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BGM. 실미도OST-마지막 인사
검은 정장을 입은 사내의 왼쪽 어깨를 정확히 관통한 총알은 요란한 소리를 내며 바닥으로 떨어졌다.
"너....지금 뭐 하는....!"
탕-
"으윽..!!!"
잔뜩 무게가 실린 총알 하나가 이번엔 그의 오른쪽 어깨에 박혔다. 졸지에 몸에 구멍이 두 개나 난 그는 피가 철철 흐르는 어깨를 꾹 눌러 잡고 억지로 몸을 일으켜 세우려 했다. 몸이 으스러져 가는 와중에도 여전히 태형을 노려보는 두 눈엔 경멸만이 담겨 있었다.
"태...형아.."
"내 이름 부르지 마."
"......"
"더러운 매국노 자식. 돈에 미쳐 나라를 팔아먹어? 당신이 그러고도 인간이야!"
"......"
"매일 밤 난 나라 뺏긴 설움에 잠을 설쳤고! 아버지가 매국노라는 사실에 미친듯이 분노했어! 그 고통과 설움이 얼마나 컸는지 당신이 알아?"
태형은 그동안의 분노를 모두 토해내듯 그를 향해 소리쳤다. 그 큰 두 눈에선 눈물이 줄줄 흐르고 있었고 총을 꽉 쥔 두 손은 분노로 부들부들 떨리고 있었다. 10년이 넘는 시간 동안 김태형이라는 이름 대신 유타로 불리던 그 치욕을 그는 다시 한 번 뇌에 되새겼다. 그리고 겨우 7살 난 그의 눈 앞에서 총을 맞고 힘 없이 쓰러지던 그의 어머니의 모습도, 길바닥에 처참하게 널브러져 있던 모든 죄 없는 조선인들의 모습도 다시 가슴 속에 깊이 새기고는 제 품에서 태극기 한 장을 펼쳐 내 보였다.
"난 독립군 김태형이다. 당신은 애초에 나라를 배신하고 우릴 지배하는 것들의 편으로 돌아서 우릴 적으로 만들었으니, 나한테도 당신은 적이야."
"태형......"
"대한 독립 만세"
탕-
결의에 찬 한 마디를 마지막으로 태형은 그의 심장에 총알을 박았고, 남자는 경멸의 눈을 거두지 않은 채 그대로 힘 없이 쓰러졌다. 태형은 이제 모든 것이 끝났다는 듯 그 자리에서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고개를 푹 숙인 그는 슬쩍 미소를 지어 보였다. 이제 조국의 광복이 정말 얼마 남지 않았다는 것을 확신했다.
"후...."
그의 손에 들린 총의 구가 그의 머리를 향했다. 고개를 들어 새파란 여름의 하늘을 담는 태형의 눈은 마지막 순간임에도흐트러짐 없이 여전히 맑고, 굳세었다. 광복하기에 딱 좋은 날씨다, 하고 낮게 읊조린 그가 살며시 눈을 감았다 떴다. 이제 모든 것이 끝이다.
"어머니"

"...제가 지금, 곧 갑니다."
1945년 8월 15일, 대한 독립군 김태형 사망.
대한민국 광복

인스티즈앱
온콘 줄거 같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