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M 기부로 복원 처리 후 올해 9월 국립고궁박물관에서 전시하는 조선시대 활옷. “방탄소년단(BTS)의 RM이 기부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미국 아미(BTS 팬덤)로부터 문의를 엄청 받았어요. 자신들도 동참하고 싶다고요. 놀랍지 않나요? K-팝 사랑이 한국 문화재에까지 이어지고…. 중국이나 일본에 비해 수도 적고, 압도적인 규모의 유물도 별로 없다고들 하지만, 우리 문화 자체의 힘으로 그 한계를 넘어설 수 있다고 믿어요. 힘과 가능성은 충분합니다.” 지난해 10월 국외소재문화재재단의 새로운 수장이 된 김정희(65) 이사장의 말이다. 김 이사장 취임을 얼마 앞두고, BTS 리더 RM은 문화재 복원과 활용에 써달라며 재단에 1억 원을 쾌척했고, 재작년에도 1억 원을 기부한 사실이 알려져 화제가 됐다. RM 덕에 해외 팬들도 관심을 보였다. 지난 11월 한 미국 아미 모임이 530여만 원을 보내오기도 했다. 신선하고 흥미로운 경험이자, 선물과도 같은 일화였다. 김 이사장은 “문화재 환수와 보존, 활용에는 뜻을 함께하는 민간의 참여가 필수적이다. RM 기부를 계기로 문화재를 가꾸는 성숙한 문화를 국내외에 널리 알릴 수 있어 기쁘고 고무적이었다”고 술회했다.김 이사장은 ‘우리 것’이라고 해서 무조건 환수해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했다. 이는 문화재와 문화적 자산에 대한 패러다임이 변화하는 시대, 자연스럽고 합리적인 경향이기도 하다. 연구자로서 걸어온 길 속에서, 그는 현지 활용이 때론 더 큰 파급력을 지닌다는 것을 종종 목격하고, 몸소 체험했다. 그는 2008년 참여했던 메트로폴리탄 연구 프로그램 때를 회상했다. “1년 정도 미국에서 지내게 돼 한국실을 많이 찾아다녔죠. 중국이나 일본에 비해 한국은 유물 수도 적고 한눈에 관람객들을 사로잡을 만한 것이 별로 없다는 게 무척 속상하더라고요. 그렇다면 우린 문화재를 어떤 시선으로 봐야 할까, 어떻게 활용할 수 있을까, 이런 과제를 떠안게 됐고요.”이런 측면에서 김 이사장은 올해 9월 국립고궁박물관에서 선보일 로스앤젤레스 카운티 미술관(LACMA) 소장 조선시대 활옷 전시를 주목했다. RM의 기부금 2억 원 중 1억 원이 바로 이 활옷 보존·복원에 쓰였다. 활옷은 내년에 LACMA로 돌아가 다시 특별전을 통해 해외 관람객을 만날 예정. 김 이사장은 “한국 문화재에 대한 국내외 관심과 참여라는 큰 선순환이 확산될 것이다”라며 기대감을 내비쳤다. “유물 하나를 보여주는 것 같지만, 사실은 이 모든 과정이 문화적 자산인 거죠. 그게 가져올 효과를 보실 수 있을 겁니다.” https://naver.me/xLEUlnX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