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시된 카테고리 세븐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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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나 다 먹었어"
"아직 이렇게 남았잖습니까, 얼른 마저 드세요"
준휘는 숟가락으로 요란하게 밥그릇을 긁어 남은 밥풀을 모았다. 도자기와 은소리가 부딪치는 달그락 소리가 방안을 가득 채웠다. 명호는 입술을 삐쭉 내밀며 아직 밥상위에 남은 자기가 싫어하는 나물 반찬을 보고는 준휘의 얼굴을 쳐다봤다. 준휘는 겨우 밥풀을 모은 숟가락 위에 나물반찬을 마저 올리고는 명호의 입앞에 갖다댔다.
"자 도련님 아, 하세요"
"그거 맛 없단 말이야.."
"..."
"아.."
명호의 투정은 준휘에게 아무런 소용이없다. 늘 있는 일 마냥 준휘는 명호의 투정을 무시한채 얼른 드시라고 재촉했다. 결국 명호가 눈을 질끔 감고는 준휘가 들고있던 밥 숟가락을 입에 물고 구겨진 표정으로 오물오물 먹었다. 그런 모습을 보고 나서야 만족한 준휘가 손에든 숟가락을 밥상위에 내려놓고는 손을 뻗어 명호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이렇게 잘 드시면서"
"우음.. 진짜 이 반찬은 완전 맛 없는데 왜 맨날 올라오는거야?"
"제가 특별히 부탁해서"
"...준이 너 정말 미워.."
"정말요? 와.. 어제까지만 해도 저 좋다고.."
"말하지마!!"
준휘는 능글맞게 웃으며 명호를 보고 어제 명호의 고백을 되새기기라도 하는듯 다시 말하려고하자 명호가 얼굴이 새빨개진채로 손으로 준휘의 입을 막았다.
그대로 명호의 손에 말이 막힌 준휘가 눈썹을 한번 들썩이며 명호를 향해 눈웃음을 보였다. 준휘는 조심히 다른 손으로 자신의 입을 막은 명호의 손목을 잡고는 살며시 내리며 명호의 눈을 똑바로 쳐다봤다. 순간 자신을 뚫어져라 쳐다보는 준휘의 행동에 명호가 눈을 굴리며 준휘의 시선을 피했다.
"왜.. 그렇게 봐.."
"도련님 귀여워서요"
"..."
"이제는 이런 제 감정, 숨기지 않아도 되니까 너무 좋아요"
"..."
"정말 날아갈거 같습니다. 도련님"
감히 준휘는 손을 뻗어 명호의 볼을 살며시 쓰다듬다 소중한걸 감싸듯 감싸쥐고는 명호의 이마에 짧게 입을 맞췄다. 금방 명호의 이마에서 떨어져나간 준휘의 입술을 명호는 눈으로만 쫓다 그대로 준휘와 눈이 마주쳐버렸다. 곧 다시한번 새빨개진 얼굴을 감추지 못한 명호가 부끄러워 고개를 푹 숙여버렸다.
"도련님은.."
"뭐어.."
"앞으로 더 한 것도 할건데.. 이런 입맞춤 가지고도 그렇게 새 빨개지시면.. 전 어떡한답니까?"
다시한번 장난스럽게 말하는 준휘의 말에 명호가 화들짝 놀라 작은 손을 주먹쥐며 무슨 말을 하는거냐며 준휘의 팔뚝을 때렸다.
전혀 아프지 않는 명호의 주먹질에 준휘가 푸스스 웃다가 그대로 팔을 뻗어 명호를 자신의 품에 꼭 껴안았다.
8
준휘는 명호의 호위무사다.
명호의 신변에 위험한 일이 있으면 자신의 목숨을 받쳐서라도 명호를 지켜내야 하는게 호위무사인 준휘의 사명이다.
