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 가서는 절대 뒤돌아보지 말고 달려. 지민이 형이 그렇게 말을 했다. 수많은 사람들의 비명소리와 이상한 그것의 울음소리가 모두 뒤섞여 보지 않아도 끔찍한 분위기를 자아냈다. 시민 여러분, 라디오를 들을 수 있는 모두는 화양백화점으로 모여주시길 바랍니다. 현재 화양백화점으로 많은 지원이 갈 예정이며 헬기 역시...... 치지직-.
"나는 너랑 같이 갈 수 없어 정국아. 내 시선이 닿지 않는 곳까지 뛰어가. 화양백화점, 잊지 마. 무슨 일이 있어도 그곳은 가야해."
"전 형이랑 같이 가요. 팔 내어주고 어깨에 둘러."
"곧 밤이야. 정신차려. 둘 다 죽을래?"
"다 죽는 방법밖에 생각하질 못해요? 나는 형이랑 같이 살 거니까, 그러니까"
라디오의 잡음은 점점 심해지더니 결국 들을 수 없는 상태까지 되어버렸다. 그 전에 간신히 들은 단서 하나. 화양백화점. 정국아 어쩌면 우리 둘 다 살 수 있을 것 같아. 밝게 웃으며 안겨오던 작은 몸은 결국 부정의 말을 뱉어내기 시작했다. 형의 어깨에서 짐승에게 물린 것만 같은 세 개의 자국이 선명하게 드러났다. 어깨죽지에서 피를 울컥울컥 쏟아내며 자꾸만 나를 밀어내는 형의 손을 꼭 부여잡았다. 형 꼭 물린다고 감염 되는 게 아니잖아.
"마지막으로 본 좀비가 지나가던 여자를 물고 그 여자가 밤이 되자 변하는 모습까지 하나도 놓치지 않고 봤어 나는"
"......"
"나 버리고 가."
바보처럼 잡은 내 손을 억지로 뿌리치고 네가 움직이지 않으면 자기가 움직이겠다는 듯 비틀거리는 걸음으로 나에게서 멀어지는 그 무식한 발걸음을 쳐다만보고 있었다. 수많은 사람들의 비명소리와 이상한 그것의 울음소리. 형은 그런 지옥에 스스로의 발을 담구고자 걸어간다. 나를 위해. 날은 점점 어두워져만 가고 이미 저멀리 멀어져있는 형의 발걸음은 점점 정상인의 발걸음과는 사뭇 달라져있었다.
사랑해요. 사랑해. 마지막까지, 단 한 순간도 사랑하지 않은 적 없었어. 형의 비틀대는 몸짓을 보며 읊어대자 저멀리 있는 형이 어떻게 들었냐는 듯 뒤돌아 내 눈을 빤히 보더니 미소짓고 다시 걸어가기 시작했다.
아마도, 난 다음생에서도 형을 사랑할 거 같아. 정국은 등을 돌려 지민에게서 반대편으로 향하는 길로 마구 뛰어갔다. 아마도... 마지막으로 보았던 형의 붉은눈을 떠올리며 그렇게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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