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도에서는 '약았다'란 표현이 나쁜 뉘앙스로만 쓰이는 게 아니라는 주장이 나와 누리꾼 사이 갑론을박이 벌어졌다.
3일 유튜브 채널 '스튜디오 수제'에 공개된 웹예능 '또간집 EP.47'에서는 풍자가 충주 맛집을 찾아가는 모습이 업로드됐다.
로컬 맛집을 찾기 위해 길거리에서 시민을 섭외하던 풍자는 충주 토박이와 충주에 정착한 지 6년 된 경상도 출신 여성 2명과 인사했다.
풍자는 "저는 궁금한 게 있다"며 "충청도 사투리(화법)는 직설적이지 않고 돌려서 말한다고들 하지 않나. 실제로 그러신 편인지?"라고 질문했다.
경상도 출신 여성은 "맞다"며 "경상도는 빠른데 여기는 돌려서 얘기한다"고 대답했다. 풍자가 충청도 화법과 관련해 구체적으로 어떤 에피소드가 있었냐고 묻자, 이 여성은 "애를 처음 어린이집에 보냈을 때 '똘똘하다'는 걸 '약았다'라고 표현하시더라. 똘똘하다는 뜻이라고 하더라"며 문화 충격을 받은 경험을 공유했다.
풍자도 놀라며 옆에 있던 충주 토박이 여성에게 "진짜 욕이 아닌 거냐"고 묻자, 토박이 여성은 "그렇게 듣기 좋은 얘기는 아닌 것 같다"고 솔직하게 말했다.
이후 풍자는 한 미용실에서 대기 중이던 중년 여성을 만나 '약았다'는 표현의 뉘앙스에 대해 다시 질문에 나섰다. 풍자가 "어머니, 애기를 유치원에 보내서 '아우, 애가 약았어유' 이런 말을 들었대요. 이건 욕이 아니냐"고 묻자, 중년 여성은 "'약았어요'는 욕이 아니고, 애가 '앞서서 뭐를 안다'는 뜻"이라며 총명하다는 의미와 같다고 했다.
이에 대해 자신이 충청도 출신이라고 밝힌 누리꾼들은 적어도 어르신들, 주로 윗세대에서는 나쁜 뜻으로 쓰이진 않는다고 덧붙였다.
누리꾼들은 "우리 할머니도 쓰시는데 욕은 아니다", "어르신들이 쓰는 건 좀 다르다. 욕이라고 단정할 건 아니다", "이건 선생님 나이를 봐야 한다. 나이가 좀 있으면 칭찬이 맞다", "나 청주 사는데 어르신들 중에 칭찬으로 저런 말 쓰시는 거 종종 봤다", "이건 지역 차이보다는 세대 차이로 봐야 할 듯" 등의 반응을 보였다.
일각에서는 여우의 방언인 '여시'라는 단어의 쓰임새와 비교해 "난 경상도 사람인데 어른들은 똘똘한 애 보고 '여시 같다' 하면서 예뻐하신다. 지역마다 뉘앙스가 있나 보다", "우리 동네에서는 사랑받을 만한 행동하는 여자아이한테 '여시 같다'고 했다. 근데 온라인에서는 나쁘게 보는 사람들이 있어서 놀랐는데 이게 비슷한 경우인 듯" 등 각자의 경험을 공유했다.
일부 누리꾼들은 "나쁘게만 쓰이는 말은 아니라고 하더라도 부정적으로 쓰이기도 하니까 조심해서 써야 할 듯", "충청도 사람이지만 별로 안 좋게 들린다. 그냥 '똑똑하다'고 표현하는 게 좋다"며 긍정적인 의미를 전하고 싶은 경우엔 굳이 '약았다'는 표현을 쓰지 않을 것을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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