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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대가 너무 컸던 탓일까. 화제성은 폭발했지만, 중심은 흔들리고 있다.
MBC 금토드라마 ‘21세기 대군부인’이 방송 초반부터 엇갈린 평가 속에 위태로운 출발을 보였다. 2회 만에 시청률 9%대를 기록하며 수치상 성과는 분명하지만, 정작 드라마를 이끄는 주연 배우들의 연기력 논란이 발목을 잡고 있는 모양새다.
먼저 변우석은 여전히 ‘이미지의 배우’, ‘비주얼 스타’에 머물러 있다는 지적을 피하지 못하고 있다. 대표작 ‘선재 업고 튀어’(2024)로 얻은 인기를 확장하기보다는 반복하고 있다는 평가다. 사극 특유의 호흡과 톤을 소화하기엔 발성과 감정선의 깊이가 부족하다는 반응도 이어진다.
“여전히 전작의 연장선 같다”, “달라진 게 없다”, “이번에도 연기력 논란을 못 벗을 것 같다”는 반응은 단순한 취향의 문제가 아니다. 지금 반드시 넘어야 할 한계에 가깝다.
아이유 역시 호불호의 중심에 서 있다. 문제는 연기력 자체라기보다 ‘톤’과 ‘매칭’이다. 그는 재벌이자 서출이라는 복합적 정체성을 지닌 성희주를 연기하며, 기존 멜로 여주와는 다른 21세기형 캐릭터를 구축하고 있다. 와인잔을 깨뜨리고도 웃어 보이는 장면처럼, 당돌하고 계산된 태도는 분명 새롭다.
다만 이 과정에서 ‘러블리’한 결이 과하게 부각되며 작위적으로 느껴진다는 지적도 공존한다. 노래하듯 리듬을 타는 대사 처리와 과감한 표정 연기는 로맨틱 코미디 장르에선 분명한 강점이다. 다만 그 강점이 과해지는 순간, 캐릭터보다 ‘연기’가 먼저 보인다는 점에서 몰입을 깨는 요소로 작용한다는 반응도 적지 않다.
레전드 멜로 여주로 꼽히는 ‘사랑의 불시착’의 손예진, ‘눈물의 여왕’ 김지원과 비교되며 캐릭터 싱크로율이 아쉽다는 반응도 적지 않다. 확장과 충돌 사이에서, 몰입을 끌고 갈 확실한 동력이 필요한 시점이다
이처럼 주연들이 중심을 단단하게 잡지 못한 채 흔들리는 사이, 그럼에도 제 역할을 또렷하게 해내는 인물이 있다. 바로 공승연이다.
대비 역으로 등장한 공승연은 첫 등장부터 극의 공기를 바꿔놓는다. 젊은 나이가 무색할 만큼 절제된 카리스마와 밀도 높은 발성, 흔들림 없는 시선 처리로 서사를 단숨에 장악한다. ‘연기한다’기보다 ‘존재한다’는 표현이 더 정확하다.
비주얼부터 연기력까지 압도적이다. 그리고 이 힘은 하루아침에 만들어진 것이 아니다. 넷플릭스 ‘악연’에서의 서늘한 빌런, 영화 ‘핸섬가이즈’에서의 코믹 연기, ‘혼자 사는 사람들’에서 보여준 절제된 감정선까지. 장르를 가리지 않고 쌓아온 필모그래피가 지금의 설득력을 만든다.
결국 시청자는 안다. 이름값이 아니라, 준비된 배우가 화면을 지배한다는 것을.
‘21세기 대군부인’은 분명 화제작이다. 그러나 지금 이 드라마를 붙잡고 있는 힘은 주연의 아우라가 아니라, 한 발 물러난 자리에서 묵묵히 중심을 잡고 있는 배우의 내공이다.
아이유와 변우석이 만들어야 할 ‘왕관’이 아직 자리를 찾지 못한 지금, 공승연은 그 공백을 가장 또렷하게 증명하고 있다.
아직 초반부인 만큼, 판세가 뒤집힐 여지는 충분하다. 부디 주연진이 이 격차를 메워 또 한 편의 레전드 로코를 완성해내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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