뇌를 굴리는데 얼마 전 인원이 부족하다며 강도범을 잡으러 가는 다른 팀에 보충 인원으로 잠깐 들어갔을 때에 썼던 탄환이 딱 한 발 남은 총이라는 것을 알아차리고 겨우 날아가는 정신을 부여잡으며 다시 너와 시선을 마주하는) 어디까지 얘기했었죠? 아, 기억났어요. 동기는 그렇다 치고, 왜 나한테 자백한 겁니까? 알다시피 이곳은 명령으로 오는 거예요, 당신을 감옥에 넣기 위해서. 만약 그때 내가 녹음기라거나, 도청 장치라도 가지고 왔다면 어쩌려고 그랬어요? 아니면 바로 총 꺼내들고 당신 쏘기라도 했으면 어쩌려고 그랬어, 지금처럼. (자연스럽게 입을 열어 이어가던 말을 하면 할수록 고조 되어가는 흥분을 가라앉힐 생각도 못하고 그저 녹음기에 네가 한 말이 고스란히 담기게 될 거라는 생각에 네가 방심을 '했을 거라는' 착각에 제 스스로의 흥분을 통제하지 못하고 자켓 안주머니에서 총을 꺼내들어 곧바로 장전한 후 자리에서 일어나 네 이마에 총구를 들이미는) 수고했어요, 물론 나 자신도. 머리는 더럽게 똑똑해서 구슬리는 것도 힘들어서 뒤'지는 줄 알았네.

/ 저도 자다 와서 이제 이어요. ㅠㅠ 늦어서 미안해요.

10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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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탄소
저도 힘들어 뒤'지는 줄 알았어요. 우리 서로 수고했네요, 형사님. 그래도 나름 정신 잡는 것 같았는데. (네 마지막 말이 끝나는 걸 기다렸다는 듯이 운을 띄우며 완전히 풀린 구속구에 제 이마에 총구가 닿자마자 반사적으로 튀어 오르듯 일어나 총을 쥐고 있는 네 손으로 팔을 뻗어 네 손목을 잡아 옆으로 치워버리는 동시에 제 힘에 네가 비틀거리는 걸 놓치지 않고 가차없이 반대 손으로 네 가는 목 움켜쥐어 그대로 바닥으로 밀어 뜨리며 큰소리와 함께 너와 아래로 떨어지는) 솔직히, 거의 믿을려고 하는 중이였는데 왜 이래요. 우리는 꽤, 많은 말을 나눴기에 이젠 믿어도 되지 않을까 생각한 게 아쉽네. 형사님, 형사님은 언제 그렇게 쉽게 흥분하는 성격 고칠래요? 매번, 이런 식이잖아. 나 감옥에 넣을려고 명령 받아서 온다면서요. 이렇게 과격하게 나오는 것도 명령한건가? (웃음이 튀어나오는 걸 감추지 않고 네 위에 올라타 앉으며 아슬아슬하게 말을 이어가던 네가 흥분을 감추지 못하고 총을 꺼내기만을 기다렸다는 듯 말하며 굳은 얼굴로 널 내려다보는데 아직까지도 흥분이 가라앉지 않았는 걸 제게 여실 없이 보여주듯 총을 쥔 네 손이 떨리는 게 잡고 있는 제 손에도 느껴져 네 목을 쥐고 있는 손에 힘을 가하며 너를 비웃듯이 입술 비틀어 웃는) 손목 부러뜨리기 전에 가만히 좀 있어봐요. 아니면, 총을 놓던가. 먼저 불 지핀 게 누군데, 이러기야?
10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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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소41
윽, 씨'발... 컥! 놔, 이... (힘줄이 도드라지는 네 팔목을 쥐어 잡고 떼어내려고 애는 쓰는데 도저히 네가 물러날 기미가 보이지 않자 총을 들어 금방이라도 네 몸 어딘가를 쏠 기세로 방아쇠를 당기려는데 순간 경련이 일어나는 손끝에 결국 총까지 놓쳐버려 손끝에서 밀려난 총을 핏발이 선 눈으로 좇아가다가 가득 옥죄이고 있던 것은 맞았는지 희미하게나마 모양대로 주름이 진 소매가 가리고 있을 네 팔을 강하게 내리쳐 순간 약해진 네 팔의 힘에 네 아래서 벗어나 겨우 벽에 등을 기대고 턱, 막혀있던 숨을 거칠게 내뱉다가 점점 가라앉는 숨에 시선을 돌려 여유롭게 웃으며 저를 바라보는 네 얼굴에 표정을 일그러트리고서 네게 묻는) 언제, 언제부터야... 아니, 이런 질문 자체가 무의미한가? 처음부터 가지고 놀 생각이었겠지. 민 선배 말에 틀린 거 하나 없었네. 내가 너무 안이하게 생각했어. 이런 싸이코를 상대로 씨'발, 내가 미친'놈이지... (벌겋게 부어올라 있을 뜨거운 제 목을 매만지며 잔뜩 경계심이 서린 시선으로 너를 올려보다가 제 손에 다시 잡힌 총을 들고 자리에서 일어나 네 뒤에 자리 잡고 있는 문을 쳐다보며 빠져나가는 것 또한 쉬운 일, 아니 어쩌면 불가능한 일이라고 여기며 이제야 천천히 가라앉는 흥분에 도대체 제가 왜 그랬는지조차 감이 잡히지 않아 속으로는 천만 번도 더 제 자신을 질책하며 경련이 멎은 손끝을 방아쇠에 올려 느릿하게 총을 들어 올리고 네게 다시 한 번 총구를 들이대는) 사실 확신이 드는 것도 아냐. 여기서 내가 너를 죽일 수 있을지, 아니면 내 손목이 부러지고 네 손에 또 한 번의 죽음을 그대로 안겨주게 될지. 근데 사람 호기심이라는 거, 쉽게 무시해서는 안 되는 거거든. 이런 상황에서마저 튀어나오는 걸 보면, 나도 참 병'신에 머저리야. (너를 감옥에 집어넣기 위함으로 이곳에 자주 들리던 저를 배려해 네가 앉아있던 침대 옆에 놓아둔 의자가 눈에 띄자 총을 들지 않은 손으로 의자를 집어 들어 네게 내던지고는 그것을 맞았든, 맞지 않았든 침대에 발을 디디고 뛰어넘어 네 뒤에 있을 문을 향해 달려가는)
10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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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탄소
씨'발이 뒤지려고 환장했지. (네가 들고 있는 총에 시선을 두고 있다가 뒤늦게 제게 의자를 내던지는 걸 알아차리고 아슬하게 머리를 스쳐 맞아 그럼에도 욱신거리는 고통에 상체를 숙이며 낮게 욕을 내뱉어 맞은 부위에 손을 가져다 대는데 크게 찢어졌는지 묻어 나오는 피에 미간 구긴채로 고개 드는 그 사이 네가 제 뒤쪽을 향해 달려오자 아마도 제 뒤쪽의 문으로 빠져나갈 생각이라는 걸 눈치채고 네가 여길 빠져나갈려는 행동에 이미 제겐 여유로움 따윈 없어져 아직 제대로 맞춰지지 않는 시야로 네가 손잡이를 잡을려는 찰나, 손을 뻗어 네 머리'채 잡아 쥐는) 존'나, 호기심이 호랑이 굴에 제 발로 걸어들어오는 거일 줄은 몰랐네요. 형사님. 빠져나갈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어요? 사람을 우습게 여기는 것도 정도가 있지. (네 머리'채 잡아쥔 상태로 바닥으로 다시 쓰러뜨려 그 위에 올라타 여유로움이 넘쳐흐르는 미소는 무슨 거의 실성한 사람 마냥 소리 없이 입꼬리만 올려 웃으며 힘 실어 주먹으로 네 얼굴 여러 번 내리치는, 돌아가는 네 얼굴에도 네가 빠져나갈려는 생각을 했다는 자체에 열받은 머리가 가라앉을 생각을 안 해 더욱 주먹을 휘두르지만 아까 의자에 머리를 맞은 탓인지 지끈거리는 고통으로 제대로 눈에 네가 잡히지 않아 몇 번 빗겨치는 게 성질을 더 긁어내 몇번 더 내리친 후에야 주먹질을 멈추고 시야를 방해하는 피를 반대 손으로 닦아내며 이제야 보이는 네 엉망이 된 얼굴에 조금은 진정된 숨을 몰아쉬면서 네 볼을 손으로 툭툭 치며 경고하듯 말하는) 가만히 있었으면 손목 하나만 부러졌잖아요. 씨'발, 욕 나오게 왜 이래. 형사님. 주먹질하는 거에 취미 없거든요? 손맛만 배려서, 기분 더럽단 말이야. 이제 알았어요? 갖고 노는 거 알면, 말 좀 들어요. 되지도 않는 짓을 왜 해. 서로 피곤하게.
10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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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소43
컥, 아... 미친 새끼, 흐... (혼자서 웃었다가, 정색을 탔다가, 수없이 얼굴에 제 감정을 드러내며 저를 내리치는 와중에도 지금까지 너를 만나 대화를 나누면서 슬쩍 웃는 표정만 보았지, 이렇게 직접적으로 제 감정을 표현라는 것은 또 처음이라 미친 사람처럼 주먹을 휘두르면서 표정을 바꿔가는 네 모습에 구역질이나 버둥거리다가 네가 내리치던 주먹질을 멈추고 피멍이 지고도 남을 제 볼을 툭툭 치는 손길에 피가 터진 입술과 입안의 피를 끌어모아 네 얼굴에 내뱉으며 비소를 흘리는) 피곤은 씨'발, 내가 여기에 있는 것 자체가 피곤이야. 나를 이곳에 잡아둬서 뭐 할 건데, 어? 어차피 내가 나가지 않으면 다른 동료들이 들이닥칠 거고, 만에 하나 네가 나를 죽인다면 너는 바로 감옥행이야. 네가 그렇데 들어가기 싫어서 이렇게 발악인 그곳에! (전보다 늦어지는 복귀에 수십 통의 전화를 거는 동료들의 탓으로 쉴 틈 없이 진동을 울리는 저 멀리에 떨어진 핸드폰을 힐끔거리다 실핏줄이라도 터진 건지 눈을 굴릴 때마다 아려오는 눈에 눈가를 찡긋거리며 손바닥으로 눈을 덮어 고통에 찬 신음을 흘리다가 힘이 쭉 빠진 손을 들어 네 몸을 밀어내는) 나와, 개'새끼야. 더 이상 들을 말도 없어, 알아? 씨'발, 그냥 끌어낼 거야. 심신 미약이고, 이고 간에 처넣을 거라고! 네가 무슨 저의로 일개 형사인 나한테 이 인지는 알 수 없지만, 아니. 알고 싶지도 않지만, 그딴 거 알 바 아니야. 나와, 김남준. (윗선의 허락 없이는 멋대로 너를 넣을 수도 없는 것을 알지만 이렇게까지 제게 있어 상황이 좋지 않게 몰려버렸다는 사실에 화가 치밀어올라 금방 굳은 입술의 연한 살이 다시 터지도록 악에 받친 소리를 지르며 네 아래에서 빠져나오기 위해 발버둥을 치기 시작하는)
10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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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탄소
(원체, 제가 저지른 살인들 중에 계획을 하고 저지른 살인이 있는가 하면 제 쪽에서 벗어나려는 꼴을 보면 핀트가 나가버리는 탓에 저지른 우발적인 살인도 있었기에 숨을 고르게 내쉬며 조금씩 돌아오는 정신으로 네가 힘이 전혀 들어가 있지 않은 손으로 저를 밀어내며 비키라고 악 소리 지르자 더 이상 건드렸다가는 어디 몸에 구멍 하나 생기겠다는 생각을 하고 손을 들어 제 얼굴에 뱉어낸 피를 닦아내며 네 위에서 비켜주는) 후, 씨'발. 미안해, 형사님. 형사님 말대로 미친 새끼라 도망가는 꼴을 못 봐서 그래요. 나도 오랜만에 움직인 거라 자제를 못한 것도 있지만, 형사님이 잘못 한 거지. (이제야 의자에 맞아 찢어진 부위가 극심하게 고통을 호소하자 미간을 구기며 그 부위를 손으로 꾹꾹 누르며 묻어 나오는 피를 제 옷에 아무렇게나 닦아내며 발을 움직여 얼마 떨어진 곳에 아까부터 계속해서 진동을 울리는 네 휴대폰을 허리 숙여 주워든 다음 네게 다시 비척비척 걸어가 핸드폰을 툭 던진 후에 널 보니 네 얼굴이 말이 아니라 혀 한번 차고 제 침대로 걸어가앉아 자꾸만 욱신거리는 부위에 눈 찡그리며 앞머리 쓸어올리는) 오늘, 다른 날보다 너무 격했다고 돌아가서 막무가내로 나 처넣겠다고 하지 말고. 살살해요, 우리? 정도 없이 팬 건 미안한데 이번 일로 다음에는 서로 안 이러면 된다는 걸 깨닫는 나름은 소득 있는 하루였으니까. 좋게 좋게 생각 하는걸로. 으, 씨'발. 형사님만 얻어터진 게 아니고 나는 머리가 찢어졌잖아요. 이거 치료 하려면 또 욕 먹겠네. 알겠죠. 나는 형사님 오래 보고 싶어요. 그래서, 형사님이랑 이 지'랄 떠는 거고. (머리에서 떠오르는 대로 거의 생각의 흐름대로 말을 내뱉으면서 고개돌려 널 쳐다보는)

/늦어서 미안해요 어제는 거하게 취하는 바람에... 8ㅁ8!

10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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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소48
...정신 나간 새끼. 나는 너를 감옥에 넣기 위해 오는 거지, 너랑 놀기 위해서 오는 게 아니야. (수십 통의 문자가 온 핸드폰을 쳐다보다가 이제야 병원에서 나왔다는 답장을 보내고서 이마가 찢어져 굳은 핏물 위로 또다시 흘러내리는 피를 힐긋거리며 짜증이 난다는 듯 머리카락을 쓸어넘기고는 한쪽 볼만 부어올라 있을 제 뺨도 만만치 않은 통증이 올라와 작게 앓는 소리를 내뱉다가 밖으로 나가기 위해 문 쪽으로 걸어가는) 이렇게 보면 네가 어린 왕자인 것 같기도 하고, 아니면 내 눈이 병'신이라든지. 네가 살인을 저지르는 게 외로움에서 시작되는 건지, 아니면 천성이 싸이코라서 그러는 건지. 나는 알고 싶지도 않고, 이해하고 싶지도 않아. 내가 너를 맡을 수 있는 기간은 앞으로 한 달밖에 안 남았어. (그 말을 마지막으로 밖으로 나와 어두웠던 안과는 달리 그나마 희미하게 빛이 새어 들어오는 복도를 거닐며 잔뜩 찢어져 말할 때마다 아려오는 입술을 혀를 내어 훑어내리다가 로비로 향하자 제 얼굴을 보며 화들짝 놀란 직원들이 다가와 어쩔 줄 몰라 하는 얼굴로 사과부터 하고 보는 것에 말없이 헛웃음을 흘리고는 네 새로운 구속복과 이마가 찢어졌으니 치료할 것을 들고 올라가라는 말만 남기고 병원 밖으로 나와 준비되어 있는 차량에 올라타 제 얼굴을 보며 무슨 일이 있었느냐는 동료들의 질문에도 됐다며 손사래를 치는) 김남준 일에는 너무 성급하게 대해서도 안 될 것 같다. 내가 한 나라라면, 걔는 그 나라를 씹어먹을 토네이도라고. 그 정도야, 걔는. (팀으로 복귀하여 오늘 있었던 일들에 대해서 보고를 하는데 너와 저 사이에 있던 일이라든지, 네가 했던 자백들을 빼놓고 교묘하게 말을 뒤섞어 눈치채지 못 할 정도로 거짓이 뒤섞인 보고를 끝마치고는 또다시 쉴 새 없이 업무가 밀려와 거즈와 쿨파스로 덕지덕지 붙어있는 볼을 씰룩거리다가 거의 밤을 새우다시피 업무를 끝마치며 짬이라도 내어 집에 들러 몸을 씻고 옷을 갈아입고 나와 어느덧, 또 네게 가야 할 시간이라는 것을 깨닫고 표정을 일그러트린 채 익숙한 냄새가 코를 찌르는 병원의 네가 있을 층으로 단번에 올라가 몇 번을 가도 익숙지 않은 어두운 복도의 구석에 자리 잡은 네 병실의 문을 잡아끌어 들어가는)

/ 저도 이제 일어나서 정신 없이 잇고 있어요...

