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린과 슬기는 각기 다른 질감의 매력을 앨범 전체에 새겼다. 아이린은 시선을 사로잡는 외형 아래로 깨질 듯 아득한 분위기와 깊은 내공을, 슬기는 꾸준한 실력과 성실함, 그리고 뇌쇄적인 눈빛까지 쌓아올리며 음악에 설득력을 더했다. 두 사람이 만드는 상반된 보컬 톤과 유려한 춤선은 현실의 불완전함을 그대로 투영하는듯 보여줬다. 인생의 기울기처럼 완전한 평형은 없기에, 두 사람은 매 순간 흔들리며 더 넓은 스펙트럼을 향해 나아갔다.
이 앨범은 장르의 다양성에서도 경계를 넓혔다. 90년대 힙합 R&B 사운드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왓츠 유어 프로블럼?’에는 신인 걸그룹 ‘키스 오브 라이프’ 쥴리의 랩 피처링이 더해졌고, 방탄소년단 프로듀서 피독이 작곡·편곡에 참여해 곡의 완성도를 높였다. 팝 댄스 곡 ‘걸 넥스트 도어’는 켄지와 문샤인이 협업해 만들어낸, 세상을 향한 약속과 응원의 메시지가 돋보인다. 몽환적 R&B 팝 댄스 곡인 ‘트램펄린’과 ‘헤븐’까지 모든 수록곡이 각기 다른 결의 ‘기울기’를 보여주며 음악 팬들의 다채로운 상상력을 자극했다.
아이린과 슬기는 일직선의 당당함과 날붙이처럼 선명한 기울기 사이, 각기 다른 결로 작지만 단단한 성장의 승리를 설파했다. 일차함수 공식처럼 삶의 언저리마다 미묘하게 달라지는 기울기가 존재하듯, 두 사람은 세상의 단호함이 아닌 미묘한 흔들림 속에서 오히려 안정감을 찾아냈다. 의연한 자세로 아슬아슬 평형감각 위를 당당히 걸어가는 이번 앨범은, 일상의 균형을 원하는 이들에게 단순한 공감 그 이상의 위로와 용기를 전해준다. 레드벨벳-아이린&슬기의 새 미니앨범 ‘틸트’는 각종 음원 사이트에서 만나볼 수 있으며, 깊은 여운과 의미로 오랫동안 팬들의 기억 속에 남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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