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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의 매니저들이 밝힌 개인 심부름의 범위는 끝이 없다. 대리 처방은 물론 스케줄 예약, 개인 용품 구하기, 세탁물 찾기, 택배 관리, 강아지 산책 등 사적 심부름은 이미 매니저 업무의 일부로 여겨지고 있다. 6년간 업계에 몸담았던 전 매니저 A씨는 "대리 처방은 흔한 일"이라며 "연예인이 처음 병원에 함께 가 얼굴을 익히면 이후엔 매니저가 필요한 약을 대신 처방받아 수령한다. 잔심부름의 도를 넘기도 한다. 필요한 선물이나 물건을 위해 지방을 오가기도 한다"고 말했다.
대형 기획사에서 다수의 연예인들과 일했던 매니저 A씨는 "어디까지라 말하기 어렵다"며 "사실상 개인 비서 수준이다. 집안일은 기본이고 담당 연예인 가족의 일까지 맡는 경우도 있다"고 밝혔다.

논란이 된 '24시간 대기' 역시 업계에서는 오래전부터 존재해온 비공식 업무다. 회식 자리에서는 연예인이 자리를 떠날 때까지 옆에서 대기해야 하며, 술에 취해 귀가하는 과정까지 챙기는 것이 매니저의 일과로 포함된다. 매니저는 함께 회식에 참석하더라도 술을 마시거나 편히 식사하기 어렵다. 비공식 스케줄 역시 사정은 같다. A씨는 "매니저가 회식을 즐길 수 있는 경우는 손에 꼽힌다. 대부분은 무한 대기"라며 "개인 시간이란 건 사전 협의 없이는 거의 존재하지 않는다고 봐도 무방하다"고 말했다.
촬영 현장도 크게 다르지 않다. 일부 연예인의 태도로 현장의 분위기가 얼어붙거나 촬영이 지연되는 사례가 적지 않다. 드라마 연출부 B씨는 "모두가 그렇진 않지만 유독 스태프를 힘들게 하는 연예인이 있다. 까칠하거나 기분에 따라 행동하는 경우 등 다양하다"며 "그러나 결국 카메라 앞에 서는 사람은 연예인이기 때문에 다들 맞춰주게 된다. 일이 터지면 어르고 달래는 것까지 스태프와 매니저 몫"이라고 말했다.

연예인이 누리는 특혜는 이 밖에도 많다. 개인 사정으로 촬영 시간을 지연시키거나 약속된 내용을 숙지하지 않아 현장 운영에 차질을 빚는 일도 발생한다. B씨는 "개인 물품을 갑자기 주문하는 건 오히려 사소한 편"이라며 "피곤하다는 이유만으로 촬영이 밀리면 연출부에 비상이 걸린다"고 털어놨다. 그는 "촬영 중 욕설을 들은 적도 있다. 많은 사람이 보는 앞에서 말귀를 못 알아듣는다며 폭언을 들었지만, 문제 제기보다는 촬영을 무사히 끝내는 게 우선이라 넘어간 경우가 많았다"고 말했다.

공과 사가 뒤섞인 비합리적인 구조는 분명 문제다. 연예인과 매니저, 스태프 모두 공적으로 계약된 관계임에도 과도한 위계가 존재한다. 인기 예능 스태프로 활동했던 C씨는 "예민한 연예인과 촬영할 땐 필요할 만한 용품을 미리 다 준비해놓는다"며 "왜 이렇게까지 해야 하는지 의문"이라고 토로했다.

관행을 바꾸기 어렵다는 점도 업계 관계자들은 한목소리로 지적한다. 매니저 A씨는 "회사 차원에서 분위기를 바꾸려는 대표도 있지만 실제 현장은 크게 달라지지 않는다"고 말했다. 연출부 B씨 역시 "애초에 심기를 건드리지 않으려 맞춰주다 보니 연예인의 권위가 공고해진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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