10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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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탄소
(이곳저곳 부어터진 네 볼이 보여 작게 인상을 쓰며 이내 문쪽으로 나가는 너를 말없이 쳐다보며 문을 닫고 네가 나가자 금방 고요해져버린 병실 안이 저를 뒤덮어와 눈을 감아 고개를 뒤로 젖히며 한숨 깊게 내쉬는데 마지막으로 제게 하고 간 네 말이 떠오르자 알 수 없는 감정이 밀려와 작게 욕을 내뱉으는) 나도 모르겠네요, 형사님. 내가 그냥 미친 싸이코인지 외로움에 굶주린 새'끼인지. 한달이라, 그러게 얼마 안 남았네. (네 마지막 말에 답하듯 중얼이며 머릿속에 되새기는데 덜컹하고 열리는 문소리에 네가 다시 올 이유는 없지만 혹시 네가 다시 온 건가 싶어 눈을 느리게 떠 눈동자만 굴려 열린 문쪽을 쳐다보는데 보이는 건 약 상자를 들고 있는 의사와 저를 다시 구속시킬 구속복을 손에든 직원에 내 인생 참 지'랄 맞다 생각하며 벗은지 얼마 되었다고 다시 구속복 신세인지 한심스러워 침대 위로 거의 쓰러지듯 누워버리는) (직원들이 엉망이 된 병실 안을 정리하고 제게 다시 구속복을 채우며 의사가 제 머리에 찢어진 부위에 거즈를 붙여주고 나가는 동안에도 별 감흥 없이 침대에 앉아있다 모두가 나가버리자 어김없이 되찾아오는 고요와 삭막함에 괜스레 아파오는 이마에 대충 붙어있는 거즈가 걸리적거려 이곳의 의사는 야매가 분명하다며 속으로 씹어대는데 그것도 별 의미가 없어 질린 표정 지은 채 몸 뒤척여 침대 등받이에 기대어 의미 없이 발만 까딱거리며 무료하게 창밖을 바라보기도 어느덧 네가 올 시간이 되었는지 문이 열리는 소리를 들으며 그쪽으로 고개만 돌려 들어오는 너에게 어느 때와 마찬가지로 말 건네는) 왔네요, 형사님. 그렇게 맞아서 안 오실 줄 알았는데.

/ (´∀`)

