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시된 카테고리 방탄소년단
아침부터 몸이 안 좋다 싶더니 기어이 감기에 걸린 모양이었다.
하루 종일 기운이 없고 으슬으슬 추웠다.
환절기 조심하라며 이불 꼭 덮고 자라는 말을 들었어야 했는데.
지금 후회해 봤자 늦었지.
아침을 제대로 챙기지 못해 배에서 나는 꼬르륵 소리에
학교 매점에서 사온 초콜릿 빵을 한 입 우물거리다 그냥 내려놓았다. 입맛도 없네.
그냥 축 처져 엎드려 돌려놓았다.
김태형이 만화책을 읽고 있었다.
가만 보면 김태형은 만화책을 참 좋아한다.
일단 학교에 나와 있는 것만으로도 장족의 발전이라지만 와서 하는 일이란 것이 만화책 보기 뿐이라니.
심지어 선생님이 들어와 수업만 하면 자는 주제에 만화책은 미간을 찡그려 가며 열심히 읽었다.
"그거, 재밌어?"
"..."
목소리도 안 들리나 보네. 집중할 땐 무섭게 집중하는구나.
살풋 웃음이 나왔다. 이래서 여자들이 본인 일에 집중하는 남자를 좋아하는구나 싶기도 했다.
몸도 일으키기 귀찮고 그렇다고 다시 고개를 책상에 묻기도 싫어 그저 그대로 누워 김태형의 이목구비를 하나하나 뜯어보았다.
넓고 반듯한 이마와 집중해 찡그려져 살짝 패인 미간, 같은 무쌍이지만 나와는 다르게 시원하게 트여 큰 눈.
쭉 뻗은 코, 그 코 밑으로 살짝 패인 인중과 얇고 길어 웃을 때면 네모가 되는 시원스러운 입매.
그렇게 한참을 보고 있었을까, 김태형의 자세가 점점 꼿꼿해졌다.
이마와 눈, 볼에서 열이 나는 것 같았다. 눈이 따갑고 점점 잠이 쏟아졌다.
분명 검은 머리로 염색까지 했는데 박지민의 기분이 별로 좋아 보이지 않았다.
아까까지만 해도 착하네 어쩌네 해 놓고 종일 엎드려만 있었다.
걱정은 되지만 티를 내긴 싫었다.
그냥 왠지 지는 기분이었다.
살면서 주먹다짐으로 져 본 적은 한 번도 없었는데
왜 말싸움 한 번 하지 않은 박지민에겐 내가 항상 지는 기분이 드는 건지 모를 일이었다.
복잡한 기분에 머리를 헝클다 만화책을 꺼냈다.
박지민은 왜 만화책을 그렇게 보냐고 물었지만 이유는 없었다.
활자책은 지루하고, 읽는 데 오래 걸렸다.
책장이 술술 넘어가 책을 읽는다는 기분도 들지 않았다.
뚫어져라 책에 집중하는데, 옆에서 시선이 느껴졌다.
박지민이 약간 풀린 눈으로 저를 요모조모 뜯어보며 응시하고 있었다.
왜지. 왜 저러는 거지.
괜히 신경이 쓰여 허리를 꼿꼿하게 세웠다.
계속 따가운 시선이 느껴졌다. 무어라도 물어봐야 하나 싶어 책에 시선을 고정한 채 물었다.
"왜, 필요한 거 있냐?"
자는 거였다니.
혼자 삽질한 건가.
괜히 피식 웃고는 손을 뻗어 박지민의 앞머리를 정리했다.
뜨거운 기운이 감돌았다. 뭐지. 아픈가.
손을 이마 위로 대었다. 뜨끈뜨끈한 기운이 느껴졌다.
손으로 말랑한 볼을 쓸었다. 더 뜨거웠다. 눈두덩이도 잔뜩 열이 올라 붉어져 있었다.
"아프면 말을 하..."
볼을 만지작거리다 턱으로 내려간 손가락에 박지민의 더운 숨이 스쳤다.
"김태형... 나 더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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