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시된 카테고리 방탄소년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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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생이라는 설정 전제를 깔고 보셔야 함 ㅎㅎ 번외이니만큼 짧고 굵게 쓰려고 노력했음 아이 러브 유 더 이상 이 시리즈로 글은 없을 거예요 있어 봤자 전생에 윤기 시점...? |
9 월 17 일.
그때와 같이, 눈을 떴을 때 절로 찌푸려질 정도로 해가 화창한 날이었다. 눈을 감으면 앞에 보이는 형상들은 늘 그대로였다. 박지민이라는 이름 석 자가 낙인인 듯 찍혔고, 내 육신이 강제적인 수렁으로 밀어 넣어질 때 눈물이 차 흐릿해진 시야 사이로 보이는 그의 얼굴이 아직도 뚜렷했다.
21 살 때부터 나타난 기묘한 징조와 머리에 깊게 박힌 내 전생을 알려 주는 장면들은 28 살이 된 지금까지 일관적으로 이어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박지민은 내 눈앞에 나타나지 않았다. 큰 벌을 받는 기분이었다.
7 년 동안 하루도 빠짐없이 그를 앓으며 깨달은 건 더 이상 그를 잡고 있어야 할 상황이 아니란 거였다. 비록 내 지금 모습이 전생과 같은 모습이라고 해도, 그가 또다시 같은 모습으로 이 세계에 나타났을 거란 예측은 만무시리했다.
더군다나 7 년 동안 그와 같은 이름을 가진 사람의 머리카락 하나 채 보지 못한 게 내 체념에 대한 근거가 돼 주는 듯했다. 그럼에도 그를 놓지 못한 결정적인 이유는 내가 죽은 그날, 내일이 9 월 18 일이라는 거 하나였다. 그가 매년 9 월 18 일에 눈앞에 나타나지 않을 거란 건 불문가지였지만, 불행스럽게도 내가 잡은 줄은 그를 볼 수 있을 유일한 단서였다.
나는 아직 그를 놓지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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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념하자. 몇 번을 다짐하고 또 다짐한 그 말은 멀리 퍼져나가다 도리어 이번만 기다려 보자로 역변돼 내게 돌아오기 바빴다. 그리고 난 박지민이라는 굴레에서 허우적대기 바빴다. 내가 사랑했고, 나를 사랑했던 그를 그곳에, 차가운 철창 안에 있어야 할 그를 가득 흔들어 놓고 떠나 버린 내게 막연하고도 거대한 기다림을 준 것은 큰 벌에 부합하기에 충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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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 월 18 일, 오전 열한 시.
휴대폰 액정에 쓰여진 날짜는 내가 오늘을 위해 무엇을 해야 할지를 고르라는 광범위한 선택지를 건네는 것 같았다.
그를 만나기 위한 준비를 하기 시작했다. 그가 내 앞에 나타날 거라는 보장은 없었지만, 7 년 동안 내 막연한 기대감을 충족할 행동은 늘 해 왔기 때문에 반쯤 체념한 몸으로 욕실에 들어섰다.
옷을 벗고 샤워기에 내뿜어지는 물을 온몸으로 맞으며 눈을 감았다. 눈을 감자마자 그의 잔상이 머릿속을 장악해 어찌 할 바를 모르게 만들었다.
그런 느낌이 싫어 곧장 샤워를 마친 후 밖으로 나와 옷가지를 몸에 입혔다.
금세 지나간 시간은 벌써 두 시를 가리키고 있었고, 열네 시간이라는 공백의 시간 동안 그가 내 주위를 지나쳤을까, 라는 불안감에 몸부림을 치는 마음을 애써 추스르며 밖으로 나섰다.
지독히도 좋은 일요일 낮의 날씨는 사람들을 모이게 하는 데 큰 성과를 이루는 듯했다.
시끌벅적한 사람들 사이에서 우뚝 서서 그를 찾기엔 무리라고 생각해 번화가를 한 번에 볼 수 있을 법한 나무 밑 벤치에 내 몸을 앉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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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 월 18 일, 오후 다섯 시.
깊은 한숨이 공기의 흐름을 타 널리 퍼져 나갈 때, 선선한 바람이 불어 내 머리를 옅게 쓸고 지나갔다.
손을 들어 옅은 바람 하나에 엉망이 되어 버린 머리를 정리하곤 바닥만 뚫어져라 바라봤다.
그를 기다린 지 세 시간이 됐으나 나타나지 않는 그의 모습은 나를 바닥 끝까지 추락하게 만들었다.
9 월 18 일이라는 시간상 개념은 아직 남았지만, 그를 기다렸던 내 7 년은 이미 끝난 듯했다.
나는 아직도 기대하고, 기다리고 있는 게 분명했다.
그가 다시 내 눈을 먼저 봐 주기를, 먼저 내게 다가오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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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 월 18 일, 오후 열한 시.
남은 시간이 한 시간도 채 안 된다는 사실은 나를 바닥 끝까지 몰아 체념하게 만들었다.
그를 만나려는 노력의 성과를 이루기 위할 이유인 기다려야 할 일 년을 다 참지도 못한 채 다리에서 뛰어내릴 게 분명할 거란 확신이 설 만큼 추락하고, 또 추락했다.
아직 건재한 세상이 다 무너지는 듯했다.
