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대'나 '○○천하'라는 수식어를 붙이기엔 대중적이지 않고, 스타라고 하기엔 톱(TOP)은 아니었던 그. 말 그대로 대세라 그를 '선호'하는 팬들을 업고 차근차근 높은 자리로 올라가던 김선호가 한 순간에 추락했다.
전 여자친구에게 낙태를 종용하고, 자신에 대한 사랑을 무기 삼아 협박과 회유로 가스라이팅을 했던 김선호. 반려견 파양에 책임 회피, 동료 배우와 스태프의 뒷담화 등은 순수하고 깨끗한 이미지를 밀었던 김선호의 환상을 깨버렸다.
대중이 등을 돌린 이유는 하나다. 그가 법적으로 큰 죄를 저지른 건 아니지만 파렴치한이었기 때문.
"저를 많이 찾아 주시는 비결요? 어디에선가 있을 법한 말투, 평범하고 순수한 연기를 좋게 봐주시는 것 같아요."
(중략)
"누가 저를 무시하거나 서운하게 하거나 못되게 굴어도 웃었어요. 그런 이유로 이 기회에 누리지 못하면 안되잖아요. (중략) 미래가 걱정돼 앞에 있는 일에 집중하지 못할 때가 있잖아요. 전 미래를 생각하지 않았어요. 지금 재밌으면 됐어 새로운 경험이니 그걸로 됐어. 웃자. 웃으면서 하자." (2020. 엘르 인터뷰 中)
미래도 걱정했으면 좋았을걸. 그는 언제든 운을 스스로 찰 준비를 하고 있던 모양이다.
파렴치한 과거의 김선호가 현재의 김선호에게 준 결과는 끝이다. 김선호는 '갯마을 차차차' 이후 차기작으로 준비 중이던 작품에서 잘렸고 모델로 활동 중이던 브랜드에서도 손절당했다. 대세로 이끌어줬던 '1박 2일'에서도 하차하게 됐다.
"친구들이 꿈이 뭐냐고 물어보면 반짝스타라고 답했었다. 높이 뜨는 별이 되었다 지고 싶다고. 진지하게 생각하지 않았던 거지. 그러다 금세 맘을 고고 현실적인 배우가 되길 꿈꿨다. 막연하게 스크린의 기회가 세 번만 주어진다면 누구보다도 빠르게 적응할 수 있을 것 같았다. 천천히 좋아지지만 어떤 환경을 받아들이고 적응하는 건 빠른 편이었으니까. 실제로 드라마를 세 편하고 나니 배우 생활에 현실감이 생겼다. 작품을 이어서 할 수 있는 배우. 연기를 시작할 때의 목표와 각오가 이뤄진 것 같아 운이 좋다고 생각한다." (2019. 하퍼스 바자 인터뷰 中)
친구들과 웃고 떠들며 반짝 스타가 되고 싶다던 당시의 김선호는 진심이었을 거다. 어떤 방식으로든 이름을 크게 알리는 게 목표였을 테니. 우습게도 김선호의 목표는 90%는 이뤄졌다. 높이 오르진 못했지만 '반짝'라고 끝났으니 말이다.
우빈, 텐아시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