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탄소년단에 게시된 글이에요

- 정국아, 나 좋아하지 마.
"...왜요?"
내가 널 사랑하니까. 나도 모르게 튀어나올 뻔한 말을 잡아채 억지로 목구멍에 도로 쑤셔넣었다. 지금이 아니더라도 언제고 올라올 지 모르는 말이었다. 난 그러한 이유로 내 앞의 이 존재가 두려웠다. 웃으면서 거절할 수 있던 그 때가 백배천배는 더 나았다. 올라간 입꼬리에 미세한 경련이 일어났던 그 때가 만배는 더 나았다. 지금 내 앞의 이 아이는, 어느새 몸이 자라고 마음이 자라 나무가 되어서 나뭇가지를 자꾸만 내게 들이밀고 있었다. 단단해 보여도 잡으면 툭 부러질 듯한 새순이 돋은 나뭇가지. 어떤 못난 햇살을 받고 못난 양분을 먹고 자랐는지, 중간에 이상한 루트로 빠진 게 확실해보였다. 넌 나를 좋아하지 않았으면, 나처럼 아프지 않았으면 했는데.
- 그냥, 징그럽잖아. 너도 나 좋다 그러면.
"진지하게 들어주세요. 저 형 좋아해요. 정말로."
- 야, 너 진심이야?
"아닐 이유가 없잖아요."
돌려 말하는 법을 모르는 아이라는 걸 까먹고 있었다. 언제나 나의 예상을 깨는 아이라는 것도 함께.
- 난 네가 정상적인 사랑을 해서 아프지 않았으면 좋겠어. 내가 해봐서 알거든? 그거 진짜 할 거 못 된다, 정국아.
"상관없어요. 저 남 시선 신경 안 써요."
- 말 좀 들어, 전정국. 후우, 넌 왜 나를 좋아해서 그래? 어?
순간 주어가 바뀐 채 말을 내맽었나, 싶어 온몸이 싸해졌다. 사실 나한테 묻고 싶은 질문이었다.
정국아,
난,
왜,
너를 좋아해서 이래?
"형, 제 잘못이 아니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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