일 년 동안 모든 공을 들여 쌓은 탑이 한 번의 총성으로 무너지는 심정이 이런 심정이구나, 새삼 되새기며 손바닥에 얼굴을 묻었다.
얼굴을 묻음으로써 순식간에 까맣게 번진 시야가 흐릿해지기 시작했다.
한 번 맺힌 눈물은 말릴 찰나도 없이 급속하게 번졌고, 두어 방울 흐르던 눈물은 거대한 슬픔이 장악한 머리의 명령에 따라 제어할 수 없이 나오기 시작했다.
들썩이는 내 어깨에 차가운 손이 올라오는 느낌과 바로 앞에 누군가가 있는 인기척에 고개를 들었다.
"도와 드릴까요?"
모든 사고회로가 멈추는 듯했다. 쉴새없이 흐르던 눈물이 멈춰 달라는 나의 명령에 조소를 흘리는 듯 고장난 눈물샘을 말리지도 못한 채 멍하니 그를 쳐다봤다.
그토록 기다린 그가 내 앞에 서 있다는 게 믿기지가 않았다. 목이 메어 잘 나오지도 않는 목소리를 억지로 꺼내 그에게 말했다.
"나, 기억하겠어?"
"네?"
"나, 모르겠어?"
상황 파악이 잘 안 되는 것이 당연한 상황에서 내 행동이 당황스러운지 눈을 크게 뜨고 나를 내려다보는 그를 무언가를 간절히 갈망하고 있는 듯한 얼굴로 빤히 쳐다봤다.
모르겠어요, 죄송해요.라는 일말의 말을 끝마친 그가 내 어깨에서 손을 떼고 등을 돌리기 시작했다.
혹시와 역시의 줄다리기는 나만의 감정 소모전으로 결말을 짓는 듯했다. 아, 역시. 그는 나를 기억하지 못하는 게 당연한 거겠지.
체념에서 비롯해 나온 사실 파악은 나를 왜 이리도 아프게 하는 건지 이유를 몰랐다.
더 이상 나와 연관이 되지 않을 그를 떠나보내려는 마음보다 그를 안으려 하는 본능이 앞선 건지 벙찐 내 몸을 바로 일으켜 그에게로 뛰어가 손목을 잡음으로써 다시 나를 보게 만들었다.
"지민아."
눈물에 가득 잠긴 목소리로 그를 불렀다. 자신의 이름을 알고 있는 상황이 놀라웠던 걸까, 그가 한껏 굳은 채로 나를 자세히 쳐다봤다.
제발 나를 기억해 줘. 다시 내게 안겨 줘. 나를 다시 지옥에 빠트리지 마. 차마 입밖으로 내보내지 못하는 말들을 눈에 가득 담아 그를 쳐다봤다.
잡힌 자신의 손목을 빼낸 그가 한두 발자국 뒤로 물러섰다. 열리지 않을 것 같던 그의 입술이 천천히 열리기 시작했다.
"어때요?"
"……."
"그 차가운 철창이 아닌, 밖으로 나온 소감이."
그가 나를 기억한다는 근거가 돼 줄 결정적인 말이 그의 입에서 직접 나와 버리자 울컥, 차오르는 감정을 주체하지 못하고 다시 내뱉어냈다. 그에게 다가가려는 내 발걸음을 거부한다는 듯 다시 뒤로 물러서는 그에 의해 다시 또 발걸음을 멈추었다.
"다시 내 이름 불러 주세요."
"……."
"내가 그렇게 형을 보내고 혼자 보낸 긴 시간 동안에 비하면 형이 기다린 칠 년은 별거 아니겠지만, 다시 물을게요."
"……."
"어때요, 윤기 형? 수렁에서 벗어나 처음으로 본 게 당신만 바라보는 꽃인 기분이."
내 대답만 바라는 듯 나를 빤히 바라보는 그의 행동에 그가 말하는 내내 달싹이기만 하던 입을 열어 가득 잠긴 목소리로 떨며 대답을 했다.
"지민아."
길지도 짧지도 않은 시간을 기다리며 그를 깨달은 건 하나 더 있었다.
"너는 여전히 지독히도 아름답고, 여전히 나를 살 수 있게 해."
그는 날 책망하게 만드는 유일한 사람이자, 내 진정한 감정을 깨닫게 해 주며,
"나만 바라보는 꽃이, 이렇게도 아름다울 수가 있구나. 내 이름도 여전히 이렇게 은은히 퍼지는 향일 수가 있구나."
그는 내게 사랑을 알려 줬고, 내 삶의 모든 것을 바꾸게 해 줬다.
"다신 너를 두고 간 그 모든 시간을 후회할 상황을 만들지 않을게."
또한 그는,
"미리 말해 주지 못해 미안해. 사랑해."
뒤늦게 깨달은 내 삶의 숙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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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이게 끝이에요 갑자기 지민이가 기억하게 된 게 이해가 안 될 분들을 위해 개연성을 좀 넣는다면 윤기는 28 년 내내 부르지 않은 지민이의 이름을 마지막 순간이 될 상황에서 불렀고 그 매개체가 지민이의 기억을 살린 거라고 볼 수 있음 판타지 글 봐 주셔서 고맙고 댓글 감사... 이제 글 안 쓸 거임... 똥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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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스벅 3040만 다닌대 1020은 스벅안간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