오늘도 둘만의 비밀장소인 곳에 온 준휘와 명호였다. 잉어가 사는 물웅덩이 옆 커다란 바위에 둘이 손을 잡고 나란히 서서 웅덩이 안의 잉어가 여유롭게 헤엄치는 모습을 바라봤다. 준휘는 혹시라도 명호가 발을 헛딛여 물웅덩이에 빠질까 힘을 주어 명호의 손을 꼭 붙잡고 있었다. 명호는 신기하다는 듯 눈으로 잉어를 쳐다봤고 준휘는 그런 명호가 귀여워 명호에 얼굴에 눈을 떼지 못했었다.
"준아 쟤네 봐바, 쟤랑 쟤는 항상 같이 다닌다?"
명호의 말에 계속 바라보던 얼굴에 시선을 돌려 물웅덩이 안에 헤엄치는 잉어를 쳐다봤다. 한 마리는 진한 붉은빛 비늘을 한 잉어였고 한 마리는 흰색과 붉은빛이 얼룩덜룩 한 무늬 비늘을 가진 잉어였다. 손이없는 잉어가 마치 손이라도 잡고 다니는 듯이 한 마리가 왼쪽으로 헤엄치면 남은 한머리도 왼쪽으로 따라 헤엄치고 오른쪽으로 헤엄치면 또 남은 한 마리가 오른쪽으로 헤엄쳐었다. 준휘는 명호의 말에 작게 반응 하며 다시 시선을 명호의 얼굴로 돌렸다.
"정말이네요 도련님"
"꼭 우리 같다 그치?"
명호가 준휘와 잡고있던 손을 들고는 환하게 웃으며 준휘를 쳐다봤다. 준휘는 그렇다고 대답하며 잡고있던 손을 자신의 입으로 가져와 명호의 손등에 짧게 입을 맞췄다.
"이제 내려가요, 도련님"
해가 지려고 하는지 조금 하늘이 어둑해졌었다. 명호는 풀숲 사이에 강아지풀을 흔들며 놀고 있었고 준휘는 가만히 놀고있는 명호를 뒤에서 바라보고 있었다.
준휘는 명호를 향해 이제 그만 돌아가자고 말하려고 하던 찰나 순간 자신의 뒤에서 인기척이 느껴졌었다. 반사적으로 준휘는 허리춤에 매고있던 칼 손잡이에 손을 올리고 잔뜩 경계한 자세로 등을 돌려 풀소리가 들린 쪽을 바라봤다. 눈살을 찌푸리며 천천히 한걸음씩 풀숲을 향해 걸어갔고 칼집에서 조금 칼을 꺼내 언제라도 공격할수 있는 자세를 준비했다.
"..."
갑자기 풀숲이 거칠게 흔들리자 준휘는 그대로 칼집에서 칼을 반이나 뽑았거늘 순간 자신의 눈앞에 코끝을 찡긋거리며 주변을 두리번 거리는 토끼를 보고는 어이없다는 표정으로 토끼를 쳐다보며 헛 웃음을 쳤다. 곧 다시 칼집에 칼을 꼿아넣은 준휘가 아직 뒤에서 놀고있는 명호를 보고는 작게 웃었다. 하지만 준휘는 방금 전 느끼던 찜찜한 기분을 떨쳐낼수는 없었다.
"분명.. 인기척이였는데.."
"준아~ 왜 그래?"
"아, 도련님 저 잠시만 여기 앞에 뭐가 있는거 같아서.. 금방 다녀 올테니 어디 가지말고 여기 있으세요 도련님"
"아.. 응!"
준휘의 말에 웃으며 고개를 끄덕이는 명호였다. 명호의 웃음을 보자 준휘는 자신의 아래에 있던 토끼를 손에 들고는 명호에게 가져다 주며 다시 금방 다녀오겠다고 하고는 명호의 머리를 부드럽게 쓰다듬었다. 명호는 자신의 품안에 들어온 토끼를 보다 점점 풀숲사이로 멀어지는 준휘의 등을 자신의 시야에서 사라질때까지 쳐다봤다.
