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부매일 황인제 기자］ 전직 프로야구 선수가 연루된 대전지역 수십억원대 전세사기 첫 재판이 시작됐다.
20일 대전지방법원 형사 9단독(재판장 고영식)은 사기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전직 프로야구 한화 이글스 선수 A(33)씨 등 일당 8명에 대한 첫 공판기일을 진행했다.
A씨는 브로커 B씨, 바지 임대업자 C씨와 공모해 A씨 소유의 대덕구 비래동 등 일원 다가구주택 5개 건물에 대해 선순위 보증 금액을 속여 임대차 계약을 하는 방법으로 세입자들로부터 보증금을 받아 가로챈 혐의(사기)로 기소됐다.
현재까지 피해자는 29명이며 피해 금액은 34억6천만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다가구주택들은 전세보증금이 매매가에 이르는 속칭 '깡통주택'으로, 금융기관 대출과 전세보증금을 이용해 건축주로부터 건물을 무자본으로 사들여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조사됐다.
또, 전세 계약을 중개하면서 법정 중개보수를 초과해 받은 공인중개사 5명도 공인중개사법 위반 혐의로 함께 기소됐다.
이날 법정에 출석한 공인중개사들은 "혐의를 모두 인정한다"며 "벌금이 300만원이 넘을 경우 중개업을 이어가지 못해 생계가 어려워진다"고 재판부에 선처를 호소했다.
이번 사건에서 브로커 역할을 한 50대 중개업자는 몇몇 피해자들에 대한 범행을 부인하고 피해자들과 연락이 닿지 않는 다는 취지의 발언을 해, 방청을 온 피해자들이 잠시 법정에서 소란을 일으키기도 했다.
함께 기소된 전직 프로야구선수 A씨는 모든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
A씨 측은 "보증금을 받은 사실은 맞다"며 "전세계약이 종료되면 반환할 의사가 있어 기망을 통해 금전을 편취하려 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이날 검찰은 A씨와 혐의를 일부 부인하는 중개업자를 제외하고 공범에게 징역 5년,벌금 300만원과 법정 초과수수료를 받고 범행에 가담한 공인중개사 5명에게 각각 벌금 100만원~200만원의 벌금형을 구형했다.
다음 공판기일은 6월 13일 오전 11시 30분에 열릴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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