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브 감사팀이 민 대표가 ‘투 트랙’ 전략을 준비 중이었다는 정황을 포착했다. 하이브가 보유 중인 어도어의 경영권 지분(80%)을 자신과 손잡은 사모펀드(PEF)에 매각하도록 압박하거나, 그게 여의찮다면 뉴진스를 데리고 나가 별도의 독립 법인을 만드는 방안이다. 후자의 경우 뉴진스가 물어내야 할 막대한 위약금을 고려해 ‘어도어 소속 가수 뉴진스를 부당하게 대우한 모회사 하이브에 계약 해지 책임이 있고, 뉴진스도 계약 해지를 원한다’는 논리를 준비 중이었다는 게 감사팀이 파악한 내용이다.
23일 투자은행(IB) 및 법조계에 따르면, 전날 오전부터 어도어에 대한 대대적인 감사에 들어간 하이브는 디지털 포렌식 조사를 통해 민 대표가 뉴진스를 빼돌리려 한 정황을 구체적으로 파악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이브 감사팀이 포착한 민 대표의 첫번째 안은 어도어의 경영권 지분을 취득해 자신이 사실상 대주주에 오르는 것이다. 이를 위해 민 대표가 PE 여러 곳과 접촉해 우군이 돼주길 제안했다고 하이브는 보고 있다. 보유 중인 어도어 지분 80%를 자신과 손잡은 PE에 매각하도록 하이브에 압박을 가하려 했다는 것이다. 사실상 뉴진스를 볼모로 삼는 전략이다. 현재 민 대표가 보유한 지분 18%와 PE 지분을 더해 과반을 만들려고 했다는 게 하이브 측 입장이다.
민 대표가 ‘대주주 등극’이 여의찮을 경우 뉴진스와 어도어 간 계약 관계를 해지하되, 그 책임을 모회사 하이브 측에 넘기는 방안도 준비 중이었던 것으로 감사팀은 파악 중이다. 하이브가 어도어와 뉴진스를 홀대했다는 식의 논리를 위해 증거를 쌓아왔다는 것이다. 뉴진스는 2022년 데뷔한 신인이기 때문에 지금 계약을 해지하면 막대한 위약금을 물어낼 수밖에 없다.
전날 민 대표는 공식 입장을 통해 “경영권 탈취 시도는 사실이 아니며, 오히려 하이브가 아일릿의 뉴진스 카피에 관여하며 뉴진스의 문화적 성과를 심각하게 침해했다”고 주장했다. 하이브가 파악한 정황이 맞다면, 민 대표의 이 같은 주장도 계약 해지 책임을 하이브에 돌리기 위한 방안 중 하나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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