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만 그럴까. 드라마 제작사는 더욱 심각하다. 챙겨야 할 식구들이 더 많기 때문이다. 드라마 한 편을 만드는데 작가, 감독만 해도 수십 명이 투입되고, 메인・보조 스태프까지 합하면 100여 명을 넘는 건 흔한 일이다. 대형 작품에 경우엔 150명, 많게는 200명 넘게 투입 되는 경우도 있다. 촬영 장비에 인건비까지 포함하면 편당 수억대는 기본으로 들어가다 보니 방송가들의 몸집 줄이기가 드라마 쪽으로 쏠림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광고 업계 불황도 제작사를 궁지로 몰아넣는다. 광고 업체들도 인풋과 아웃풋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 투자 대비 더 큰 효과를 보려고 한다. 이에 대형 작품에 광고 쏠림 현상이 지속되고 있다. 광고에 쓰는 비용은 줄어들고, 그조차도 한 곳에 집중되다 보니 영세한 제작사들은 문을 닫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엄격한 규제도 한몫한다. 과거에는 일부 브라운관에서 광고를 독식했다면, 요즘은 유튜브, OTT, 라이브 플랫폼 등 무수히 많은 대체제가 생겨나면서 광고 파이가 줄어들었다. 특히나 최근 생겨난 플랫폼에는 특별한 제약이 없는 반면 방송사에는 광고와 편성 규제 심사가 여전히 엄격하다. 실정이 이렇다 보니 형평성 논란도 계속해서 제기되고 있다. 규제를 완화해 수익성을 높일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는 이유다.
최근 업계에 따르면 인기 작품을 다수 만든 국내 대형 제작사 중 한 곳이 대대적인 구조조정을 실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제작사 일부에선 고정 비용을 줄이고, 작품 수주와 편성을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지만 굳게 닫힌 문은 쉽게 열리지 않고 있다. 한 드라마 제작 관계자는 “업계 상황이 다시 좋아질 거라는 기대감조차 보이지 않아 더욱 암울하다”고 했다.
https://v.daum.net/v/2024042319001956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