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총회 동행 등에 군면제 추진하던 청와대와 민주당, 대선 다가오자 약속 팽개쳐
거대 연예기획사, 하이브(HYBE)의 최대 주주이자 이사회 의장인 방시혁은 BTS, 방탄소년단으로 떼돈을 벌었다.
미국의 경제전문지 ‘포브스’는 지난해 말 그의 재산을 29억달러, 한화로 3조854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했다. 당시 그는 국내 부자순위 12위로 재계 순위 2~4위 그룹 오너인 최태원 SK 회장,정의선 현대차 회장, 구광모 LG회장 보다 앞에 이름을 올렸다.
방시혁의 하이브가 이처럼 거대 기업이 된 것은 BTS, 방탄소년단의 인기 때문이다. 지금은 대부분의 멤버들이 입대중인 BTS의 전성기 때 연간 매출은 1조원을 넘나들기도 했다.
최근 방시혁의 하이브는 계열사인 어도어의 민희진 대표와 ‘진흙탕 싸움’을 벌이고 있다. 하이브는 민희진 대표가 걸그룹 뉴진스를 크게 성공시킨 뒤 멤버들과 함께 하이브를 빠져나가 새 회사를 만들려는, 즉 경영권 탈취를 시도했다며 업무상 배임혐의로 고발했다.
민희진 대표는 25일 이에맞서 방송 3사가 장시간 생중계하는 기자회견을 했는데, 청순무구함의 상징인 걸그룹, 뉴진스의 ‘엄마’를 자처하던 민 대표의 입에서 쏟아져 나온 온갖 막말과 욕설이 또 하나의 화제거리가 되기도 했다.
하이브는 민희진 대표가 경영권 탈취시도와 함께 뉴진스에 인기를 집중시키기 위해 자신이 아는 무속인을 통해 BTS가 군대를 가도록 ‘주술(呪術)행위’까지 했다면서 이를 언론에 공개했다.
하이브의 이같은 행동은 전 세계의 BTS 팬들이 군입대를 아쉬워하고 있는 것을 민 대표에게 전가하려는 의도로 보인다. 이에맞서 민 대표 또한 기자회견 내내 뉴진스와 자신의 밀착도를 강조하는 모습을 보였다.
방시혁과 민희진의 경영권 갈등이 한편으로는 BTS와 뉴진스 팬들간의 싸움으로 비화하는 양상이다.
BTS의 군입대와 이로인한 활동중단은 큰 아쉬움을 남겼다. BTS가 전계계 팬들을 울고 웃게 만드는 슈퍼스타인데다, 연간 1조원의 매출을 올리는 ‘걸어다니는 기업’이었던 만큼 방시혁과 하이브 또한 그들의 군면제 추진을 위해 많은 노력을 했다.
BTS의 전성기는 문재인 정권 5년과 겹친다. 그래서 문재인 전 대통령은 미국이나 유럽의 주요 국가를 방문할 때 자주 BTS와 동행했다. 대한민국 대통령 보다는 그와함께 오는 BTS가 몇배나 더 큰 화제가 됐고, 문재인 전 대통령은 후광(後光)효과를 크게 봤던 것이다.
2021년 9월 UN을 방문한 당시 문재인 대통령은 BTS와 함께 UN 총회장에서 연설을 함으로써 큰 화제를 모았다.
앞서 2018년 10월에는 문재인 대통령의 프랑스 국빈 방문 기념으로 파리에서 '한·프랑스 우정 콘서트'가 열렸는데, 이 자리에도 문 전 대통령과 BTS가 함께 했다.
문재인 정권과 BTS의 이같은 동행의 배경에는 방시혁 의장이 정치적으로 친민주당 성향이라는 점과 더불어, 당시 청와대에서 대통령의 행사의전을 담당했던 탁현민 비서관 같은 사람들이 큰 역할을 한 것으로 전해진다.
당시 연예계에서는 방탄소년단이 문재인 대통령으로 부터 직접 군면제를 약속받았다는 소문까지 나돌기도 했다.
파리공연이 있은 뒤, 문재인 청와대와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에서 BTS의 군면제를 위한 입법이 본격적으로 추진됐다. 민주당 안민석 의원이 이른바 ‘BTS 군면제법’으로 불리는 병역법개정안을 발의했고 현재 국민회의 소속인 윤상현 성일종 의원 같은 야당 의원들도 동조하고 나섰다.
소속사인 하이브도 적극적으로 움직였다. 하이브는 2022년초 미국 라스베가스에서 열린 BTS의 그래미상 시상식에 100명에 가까운 기자들을 초청해 ‘공짜취재’를 보냈다. 1인당 수백만원의 비용이 드는 일정으로 김영란법 위반 시비가 일기도 했다.
이렇게 추진되던 BTS의 군면제를 막은 것은 대통령선거였다. 청와대의 방침에 따라 ‘BTS 군면제법’을 추진하던 민주당이 대선이 임박해지자 20대 젊은층의 반발을 우려해 입장을 바꿔버린 것이다.
2021년 11월25일 열린 국회 국방위 법안심사소위에서 당시 민주당 김병기 의원은 ‘BTS 군면제법’의 공정성을 지적하면서 아예 모든 병역특례를 폐지해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대선이 다가오면서 윤석열 후보의 당선을 저지하는 것이 최우선, 지상과제였던 만큼, 20대의 표심 앞에서 BTS에 대한 고마움은 안중에도 없었던 것이다.
민주당이 이렇게 나오자 당시 BTS의 국위선양 공로와 엄청난 경제적 효과를 거론하며 군면제추진에 동참했던 일부 국민의힘 의원들은 “문재인 정권과 여당이 BTS한테 감지덕지 할 때는 언제고 대선이 다가오니까 약속을 헌신짝처럼 버렸다”고 비난하기도 했다.
https://www.pennmike.com/news/articleView.html?idxno=8004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