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네이션은 UBS 등 글로벌 투자은행 출신 전문경영인 김라이오넬을 대표로 앉히고 빠르게 외형을 키웠다. 초기 성장세를 견인한 전략은 검증된 아티스트 영입이었다. 이미 대중적 인지도를 확보한 아티스트를 포섭해 리스크를 줄이고 빠르게 성과를 내겠다는 판단이었다.
1호 아티스트로 제시를 영입하고 2019년 현아, 던, 크러쉬, 2020년 헤이즈, 디아크 2021년 스윙스 등을 순차적으로 데려오며 업계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싸이와 현아, 제시, 헤이즈 등 주요 아티스트가 모두 컴백한 2022년 피네이션은 매출액 695억원을 기록하며 설립 4년차 엔터사로서는 이례적 성과를 달성했다.
하지만 중견 엔터사로의 도약을 눈앞에 두고 피네이션의 한계가 드러나기 시작했다. 제시와 현아, 던의 계약 만료가 방아쇠를 당겼다. 초기 피네이션의 정체성을 투영하며 주춧돌 역할을 하던 아티스트들이 이탈하면서 우려의 목소리가 나왔다.
외부 아티스트 영입 전략의 단점을 보완하고 자체 IP를 확보하기 위해 시도한 신인 론칭도 실패로 돌아갔다. JYP엔터테인먼트와 함께한 프로젝트 프로그램 라우드를 통해 최초 보이그룹 'TNX'를 선보였으나 뚜렷한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아티스트 이탈·신인 흥행실패 역성장
위태로운 흐름은 결국 실적에도 반영됐다. 2024년 피네이션의 매출액은 779억원으로 전년대비 2.3% 감소했다. 피네이션의 매출이 역성장한 건 2020년 코로나 팬데믹 사태 이후 4년 만이다.
2022년 10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한 걸 제외하면 2020년 이후 줄곧 적자가 이어지고 있다. 매년 수십억원의 순손실이 누적되면서 쌓인 결손금은 2024년 말 기준 134억원에 달한다. 이에 따라 피네이션의 자본총계는 2022년 242억원에서 2024년 149억원으로 감소했다.
올 들어 피네이션이 반등을 위해 야심차게 꺼내든 승부수가 바로 걸그룹 '베이비돈크라이'다. 올해 6월 데뷔한 베이비돈크라이는 피네이션의 첫 번째 걸그룹이자 그룹 아이들의 전소연이 데뷔 싱글 프로듀싱을 맡아 화제를 모았다.
올해 스윙스까지 피네이션을 이탈하며 경쟁력 있는 아티스트 포트폴리오 구축이 최우선 과제로 떠오른 상황에서 베이비돈크라이의 흥행 여부에 관심이 집중된다. 피네이션은 최근 IMM인베스트먼트 등으로부터 유치한 150억원 이상의 투자금을 베이비돈크라이 육성에 집중 투입할 것으로 전망된다.
가장 큰 걸림돌은 싸이의 사법리스크다. 경찰에 따르면 싸이는 2022년부터 서울의 한 대학병원에서 불안장애 치료제와 불면증 치료제를 대면 진료 없이 처방받고 매니저를 통해 대리 수령한 혐의를 받고 있다.
피네이션은 대리 수령 사실을 인정하나 대리 처방은 없었다는 입장을 밝혔으며 현재 경찰의 조사가 진행 중이다. 핵심 캐시카우이자 오너인 싸이의 혐의가 사실로 밝혀질 경우 피네이션의 실적에 큰 타격이 불가피하다는 관측이다.
업계 관계자는 "싸이 브랜드 파워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상황에서 불거진 사법 리스크는 피네이션에 큰 타격이 될 수 있다"며 "신인 걸그룹 베이비돈크라이의 성과가 위기 극복과 기업가치 유지의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thebell 서지민 기자
https://m.thebell.co.kr/m/newsview.asp?svccode=00&newskey=202510011332147240103818

인스티즈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