10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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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소50
내가 무슨 겉멋만 든 고등학생도 아니고, 일인데 도망이라도 치겠습니까. (또다시 구속복 신세를 지고 있는 너를 쳐다보다가 의사라는 사람들이 해놓은 치료가 고작 연고에 거즈 몇 개를 붙여놓은 꼬락서니라 표정을 가득 구기며 네 앞으로 망설임 없이 다가가 주머니에 들어있던 물티슈로 주변의 핏자국을 닦아내고 연고로 젖은 거즈를 떼어내어 제가 붙이고 남은 반창고를 이마에 난 상처에 따라 붙여주는) 내가 하니까 병 주고, 약 주고의 꼬락서니 같네. 오늘은 정말로 내 개인적인 궁금증을 위해서 찾아온 거니까 편히 있어도 됩니다. 바로 어제 그렇게 당해놓고도 녹음기 켜고 총 들이밀 병'신 아니니까 그 날 선 눈빛 좀 미리 치우고. (마치 비디오테이프 하나를 리셋해놓은 것처럼 제가 던졌던 의자도 다시 테이블 옆에 세워져있는 것을 보고 넋이 나가 얼빠진 웃음을 흘리다가 의자를 끌어 네 침대 옆에 놓고 의자에 앉아 피곤한 듯 잔뜩 뭉친 어깨를 주무르며 네 시선을 휘어잡는) 개인적으로 정말 궁금했던 건데, 사람을 죽일 때는 무슨 생각을 하고 죽입니까? 모든 살인자가 아닌 김남준 씨, 개인에게 묻는 겁니다. (어릴 적부터 상상하던 되감기 리모컨이 있다면 피바다라는 말이 무색하게 벽까지 붉은 물감으로 물들었던 그날의 새벽이 일어나기 전으로 돌려놓고 싶다며 태어나 처음으로 엉엉, 소리 내어 울던 제 어릴 적의 자신이 묻는 것만 같아 아무런 색깔 없이 무채색으로만 이루어진 구속복을 입은 네 몸의 작은 생채기를 천천히 훑어보다가 다시 네 얼굴로 시선을 돌리는)
10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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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탄소
(의사가 붙여놓은 거즈를 떼고 네가 붙여준 반창고를 손으로 매만지며 네가 어제처럼은 아니라는 말을 함에도 날선 눈은 아니더라도 널 바라보는 제 눈에는 의심과 경계는 여전히 풀지 않아 네 행동, 표정 하나 살펴보는 눈은 변함이 없어 제 옆으로 의자를 끌고 와 앉는 널 주시하는) 진짜, 개인적인 질문이네요. 물을 게 없는 건지, 쓸데없는 궁금증이야. 형사님. (네 질문을 우습게 여기며 코웃음을 치지만 저를 보는 네 시선은 제가 우습게 여길 만한 그런 시선이 아님을 인지하고 네 시선을 피해 고개 돌려 아무것도 없이 밋밋한 제 앞의 벽을 주시하며 덤덤하고도 무미건조하게 말을 시작하는) 사람을 죽일 때는 무슨 생각을 하고 죽인다라, 무슨 질문이 그따위인지 모르겠네. 차라리 원래하는 질문이 더 나을 정도로. 처음은 아마, 아차 한 순간에 일어난 살인이라 생각이랄 게 없죠. 그 뒤부터, 사람을 죽일 때 생각을 했으려나? 너는 뭐가 나보다 잘나서 그렇게 행복한 표정을 짓는 거야, 나는 이렇게 힘든데 너는 뭐가 살만한 거야 일까. (기억 속의 필름을 되돌리듯 첫 번째로 저의 아버지를 사고로 위장해서 죽였을 때, 그리고 그다음 살인, 살인, 살인... 들의 부분적인 장면이 눈앞에 그려지며 금방이라도 제 눈앞에서 살아 움직일 듯 한 장면들에 아무리 열다섯 명의 사람을 죽인 살인마 일지라도 시체들을 떠올린다던가 사람을 찌르는 그 감각을 다시 떠올린다는 건 기분이 썩 좋지 않은 지라 절로 찌푸려지는 눈에 고개 돌려 한쪽 입꼬리 당겨 올리며 너를 보는) 근데, 나는 지금 형사님이 무슨 의도로 묻는 건지 잘 모르겠네. 그냥, 재수가 없었던 거죠. 나는 사람이 버틸 수 있는 한계가 궁금했던 거니까. 아마, 아 오늘은 얘 죽이고 사거리에 있는 가게에서 밥이나 먹자. 저번에 봤을 때 들어가는 걸 봤으니까. 한번 먹어볼까, 정도?
10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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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소53
그것도 궁금하네, 맛이 어땠을지. (어디에든 묻어있을 피를 닦아내며 평범한 가게에 들어가 아무 일도 없었다는 마냥 밥을 먹었을 '살인자'인 너를 백색의 거칠거칠한 도화지에 먹색 크레파스로 그려내다가 도저히 네가 지었을 표정이 어땠을지 잡히지 않는 감에 편히 자세를 잡아 다리를 세워 무릎에 기대고 있던 얼굴을 들어 올리는) 밖에 비도 오기 시작하고, 내 기분도 존'나 거지 같고. 딱 이런 날이었으니, 회상도 할 겸 그냥 혼잣말 좀 합시다. (조그마한 창에 부딪히는 빗물에 온갖 신경이 곤두서는 기분이 들어 손끝으로 침대 시트를 살짝 긁어내리다 이미 온기라고는 남아 있지 않은 남자를 끌어안고 넋이 나간 얼굴로 멍하니 아빠, 하고 내뱉기만 했던 어린 날의 저를 떠올리며 눈을 감고 낮게 가라앉은 목소리로 말을 꺼내기 시작하는) 사람은 누구에게나 트라우마가 생기기 마련인데, 하물며 당신 같은 인간에게도 생길 수 있는 것을 나라고 없지는 않아요. 가족이 바로 눈앞에서 살해당하는 걸 본 게 7살 때, 아. 엄청나게 어렸네, 생각해보니까. 아무튼, 강도범이랑 눈을 마주쳤는데 곧바로 나를 죽이려고 들었어요. 아버지를 끌어안고 그저 울기만 했던 나는, 도망치려고는 했는데 곧바로 목덜미에 칼을 맞았고. (여전히 선명하게 흉터로 남아 자리 잡고 있을 목뼈 부근을 손으로 살살 쓸어내리다가 알 수 없는 표정의 네 얼굴을 조목조목 뜯어보듯 바라보며 손을 들어 올려 제 목을 힘없이 움켜잡는) 살려주세요, 살려주세요. 어렸던 게 죽음이 다가오는 건 알았는지 그렇게 울부짖었는데, 눈앞에 시퍼런 칼날 하나가 날아들더라고. 다행인지 뭔지 어머니가 신고했던 경찰들이 그제야 들이닥쳤고, 나는 겨우 살았고. 근데 그 칼날 하나가 아직까지도 트라우마라는 겁니다. 처음엔 커터칼도 제대로 못 볼 정도로 심했고, 지금도 칼만 보면 구역질이 나요. (마치 하기 싫은데 억지로 일어나 국어책의 본문을 읽는 것처럼 무미건조한 목소리로 목소리를 끄집어내다가 할 말이 끝났다는 듯 한동안 입을 꾹 다물고 네 구속복에 시선을 고정해 멍하니 바라보다가 세웠던 다리를 내리고 의자에 축 늘어져 배에 깍지 낀 손을 올리고 네 얼굴로 시선을 돌리는) 뭐, 이런 과거를 가지고 있는 터라 물어본 겁니다. 그 사람은 집을 털다가 들켰으니 죽은 거라고 치면, 당신은 도대체 왜 죽였는지 궁금해서. 첫 번째 피해자가 김남준 씨, 본인의 아버지라고 했던가. 나는 형사니까 얼굴에 철판 좀 깔고 이기적인 행동 좀 해봅시다. 왜 그랬습니까. 사이코패스라며 정신병 판정받은 당신이 이런 표정을 지을 정도라면, 이유가 있을 거 아니야.
10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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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탄소
(단순하게 말하면 과거지만 정확하게 말하면 기억하고 싶지 않은 일을 제게 말하는 널 제 눈 가득 담아내며 눈을 느리게 감았다 뜨는데 그 사이에 절 올곧게 바라보는 네 모습에서 살려달라고 말하던 제가 모르는 어린 날의 네 모습이 겹쳐지듯 보이는 걸 느끼며 네 말에 그제야 제가 어떤 표정을 짓고 있었는지 자각하며 사실은 제가 어떤 표정을 짓고 있는 지 감이 오지 않지만 억지로 입꼬리 끌어올려 웃는) 형사님한테, 별걸 다 말하게 생겼네. 그래요. 그쪽 과거를 내게 말해줬으니까, 한 가지 정도는 얘기하는 것도 좋죠. 형사님 말대로 내 살인극의 첫 번째 피해자는 내 아버지입니다. 사고사로 만들었죠. 그런데, 요번에 재수사를 통해서 저라고 밝혀졌더라고요? 초기 범행과 비슷해서 그랬나. (기억을 책으로 보관할 수 있다면 책 읽듯이 쉽게 말했을 거라며 마치 책으로 가득 찬 책장의 맨 아래 먼지가 수북한 낡은 오래된 일기장을 꺼내 펼치듯 덤덤히 입을 열었지만 실상은 제대로 펼쳐 본 적이 없기에 더듬더듬 기억을 쫓아가며 마른 입술 혀로 축인 후 텁텁해진 목을 가다듬는) 아버지는 알코올 중독자였어요. 술을 마시면 사람을 때리는 게 습관인. 나는, 버티는 중이었어요. 어렸을 때부터 맞은 탓에 아버지의 폭력에 길들여져 있었기에 오로지, 속으로 10년이든 20년이든 내가 아버지를 이길수 있을 때 어머니를 데리고 도망가자 하면서 버텼어요. 근데, 그게. 깨져버린 거예요, 형사님. 아버지가 어머니에게 칼을 들 줄은 몰랐거든요. (갑작스럽게 잡힌 아르바이트 탓에 일을 늦게 끝내고 집으로 들어온 날이었는데 문을 여니 제 코를 찌르는 아버지의 술 냄새뿐만 아니라 비린 피 냄새까지 역하게 났었더라 그 감각이 뇌리에 박혀서 그런가 이제껏 보인 살인들이 거의 한정된 공간에 닫혀있다 밖으로 발견되는 경우가 많았지 하며 딴 데로 빠지는 생각 속에서 잊고자 노력했던 피범벅인 여자가 눈앞에 떠오르자 눈을 질끈 감았다 떠 입술을 깨물며 다시 생각에 집중하는 듯 천장 올려다보며 말을 이어가 천천히 다시 네게 시선 돌리는) 어머니가 죽어있었고, 그 옆에선 아버지가 술에 취한 상태로 칼을 쥐고 자고 있었어요. 그뒤는 잘 기억이 안나요. 굉장히 침착하게 아버지를 난도질 한것과 알코올 중독자에 아들을 때리는 아버지 라고 동네에 소문이 자자한 탓에 사고사로 위장하기가 쉬웠다는 것, 빼고는 잘 안나요. 형사님, 뭐라고 말하는지 알겠어요? 나는, 어머니가 아버지 손에 죽었기 때문에 폭력에서 버텨야할 이유가 없었어요.
10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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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소57
(처음으로 사건이 들어왔던 당일에 보았던 시체의 사진에 얼굴을 알아보기도 힘들 만큼 난도질이 되어있던 피해자의 모습을 떠올리며 온몸에 난 생채기의 근원이 다름 아닌 자신을 보호했어야 할 아버지였다는 사실에 아버지를 미치도록 그리워하며 사랑했던 저와는 다르게 원망과 제 첫 번째 살인의 대상이 되어야만 했던 네 입장에 감히 서볼 생각을 하다가 눈앞에 그려지는 그날의 네 감정에 결국 감고 있던 눈을 뜨고 자리에 똑바로 앉아 너를 쳐다보는) 우리는 입장이 달라서 딱히 할 수 있는 말은 없습니다. 혹시 어제 내가 했던 말 기억합니까? 어린 왕자 같다고 제가 그랬잖습니까. (너를 쳐다볼 때마다 어려서부터 홀로 지내며 학교에서 돌아올 때면 저를 반겨주는 사람이 있는 아늑한 집이 아닌 고아원이라는 사실이 그렇게나 부끄럽고 가족을 그리워하며 외로운 나날을 보내던 어릴 적이 떠올라 자꾸만 제 머릿속을 가득 채우는 이 감정이 동정인지, 아니면 동질감인지 구별이 가지 않아 자리에서 천천히 일어나 네 앞에 앉고는 등을 그대로 돌려 제 뒷목에 남아있을 선명한 흉터를 보여주는) 이게 그렇게나 싫고 부끄러웠어요. 어디 동네에 무슨 집이 이랬다더라, 쟤가 그 집 아들이라더라. 그걸 여실히 보여주는 흉터니까. 언제는 정신 치료받으러 가다가 나를 찍으러 온 기자 하나가 물어보더라고. 가족을 남겨두고 혼자 산 기분이 어떠냐고 묻는데, ...아. 이건 김남준 씨 앞에서만 말하는 겁니다. 동료들한테 말하면 바로 잡혀가요. 아무튼 그 자리에서 그 마이크로 기자 머리 안 내려친 게 다행이었어요. 그냥 죽여버리고 나도 뒤'져버릴까, 하다가... (제 직업과는 모순되는 말을 무덤덤하게 내뱉으며 끝에는 헛웃음을 살짝 흘리다가 뒤를 돌아 네 표정을 빤히 바라보고서 혀를 차고는 네 구속복에 손을 올려 두어 번 두드리다가 네 뒤로 가더니 구속구를 풀어헤치는) 동등선에서 대화 나누려는 생각이니까 별다른 오해는 하지 말고. 어차피 이곳에서 나갈 생각도 없잖아, 당신.
10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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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탄소
(네 앞에 선 기자, 저와 다르게 가족에 대한 사랑이 있으며 어린 날에 잃어 그리움마저 가득할 네게 그 질문을 받았을 때의 네 표정. 나는 그런 사랑 그리움 조금도 알 수 없으니 질문을 듣고 나서 어린 네가 지을 표정이 예상이 되진 않지만 대신 제게 보여준 지금의 네 목덜미에 아직도 선명히 남아있는 흉터가 제 눈앞에 그려진 네 어린 날의 너의 목덜미에도 똑같이 선명히 남아있는 흉터만은 과거 아버지에게 지속적으로 맞아 지워지지 않는 제 몸 어딘가에 계속 남아있을 그것과 비슷한 느낌을 주어 제 구속구를 풀어주는 널 힐끗 쳐다보고 이내 시선 돌려 네 말에 느리게 끄덕이는) 없죠, 당연히. 저를 잘 알고 있어서, 다행이네요. 형사님. 또, 이렇게까지 해서 대화를 나누려는 게 당황 스럽기도 하고. (구속구 까지 풀어줄 이유가 있을까 어깨 으쓱거리며 절 옥죄던 감각은 이제 없어져 가벼워진 제 몸에 구속구에 벗어난 팔을 내려다보며 두 손 주먹 쥐었다 펴길 반복하다가 절 바라보는 널 올려다보고서 이렇게까지 네가 나오니 저도 제대로 너와 대화 나눠보자 하며 그 옛날 어머니가 이야기를 들려줄 때 흥미 가득한 표정으로 들었던 것 처럼 제 한쪽 무릎을 세워 팔로 끌어안아 허벅지와 가슴이 맞닿게 한 다음에 고개 기울이며 너에게 시선 고정하는) 그래서 어린 날의 형사님은 기자를 내리칠 생각을 접고 뭐라고 답했는데요? 내 입장과 형사님의 입장은 전혀 달라 예상이 되지 않아서 궁금하네. (네가 앞서 한 말들이 떠올리는 동시에 스멀스멀 머리 한구석에서 피어오르는 의문, 네가 전에 제게 말한 어린 왕자 같다 라는 말을 기억은 하나 왜인지는 모르기에 아마 제가 몰라도 되었을 네 어린 날과 그날의 끔찍했을 흉터, 그리고 네가 지금 말하고 있는 이야기를 다 들으면 네가 그렇게 말한 이유가 이해가 될까 지금 어떻게 돌아가고 있는 건지 왜 너는 내게 이런 말을 시작했는 건지 너를 재촉하듯 빤히 보는)
10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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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소61
(비가 와서 그런 건지, 아니면 별일 없이 앉아서 이야기만 하는 이유 탓인지 자꾸만 뭉쳐오는 근육에 기지개를 쭉 켜며 근육을 풀다가 의자를 끌어 테이블 앞에 다시 놓고 앉아 턱을 괸 채 쉴 틈 없이 내리는 빗소리만 듣고 있다가 머릿속에서 이리저리 굴러다니는 단어들을 주워담아 하나둘씩 정리하며 입을 여는) 내가 생각해도 진짜 병'신 같은 대답인데, 그쪽이 들으면 웃음만 나올 걸요. 무슨 말을 해야 하나, 그 짧은 새에 작았던 머리를 엄청나게 굴렸어요. 뭐라고 대답을 하면 이 남자의 그 잘난 얼굴을 멍청하게 만들어줄 수 있을까. (수많은 카메라와 기자들, 구경하러 몰려나온 사람들의 시선 속에서 주황색 마이크를 제 입에 가져다 대며 이제 막 가족을 잃은 어린아이에게 던진 질문치고는 수위가 잔인함의 수준을 넘었던 말을 하고도 대답이나 하라는 마냥 재촉하듯 마이크를 들이밀던 기자의 낯짝을 떠올리며 그 당시의 자신으로 돌아가 차마 나오지 않는 말을 망설이며 우물쭈물 거리다가 입을 여는) 살아서 기뻐요. 딱 이 한 마디를 내뱉고, 나는 그 동네에서 내쫓겼어요. 사람들 참 잔인하지. 나는 아직까지도 그 대답이 왜 잘못되었는지 이해를 할 수가 없어요. 그래서 가끔 이 사건에 대해서 기억하고 있는 사람들이 내게 왜 그랬느냐고 물어오면 트라우마로 남은 척, 회피하고는 해요. (늦은 시간까지 자료 정리를 하고 있다 보면 제 눈치를 보다가 슬그머니 다가와서 제 과거를 파헤치려고 드는 사람들은 종종 있었고, 그럴 때마다 이제는 일상이라는 것처럼 물이 흐르듯 자연스럽게 넘기는 저를 떠올리며 허탈한 웃음을 흘리는) 어린 왕자 이야기를 꺼낸 이유도, 이 흉터를 보여준 이유도. 사실 연관성은 하나도 없고, 특별한 이유도 없어요. 그저 내가 느끼기에는 하나도 닮은 점이 없는 다른 입장에 선 당신과 내가, 딱 한 가지 닮았다고 느끼는 게 있을 뿐이지. 나는 외로움을 느껴요. 어린왕자가 마지막까지 품은 것이 외로움이라고 했던 것처럼, 어쩌면 당신도 그럴지도 모른다고 생각해서. 이 흉터를 보여준 건 교집합을 만들기 위한 매개체였을 뿐이고. (손목을 들어 시간을 확인하려다가 양반은 되지 못한다고, 바로 전화를 걸어오는 동료들에 핸드폰의 전원을 꺼버리고는 볼에 붙은 거즈를 매만지다가 자리에서 일어나 네 이마에 붙은 반창고를 툭, 건드리고는 축 늘어진 발을 옮겨 문으로 향하는) 오늘은 사건이 좀 있어서, 빠듯한 이유로 그만 가보겠습니다. 내일은 모르겠고, 모레쯤에나 다시 봅시다.
10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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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탄소
(살아서 기뻐요 라 어린아이의 입에선 감히 나올 말이 아니라서 좋은 표정은 짓지 않았을 거라 하물며 욕까지 들었을지도 모른다고 상상하며 그렇지만 가족을 잃은 어린 네게 그 잔인한 질문을 한 기자한테서 거기서 당장 할 수 있는 복수였다고 작게 입꼬리 올려 웃는) 딱, 뭐라 해야 할까. 지금의 형사님과 과거의 형사님이 다른지 아닌지는 모르나, 제가 보는 형사님이라면 그렇게 말하고도 남았지 라는 생각이 드는 게 형사님 답네요. (점점 마무리되어가는 네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는 데 너와 나의 입장이 다르지만 너와 내가 닮았다고 느끼는 게 네가 느낀다는 외로움 이라고 말하자 불행한 사고사라고 마무리 지어지며 이젠 제 살길 찾아 살인 현장이 되어버린 그 집에서 짐 챙기러 들어갔던 그날의 내가 떠오르며 전보다 깔끔했다면 깔끔했지 더하지 않는 텅텅 비어진 집 현관에 홀로 서서 아버지의 폭력에서 벗어났음에도 더 이상 술에 취한 채 방바닥에 널브러져 있는 아버지를 안 봐도 된다는 사실 속에서도 공허해진 마음 한구석에 느꼈던 게 외로움이었던 것일까 생각의 꼬리가 여기저기 하나만 물고 늘어지는 게 아니라 뒤죽박죽 엉켜져 딱 정의 내려지지 않자 가만히 제 입을 굳게 다문 채 있는데 이만 갈 시간이 되었는지 자리에 일어서며 제 반창고 툭 건드는 널 올려다보는) 벌써 갈 시간이예요? 그렇게 길게 대화한 것 같지 않은데, 시간이 빨리도 갔네요. 형사님이 사건이 있으시다니까 붙잡을 수도 없으니, 얼른 가 보세요. (힐끗 창문 밖을 보고 곧 있으면 빗물 냄새가 이 동떨어진 병실 안을 가득 채우겠다 싶어 혀 차며 다른 날과 같이 이 딱딱한 침대 위에 앉아 제 병실을 나가는 널 지켜보며 잘 가라 인사나 덧붙여줄 생각에 있는데 왜인지는 몰라도 아마 모레쯤에나 다시 보자는 네 말이 제 머리에 박힌 탓일까 자세를 풀고 침대 위에서 내려와 너의 옆으로 척척 걸어가서는 타이밍 좋게 네가 문 열기도 전에 제 손으로 직접 문 열어주며 널 향해 보조개 들어가게 웃는) 잘 가봐요. 그리고, 이야기 잘 나눴어요, 형사님. 밖에 비도 많이 오니까 조심히 가시고.
10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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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소65
(전날, 제게 보였던 네 웃음이 뇌리에 박혀 주머니에 손을 꽂고 걸어가는 와중에도 처음으로 진심이 담긴 웃음을 네가 보였다는 사실에 괜히 목덜미가 간지러워져 몸서리를 치다가 뒤에서 똑바로 걸으라며 머리통을 치고 지나가는 동료의 뒤통수에 가운뎃손가락을 추켜올리다가 네 첫 살인사건이자 사고사로 위장되었던 사건을 처음으로 맡았던 형사라는 것을 깨닫고 급히 팔을 잡아끌어 이것저것 물어보는데 그 당시에 아무리 막아도 국민의 알 권리를 들먹거리며 그 사건에 대하여 제기되는 의문들을 끈질기게 물어보던 기자의 이름과 어릴 적 제게 마이크를 들이밀던 기자의 이름이 똑같다는 것을 알고 제 일을 알고 있는 동료가 괜히 짜깁기하는 것이 아니냐며 질린 듯 손사래를 치는 것도 무시한 채 네가 잡혔던 날, 끊임없이 네 목소리 하나라도 캐치하기 위하여 마이크를 들이밀던 기자 또한 동일인물이라는 것까지 알아내고 어디 가느냐는 동료의 목소리를 뒤로한 채 무작정 네가 있는 병원으로 들어가 이제는 계절이 겨울이라는 것처럼 어제의 비로 인해 더 차갑게 내려앉은 복도의 끝에 있는 네 병실로 찾아가 문을 열고 들어가는) 갑작스럽게 와서 미안한데, 확인할 것들이 많아서 왔어요. 아니, 김남준 씨 도움이 필요해서. ...그래서, 그래서 왔어요. (거친 숨을 고르다가 네 시선은 아랑곳하지 않고 의자를 끌고 와 네 침대 근처에 두고 앉아 아직도 미친 듯이 뛰는 심장을 겨우 가라앉힌 뒤에야 시선을 너와 마주하고서 조심히 입을 열기 시작하는) 사실 어제, 빼놓고 하지 않은 이야기들이 있어요. 우리 가족을 죽인 범인은 두 명이었고, 나를 죽이려던 사람은 진범이 아니에요. 공범일 뿐이지, 우리 가족을 죽인 새끼는 따로 있다고요. 너무 어렸고, 내 말은 아무도 믿어주려고도 하지 않았어요. 공범이었던 놈의 자백으로 나머지 한 놈의 행방과 범행은 그대로 묻혀졌어요. (말을 할수록 점점 숨이 거칠어져 흉터가 자리 잡은 목을 손으로 감싸며 한 마디 한 마디를 힘겹게 내뱉다가 마치 어린 날의 제가 저를 대신해서 말을 하듯 앞 뒷말의 연계성도 없이 아무렇게나 말을 하는 제 입을 막을 생각도 없이 침대 시트를 꽉, 그러쥐고 희미하게나마 울음기가 가득 섞인 목소리로 네게 말하는) 잡혔던 날에, 그 날에 연갈색 머리의 남자 기억해요? 그 새끼가 내게 마이크를 들이밀던 놈이에요. 제발 기억해내요, 그 기자가 계속했던 질문을. 그 수많은 질문 속에서, 끈질기게 계속 물어오던 목소리를. 김남준 씨 도움이 필요해요. 당신이 있어야 내 가족, 내 가족을 죽인 그... 그 개'새끼를 내가 잡을 수 있다고...
10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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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탄소
(어제 모레쯤에나 보자는 네 말과는 다르게 오늘 제 병실을 찾아온 너를 보고 의아한 표정을 짓기도 전 뭐가 급한 것인지 다급히 제 앞에 자리 잡는 너에 궁금증을 토해내는 건 이다음에 하자고 말을 목구멍으로 삼켜버린 후에 기대고 있던 등을 떼고 네게 집중하는데 조심히 제게 입을 열며 네가 시작하는 말은 어제 들려준 이야기의 연장선이 인 듯한데 덤덤히 말을 이어가던 어제와는 다르게 점차 단어 선택이 격해지거나 발음이 거칠어지고 뭉개지는 게 천천히 말해도 되려만 손이 하얘질 만큼 시트를 쥐고 있는 네 손 보고 혀 차는) 일단은 진정하는 게 어때요, 형사님. 나도 이해할 시간은 줘야죠. 그래, 이러다가 형사님 쓰러지시면 내가 한 짓인 줄 알아 욕 듣는 건 별로라 그건 싫은데. (네 말을 정리해 보자면 사실은 네 부모님을 죽인 사람은 두명인데 잡힌 사람은 네 부모님을 죽인 진범이 아니라 공범이라는 소리 뭐가 저와 연관이 있는 건지 고개 기울이는데 더 거칠어지는 네 호흡이 지금 네 심정을 대변해 참 너를 딱하게 만들어 절로 다물어지는 입을 어쩌지 못하고 말없이 들으며 어떻게든 끝까지 말을 이어가려고 힘겹게 더듬더듬 말을 끝마친 네 목소리는 결국엔 울음기를 가득 머금어 그런 답지 않은 널 빤히 보다가 네가 제게 온 이유를 알 것 같아 숨 한번 내쉬고 제 앞머리 쓸어올리는) 제발, 기억해 달라고 해도 잊을 수 없는 날이라서 기억 잘 나요. 그런데, 형사님. 그날 형사님도 알잖아요. 수많은 사람들이 몰려들었죠. 기자들뿐만 아니라 제가 죽인 사람들의 가족들, 제 얼굴이 궁금한 일반인들까지. 소리라도 조용했다면 눈에 담아냈을지도 모르죠. 그런데, 집중이 되지 않았어요. (퍽 사람 좋은 미소 지어보며 사실 떠올려 보고 자시고 할 것도 없이 쿡 찌르면 바로 튀어나오는 게 그날이기에 제가 잡혔던 그날은 제 인생 처음으로 많은 사람들한테 둘러싸여본 날인데 난생 처음으로 그때 사람이 무서운걸 느껴본 저라 헛웃음 짓곤 제 눈을 찌르는 카메라의 불빛들, 귀를 쑤시고 들어오는 통곡소리와 수많은 말소리들이 절 집어삼킬 듯 다시 펼쳐지자 제가 마주했던 기자들을 중심으로 떠올려 보자며 미간 구기며 말을 이어가는) 온갖 말들이 여기저기서 들어와서 저도 정신없었다는 게 맞죠. 근데, 이거 어떡하지. 형사님이 내 도움이 필요하다고 말해도, 연갈색 머리를 한 남자는 흔하다는 거 알잖아요. 계속 질문하는 거야 기자들의 특성이고.
10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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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소72
(네 말에 울컥하는 것도 잠시, 이미 공소시효도 한참이 지난 지금에서야 그 기자를 만나서 듣게 될 이야기로 만에 하나 범인을 잡게 된다고 하더라도 당장에 제가 할 수 있는 일은 그저 충동을 잠재우는 일뿐이라며 눈물까지 끄집어올리는 제 행동을 애써 가라앉히고는 반쯤 일어서있던 제 몸을 다시 의자에 앉히며 눈물과 헛된 희망으로 뒤범벅이 되어버린 숨을 고르는) ...당황 시켰다면 사과 드릴게요. 동료 놈 말 듣고 잠깐 정신이 나가버려서, 하던 것도 다 버리고 달려왔네요. 그래 놓고서 한다는 말이 당신을 감옥에 처넣는다는 게 아니라 내 가족 죽인 진범 좀 잡게 도와달라는 말이라니, 스스로도 어이가 없어서 말이 안 나오는 부분입니다. (아직도 가족과 관련된 일이나 말이 들려오면 방금처럼 행동하는 버릇을 몇 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고치지 못해 저번에는 직속 상사에게 호되게 혼나기까지 한 자신이건만 이래나 저래나 저도 가족 앞에서는 어쩔 수 없는 인간이라고, 동료의 말대로 짜깁기 수준의 추측 하나로 하던 일들까지 전부 뒤로한 채 달려왔던 자신의 꼬락서니가 생각이 나 손바닥에 얼굴을 파묻고 앓는 소리를 내는) 그냥 방금 한 말은 다 잊으세요. 김남준 씨 머리애 쓰잘데기 없는 생각 하나 꽂은 거나 다름이 없으니까. 어차피 그 진범 찾아도 소용은 없어요. 공소시효 지난 지 꽤 오래되어서. 무엇보다 찾게 되면 내가 또다시 공소시효 하나에 얽매여 살게 될 것만 같아서, 차라리 안 찾는 편이 나을지도. (농담을 하듯 진이 빠져 힘없이 늘어진 몸으로 시선은 천장에 고정시킨 채 풍선을 부는 것처럼 말을 내뱉다가 다리 하나를 꼬아 자세를 똑바로 고치고는 부재중이 가득 쌓인 핸드폰을 테이블에 던지듯 올려놓는) 뭐, 이왕 왔으니 내일 할 거 오늘 하고 가면 되죠. 여전히 감옥에 곱게 들어갈 생각이 없어 보이는 김남준 씨에게 맨날 내 얘기만 하는 것 같아서, 오늘은 김남준 씨 얘기 좀 들어보렵니다. 아무거나 좀 해줘요, 당신에 대해서. 오늘만큼은 형사 정호석이 아니라, 인간 정호석으로서 드디어 교집합 하나를 만들어낸 당신에게서 공감할 수 있는 얘기를 듣고 싶어서. 내가 공감할 수 있는 내용이 아니어도 좋으니, 얘기해줘요.
10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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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탄소
(쓸데 없는 소리는 무슨 전혀 잊고 싶은 그런 생각이 안 드는데 아까의 제게 울먹이며 말하던 너는 어디로 갔는지 금방 숨을 고르며 표정 고쳐내 예의 제가 원래 알고 있는 너로 돌아가자 테이블 위로 던져지는 네 핸드폰 쳐다보고 다시 너로 시선 옮겨 이래서 형사인가 질린 표정 짓는) 무슨, 갑자기 와 놓고 얘기해 달라니. 형사님, 오늘은 쉬는 날이라고요. 내일도 오면 되잖아요. 이러는 게 어딨어. (볼멘 소리 내며 어제는 기브 앤 테이크 격으로 말해줬다만, 지금은 네게 제 이야기를 하고 싶은 마음이 들지 않아 네가 구속구를 풀어준 이후로 아직까지 다시 채워지지 않은 탓에 자유로워진 손으로 손장난을 쳐대다 애꿎은 제 손톱을 이로 깨물어뜯어가며 뜸을 들여보는데 너와 내 관계를 뻔히 알아 마땅히 돌릴 주제도 없음에 눈 굴려가며 이 생각 저 생각 하는 중 저를 보고 있는 너와 눈이 마주치자 손톱을 물어뜯는 행동을 멈추며 한숨 쉬는) 형사님, 공감하겠다는 말 쉽게 하면 안 된다는 거 알아요? 뭐, 할 수 있을지 없을지도 모르겠지만. 살인자 새‘끼 이야기를 들어서 뭐 하시게. 그리고, 형사님이 내 이야기에 공감해주면. 그다음에는 나를 이해해줄 거예요? 그래서, 내가 벌인 살인극도 넘어가 줄 건가? 그러면, 딱 좋네. 그럴만했어. 싫든 좋든 가족은 자신의 아이를 마땅히 사랑해주길 마련인데 그 흔한 사랑 못 받으며 컸다잖아. 결국엔, 세상에도 내쳐져서 살았다잖아. 사랑받아볼 구석이 없어서, 길에서 부모님 손잡고 웃으며 지나가는 아이도 죽여버리고 싶을 정도의 생각이 들 즈음에 결국엔 저질렀다잖아 라고. (네게 반감을 표하며 말을 이어하다 역시 사람은 생각나는 대로 말하면 안 된다고 형사님한테 해줄 이야기 없다고 말하려고 입을 연 게 별 쓸데없는 말까지 해버린 듯해 입 다물며 제 손의 손톱살을 잡아뜯는 행동을 반복하는 데 문득 드는 생각에 제 한쪽 입꼬리 살짝 올리며 네게 묻는) 그런데, 형사님은 이제 안 그리우신가 봐? 너 처넣어 버릴 거라고 소리친 사람한테 도와달라고 말할 정도면 그건 아닌 것 같은데. 왜, 왜 찾아도 소용이 없어요. 공소 시효가 지난 지 오래라고 안 찾는 게 낫다니 웃기시네. 아니면, 하도 이런 사건을 맡다 보니까 형사님이 겪은 일은 별로 대단한 게 아니었다 이런 생각이 든 건가? 하긴, 둘 다 놓친 것도 아니고. 공범이 잡혔으니 된 거죠. 진범이 어디서 단란한 가정 꾸려가며 살든 간에 공범 잡았는데, 뭘. 뭘, 더 해. 형사님 아버지만 불쌍할 뿐이지.
9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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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소94
그렇죠, 뭘 더 할까요. 공소시효는 이미 지났어요. 더 이상 끝난 사건에 사소한 병력 하나라도 투자할 만큼 상사들은 그렇게 호의적인 태도는 보이지 않아요. 그럼에도 나는 잡고 싶었고, 그래서 찾아다녔고. 나름 찾을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해서 당신을 찾아왔는데, 그마저도 틀린 방법이래. 그럼 내가 뭘 더, 어떻게 더 해야 할까요. (멍하니 제 발끝만을 쳐다보며 쿡, 찌르면 일정한 대답을 내뱉는 인형처럼 네게 대답을 하다가 울컥 치밀어 오르는 짜증에 신경질적으로 머리카락을 헤집으며 들어 올린 다리에 얼굴을 파묻는데 이런 대화를 나눌수록 머릿속에서 잊혀지지 않는 범인의 얼굴이 금방이라도 제게 다가와 또다시 목에 칼을 쑤셔 넣을 것만 같아 등골을 타고 소름이 돋는 느낌이 들어 저도 모르게 자리에서 일어나는) 다른 사람들 같았으면 끝까지 쫓아가서 사지를 찢여 죽였을지도 모르죠. 나도 그래요. 이미 머릿속에선 골백 번도 더 죽였어. 가능하다면요. 씨'발, 좇도 없지만... (괜히 찾아와서 네게 를 내뱉었다는 생각에 뒤늦게 후회가 밀려와 얼굴을 감싸고 끙, 하는 앓는 소리를 흘리다가 핸드폰을 챙겨들고 여전히 무겁고 어두운 공기 속의, 컴컴한 방에서 혼자 남겨질 네 쪽으로 시선을 돌리며 대답은 정해져 있다지만 습관적인 질문을 습관적으로 내뱉기 위해 입을 여는) 생각은 여전해요? 나올 생각 없는 거요. 나 이제 가야 하는데, 변명 거리는 만들어야 하니까요.
9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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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탄소
(제게 괜히 말했다는 표정을 여실히 내보이며 자리에서 일어선 네가 핸드폰을 챙겨드는 걸 눈으로 쫓으면서 그대로 제게 시선 돌리는 너와 눈 맞추는데 오늘도 역시나 같은 질문을 마지막으로 하는 너에 제게 못 보일 부분을 보였음에도 변함이 없는 게 느껴져 입만 열어 하하 소리 없이 웃으며 저도 자리에서 일어나는) 그쪽이 나 질려버리기 전까지 나올 생각 없어요. 질린다는 쪽보다는 포기한다는 말이 맞으려나. 어쨌건, 답 없는 사건 계속 잡고 있지 말았으면 좋겠네. 여러모로 시간 낭비야, 형사님. (코를 찡긋이며 이제 네가 이 병실을 나가게 된다면 아무리 오래 있어봐도 전혀 익숙해지지 않는 이 공간에 저 혼자 남아 앉아 있게 될걸 생각하니 벌써부터 목구멍까지 막혀오는 걸 느끼면서 네 앞에 서서는 너를 내려다 보며 퍽 다정한 손길로 헝클어진 네 머리를 정리해주는데 거의 반자동적으로 답하던 네 말들이 떠올라 머리 만지던 손 떼는) 아예 틀린 건 아니지. 형사님 괜한 희망 갖지 말라고 입 다물어 주는 거니까. 내가 도와준다고 해서, 형사님이 나한테 해줄게 없잖아. 안 그래요? 그래도 머릿속에서 몇백 번이든 찢어 죽였다니 다행이네. 트라우마에 밟혀서 목에 칼이라도 찔려질 줄 알았는데. 벗어난건가, 나름. (듣고 넘기라는 식의 말투로 말하면서 제 생각이 맞는 것인지 아닌 것인지 눈을 가늘게 떴다가 스치듯 네 목선 손으로 쓸어내리며 너를 지나쳐 문쪽으로 걸어가 문을 여니 무거운 공기를 덜어내주듯 밖의 찬 공기가 안으로 흘러들어와 그래도 네가 나가면 다시 닫힐 문 전혀 도움 안될걸 느끼며 네 쪽으로 몸 돌려 묻는) 변명거리가 좀 만들어졌어요? 표정 보니까 아닌 것 같기도 하고. 아무튼, 형사님. 다음에 올 때는 조심히 와요. 여러모로. 이것저것.
9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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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소96
비정상 속에 하나 있는 정상이 되려 비정상 취급을 받는 것처럼, 지금은 아예 반대인 것 같네. 김남준 씨가 정상, 바깥사람들이 비정상. (그 말을 끝으로 네 시선과 한동안 마주했다가 차갑지만 무거운 공기 속으로 발을 내디디며 한숨을 내쉬는데 마지막에 네가 했던 말들이 머릿속에서 떠나지 않아 뒤를 돌아 굳게 닫힌 문을 쳐다보다가도 머리카락을 쓸어넘기며 아직까지 들끓어 가라앉지 않는 마음을 식히기 위해 성급히 병원을 빠져나가 현장으로 돌아가는데 아니나 다를까, 돌아가자마자 불호령이 떨어지는 것은 물론이고 쉴 틈 없이 쏟아지는 손찌검에 이를 악물고 버티는) ...예? 아니, 잠깐만요. 팀장님, 김남준 담당은 접니다. 잠, 팀장님! (오늘부터 네 담당에서 손을 떼라는 말에 멍이 들어 부은 눈을 동그랗게 뜨고 따지려는데 이미 통보를 하고 뒤돌아 나가버린 팀장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황당하다는 듯 헛웃음만 흘리다가 옆으로 다가와 경위서 정도로 끝난 걸 다행으로 여기라는 말을 내뱉는 동료의 손길도 뿌리치고 곧장 집으로 돌아가 자꾸만 울컥 치밀어오르는 화를 식히려고 호흡을 고르는) 아, 아... 씨'발... 여, 켁. 여보세요. (며칠 동안 집에 처박혀있으라는 말에 먹는 일도 마다하고 침대에만 누워 날을 지새우다 아침 댓바람부터 전화를 걸어와 급히 저를 부르는 목소리에 귀찮다는 듯 제대로 말리지 않아 부스스하게 뻗친 머리카락을 손가락으로 빗으며 대답을 하려는데 그날 이후로 다른 팀원을 네 쪽으로 파견했지만, 말도 안 하는 것은 약과이고 이제는 들여보내 주지도 않는다는 말과 함께 복귀하라는 팀장님의 말까지 전해지자 전화를 바로 끊고 옷을 갈아입으며 어느 정도 차분히 가라앉은 머리카락을 쓸어넘긴 채 신발을 신으려다 문득 거울에 비친 상처투성이의 얼굴에 제 손길로 인해 이마가 크게 찢어졌던 네 얼굴과 다를 것이 없어 보여 바람 빠진 웃음을 흘리다 네가 있을 병원으로 향하며 익숙한 복도를 지나 문을 두드리는) 김남준 씨, 그만 좀 벙어리 코스프레 하시고 문 좀 여시죠.
9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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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탄소
(네가 병실을 나가니 언제 저 말고 다른 사람이 있었냐는 듯 물 밀려오듯 순식간에 찬 공기가 저를 감싸 무겁게 내리누르니 문에 잠시 등 기대 눈 감아있다가 네 발걸음 소리가 점차 작아져 조용해졌을 때 등 떼며 제 자리로 돌아가 침대에 걸터앉으면서 마지막으로 네가 한 말을 떠올려 생각에 빠지듯 두 눈을 감는) (무슨 일인지 그러고 네가 돌아간 후 여느 때와 같이 네가 오는 것을 기다리며 무료하게 보내는데 네가 아닌 다른 사람이 제 병실로 들어와 네가 하는 일과 마찬가지로 제게 갖은 질문을 하고 가는 게 하루가 아닌 며칠이 반복되자 아마 그때 일 때문에 네가 안 오는걸로 감이 들면서도 그럼에도 나날이 추락해가는 기분 감추지 않고 대하는 걸 시작으로 병실 안에까지 못 들어오게 하니 문 앞만 서성이며 돌아갔었는데 오늘은 다르게 긴 복도를 걸어오는 발소리가 제 문 앞에서 멈춰 서며 문을 두드리자 네가 앉으라고 놓아둔 의자에 앉아서 테이블 끌어 턱 괴고 있다가 문쪽으로 고개 돌리는) (사람 가지고 장난을 하는 것인지 네 목소리마저 들려와 미간을 살짝 찡그리며 답 없이 조용히 있는데 그런 저를 재촉하듯 다시금 들려오는 문 소리에 턱 괸 손 풀어 느리게 자리에서 일어나 발 질질 끌며 문 앞으로 걸어가는데 네가 오지 않아 저에게 손 뗀 걸로 결론 내린 저는 그쪽 사람들은 하나부터 열까지 멋대로 라고 답을 얻어내지 못하니 너를 오게 하는 건 뭔지 확 얼굴 구기며 잔뜩 더러워지는 기분에 차게 식은 눈으로 문만을 주시하다가 이내 그간의 너와의 예의 나름 생각해 문고리 돌려 보기싫다는 듯 금방이라도 도로 문 닫을 듯이 문 벌컥 열어내 딱 눈에 바로 보이는 네 꼴에 비웃듯 제 한쪽 입꼬리 비틀며 입 여는) 얼굴은 뭐, 어디서 구르다 오셨는지. 구른 것보다는 개 패듯 맞은 것 같은데. 것보다 나한테 손 뗀거 아니셨나, 형사님. 그쪽 사람들 형사님은 들여보내줄 줄 알았나 본데, 전혀 아니니까. 발 들일 생각 말고 가요. 형사님도 다를 것 없으니까.

