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시된 카테고리 방탄소년단
김태형과 같이 앉은 지 일 주일이 훌쩍 지났다.
김태형이 내 일상에 들어왔지만 달라질 건 그렇게 많지 않았다.
여전히 나는 아침 일찍 등교를 했고, 개구리 외 여러 친구들과 점심을 함께 먹었으며, 수업을 듣고 야자를 했다.
아직 빵셔틀과 숙제 셔틀은 해 본 적이 없었고 그런 건 김태형도 시킬 생각이 없는 듯했다.
김태형은 매일 아침 만화방에 들러 만화책과 빵을 제 손으로 사 왔고, 숙제는 할 생각조차 없었기 때문이었다.
김태형과 친해지고 싶어했던 무리나 김태형의 친구들이 나를 아니꼽게 보긴 했지만 그것뿐이었다.
그건 김태형도 마찬가지일 것이었다.
여전히 대학생처럼 제 맘대로 왔다 제 맘대로 사라지고, 불량한 아이들과 여전히 함께 어울리며,
여전히 가끔 입술이 터지거나 상처가 나 학교로 왔고, 제가 가고 싶을 때 집에 갔다.
수업시간엔 여전히 잠을 잤고, 점심시간이면 담을 넘어 밖으로 나가 떡볶이나 바깥 음식을 먹고 오고는 했다.
역시 제멋대로인 아이라고 생각했다.
"김태형."
"왜."
"담임이 한 번만 더 점심 시간에 담 넘으면 엉덩이 터질 각오하라는데."
"하루 이틀이냐. 급식 맛 없는데."
"다들 그 맛 없는 거 먹고 살잖아. 좀 먹어라."
"먹으면 뭐 달라지는데?"
"그럼 넌 떡볶이 안 먹으면 뭐 죽기라도 하나."
"굳이 맛 없는 거 내 돈 내고 먹기 싫은데."
"급식비 아깝다. 돈이 썩어나나."
"왜 내 급식비를 니가 걱정하는데."
"걱정 아니거든."
"박지민 많이 컸다. 잘 대들고."
"원래 안 작은데."
"작아."
"..."
역시 제멋대로야.
아침부터 지각에, 염색에, 피어싱, 월담, 기타 등등으로 담임에게 깨지는 중이었다.
답답해 죽겠는데 어쩌라고. 담임도 짜증나고 앉아 있기도 좀이 쑤셨다.
그냥 집에 가 버릴까 했지만 박지민이 조는 귀한 광경을 다시 구경하고 싶었다.
대충 고개를 숙이고 서서 담임이 혼을 낼 때마다 대강 고개를 끄덕이며 알아들은 체했다.
"그래도 요즘은 예전보다 나아졌어."
나아졌다라, 이 맥락에서 나올 말은 아닌데. 고개를 들었다.
"고등학교 2학년 되더니 학교도 1학년 때보단 나름 꼬박꼬박 나오고. 대학 갈 생각은 있냐?"
"... 그런 거 아닌데요."
"아니긴 뭐가 아니야, 임마. 1학년 때 유급당할 뻔한 거 알고는 있나 모르겠다."
"..."
"결석은 하지 마라."
"네."
"할 수 있으면 그 머리 물도 좀 빼고. 귀걸이도 좀 빼고."
"아..."
"됐다. 뭘 바래. 나오기나 해라. 박지민이랑은 왜 같이 앉아. 친해?"
"아뇨, 그런 거 아닌데요."
"아니면 괴롭히려고 앉혔냐? 둘이 어울릴 만한 그림은 아닌데."
"그런 거 아닌데요."
"지민이 착해. 나쁜 물들이지 말고."
"... 네."
"될 수 있으면 급식도 좀 먹어라. 영양사 선생님 하소연에 내가 죽겠다."
"..."
"지민이랑 같이 먹던가."
"ㅂ, 박지민이 싫어할 것 같은데."
"어, 이 새끼 봐라. 언제부터 박지민을 그렇게 챙겼어."
"..."
"지민이 안 좋아하는 애들이 어딨겠냐만은. 굳이 박지민이랑 안 먹어도 좋으니까 급식 먹어라. 예전이면 몰라도 요즘은 급식도 전산화돼서 윗선에 내가 불려가."
"네."
"됐다. 나가 봐. 예전엔 영 갈피 못 잡는 것 같더니 그래도 요즘은 대답이나마 좀 하고."
꾸벅 인사를 하고는 교무실을 나왔다. 이건 칭찬인지, 욕인지.
교실로 올라와 제 자리에 앉았다. 박지민이 저를 보곤 하던 공부를 마저 하기 시작했다.
기특한 새끼. 서울대 가라, 서울대. 손으로 뒷통수를 쓰다듬자 인상을 찌푸렸다.
"내 머리 쓰다듬지 마."
"동글동글해서 손에 감기는 맛이 있는데."
"... 그래도 하지 마."
"그립감이 좋다니까."
표정 봐라. 겁나 귀엽네.
"김태형."
"왜."
"담임이 한 번만 더 점심 시간에 담 넘으면 엉덩이 터질 각오하라는데."
"하루 이틀이냐. 급식 맛 없는데."
"다들 그 맛 없는 거 먹고 살잖아. 좀 먹어라."
"먹으면 뭐 달라지는데?"
"그럼 넌 떡볶이 안 먹으면 뭐 죽기라도 하나."
"굳이 맛 없는 거 내 돈 내고 먹기 싫은데."
"급식비 아깝다. 돈이 썩어나나."
"왜 내 급식비를 니가 걱정하는데."
"걱정 아니거든."
툴툴거리는 것도 귀엽고.
"박지민 많이 컸다. 잘 대들고."
"원래 안 작은데."
"작아."
"..."
"밥 같이 먹자, 점심."
"...?"
"점심 먹자고. 자리 하나 만들어 놔라."
계속 놀려먹고 싶다. 귀엽다.
박지민이 내 일상에 들어오고 많은 게 달라졌나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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