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탄소년단에 게시된 글이에요
저는 당신이 금방 돌아올 것이라고 했었지만 제가 있는 곳으로 다시 돌아오지 못할 것임을 잘 압니다. 그것이 무슨 이유에서든지간에 말입니다. 저는 몇 십년이 지나도 이 자리에 계속 있겠지만 당신은 그 어디에도 한 곳에만 눌러 살지 못할 것임을 잘 압니다. 그러니 저희가 나누는 마지막 편지는 제 편지가 되겠네요. 마음이 많이 서글픕니다. 제가 당신이 독립투쟁에 나선다고 말을 했을 때 온 몸으로 거부했었던 그 날을 기억하십니까? 늦은 밤이었는데, 당신이 잠에 취해 대한 독립 만세라고 중얼거리는 것을 우연히 들었습니다. 그 때는 심장이 두 동강이 난 것 같은 기분에 쉽사리 잠자리에 들지 못하였습니다. 어쩌면 제 미천한 욕심 때문에 당신의 발목을 억지로 붙잡고 있는 것은 아닌지. 당신의 나라에 대한 애국심을 제 욕심 때문에 꾹꾹 눌러담으며 살고 있는 것은 아닌지. 한 나라의 욕심 때문에 벌어진 일에 대해 또 다른 욕심으로 맞서고 있는 것은 아닌지. 무작정 당신이 다치는 것을 보기가 힘들어 이 현실을 받아 들이고 있는 것은 아닌지에 대해 여러 생각이 뒤엉켰습니다. 일본의 성을 따르기는 죽어도 싫습니다. 하지만 당신을 잃는 것이 더 싫어 억지로 당신을 잡고 았었던 저 때문에 대한의 독립이 늦춰졌다면 이 한 몸 전부 땅바닥에 조아리고 몇 년이라도 사죄를 하고 싶습니다. 당신은 지금 어디쯤 계시는 지요? 가끔은 당신이 보고 싶어 당신과 함께 덮었던 이부자리를 수건 삼아 얼굴을 뭍고 기대어 울기도 합니다. 부디 몸만은 편히 계시길. 지난 번에 일본의 순사들이 대한 독립 투쟁을 벌이는 민간인들에게 무차별 공격을 하였다는 말을 듣고서 한참을 울었답니다. 마음 같아서는 당신에게 살아는 있는지 뭐 하고 계시는지 듣고 싶지만 떠날 때 저와 그리 약속 하신 대로 저에게는 아무 편지도 보내지 말아 주시기 바랍니다. 끝까지 당신의 발목을 붙잡는 짐이 되기는 싫으니까요. 다만, 그저 얼른 침략에서 독립하여 당신과 얼굴 마주보며 어디 다친 데는 없는지 보고 싶은 마음에 당신이 저에게 주셨던 많은 물건들을 만져보기도 합니다. 그 곳은 외딴 이 곳보다 더 많은 사람들이 억지로 붙잡혀 매일을 고문 당하고 일본말을 쓰며 지내고 있겠지요. 부디 부탁이니 당신만은, 당신만은 무사히 돌아오기를 빕니다. 이 곳에 무궁화가 아주 어여쁘게 피었습니다. 마치 조국을 자신의 목숨처럼 사랑하던 당신의 기강처럼 아주 강인하게 피워졌답니다. 언젠가 당신이 돌아오게 되는 날 함께 보면서 담소를 나누고 싶습니다. 더 많은 이야기들을 적고 싶은데 요즘 자꾸만 우리말을 까먹고는 합니다. 그래서 당신 몰래 우리말을 적어보면서 잊지 않으려고 노력합니다. 짐을 싸는 당신의 등이 왜 이리 애처로웠는지. 나는 요즘 눈물이 많아졌습니다. 이 편지가 만약 일본 순사의 손에 들어가게 된다면 어떡하죠? 앞으로는 당신에게 하고 싶은 모든 이야기들을 그냥 쓰기만 하고 보내지는 않아야겠습니다. 최근에 독립투사 부대가 움직이고 있다는 말을 들었습니다. 당신이 제발 다치지만 않기를 바랄 뿐입니다. 제가 당신에게 늘 했던 말이 있었지요? 언제나 사랑합니다. 당신의 여러 모습들을. 당신이 저의 앞에서 환하게 웃었던 모습을. 독립군에 들어가게 되었다며 말하던 모습을. 언젠가는 꼭 돌아오겠다며 눈시울을 붉히던 모습들까지도. 저는 마음 깊이 당신을 사랑하고 있습니다. 그러니, 당신이 그토록 염원하던 대한 독립 만세가 저 하늘 끝에 닿아 저에게 들리는 날까지, 꼭 살아주세요. 부탁입니다. 대한 독립 만세. 대한 독립 만세. 대한 독립 만세. 받는 사람 : 전정국 보내는 사람 : 당신의 사랑. 박지민. 국민. 일제강점기 시절. 이 편지가 정국이에게 닿기도 전에 정국이는 감옥에서 고문사 당했고, 약 일주일 뒤 해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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