/ 늦어서 미안해요. 좋은 꿈꿔요.

9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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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소98
(문턱에 서서 벽에 몸을 기댄 채 네가 하는 말을 그저 듣기만 하면서 너를 올려다보는데 전과 다르게 대놓고 싫은 티를 내고 삐딱한 태도를 보이는 네 행동에 헛웃음을 흘리며 네 어깨를 살짝 밀치고 아무렇지도 않게 안으로 들어가 갈 때마다 놓여있던 의자에 다리를 꼬고 앉아 붓기는 많이 빠졌지만, 눈을 깜빡일 때마다 아릿한 눈가를 문지르는) 용의자와 형사의 관계에서 왜 내가 해명을 해야 하는지는 모르겠지만, 손 뗀 거 아닙니다. 근신처분, 그날 이후로 집에만 있었어요. 사회에서 상사에 대한 부하의 불복종은 곧 처벌 대상이죠. 그간 어떤 형사들이 당신에게 왔다 갔는지는 모르겠지만 나는 내가 뺏겼던 일을 다시 하러 온 겁니다. (또다시 어두워지는 바깥 하며, 조금씩 창문을 두드리기 시작하는 빗줄기와 방금 전에 보았던 네 태도를 생각하니 절로 기분이 가라앉아 표정을 가득 찌푸리고는 바닥에 쓸려 생긴 상처에 딱지가 앉은 손으로 마른세수만을 연신 하며 네 쪽으로 고개를 돌리는) 앉아요. 싫어도 조금만 참으면 우리가 보게 되는 날도 완전히 끝날 테니까. 이마 보니까 조금씩 아물기 시작한 것 같은데, 다시 상처 생기면 그냥 흉 지잖습니까. 그쪽이랑 싸우러 온 거 아닙니다. 앉아요, 할 말 없어도. (네게 무슨 심경의 변화가 있었는지 감도 잡히지 않아 나름 호의적이었던 전의 모습과는 확연히 다른 표정과 시선으로 저를 쳐다보는 네 모습이 자꾸만 겹쳐 보여 겨우 말을 트기 시작했을 때보다 상황이 더 어렵게 느껴져 손바닥에 얼굴을 묻은 채 깊은 한숨을 내쉬는)

/ 괜찮아요. 나도 텀 많이 느려요. 천천히 굴러가요, 기다릴게요. 좋은 밤, 남준아.

9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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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탄소
(제 어깨를 밀치고 안으로 들어오는 너를 막을새도 없이 언제나 그 자리 그대로에 놓여있는 의자에 앉아버리는 걸 눈으로 좇으면서 병실 문을 닫아 문에 기대서는데 제게 앉으라고 권유하는 네 말에도 요지부동으로 움직이지 않으며 이제는 팔짱까지 낀 채로 너를 쳐다보는, 어느 곳 하나 온전한 곳 없는 모양인지 얼굴을 쓸어내리던 네 손바닥에도 상처들이 자리 잡은 것이 보였어서 근신 처분을 받았다더니 호되게 털렸는 모양인지 혀 차면서 다시 한 번 더 앉으라고 말하는 네게로 다가가는) 가만히 입 다물고 있을 거면 앉을게요. 형사님이 방에 처박혀있는 동안 여러 형사들이 왔다 갔어서 내가 또 새로운 사람 맞이하기가 좀 그렇거든요. 대답하는 것도 질렸고. 무슨 말이냐 하면, 상처 덧나기 싫으면 입다물고 있으라는 거예요. 나도 그쪽이랑 싸우기 싫어서 들어오지 말라고 한 거니까. (저도 딱히 기분 좋지 않다는 걸 표현하듯 미간 구긴 채로 알아 들었냐며 네 손 잡아 내리면서 너와 눈 맞추는데 가까이서 보니 가관이라고 그래도 아문 상처라고 하나 부은 눈가하며 볼이 퍽 안쓰러워 제 손에 잡힌 네 손에서 제 손가락에 걸리듯 이제 내려앉은 네 손바닥의 상처를 긁듯 손톱으로 짓눌렀다가 떼며 입 여는) 다 그쪽 맘대로죠? 이 사람 보냈다가, 저 사람 보냈다가. 이제는 들여보내주지 않는다고, 다 낫지도 않은 사람 보내는 거 보면. 기가 차. 형사님 말대로 시간 얼마 안 남았다고 이러는 건가. 내가 지'랄 안 떨었으면, 다시 오지도 못했어요. 형사님. 손 떼진 거랑 다름없죠.