곧 주변에 바람이 불어 꽃밭이 살랑거리는 소리 빼고는 아무런 소리가 들리지 않았다. 명호는 자신의 품 안에 있는 토끼를 쳐다보며 환하게 웃고는 토끼의 등에 자신의 볼을 부비적거렸다.
"귀엽다.."
잠시동안 자신의 품안에 둔 토끼와 논 명호였다. 강아지 풀로 토끼의 꼬끝을 간지럽히기도 해보고 등을 쓰다듬어주기도 해보고 꽃을 꺾어 냄새를 맡게 하더니 꽃을 먹는 토끼의 모습을 보고는 크게 웃는 명호였다. 그렇게 놀다 잠시 자신의 뒤에 사람이 다가오는 발 소리가 들려 명호는 계속 시선을 토끼에게 고정시킨채 입을 열었다.
"준아 어디 갔다 온거였어?"
"..."
"이 토끼 봐라, 아까 꽃 주니까 막 먹고 그랬다"
"..."
"..준아?"
자신의 말에도 아무런 대답이 없는 준휘의 행동에 명호가 잠시 갸웃하며 천천히 고개를 돌렸다.
명호는 당연히 자신의 뒤에 서있을 남자가 준휘일거라고 생각했었다. 그러나 자신의 눈 앞에 있는 남자는 늘 보던 준휘의 모습이 아닌 얼굴에 보기 힘들정도의 상처가 자리잡고 지저분한 모습을 한채 한 손에는 커다란 녹이슨 칼을 든 산적이 소름끼치는 웃음으로 명호를 내려다 보고있었다.
명호는 떨리는 손으로 자신의 품안에 있던 토끼를 놔주었다. 곧 토끼가 명호의 주변을 두리번 거리다 저 멀리 풀숲으로 달아나 버렸다. 곧 남자는 썩어버린 자신의 치아를 보여주듯 웃으며 턱수염을 만지작 거리다 천천히 입을 열었다.
"이게 왠 떡이야.."
9
"아까의 인기척이 네녀석들 이였구나"
"큭, 왕실에서만 노는 녀석인줄 알았는데.."
준휘가 들고있던 칼에는 잔뜩 긴장이 베여있었다. 한 순간이라도 방심하면 안되는 상황이기에 천천히 발걸음을 옮기며 눈으로 주변의 산적을 훑었다.
풀숲안을 들어오던 준휘는 순간 누군가 자신을 향해 공격하려는 것을 보자 반사적으로 그 공격을 막고는 바로 명치를 향해 발길질을했다. 그대로 준휘의 발길질에 바닥을 구르던 산적 한명이 자신의 배를 손으로 부여잡고는 얼른 몸을 일으켰다. 산적의 손에는 커다란 몽둥이가 쥐어져있었다. 바로 허리춤에 있는 칼집에서 칼을 뽑은 준휘가 경계하는 태세로 남자를 향해 노려보자 바로 산적의 뒤에서 두명의 산적이 손에 무기를 든채로 준휘 앞에 나타났다. 준휘는 잔뜩 표정을 구긴채 걸음을 옮기며 산적들의 동선을 파악했었다. 곧 칼을 들고있던 산적 한명이 준휘를 향해 요란한 소리를 내며 달려갔고 준휘는 표정변화 없이 앞으로 달려가 크게 손을 들어 산적의 팔뚝을 향해 칼을 휘둘렀다.
곧 아픈 소리를 내며 간신히 준휘의 공격을 피한 산적이 한쪽 손으로 피가 흐르는 자신의 팔뚝을 꽉 누르며 준휘를 노려봤다.
"놀기만 했다면 이런 칼은 들고다니지도 않았겠지."
"크윽.."
산적들은 단번에 준휘와의 실력차를 느꼈던건지 서로 눈치를 보기 시작했다. 그런 산적들의 행동에 준휘가 피식 웃으며 칼끝을 산적들을 향해 하나하나 겨냥하며 말했다.