/ 고마워요. 이제 새해가 오네요. 복 많이 받아요. :D

9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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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소100
그쪽 덕이라는 듯이 말하네. 뭐, 다를 건 없죠. 좀 더 길었던 근신이 김남준 씨에게 가라는 말 하나로 풀려난 거니까. 그보다 아프니까 좀 놓으시죠. (피딱지로 뭉쳐있던 손바닥의 상처가 언제 가라앉은 건지 이제는 네 손톱에 눌려도 핏방울 하나 맺히지 않는 것을 바라보며 그리 아프지 않으면서도 닿아있는 온기 자체가 이상한 느낌이 들어 네가 하는 행동을 가만히 지켜보다가 네 손 위에 제 손을 겹쳐 올려 살짝 밀어내는) 계집년처럼 별 쓸데없는 고민을 하는데 아, 그쪽은 아니겠지만 말입니다. 기간이 끝날 때까지는 항상 찾아올 겁니다, 전에 그랬던 것 같이. 문제는 전에 내가 김남준 씨를 도대체 어떻게 대했는지 기억이 나지 않는다는 겁니다. 거의 마지막이니까, 김남준 씨 생각 절대 안 변한다는 거 뻔히 아니까 그냥 말하는 건데. (비가 오는 날씨로 인해 이제는 빛조차 제대로 스며들지 않는 칙칙한 병실, 아무렇게나 부스스하게 가라앉은 네 머리카락 하며 그럼에도 흐트러짐 하나 없는 네 표정과 어울리지 않는 답답한 병원복의 주름까지 생각 없이, 그렇지만 세세하게 바라보다가 다시 네 시선과 똑바로 마주하는데 처음 만났을 때나 지금이나, 형사 일을 하면서 만나왔던 다른 범죄자들과는 다르게 여전히 몇 번을 시선을 마주해도 알 수 없는 네 생각에 한숨을 푹 내쉬는) 굳이 여기에 남으려는 이유를 모르겠네. 감방이나 여기나 다를 게 뭐가 있습니까. 똑같이 어둡고, 차갑고. 어차피 여기에 남아있어도 용의자 신분이라 마음대로 퇴원 못 한다는 거, 누구보다 김남준 씨가 제일 잘 알지 않습니까. (한 달이 다 되어감에도 변함없는 네 태도와 생각에 팀장 스스로가 가지 않고 일부러 저를 보낸 것에는 다 이유가 있다며, 아마 제 성격 못 이기고 분명 덤벼들었을 팀장이 너를 맡았다면 아마 네가 짊어져야 할 죄의 무게가 더 무거워졌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질린 기색이 역력한 표정으로 고개를 내젓고는 자리에서 일어나는) 오늘은 얼굴만 보일 생각으로 온 겁니다. 내일은 무슨 말을 해야 할지 감도 안 잡히네. 이 정도 시간을 보냈으면 어느 정도 되지 않았습니까, 예? 한 달 다 되어가는 시간 동안 내민 손은 쳐다보지도 않네.

/ 응, 새해 복 많이 받아요. 삼재 끝나서 기분 좋아요. 지금 내 기분처럼 남준이도 항상 행복했으면 좋겠어요. X)

9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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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탄소
한 달이나 넘게 얘기 나눴는데 손 치울 생각은 없고? 뭘 쥐고 있는지 뻔히 아는데 뭐 하러 그러겠어요. 내가 조금이라도 늦게 감옥에 들어가고 싶어서 이러는 것도 아닌데 무슨 말 꺼낼지 모르겠다더니 초짜가 돼버린 것 같은데요. 형사님. (제 손을 밀어내는 너에게 밀려가 네 손을 놓으면서 손에 남은 온도가 순식간에 식어버리는 것을 느끼며 저를 쳐다보던 네가 일어나는 것을 눈으로 좇아 이제 나가보려는 네 행동에 길 내주듯 뒤로 물러서면서 아직 제대로 아물지 않은 상처가 네가 눈을 깜빡일 때마다 제 눈에 띄어 그것을 별생각 없이 주시하는) 생존 신고도 아니고, 얼굴 보이려면 고운 얼굴 내비칠 것이지. 퇴원은 별로 생각도 안 하고 있었던 건데. 나가면 돌 맞아 죽지 않을까 생각이 들어서요. 안 그래요? 형사님도 그랬잖아요. 찢어죽였을 거라고. 내 쪽은 오죽할까요. 아마 예상컨대 길 가다 시체가 되어도 이상할게 없을 거예요. 그렇다고, 그럴 걱정 없이 감옥으로 찌그러지는 건 또 별로. (모든 사람들의 시선이 집중 되어있는 저의 상황인데 잊어질리도 없으며 시선이 돌려질 리도 없으니 뭘 바라겠냐며 이젠 비가 다 덮어내리는 듯 칙칙하다 못해 음산함까지 풍기려 드는 병실에 미간 구겼다가 이젠 익숙해질 만도 할 참이라 그저 이 낡은 건물 제 병실 천장에 빗물이나 안 새어 습한 비 냄새나 안 몰려오게하니 다행이라고 넘기면서 이어 말하는) 꼴에 저지를 거 다 저지르고 숨냐고 해도 어쩌겠어요. 사람 마음이 그런 거죠. 형사님 말마따나 어둡고 차갑고 감방이나 별다를 게 없다지만, 여기에는 잡아먹을게 있잖아요. (너에게만 큰 비밀 하나 알려준다는 듯이 선심쓰는 표정으로 한발자국 다가가 웃음기 머금은 목소리로 네 귀에 작게 속삭였다가 뒤로 물러나며 제 보조개 들어가게 소리 없이 웃어보이는)

/ 귀여워. 계속 기분 좋았으면 좋겠어요. 같이 계속 기분 좋아서 행복해요. 우리.

9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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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소103
...쯧, 헛'소리. 사냥개를 보고도 가만히 있지는 않지, 병'신이 아니고서야. 이참에 말해두는 건데, 나는 사냥감이 아닙니다. (푹 들어간 네 보조개를 바라보다가 시선을 올려 한 치의 끝도 알 수 없는 네 눈동자를 들여다보다가 홀리지 않는 게 이상할 정도의 깊이임을 알고 있기에 작게 혀를 차며 엎어지면 코가 서로 맞닿을 거리였던 네게서 한 발자국 물러나 어두운 병실 안을 한 번, 그리고 조금은 초라한 모양새지만 사람의 어깨를 짓누르는 중압감을 두르고 있는 너를 쳐다보며 병실 밖으로 빠져나와 왠지 모르게 무거워진 어깨를 으쓱거리고는 걸려오는 전화를 받으며 느릿하게 걷다가 귓가를 때려 박는 내용에 표정을 찡그리는) 진술 땄다고요? 진짜 맞아요, 목격자? 마지막으로 일어난 사건이 벌써 두 달이 다 되어가는데, 용기가 있었든 없었든... 아, 지금 갈게요. (찝찝하다는 듯 네가 있을 병실을 돌아보면서 머리를 긁적거리다 목격자가 거주한다는 집으로 찾아가 진술인지, 하소연을 듣는 건지 구별도 되지 않는 내용들을 대충 수첩에 정리해 적고는 심신미약 상태인 너를 잡아넣기 위해 있는 증거, 없는 증거까지 싹 끌어모으고 있는 동료들을 힐끔, 쳐다보고 있는데 저를 부르는 팀장의 목소리가 뒤이어 몇 주 동안 너와 대면하면서 진전이 있는가에 대한 질문을 던지자 탐탁지 않다는 듯 표정을 찌푸리며 고개를 젓는) 증거 모으셔도 만약 김남준의 상태가 심각하다는 의료진의 판단이 있다면 거기서 끝일 겁니다. 형량은 대폭으로 감소할 테고, 물론 검사의 말에 따라 판사가 내리겠지만. 내일 들리면서 물어는 보겠습니다만, 큰 기대는 안 하시는 게 나을 겁니다. 의사는 환자의 편이니까요. 아시잖습니까, 그 영악한 편 가르기요. (완고한 의사의 태도를 알고 있기에 혀만 차는 팀장의 얼굴을 바라보다가 설령 목격자의 진술이 들어맞고, 네가 감방에 들어간다고 하더라도 차라리 죽는다면 감방에서 썩어 죽지, 가석방으로 출소해서 유가족들에게 얻어맞아 죽을 짓은 하지 않을 거란 것을 잘 알고 있는 터라 헛웃음을 흘리며 증거 자료들을 헤집는 동료들을 뒤로하고 집으로 돌아가 한숨 돌리고 왠지 모르게 깊은 잠에 빠져들어 겨우 잠에서 깨어나 씻고 나온 뒤에야 옷을 대충 걸쳐 입고 네가 있을 병실로 향하는) 김남준 씨, 들어갑니다. 비 와서 추우니까 얼른 문 좀 엽시다.

/ 천천히, 오래 굴러가요. 올해에도 잘 부탁해요, 남준아. 필터링... 부끄러워...

9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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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탄소
(누가 자신이 물어뜯길 사냥감이라고 인정하겠냐고 상대가 물어뜯을 마음을 가지면 그 사람이 사냥감이 되는 거고 저가 사냥개가 되는 거지 제 병실을 나가는 네게 가벼이 손 흔들어주며 멀어지는 발소리 들으며 병실에 있는데 네가 가고 나서 날이었는지 찾아온 의사에 어느새 너말고 다른 사람과 마주하고 앉아 있는 상황에 때묻지 않은 의사가운이라던지 가슴팍 주머니에 걸린 볼펜이나 단정한 셔츠 깃 아래에 늘어걸린 네모난 명찰 안의 사진과 제 앞의 사람의 얼굴을 비교하듯 말없이 눈동자 굴리며 보다가 차트 안에 제 얼굴이 박힌 종이가 넘겨지는 걸 시작으로 오는 질문에 느리게 입을 여는) 이해가 되지 않으니까 머리만 아파서 답을 못하겠어요. 거기까진 이해를 하겠는데, 그 이상이 무리죠. 치료도 못 받고 있잖아요. 지금. 뭐라도 정리가 되어야 알겠는데 모르겠으니까. (제 되물음과 반복되는 질문으로 이어지듯 이어지지 않는 대화를 나누며 메마른 눈으로 단정히 잘린 제 손톱을 보면서도 의사의 손에 쥐어진 펜이 차트 위에 움직이는 걸 곁눈질로 확인 하는데 멈춰진 펜에 행동 멈춰 제 이마 손으로 짚어 낡은 테이블, 낡은 의자가 내는 삐걱임 마저도 제게 거슬려 신경을 아프게 하는 것처럼 어눌한 말투를 보이며 네게 보이는 이미지와는 다른이미지를 의사에게 각인시키듯 한참을 의사와 대화를 꾸역꾸역 이어나가다 차트의 마지막 장이 넘어가는 것을 마무리로 제 병실을 나가는 의사에게 시선 주곤 문이 닫히자마자 자리에서 일어나 침대로 걸어가선 그대로 누워버리며 몰려오는 피로감에 뻑뻑한 눈 비비며 눈을 감는) (왜 이렇게 요즘 들어서 비가 내리는지 연달아 내리는 비에 낮인지 밤인지 구별 안될 정도로 눅눅해지고 어두워진 병실 안의 분위기 때문에 다른 의미로 미쳐버리지 않을까 생각하며 금방이라도 불이 꺼질 듯 아슬하게 깜빡이는 전등을 힐끗 보곤 이내 들리는 발소리와 익숙해져버린 네 목소리를 들으며 문 앞으로 걸어가 문 여는) 형사님 끈질기네. 아, 끝날 때까지 계속 찾아온다고 하셨지. 그래도 비도 지‘랄 맞게 오는데 좀 쉬엄쉬엄 오시지. 안 그래도 찬기가 흘러들어와서 추운 건 안 말해도 알아요. 이건, 나을 생각이 없대요? 난 이미 밴드도 뗐는데. (곧바로 보이는 네 얼굴에서 전보다는 가라앉았지만 눈에 띄는 상처에 이젠 밴드는 없어지고 대신 흉터가 자리 잡은 제 이마 손가락으로 가리켰다 말며 너를 맞이하는)

/ 저도 올해 잘 부탁해요. (๑´ლ`๑) 다 귀여우니 괜찮아요.

9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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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소109
봐준 겁니다, 그때. 정신 놓고 던져서 그런 거지, 내가 저격 하나는 존'나 잘하거든. 머리 안 깨진 걸 다행으로 여겨요, 김남준 씨. (뻔뻔스레 당연한 걸 묻느냐는 듯이 오히려 너를 이상한 시선으로 쳐다보다가 괜히 얼굴에 가득할 상처를 쓸어내리며 평소와는 다르게 한 무더기로 가져온 종이들을 테이블 위에 내려놓고 자리에 앉으려다가 문득 시야에 걸린, 차분하게 내려앉은 네 머리카락 사이로 보이는 이마의 흉터에 걸음을 옮겨 마치 아이의 피부라도 만지는 것처럼 조심스레 네 흉터를 쓰다듬다가 엄지손가락으로 꾹, 내리누르는) 나랑 보는 건 얼마 남지 않았지만, 앞으로 김남준 씨는 거울 같은 걸 볼 때마다 이 흉터를 보고 나를 떠올리겠네요. 흉터가 사라지려면 적어도 일 년 이상은 걸리거든, 아무리 작더라도. 뭐, 기분은 나쁘지 않네. 김남준 씨는 아니더라도 나는 그쪽한테 엿을 먹인 거나 다름이 없잖습니까. 이런 게 또 나름의 그게 있어, 일에 치여 사는 형사들한테는. (별 시답잖은 농담 따먹기라도 하는 것 마냥 네게 말을 늘어놓다가 테이블 위의 종이들을 순서는 상관없다는 듯 아무거나 꺼내 들어 빼곡하게 적힌 손글씨를 대충 훑어보는가, 싶더니 말이 하나도 들어맞지 않는 엉터리 진술인 것을 확인하고 읽어보라는 듯이 네게 건네주며 다른 종이를 꺼내 드는) 오죽 웃겼으면 팀장님마저도 이걸 냅다 건네준답니까, 별 미친'놈들 다 있지. 당신 평판이 이래요. 거짓 진술로 가득하고, 목격자가 나왔대서 갔더니 말이 하나도 맞지 않고. 그저 당신한테 좋지 않은 감정들이 있는 동료들만 이런 것들을 짜깁기해서 증거랍시고 만들고 있어요. (이제는 너를 회유하는 것도, 강압적으로 집어넣기 위한 것도 아니라 그저 숨 쉴 틈도 없이 귀에 박히는 욕지거리들과 여린 살갗을 스쳐 지나가는 칼날들을 피하기 위한 도피처로 이곳에 오는 기분이 들어 형사인 주제에 범죄자, 그것도 저가 집어넣어야 하는 네게 이러는 것도 참으로 모순적인지라 의자에 축, 늘어져 고개를 뒤로 젖히고 공기와 숨소리로 뒤섞인 웃음소리를 낮게 흘리는) 내가 가면 이런 수준의 형사들이 올 겁니다. 사람들이 끊기지 않을 겁니다, 김남준 씨가 들어간다고 하기 전까지는. 그때 같은 육탄전도 벌어지겠죠, 그 사람들은 나보다 더 다혈질이거든. 체격도 다부져서 김남준 씨 한 번에 발릴지도 모릅니다. (뒤죽박죽, 이도 저도 아닌 진술이 적힌 종이들을 그 자세 그대로 바라보며 마치 형사도, 범죄자도, 아무것도 아닌 관계에서 네게 장난을 치듯 말을 내뱉다가 종이를 들고 저를 내려다보는 네게 시선을 돌려 제가 읽고 있던 종이를 건네주는) 3일 남았습니다. 3일 뒤면 김남준 씨는 내가 처음 이곳에 왔던 때처럼 그런 상황들을 몇 번씩이나 반복하겠죠. 계속 내가 맡을 수는 있었는데, 당신한테 악감정을 품은 사람들이 존'나게 많더라고. 형사가 협박이나 당하고, 당신이 어지간히도 범죄를 저지르고 다니기는 했나 봐.
9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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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탄소
그래서, 날 못 넣겠다고요? (테이블 위로 잔뜩 올려져 반듯한 테이블 위를 어지럽히는 종이뭉치들에 작게 인상을 쓰기도 전에 확인하라는 듯 네가 제게 던지는 종이를 받아 눈으로 대충 흘겨 읽으면서 네 말대로 별 같잖은 단어들과 문장들을 배열한 눈에 차지도 않는 영양분이라곤 뭣도 없는 글에 절로 미간을 구기며 대충 넘겨 읽어 다 읽어내린 종이를 들고 너를 내려다보면서 장난 섞인 농담들에 제 한쪽 입꼬리 올리는 걸로 답해주니 이번엔 네가 읽던 종이를 제게 내미니 이것과 별 다를 것 없을 것 같아 흉터부근을 손으로 긁적이면서 그래도 아무말 없이 그걸 받아들고 저도 어디 앉을까 싶어 구석에 처박혀 먼지 쌓인 낡은 의자 하나 네 앞으로 끌고 와 먼지 손으로 대충 턴 후에 털썩 앉아버려 종이에 눈길 주는) 3일 안에 형사님 선에서 끝내고자 하는 마음이 영 없는 것 같아서 묻는 거였는데, 뭘 그렇게 봐요. 그쪽 말대로 어지간히가 아니라 꽤, 저지르고 다녔어서 주위에서 닦달 아닌 닦달을 하나 본데. 종이들 보니까, 수준이 이건 아니잖아. (이번에도 네가 내민 종이에는 첫 구절부터 말도 안 되는 문장으로 시작이 되니 더 이상 읽어볼 가치가 없다는 걸 느껴 바로 탁자 위 종이들 위로 내던지면서 짧게 혀 차며 그쪽 다음으로 올 형사들 수준 잘 알겠다는 표정 짓곤 편히 두 손 제 허벅지 위에 올려둔 채로 의자 등받이에 등 기대 느리게 눈 깜빡이면서 무얼 생각하듯 말없이 너와 눈을 맞추다가 혀로 딱 소리 내는) 형사님, 오점은 아버지 하나로 족하다고 생각하는데. 나라는 오점도 남기고 싶으세요? 형사 인생에 말이에요. 여기, 상처는 일 년이면 되는데 나는 아닐걸요. 끝까지 괴롭힐 걸요. 아니, 끝까지 괴롭힐 거에요. 뭣하면, 나는 다시 만날수도 있죠. 왜 이렇게 마무리 짓는 게 없어요, 형사님은. 예나 지금이나 똑같아서 할 줄 아는 게 없나. 그때도 놓치고, 지금도 놓칠 것 같네. 어리네, 어려요. 나는 물어뜯고 싶은 사람은 그쪽 한 명으로 족해요. 내 쪽도 슬슬 정리되어 가는데, 집어넣겠다고 쳐들어오면 내가 얼마나 짜증이 나겠어. (아까의 네 말대로 이런 시답잖은 종이들을 들고서 제게 들이밀 형사들이 눈앞에 그려지며 이도 저도 아닌 3일이 지나고 나면 뭣도 통하지 않을 형사들을 맞이할 제 미래가 암담해지는 걸 느껴 깊은 한숨 내쉬며 은근히 네 선에서 끝내라는 걸 권유하듯 제 한쪽 입꼬리 비트는) 요즘 들어 딱히 나 넣을 생각이 없는 것 같은데. 넣질 못하겠으면, 빼는 걸로 마무리 짓던지.
9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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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소113
헛'소리. 왜 이런 일에 자꾸 기간을 두고 형사를 바꾸는지 압니까? 스톡홀름 증후군, 그 썩을 놈의 스펀지 때문에 헛나도는 말. 간혹가다가 동화되는 사람들이 있거든. 그것도 형사가, 범죄자에게. 여기도 딱히 제정신인 공간은 아니잖습니까. (형사라는 타이틀을 머릿속에 새긴 이후로 수없이 봐왔던 범죄자들, 그리고 그들에게 한순간이라도 동화되어 수 사자체가 흐트러질 뻔했던 순간들. 몇 달을 질질 끌었던 수사들도 너를 상대하는 이 순간, 이 상황보다는 그리 어려웠던 일들이 아니었던 것 같아 점점 이골이 나는 머릿속에 이제는 이런 종이들 따위 아무 소용 없다는 듯이 테이블 위에 쌓여있던 종이들을 손가락으로 툭툭, 건드리며 시선 끝마다 걸리는 네 작은 행동들을 따라가는) 김남준 씨를 못 넣는다면 이 사건들은 그저 눈앞에 범인을 두고도 종결시키지 못한 미제사건이 되겠죠. 증거란 증거는 다 있는데, 그 좇도 뭐도 아닌 정신병 하나로 김남준 씨를 집어넣지 못할 상황이 되었으니까. 쯧. 이래서 심신 미약이니 뭐니, 범죄자들은 하나같이 봐줘서는 안 된다는 거야. (날마다 찾아오는 기자들, 목에 팻말을 걸어놓고 묵언 시위를 하는 유가족들, 끊이지를 않는 허위 진술 전화들 하며 쌓여만 가는 증거들에 반해 집어넣을 수 없는 네가 자리 잡은 이 병원, 병동, 병실까지. 날이 가면 갈수록 머릿속을 헤집는 과거 속의 트라우마들과 제 텀이 끝나가는 날짜가 다가올 때마다 지금이 아니면 저 남자를 잡을 수 없다는 말이 제 뇌를 뒤흔드는 것만 같아 무겁게 가라앉은 병실의 공기에 한숨을 흘려보내는) 김남준 씨를 잡아넣을 생각이 없는 것 같다... 라고... 김남준 씨 말 한 번 웃기게 잘하네. 네가 정리한 게 도대체 뭔데, 어? 이 개'같은, 이 거지 '같은 심신미약만 아니었어도 너는 이 병실이 아니라 빛도 없는 독방에 갇혀있었겠지. (사건이 일어나고, 달력을 몇 장 찢고 나서의 지금. 진전이라고는 그저 사건과는 상관이 하나도 없이 너와 나눈 대화 몇 마디. 이유 모를 패배감과 여전히 위세 높은 네 시선에도 굴욕감이 온몸을 휘어 감싸는 것만 같아 이를 바득바득 갈며 울컥하는 제 감정을 주체 하지 못 하고 의자가 뒤로 넘어가는 것도 모른 채 자리에서 일어나 여유로이 앉아있는 네게 다가가 흉터가 자리 잡은 네 이마가 다 드러날 정도로 머리채를 휘어잡아 뒤로 꺾어 너를 내려다보는) 착각하나 본데, 주도권을 쥐고 있는 건 네가 아니야. 지금이야 깨끗한 수단으로 진행되고 있다지만, 의사 하나 넘어오면 모든 상황은 끝난다고. 알아들어? 개'새끼, 주제도 모르고 기어올라.
9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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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소5
하아...
10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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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소6
울고 싶군
10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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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소7
(운다)
10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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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소9
윤기 정신과 의사

의사가 환자 찾아오는 게 한가하다고 생각해요? (가운에서 볼펜을 꺼내 들고 차트를 톡톡 두드리며 네 얼굴을 나른하게 쳐다보는)

10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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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탄소
한가한 게 아니면, 내 손에 죽고 싶으신 건가? 그렇게 오지 말라고 했는데, 의사 선생님. (네 특유의 나른함을 보며 볼펜을 손에 쥐고 차트를 두드리는 네 손을 힐끗 쳐다보는)
10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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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소15
(네 말에 멈칫, 볼펜 쥔 손을 굳혔다가 피식 웃으며 네게 한 발자국 다가가 빤히 바라보는 네 시선을 무시하고 묶인 네 몸을 찬찬히 훑어보는) 환자가 오지 말라고 했다고 안 오면, 의사가 아니죠. 오늘 하루 어땠어요. (차트에 몇 줄을 대충 휘갈겨 쓰고는 고개를 살짝 기울여 네 대답을 기다리는)
10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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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탄소
(제 시선을 무시하는 널 아랑곳 않고 쳐다보다가 매번 묻는 네 질문이 지겨워 네게서 시선 떼고 따분하다는 표정지으며 침대 등받이에 기대는) 그러니까, 짜증 난다는 거지. 어땠긴요. 꾸준히 선생님 적기 편하게 같은 말 해줬으면 이제는 알아서 적을 수 있지 않나? 오늘도 김남준은 16번째 살인을 실패하게 한 민윤기를 갈기갈기 난도질하는 상상을 했다 라고.
10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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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소16
(네 섬뜩한 말에도 나른한 무표정을 유지하며 고개를 끄덕이고는 차트를 내려다보는) 그러게요, 이젠 외울 지경이니까. (널 처음 만났던, 그 현장이 생각나 눈을 질끈 감고 한숨을 쉬었다가 실소를 터트리며 가만히 눈을 감은 채 네게 질문하는) 어떤 상상이에요? 구체적으로, 말해볼래요? 칼을 쥐고 나를 깔아뭉개서 아무렇게나 칼을 휘두르는 그런 상상이려나. 아, 이건 진료 차원에서 물어보는 게 아니라 개인적으로 궁금해서.
10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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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탄소
16에게
(제가 무슨 말을 해도 나른한 표정을 유지하는 네가 이골이 난다 들 즈음에 갑자기 이때까지 해오던 시시한 질문이 아닌 의외의 질문에 헛웃음을 터트리며 등받이에서 등을 떼고 일어나는) 선생님 많이 특이하시네. 그런 게 궁금해요? 칼을 휘두르는 걸로는 부족하죠. 선생님은 의외로 구미를 당기게 하는 요소가 많이 있어서요. 더구나, 날 이꼴로 만들어 놓고 양심도 없지. 선생님을 난도질하는 상상을 했다고 했는데 사실은 조금씩 갉아먹듯 상처를 내는것도 좋을것 같기도 해요. 팔 부터 시작해서 선생님의 하얀 부분이 없어질 때까지. (마치 지금 상상이라도 하고 있는 듯이 유독 남들보다 더 하얀 네 피부, 가운의 소매 사이로 보이는 네 가는 손목 그 위로 뭐하다 다쳤는 건지 몰라도 나있는 상처를 보며 조곤조곤하게 말을 하는데 그럴수록 묶여있는 몸의 갑갑함과 갈증을 느끼며 제 혀로 마른 입술을 축인 후 널 부르는) 선생님, 말로는 부족하지 않나? 풀어주면, 해줄 수 있는데.

/길어졌다. 미안해요. 8ㅁ8

10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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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소19
글쓴이에게
(눈을 살며시 떠 네 얼굴을 가만히 쳐다보는데 네 시선이 제 손목에 머물고 있다는 걸 깨닫고 저도 모르게 가운 소맷자락을 끌어내리며 네게서 한 걸음 뒤로 물러나는) ... 갉아먹듯이. 제가 생각한 김남준 씨 상상과는 조금 다르네요. (점점 빨라지는 심장박동이 느껴지고 말끝이 떨리기 시작하지만 네게 들키고 싶지 않아 억지로 입꼬리를 당겨 올려 미소 짓고는 네게 다시 천천히 다가가 네 머리에 손을 얹고 조심스럽게 쓰다듬는) 나는요, 김남준 씨. 사실 김남준 씨를 환자라고 생각 안 해요. 그저 사나운 짐승 정도로만 생각하고 있거든. 내 의무는 김남준 씨를 잘 어르고 훈련 시켜서 검찰 측에 데려다주는 거에요. (네 머리에 여전히 손을 얹은 채 고개를 비스듬하게 꺾어 천장 한 켠에 달린 CCTV를 보며 말을 이어나가는) 그리고 내가 김남준 씨 담당이라고 해서, 마음대로 풀어줄 순 없는 거고.

/괜찮아요!

10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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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탄소
19에게
(제 시선을 눈치챘는지 소맷자락을 끌어내리는 너에 소리 없이 웃은 후 제게서 물러섰다가 다시 다가오며 정말 네 말대로 사나운 짐승 도닥여주듯이 제 머리를 조심스럽게 쓰다듬는 네 손길에 안정이라도 취하 듯 눈 감았다가 천천히 다시 뜨는) 그렇겠죠. 사소한 것 하나까지 검찰에 갖다 바치는 거 알고 있으니까, 잘 알아요. 그래도 짐승으로 생각하고 있었다니 많이 섭섭하네. 선생님. 우리가 한두 번 본 사이도 아니고. 우리 둘의 인연도 장난 아니잖아. (섭섭한 표정을 지으며 네 시선이 천장에 달린 CCTV에 가있는 걸 힐끗 보고 시선 돌려 네 뒤의 벽에 걸린 거울로 네 모습 보며 말 하는) 저거, 소리는 녹음 안되는 거 알고 있는데. 고개 살짝 돌려봐요. 그래요, 거기. 사각지대거든. 안돼?

10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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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소22
글쓴이에게
글쎄요, 좀 무서운데. (네가 말한 쪽으로 고개를 돌려 힐끔 쳐다보고는 CCTV와 그쪽을 번갈아가며 보다가 다시 널 내려다보며 제 손 틈 사이로 들어오는 네 머리카락의 감촉을 느끼며 바람 빠지는 소리를 내며 웃는) 그리고 저 CCTV가 소리를 담는지, 안 담는지는 나도 몰라요. 이 방에 숨겨놓은 다른 CCTV가 있는지, 없는지도 모르겠고 설사 있다면 몇 개가 더 있는지도 몰라요. 김남준 씨, 그 말에 책임질 수 있어요? 저쪽이 정말 사각지대인지. (한쪽 손에 쥐고 있던 차트를 네 옆쪽에 던져 놓고는 네 머리를 쓰다듬던 손을 거두고 나른한 표정으로 네 눈을 빤히 바라보며 네가 말한 사각지대로 천천히 뒷걸음질하는) 내일이면 김남준 씨 담당이 바뀔 수도 있겠네요.

10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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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탄소
22에게
책임질 수 있죠. 내가 그것도 확인 안 하고, 선생님한테 부탁하는 걸로 보여요? 이래 봬도 선생님만 아니었다면 그날 살인을 완벽하게 끝내고 영원히 안 잡힐 수 있었던 난데. 선생님은 그때 내 협박은 안 무섭고, 지금 여기 CCTV가 더 있으면 어쩌지를 더 무서워하는 걸 보니까, 특이한게 맞는 것 같아. (제 옆쪽에 떨어지는 네 차트를 보며 네게 시선 돌려 절 쳐다보는 네 눈 피하지 않고 바라보며 제 말대로 사각지대로 천천히 가는 널 따라 자리에서 일어나 천장에 달린 CCTV에 제가 훤히 보이게끔 서서 네가 완전히 사각지대로 들어가기 전까지 쳐다보는) 그럴 리가. 그럴 일은 없어요. 절대로.

10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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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소24
글쓴이에게
어떻게 들릴지 모르겠지만 나는 김남준 씨 안 무서워요. (천천히 뒷걸음질하다가 이윽고 차가운 벽에 등이 맞닿이자 질끈 눈을 감았다 뜨며 병실 가운데 우두커니 서있는 네 모습을 쳐다보는) 오히려 나 자신이 무섭다고 할 수 있겠네요. 어쩌자고 겁도 없이 당신을 여기까지 오게 만들었는지, 또 어쩌자고 이렇게 사각지대에 내 발로 걸어왔는지. 그리고 곧 김남준 씨가 내 앞까지 걸어와서 그 구속복을 풀어달라고 하면, 정말 풀어줄까 봐 무서워요. (제 말을 마치고 심호흡하듯 숨을 쉬고는 가운 주머니에 양 손을 찔러 넣는) 당장 5분 뒤도 무서운데. CCTV따위는 상관 없어요, 사실.

10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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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탄소
24에게
(완전히 사각지대에 들어선 네게 시선 거둬 천장 위에 달린 CCTV 힐끗 쳐다보고 이내 느리게 네 쪽으로 걸어가며 제가 무섭지 않다는 말에 고개를 끄덕이며 시선은 네 발 밑을 향한 채 점점 네게 가까이 다가가는) 다행이네. 내가 무서운 게 아니라서. 자기 자신을 무서워 하는것도 좋지. 진짜로 무서운 걸 앞에 두고도 자신을 무서워 하는게 이후를 상상하면 우스우니까. (거의 네 코앞에서 걸음을 멈춰 서서 네 발끝에서부터 천천히 시선 올리며 가운 주머니에 들어가 있는 네 손에 오래 머물렀다가 시선 올려 너와 눈 맞춰 보조개가 들어가게 웃으며 말 거는) 그래서, 풀어줄건가? 웬만하면 아직 나한테 겁이 없으면 좋겠는데. 적어도 내 구속복은 풀어주고 나서 겁먹어야지.

10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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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소28
글쓴이에게
(천천히 제 모습을 눈에 담는 네 시선을 가만히 받으며 더는 뒤로 갈 수 없음에도 불구하고 벽에 스며들어 가기라도 할 것처럼 더 바짝 벽에 붙어서는) 그렇겠네요, 김남준 씨 눈엔 내가 얼마나 한심하고 황당할지, 가늠하기도 어려워. 사람 몰아세우고 겁주는 거 전문인 김남준 씨 눈엔 내가, 얼마나. (너와 눈을 맞추고 네 웃음에 보답이라도 하듯이 옅게 웃음을 지어 보이다가 가운 주머니에서 한 손을 꺼내 네 구속복 안에 감춰져 있는 팔목을 제 집게손가락으로 천천히 훑어보는) 내가 이걸 풀면 이 팔이 날 어떻게 하려나. 바로 목을 조르고 내리누르려나. 아니면, 고맙다고 손 내밀며 악수라도 청해올까. 확실히 후자는 아닐 텐데.