"죽기 싫으면 그냥 물러가라"
준휘의 말에 화가 났던건지 작은 칼을 들고있던 산적이 준휘를 향해 달려갔다 곧 한명의 산적을 뒤 따라 남은 산적들도 준휘를 향해 달렸고 준휘는 짧게 한숨을 쉬며 칼끝을 세워 산적을 향해 달려갔다. 산적들의 공격이 자신의 눈에 너무 느리게 보였는지 눈앞에 휘둘러지는 무기를 바로 바로 피하며 준후는 한명은 허벅지 한명은 배 부분을 연속으로 베어버리고는 남은 한명은 그대로 명치를 발로차 바닥에 쓰러지게 하고는 목을 향해 칼을 겨눴다. 그대로 자신의 목에 칼이 겨눠진 산적이 크게 소리치며 울먹이는 목소리로 준휘를 올려다보았다.
"아이고!! 제발 무사님!! 한번만 살려주십시요!!"
"..."
"제발 부탁입니다 제발요!!"
애원하듯 비는 산적이 우스원 피식 웃자 뒤에서 자신의 베인 상처에 아픈 신음 소리를 내뱉던 산적 두명이 이 상황을 어쩔줄 몰라하고 있었다. 곧 준휘는 목에 겨눈 칼을 치우고는 다시한번 발로 배를 세게 차며 산적들을 향해 던져버렸다. 힘겹게 몸을 일으키던 산적들이 서로의 상처를 보고는 크게 한숨을 쉬며 준휘를 쳐다봤고 준휘는 다시한번 칼을 겨냥하며 낮은 목소리로 천천히 말했다.
"한번만 더 내 눈에 띈다면 그땐 너희들의 목을 벨것이야"
"..."
"어서 꺼,져라"
"혀..형님 근데 윽.. 막내녀석이.. 안 보이는데요.."
순간 산적들 사이에 나온 말에 준휘가 표정을 찡그리며 산적들을 향해 소리쳤다. 준휘의 소리침에 깜짝 놀란 산적들이 떨리는 목소리로 준휘를 쳐다봤다.
"잠깐! 너네 말고.. 한 놈이 더 있단말이냐?"
"...예.. 무사님.."
"..."
"갑자기 사라져서.."
"도련님.."
순간 자신의 입에서 나온 저 세글자에 준휘는 눈이 커진채 칼을 손에 꽉 지고 앞으로 달려가버렸다. 산적들은 그런 준휘의 행동이 자신들한테 오는 것인줄 알고 크게 손짓하며 울음을 터트렸다가 자신들을 그냥 지나친걸 보고 나서야 크게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하지만 준휘는 절대 마음편히 있을수 없었다. 자신이 이곳에서의 산적들과 싸우는것에 정신이 팔려 순간 명호의 생각을 미처 못했었다. 더군다나 산적들이 말하는 또 한명의 산적에 대한 생각이 머릿속에 가득해 불안한 마음을 떨치지 못한채 계속 왔던길을 되돌아갔다. 가는 동안 나무의 어깨를 부딪치기도 하고 돌뿌리에 넘어져 손목과 무릎이 까져 피가 흘렀지만 얼른 다시 일어나 명호가 있는 곳으로 향했다. 순간 복잡한 생각에 두 눈이 뿌옇게 흐려지는 준휘였다. 계속 앞으로 달려가다 다시한번 돌뿌리에 발이 걸려 넘어져 얼굴을 흙바닥에 부딪쳐 잔뜩 상처가 나버렸다. 준휘는 다시 몸을 일으키려고했으나 순간 발이 삐끗해 다시 넘어져버렸다.
"젠장!!"
주먹을 꽉 진채 바닥을 세게 내려쳐버린 준휘였다. 아랫입술을 꽉 깨문채 천천히 몸을 일으키다 그만 참지 못하고 눈물이 왈칵 쏟아졌다
"도련님.. 도련님.. 제발 무사하세요.."
애타게 명호를 부르며 힘겹게 몸을 일으킨 준휘는 고통을 참아가며 절뚝 거리는 발로 다시 앞으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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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콘 끝나고 막창팟.. 구해도 되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