10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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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탄소
28에게
(글쎄 제가 지금 널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 지 예상하는 말에 그저 어깨만 으쓱이며 네게 더 가까이 다가가 옅게 웃음을 짓는 네가 손가락으로 제 팔목을 훑어보는 행동에 아직 구속복이 풀어진 상태가 아니라 너를 건들 수 없는 것에 아쉬움을 표하는) 왜 확실을 해, 의사선생님. 잘했다고 끌어안을 수도 있는 건데 말이야. 지금까지 선생님과 대화를 한 내가 그렇게 고마움도 모를 만큼, 매정해 보였나. (저보다 머리 하나 정도 차이 나게 작은 널 내려다보며 고개 내려 네 이마에 툭 제 이마 부딪치며 재촉하는) 지금 선생님을 손으로 건드릴 수가 없다는 게 많이 안타까워서 그러는데. 그래서, 안 풀어줄려고? 나는 그렇게 인내심이 남아도는 사람이 아니야. 선생님. 무서우면, 지금이라도 경비 부르면 되는거고.

10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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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소30
글쓴이에게
(제 이마에 툭 하고 맞대어진 네 이마에 바로 눈을 내리깔고 네 발끝을 쳐다보다 알 수 없는 감정이 울컥 치밀어 오르는 기분에 한참 입술을 꾹 깨물고 있다가 조용히 입을 열고 웅얼거리는) 내게 내일이 올까 궁금해지네요. 내가 극한 공포에서 살고 싶어 발버둥을 치게 될까, 궁금하기도 하고. (네 이마를 밀어내듯이 고개를 천천히 들고는 건조한 눈으로 널 올려다보다가 양팔을 뻗어 네 몸을 감싸 안듯이 하여 구속복 뒷면에 꽉 조여있는 가죽끈들을 하나, 하나 풀어가기 시작하지만 아래로 내려갈수록 손이 떨려 헛손질을 여러 차례 하다가 결국 다 풀어내고 마는데 차마 구속복을 벗겨내진 못하고 그저 가만히 양팔을 툭 떨구는) ...다 풀었어요.

10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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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탄소
30에게
같이 궁금해하는 걸로 하죠. 선생님. 일단, 공포에 선생님이 떨지, 말지부터. (제 이마를 밀어내듯 고개 드는 너에 뒤로 고개 물리며 네가 무슨 생각을 하는지 알 수가 없어 절 올려다보는 너를 바라봐주곤 네가 양팔 뻗어 천천히 제 구속복 뒷면의 가죽끈을 풀어내자 몇 번 헛손질하는 게 느껴지지만 차분하게 기다려, 이내 다 풀어내자 구속복에 갇힌 제 팔 빼내며 완전히 구속복을 벗어 바닥에 툭 던진 후에 발로 벽 쪽에 미는) 착하네, 선생님. (씩 웃어 보이며 이곳 정신병원에 들어오고부터 구속복신세를 졌어서 뻐근한 손목 몇 번 흔들고 손등으로 네 볼 툭 치는) 이제 겁 나요? 내가 이 다음 어떻게 할지.

10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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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소33
글쓴이에게
(바닥에 툭 던져진 구속복이 벽 쪽으로 차이는 것을 가만히 눈으로 좇다가 제 볼을 툭 쳐오는 네 손길에 질끈 눈을 감고 실소를 터트리며 대답하는) 모르겠어요. 막상 이렇게 상황이 닥치니까 조금 겁이 나는 것 같기도 하고. 이리저리 날뛸까 봐 묶어둔 사냥개를 풀어버린 느낌이네요. (손바닥에 땀이 배어 나오는 게 느껴져 주먹을 말아 쥐었다가 풀며 살며시 눈을 뜨고 널 올려다보는. 빤히 저를 내려다보고 있는 네 눈길을 피하지 않고 눈을 맞추고는 입술을 감쳐물었다가 눈을 접어 미소 짓고는 천천히 손을 들어 몇 가닥 흘러내려온 네 앞머리를 쓸어 넘겨주는) 이제 어떡할 거예요. 난 김남준 씨를 풀어줬고 김남준 씨는 이제 내게 뭔가 행동을 취하겠죠.

10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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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탄소
33에게
선생님 말대로 사냥개가 풀렸어요, 선생님 손에. (제 눈길 피하지 않고 맞춰오는 네가 네 말대로 진짜 겁을 먹은 게 맞는지 확신이 안 서는 중에 제 앞머리 쓸어 넘겨주는 네 손길이 조금은 떨리는 걸 느끼며 하 하고 웃음 터트리는) 안 그래도 구속복은 풀렸고, 지금 선생님과 내가 서있는 위치는 CCTV에서 안 잡히는 사각지대이고. 그리고, 선생님은 그냥 선생님이 아니죠. (알죠? 네게 되물으며 제 뻐근한 목덜미 주무르고 한 손으로 네 턱을 잡아 제 쪽으로 끌어당겨 네 얼굴 찬찬히 살펴보듯 이리저리 돌려 보며 다른 손 들어 몇번 가볍게 털어 금방이라도 널 때릴 듯이 주먹 쥐었다가 피는) 사람 신경 거슬리게 나른한 표정밖에 못 짓는 것 같은데, 이 얼굴은 때리면 울기나 할까.

10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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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소37
글쓴이에게
... 내 표정이 나른해 보이는 줄은 처음 알았네요. (갑자기 끌어당겨져 네 앞머리를 쓸어 넘겨주던 손이 갈 길을 잃고 어정쩡하게 허공을 맴돌았다가 제 턱을 움켜쥐는 네 악력에 급하게 손을 내려 네 손목을 감싸 쥐는) 알아요, 내가 김남준 씨를 그저 담당하게 된 의사뿐만이 아니라는 거. 김남준 씨의 인생을 송두리째 바꿔버린 사람이라는 거 정말 잘 알아요. (점점 네 손에 힘이 들어가는 게 느껴져 표정에 금이 가기 시작하지만 억지로 한쪽 입꼬리를 당겨 올리고 말을 이어가는) 내가 뻔뻔하다는 생각은, 안 해봤어요? 당신을 여기까지 오게 한 사람이 아무렇지 않게 들어와서 오늘 하루 잘 보냈냐는 그런 뻔뻔한 질문을 하다니.

10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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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탄소
37에게
(이 사람에게 겁이 있긴 할까 네 턱을 쥐고 있는 제 손의 힘과 제 손목을 감싸 쥐고 있는 네 손의 힘 차이가 있다는 걸 분명 너도 알 텐데 겁먹은 표정은 무슨 아무렇지 않다는 듯 나오는 널 바라보며 네게 손을 떼고 하하 웃는) 안 했을 리가, 내가 그날 본 게 이 사람이 아닌가 내 기억을 의심했을 만큼 했죠. 분명히, 그날 눈을 맞추고 다정한 대화까지 나눈 게 똑똑히 기억나는데 처음 본 환자 취급을 해주니까. 그때 내 기분이 어땠을지 알아요, 선생님? (그날이 떠오르는 것과 동시에 이곳에서 널 만난 날도 떠올라 회상하듯 말하며 손은 네 가슴팍에 달려있는 주머니로 향해 그 안에 가는 볼펜 하나를 꺼내드는, 장난치듯 몇 번 손에 굴린 후 볼펜 뒤를 규칙적으로 누르며 딸칵 거리는 소리가 병실 안에 울리게 하면서 널 무미건조하게 바라보는) 나, 사실 선생님 해칠 마음 없다고 하면 믿을래요? 그거 말고, 다른 걸 할 마음은 있지만.

/ 늦어서 미안해요ㅠㅠ

10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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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소38
글쓴이에게
(처음 만났던 그날의 네 모습과 저를 둘러싸고 몰아붙이던 형사들이 오버랩되어 머리가 지끈거리기 시작해 관자놀이를 꾹 누르며 네 눈을 똑바로 올려다보는) ... 검찰 측에서는 내가 의사라는 것보다 목격자라는 게 더 중요했구요, 나는 그저 그쪽에서 지시하는 대로 할 수밖에 없어요. 김남준 씨는 범인이고 나는 목격자라는 게 제일 중요하죠. 그 사람들에게 김남준 씨와 나 사이의 감정 따위는 전혀 중요하지 않아요. (생각을 거치지 않고 나오는 대로 말을 뱉다가 이게 뭐 하는 건가 싶어 길게 한숨을 내쉬며 네게서 고개를 돌려 던져진 구속복으로 시선을 돌렸다가 해칠 마음이 없다는 네 말에 다시 너와 눈을 맞추는) 다른 게 뭔지는 모르겠지만 그게 정말 나를 해치지 않는 거라고 생각해요? 여기서 김남준씨가 내게 뭘 하든, 난 해쳐지고 무너져버릴 거예요. 난 알아요.

/ 괜찮아요, 괜찮아요!

10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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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탄소
38에게
(어떤 식으로 뭐라고 말하든 네가 날 여기까지 오게 만든 것은 변하지 않기 때문에 네가 하는 말을 이해해주고 싶은 마음은 없지만 이해한다는 듯 고개 끄덕여주며 저와 눈 맞추는 시선 피해 네 한 팔 잡아들고 손바닥이 보이게끔 뒤집는) 잘 아네요. 목격자라는 게 아주, 중요했죠. 그래도 왜 그랬어요? 끊을 수 있는 거 선생님이 시작하게 만들었잖아요. 내가, 입 다물고 살랬는데... (코 찡긋이며 네 가운 소매 끌어올려 새하얀 손목이 드러나게끔 한 다음 제 단정치 못한 손톱으로 네 손목 위의 살을 그으며 너 힐끗 쳐다보고 말을 이어가는) 나는요, 선생님. 여길 나가지 않을거예요. 나가도, 선생님 손에 의해서 나갈거거든. 원래 선생님이 하는 일이라서 힘들 것도 없어. 지금 잘하고 있는 거 있잖아. 그거, 제대로 해줬으면 해서. 의사 선생님. (뒤편의 제 침대에 놓인 차트 고개짓으로 가리키며 의미 없이 제 손톱으로 네 손목을 긋는 걸 멈춘 후 그은 부분이 금방 붉어진 걸 보고 입꼬리 올려 웃으며 네 손바닥 위에 볼펜 올려주는) 나는 지금, 정신병 걸린 환자로서 말하는 거예요.

/ 저녁 먹고 다시 오느라 늦었어요. 미안해요. 8ㅁ8

10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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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소44
글쓴이에게
(입을 조금 연 채 멍하니 네 말을 듣는데 네가 제 팔을 잡아드는 것도 모르고, 제 손목 위의 살을 그어내는 너도 눈치 못 챈 채 빠르게 차오르는 눈물에 일렁이는 눈으로 네 얼굴을 바라보다가 네가 쥐여준 볼펜을 꽉 감싸 쥐며 작게 속삭이듯이 말을 꺼내기 시작하는) ... 내가 아까 말했죠. 내 눈엔 김남준 씨는 그저 짐승이에요. 정신병에 걸려 내가 치료해줘야 할 환자가 아니라 자신이 얼마나 나쁜 행동을 하는지 자각조차 못 하는, 그런 사나운 짐승으로 보인다고. 그래서 나는 김남준 씨를 길들이고 싶어요. 사나운 짐승이 내 말을 따르고 얌전히 시키는 대로 했을 때의 그 쾌감은 그 누구보다 좋을 걸 알거든요. (눈물방울이 제 볼에 투둑 떨어지고 나서야 제가 눈물을 담고 있었다는 걸 알고 급하게 볼펜을 쥔 손의 손등으로 눈가를 대충 닦아내고 조금씩 아려오는 제 손목의 붉게 그어진 부분을 빤히 쳐다보다가 피식 웃으며 고개를 들고 너와 시선을 맞추는) 이깟 상처쯤이야, 사나운 짐승을 길들이는 데 감수해야 할 작은 헤프닝에 불과하구요. 그렇죠?

/편할 때 와요. 하튜!

10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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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탄소
44에게
(네가 눈물을 보이며 저와 시선을 맞춘 채 웃으며 하는 말은 제가 예상했던 류의 말이 아니라서 더더욱 내려가는 입꼬리를 감추지 못하고 이 어이없음을 어떻게 표현해야 할까 헛웃음 터트리며 제 앞머리를 쓸어올리는) 하, 진짜. 뭐가 그렇죠야. 이봐요, 선생님. 사나운 짐승 취급하는 건 좋은데, 이런 식이면 곤란하지. 내말 못 알아들었어요? 이만, 끝내자고 착하게 부탁하는 거잖아요. 그리고, 선생님. (꼬여 가는 머릿속에 입을 멈추며 제 이마를 짚는데 머릿속이 정리는 커녕 한쪽 다리를 떨 만큼 올라오는 열에 결국 눈을 가늘게 뜨며 이마 짚은 손 떼 네 옆의 벽을 주먹으로 내리쳐 너를 벽으로 밀어붙인 후에 고개 숙여 널 내려다 보며 날이 선 목소리로 말하는) 길들인다 라는 건 선생님이 내 우위에 있을 때 할 수 있는 말이에요. 그런데, 덩치가 나보다 크기나 할까, 아니면 힘이 세기나 할까. 어떻게 선생님이 나를 길들여. 내 기사 안 봤어요? 뉴스는. 진짜, 걔들처럼 뒤지고 싶어서 환장했어요? 다음에도 손목 일거라고 생각하는 건 아니죠? 이 사나운 짐승이 여기, 선생님 목을 뜯어버릴 생각을 하고 있는데. (말을 이어갈수록 점점 제 흥분을 감추지 못하고 절로 눈을 찌푸린 채 저를 길들이겠다는 네 모든 게 마음에 안 들어 한쪽 입꼬리만 올려 조소를 띄우며 경고하듯 손 뻗어 네 목선을 느리게 쓸어내리는)

/8ㅁ8 어제 거하게 취해서 못 왔다가 오늘 또 급하게 결혼식 갔다가 얼른 왔어요 하트하트

10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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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소58
글쓴이에게
(제 옆의 벽을 내리치는 네 행동에 움찔 몸을 굳히며 벽에 붙어 서서 눈을 질끈 감고 입술을 감쳐 무는데 점점 하얗게 번져가는 머릿속 때문에 네 말에 대꾸도 못 하고 그저 듣고만 있다가 제 목선을 쓸어내리는 네 손길에 살며시 눈을 떠 잔뜩 흥분에 찬 널 올려다보며 입을 여는) ... 진정해요. 천천히 호흡하고, 나 쳐다보지 말고. 날 계속 쳐다본다면 김남준 씨랑 나, 둘 다 위험할 것 같으니까 차라리 눈을 감아요. 눈을 감아도 좋고 다른 곳을 쳐다봐도 좋아요. (잠시 제 말이 누구에게, 누구를 위해 하는 말일까 생각하다가 이내 네 발끝으로 시선을 내려 숨을 죽이고는 네 불규칙한 호흡 소리를 가만히 들으며 네가 진정될 때까지 기다리는데 너와 눈이 마주치기라도 할까 봐 고개를 들지 못하고 널 달래듯이 중얼거리는) 천천히 흥분을 가라앉혀요. 기다릴 테니까, 천천히. (눈을 느리게 깜박이며 고개를 숙이고 있다가 저쪽 한켠에서 아무렇게나 뒹굴고 있는 구속복을 눈동자만 굴려 쳐다본 후 그쪽으로 조심스럽게 걸어가 구속복을 주워 제 품에 안아 드는. 네게 눈길 한번 주지 않고 다시 네 앞으로 돌아오는데 다리가 풀리는 듯한 느낌이 들어 한숨을 내쉬고는 벽에 기대는) 진정되면 말해요. 이거, 다시 채워주고 난 나가볼게요. 오늘은 그만해야 할 것 같아.

/나도 늦어서 미안해요 ㅠㅅㅠ

10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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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탄소
58에게
(저를 이렇게 만든 게 누군데 병 주고 약주냐며 불쾌하다는 표정을 지으며 제 눈을 피하는 네가 마음에 들지 않으면서도 사실은 네 말대로 더 이상 너를 쳐다봤다가는 뭔 짓을 할지 저도 몰라 바닥으로 시선 내려 네 말 들어 지끈거리는 눈 감아 호흡을 가다듬으려 노력하는) 완전, 선생님 제멋대로네요. 이런 식으로 짐승을 길들일 거라면, 다음부터는 안 하는 게 좋을 것 같아요. 선생님의 안전이나 그런 걸 생각해서 하는 소리니까. (이렇게 금방 겁먹은 듯 행동할 거면서 어떻게 저를 길들이겠다는 마음을 먹은 건지 너는 알다가도 모르겠다며 예민해지긴 한 듯 네가 움움직이는 소리가 나자 신경 곤두세우며 귀 기울이는데 다시금 네가 제 앞에 서는 듯해 완전히 진정된 것은 아니지만 아까보다는 규칙적으로 호흡이 돌아온 듯하니 눈을 느리게 뜨며 고개 들어 너를 보는데 네 품에서 구속복이 보이자 언짢아져 미간 구기면서도 네 말에 동의 하듯 두 팔 내미는) 그래요, 오늘은 이쯤 해요. 나도 어느 정도 진정된 것 같으니까. 여기, 채우고 나가봐요. 선생님. 다시 들어올 때는 나를 길들일 거란 생각은 하지 말고 왔으면 좋겠고.

/:D 괜찮아요 하트

10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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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소63
글쓴이에게
(네 말에 아무런 대꾸도 하지 않고 그저 말없이 구속복을 채워준 뒤 제 바로 앞에 있는 네 너른한 등을 잠깐 쳐다보다가 네 옆을 비스듬히 스쳐 지나 아까 던져놓았던 차트를 들고 저를 빤히 바라보는 네 시선을 애써 무시한 채 병실 문 앞에 잠깐 멈춰 서서 중얼거리는) 수고했어요. 내일 봐요. (네 병실을 벗어나자마자 제 주변의 모든 게 어디론가 가라앉는 듯한 기분이 드는 것과 동시에 긴 복도를 걷는 내내 드문드문 제게 쏟아지는 호기심 어린 동료 의사들의 눈빛에 속이 울렁거리는 것을 느끼며 네가 있는 층을 빠져나와 걸음을 재촉해 제 작은 연구실에 들어와서 문을 잠구는) (그제야 안도감이 드는 듯 눈을 느리게 감았다 뜨며 한숨을 내쉬고는 책상 앞까지 천천히 걸어가 의자에 풀썩 앉아서 한쪽 뺨을 책상에 맞댄 채 엎드리는데 너를 만난 이후로 극도의 불안감과 불면증에 시달리는 제게 친한 동료 의사가 처방해준 각종 약이 눈에 들어와 그중 하나에 손을 뻗어 통을 쥐고는 엄지손가락으로 뚜껑을 열고 책상에 그대로 쏟아부으며 제 눈앞에서 아무렇게나 굴러다니는 약들을 바라보다가 실소를 터트리며 중얼거리는) 길들일 거라는 생각은 하지 말라니. 그렇게라도 생각 안 하면, 정말 죽어버릴 것 같은데. (두 눈을 살며시 감고 내일 만날 네게 어떤 말을 건네야 할까 생각하는)

10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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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탄소
63에게
(제 말엔 대꾸도 없이 저를 지나쳐 병실을 나서는 너를 거의 노려보다 싶이 시선으로 쫓는데 내일 보자는 네 말에도 입 다문 채 표정만 구기며 이내 네가 나가자 발 옮겨 침대로 가 앉아버려 다시 네 손에 단단히 채워진 구속복 탓에 움직임에 방해가 되는 걸 느끼며 오늘은 이것도 마음에 안 들고 저것도 마음에 안 든다고 애꿎은 바닥만 발로 쳐대는) (진정하고자 느리게 호흡하는데 이로인해 확 세운 흥분감이 탁 소리와 함께 줄 끊어지듯 사라져버리자 급속도로 가라앉는 머리와 축 처지는 다리를 아무렇게나 두며 아마 제가 너를 쉽게 본 것일까 저와의 첫 만남을 기억하고 있으면서도 기억 안 난다는 듯 표정 하나 바꾸지 않고 저를 이제껏 대한 너를, 사람이 무미건조 한 것이다 만만히 본 제 잘못도 있겠다 싶은 생각도 드는 동시에 네가 제 구속복을 풀게하는 것까지는 갔으나 그 뒤는 망해도 한참 망했으니 애초에 너를 다루는 게 쉬울 거라고 생각한 것이 큰 잘못이다 하며 고개 젓는데 그래도 네가 저를 감히 길들일 거라는 생각을 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으니 발밑의 바닥에 둔 시선을 위로 올려 천장의 CCTV에 눈길 주곤 발을 까딱이며 짐승 무서운 줄 모르는 널 어쩌야 하나 내일 다시 볼 널 떠올리며 생각에 잠기는)

10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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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소67
글쓴이에게
(그날 밤새워 뒤척이다 결국 한숨도 자지 못한 채 병원에 들어서는데 제게 인사해오는 사람들에게 대충 고개를 까딱이며 건조한 표정으로 인사하는. 제 연구실에 들어와 캐비닛을 열어 겉옷을 걸어두고는 가운을 챙겨 입고 책상 앞에 앉아 네 상담 일지를 정리하는데 네 담당을 맡게 되면서 지금까지 담당하던 환자들은 모두 다른 의사에게로 넘기라는 지시 덕분에 하루 꼬박 네 생각만을 하는 제 모습이 웃기기도 하고 어이없기도 해 피실 웃으며 고개를 젓다가 너와 만날 시간이 다 돼가는 걸 깨닫고 입술을 꾹 깨물며 자리에서 일어나 네 병실로 향하는) (몇몇 사람들이 서 있는 복도 끝자락의 네 병실을 응시하며 천천히 걸어가는데 병실 문 앞 오른쪽에 서 있던 경비가 저를 보고 바로 문을 열어주려고 하자 다급히 경비의 손목을 붙잡고 두 눈을 질끈 감은 뒤 천천히 숨을 고르다가 이제 열라는 뜻으로 살짝 웃어 보이는데 두꺼운 철문이 열리는 소리에 이내 표정을 굳히고 병실에 들어서서 침대에 나른하게 누워있는 네게 어제 일은 다 잊은 것 마냥 아무렇지 않게 인사를 건네는) 잘 잤어요? 오늘 날씨가 좋네요. (구속복이 채워진 네 가슴팍을 잠깐 바라보다 이내 시선을 올려 네 눈을 가만히 들여다보는)

10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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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탄소
67에게
(저에게 내리쬐는 햇빛은 거의 반 강제적으로 잠을 깨워 눈을 뜨는 데 잠을 별로 못 잔 감은 들지만 딱히 저를 피곤하게 만들 정도는 아니라 오늘도 네가 올 것을 생각하면서 어제 한번 자유로워져봤다고 다시 채워진 구속복이 불편하기만 해 움직이기도 싫어져 창밖에 시선을 두며 따분히 시간을 보내는 데 그러길 얼마 지났을까 제 병실의 문이 열리는 소리에 그쪽으로 고개 돌리는) (어제 일 탓에 네가 늦게 들어오거나, 아니면 안 들어오거나 생각은 해봤지만 쓸데없는 생각이었다고 오늘도 어김없이 제 병실로 들어오는 네가 여느 때와 다르지 않게 인사를 건네자 이쯤 되면 내가 정신나간 사람이 아니라 너도 정신 나간 사람이 아닐까 절로 구겨지는 표정에 억지로 입꼬리 올려 하 웃으며 누워 있는 몸 일으켜 앉아 널 삐딱하게 보는) 선생님은, 잘 잤어요? 짐승한테 물어 뜯기는 꿈은 꾸지 않았고? 나는 계속 어제 선생님의 말이 떠올라서 제대로 못 잤는데. 선생님은 아니셨나 봐, 날씨까지 좋다고 말하는 걸 보니. (한껏 비아냥대며 말을 하고 입을 다물지만 딱히 겉보기엔 변함없는 네가 제 눈을 가만히 들여다보는 게 슬슬 기분 나빠져 천천히 자리에서 일어나서는 네 앞으로 걸어가 고개 기울이며 눈 찌푸리는) 선생님, 혹시 기억력이 별로예요? 아니면, 자기가 기억하고 싶은 것만 기억 하나. 그것도 좋긴 좋은데. 그러다, 목숨 위험한 줄도 모르면 어떡하려고 그래요. 이렇게 다시 묶여있다고 그러면 안 되는데.

10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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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소71
글쓴이에게
(저를 보고 비죽거리는 표정을 지으며 몸을 일으키는 네 모습에 현실 도피라도 하고 싶다는 생각을 일순간 하다가 애써 태연한 척 표정을 굳히고 널 가만히 바라보는데 제게 비아냥대며 말을 걸어옴에도 불구하고 아무렇지 않다는 듯 나른한 눈을 느릿하게 깜박이지만, 천천히 자리에서 일어나 제 앞으로 걸어오는 네게서 저도 모르게 한 발짝 뒤로 물러나 널 올려다보며 조용히 입을 여는) 짐승한테 목이 물려 뜯기는 꿈이라니. 차라리 그런 꿈을 꾸더라도 좀 자고 싶은데, 아쉽네요. 밤새 김남준 씨 생각하느라 한숨도 못 잤거든. (네 생각에 잠 못 이룬 것이 거짓말은 아니지만, 그저 너와 농담 따먹기를 하듯 말을 뱉고는 제 손에 든 차트를 네 눈앞에 흔들어 보이며 한쪽 입꼬리를 올려 웃어 보이는) 뭐, 오늘도 여기에 못 적을 대화나 해볼까요? 어제 일은 다 기억해요. 다만 직업이 직업인지라, 이런 진부한 인사로 시작하는 거지. (손에 들린 차트를 손등에 핏줄이 일도록 꾹 잡아 쥐었다가 이내 손에 천천히 힘을 풀어 차트를 툭 바닥에 떨어트리고 표정을 한껏 구기고 있는 네게 눈꼬리를 내리며 미소 짓는) 나 때문에 제대로 못 자서 어떡해요, 피곤하지 않아요? 안 그래도 불편한 몸인데 잠도 제대로 못 자면 몸이 더 무거워지잖아. (네 어깨에 손을 얹고 살살 주무르듯이 만지며 너를 올려다보는데 자꾸만 네 앞에서 여유로운 척하는 제게 염증이 느껴져 입술을 감쳐 물고는 억지로 웃음을 보이려고 노력하는)

10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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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탄소
71에게
그러게, 많이 아쉽네요. 꿈에서라도 물렸으면 정신 차렸을 지도 모르는데. 어제 충격이 좀 크셨나, 농담도 하고. 오늘 선생님 많이 귀엽네요. (아무렇지 않은 척 여전히 나른한 눈으로 사람 신경이 거슬리게 하면서도 그런 네 표정과 다르게 네 몸은 제가 네 앞으로 걸어가자마자 거의 반사적으로 뒤로 한 발자국 물러나는 걸 눈으로 좇으며 네 몸만큼 솔직해졌으면 좋겠는데 네 표정은 어째 깨질 기미가 보이지 않을까 여러 의미로 귀엽다는 말을 하곤 네 손에 힘없이 흔들리는 차트를 보는) 난 또, 새까맣게 잊은 줄 알았지. 내 선생님이 워낙 금붕어 같이 굴어야 말이죠. 근데, 안 잊었다니 다행이야. 아주 피곤해요. 선생님이 그렇게 신경 긁고 갔는 데 안 피곤할 리가 있나. 봐요, 잠 못 자서 상태가 말이 아니야. (눈 찌푸리며 잔뜩 피곤한 척 하는 데 차트를 쥐고 있는 네 손이 이내 힘을 풀고 차트를 바닥으로 떨어트리자 그걸 눈으로 힐끗 보곤 제 어깨위로 올라오는 네 손이 참 안타깝게 여유로운 척 하는 것 같아 널 비웃듯 웃는) 불편한 걸 알면, 풀어주는 게 어때. 선생님이 내 담당자인데 뭐라 하는 사람도 없잖아. 솔직히, 선생님이 안 묶여봐서 그렇지 이거 얼마나 방해 되는데. 어제처럼 안 굴테니까. 아니면, 이거라도 있어야 안정될 것 같아?

10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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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소77
글쓴이에게
뭐라 하는 사람이 없다니, 어제도 말했잖아요. 여기 김남준 씨랑 나, 둘뿐이라고 생각하면 안 된다니까. (네 어깨를 힘주어 눌렀다가 손을 떼고는 양쪽 가운 주머니에 두 손을 찔러 넣고 고개를 살짝 기울여 가만히 널 올려다보는) 뭐, 내가 진료 차원에서 잠깐 풀었다고 하면 괜찮을 수도 있겠다고 어제 김남준 씨랑 헤어지고 나서 생각했어요. 김남준 씨 말처럼 내가 김남준 씨 담당인데, 내가 어떤 식으로 진료를 하든 상관없겠나 싶기도 하고. 굳이 사각지대로 피했어야 했나, 싶더라구요. (또 네 구속복을 풀기엔 제가 정말 어떻게 될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이 밀려와 불편한 걸 알면 풀어주는 게 어떠냐는 네 말에 슬쩍 말을 돌려 CCTV 앞에서 당장 풀어줄 수도 있다는 듯 자존심 세우며 대꾸하다가 이내 천천히 고개를 끄덕이며 눈을 내리깔고 길게 한숨 쉬는) ... 풀면, 몸이 한결 편해지니까 김남준 씨는 좋기야 하겠죠. 하지만 난 김남준 씨가 사람을 해치는 모습을 봤고 그 모습을 잊을 수 없어요. 또 금방이라도 나를 찢어버릴 것만 같던 어제의 김남준 씨도 잊을 수 없게 됐는데, 어떡하죠. (제법 솔직하게 제 마음을 표현했다는 생각에 움찔 어깨를 움츠렸다가 살며시 고개를 들어 네 표정을 살피는)

10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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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탄소
77에게
(네 말대로 내 담당은 너인데 왜 다른 눈을 내가 신경 써야 하는 건지 몰라 말 돌리는 네가 영 마음에 안들어 얼굴을 찌푸렸다가 펴며 네 말에 귀 기울이는 데 퍽 자존심 있는 소리를 하다가 한숨 뒤로 나오는 네 말에 의아한 표정 지으며 고개 기울여, 지금까지 네가 제게 한말 중 가장 네 진짜 속을 표현한 말이 아닐까 생각이 들면서도 한편으로는 이때까지 제게 보인 모습이 있는데 그럴 리가 라는 생각도 뭉글뭉글하게 들어 고개 바로 하며 제 한쪽 입꼬리 비틀어 너를 비웃곤 대꾸하는) 잊어야지. 뭘, 어떡해요. 이봐요, 선생님. 아직 길들여지지 않은 개가 나를 물 걸 뻔히 알면서도 내 손가락을 내어주는 이유가 뭐라고 생각해요? 그렇게 해서 길들인다 라는 걸 알기 때문이죠. 주인 손가락을 무는데 가만히 두는 주인이 어딨어. 입마개를 씌운다던지, 기타 등등의 조치를 취하잖아. 그러는 거예요. 선생님도, 나한테 그러면 돼요. (네게 보조개가 들어가게 웃어 보이며 그 제가 누군지 알면서도 모르는 척 해왔던 너는 어디로 갔냐고 천장 위에 달린 CCTV 힐끗 쳐다보고 너를 다시 쳐다보며 말 잇는) 그래야, 길들이죠. 아니면, 익숙해지는 수 밖에 없지. 그리고, 선생님. 말했잖아, 나한테 겁이 없었으면 좋겠다고. 끝까지 겁이 없었으면 좋겠다고 말한 거였는데, 이런 식으로 나오면 곤란해. 사람이 끝까지 한결같아야지. 언제는 못 잊어서 나한테 그런식으로 나온 거 아니잖아. 그 자존심은 어디갔어.

/많이 늦어서 미안해요. 정말로 미안해요.

10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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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소101
글쓴이에게
남준아. 내가 더 미안해요. 의사로 톡 이어서 이런 말 하기 뭔가 민망한데 나 입원해있어요. 정신이 없어서 여기도 한동안 접속 안 했었고. 쪽지가 와있길래 뭔가 했는데 남준이라서 놀랐어요. 미안해요. 중순 쯤에 퇴원할 것 같은데 그때라도 이을 수 있다면 이을게요. 남준이는 항상 건강만 해요. 너무 미안하고 새해 복 많이 받고.

9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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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탄소
101에게
아니에요. 뭐가 미안해요. 내가 더 미안한데. 어디가 그렇게 아파서 입원해 있어요. 걱정 되게 아프지 마요. 네, 아프지 말고 다 나아요. 언제 잇든 상관없으니까, 다 나아요. 새해 복 많이 받아요. 정말 아프지 말고. 추우니까, 감기도 걸리지 말고. 건강 챙겨요.

9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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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소12
대박 쓰니 공이에요 ?????멀티????
10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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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탄소
공이예요
10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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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소46
우리 독방 윤준이썰을 이어서 레전드가 될 것 같다ㅠㅠ
탄들아 힘내서 계속 이어주세요 제발ㅠㅠ 하 진짜 대박ㅠㅠ

10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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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소80
윤준이썰이 뭐야??ㅠㅠㅜㅜ
10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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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소56
헐 지인짜... 조아요 ...진짜..ㅠㅠㅠ♡
10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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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소79
새벽에 생각나서 다시보러왔어요 와진짜 이건 정말 여태본것중 최고인듯요
10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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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소115
요즘도 접속 하시나요. ㅋㅋ...
8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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