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쿠키뉴스 심언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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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룹 엔하이픈이 6인조 재편 후 첫 월드 투어를 열고 엔진(팬덤명) 앞에 섰다. 여섯 멤버 그리고 엔진이 꽉 채운 무대에서는 탈퇴 멤버의 공백이 느껴지지 않았다.
엔하이픈(정원, 제이, 제이크, 성훈, 선우, 니키)은 2일 오후 서울 방이동 올림픽공원 KSPO돔에서 월드 투어 ‘블러드 사가’(BLOOD SAGA) 인 서울을 개최했다. 1일부터 3일까지 이어지는 공연에는 관객 3만2250명이 함께한다.
‘블러드 사가’는 명칭 그대로 엔하이픈과 엔진 사이 영원한 ‘피의 서사’를 담은 투어다. 이들의 뱀파이어 세계관을 반영한 무대 디자인과 세트리스트로 판타지 세계를 구현했다. 검은색과 붉은색이 포함된 옷 등 관객의 드레스코드도 ‘뱀파이어 추종자’ 콘셉트로 설정해 밀도 높은 공연을 예고했다.
이날 엔하이픈은 본격적인 공연에 앞서 취재진을 만나 각오를 전했다. 정원은 “세트리스트도 그렇고 의견을 많이 내면서 준비했다”며 “어제 공연 후기가 정말 좋았다. 자신 있게 오늘 공연도 할 수 있을 것 같은데 즐겨주시면 좋겠다”고 말했다.
무엇보다 지난 3월10일 멤버 희승의 팀 탈퇴 후 첫 월드 투어다. 제이는 “그간 했던 모든 투어를 다 포함해서 가장 각오를 다잡고 준비한 투어”라고 밝혔다. “여섯명이서 처음으로 투어를 하는 것”이라고 운을 뗀 제이크는 “그만큼 더 이를 갈고 준비했다. 저희 영혼이 담긴 투어”라고 강조했다.
‘블러드 사가’는 촘촘한 스토리텔링에 따라 전개됐다. 먼저 엔하이픈은 만남을 가로막는 세상의 억압을 찢고 너에게로 향하고, 흔적을 쫓아 도착한 숲에서 너를 떠올리며 함께한 미래를 노래한다. 이어 사랑의 죄를 기꺼이 짊어지며 운명을 받아들인 뱀파이어의 사랑을 표출하고, 미지의 섬에 도착해 함께라는 믿음으로 우리의 세상을 써내려갈 것을 외친다. 이 서사는 배니시(VANISH), 하이드아웃(HIDEOUT), 블러드 사가(BLOOD SAGA), 로스트 아일랜드(LOST ISLAND) 등 네 챕터로 구성한 세트리스트와 맞물렸다.
오프닝 곡은 ‘나이프’(Knife)였다. 붉은 장막을 두른 리프트가 솟아오르고 그 막이 아래로 떨어지면서 엔하이픈이 모습을 드러냈다. 고막을 찢을 듯한 함성이 장내를 가득 채웠다. 엔진의 격한 환영 속 ‘데이드림’(Daydream), ‘아웃사이드’(Outside)를 소화한 엔하이픈은 돌출무대로 이동해 ‘브로트 더 히트 백’(Brought The Heat Back)을 불렀다. 환호성은 더욱 커졌다. 금빛 컨페티와 무대를 에워싼 불꽃은 몽환적인 분위기를 자아냈다. 기획 의도대로 판타지 세계로의 강렬한 초대였다.
캐주얼한 의상으로 환복한 엔하이픈은 곧바로 ‘빅 걸스 돈트 크라이’(Big Girls Don’t Cry), ‘노 다우트’(No doubt)로 다음 챕터를 열었다. 이 구간에서 성훈의 독무가 펼쳐져 콘서트의 묘미를 실감케 했다. 피날레에 버금가는 에너지로 시작한 공연이었지만 엔하이픈도 엔진도 막 시동을 건 듯한 모양새였다. ‘슬립 타이트’(Sleep Tight), ‘빌스’(Bills), ‘문스트럭’(Moonstruck) 등 무대가 몰아쳤고, ‘파라노멀’(Paranormal)부터 관객들의 참여가 본격화됐다. 환호와 떼창이 섞여 열기가 가득한 가운데 ‘블록버스터’(Blockbuster) 도입부터 폭발적인 밴드사운드가 가세하며 몰입도는 최고조에 이르렀다. ‘모 아니면 도’에서는 모두 기립해 응원법에 맞춰 멤버들의 이름을 연호했다.
엔하이픈은 이러한 흐름을 놓치지 않았다. 추격대에 쫓기며 무대에 오른 이들은 콘셉추얼한 테마와 파워풀한 군무가 돋보이는 ‘스틸러’(Stealer), ‘드렁크-데이즈드’(Drunk-Dazed), ‘바이트 미’(Bite Me)를 연달아 가창했다. 뛰어난 보컬 및 퍼포먼스 역량이 특히나 돋보이는 대목이었다. 관객들은 숨 돌릴 틈도 없이 그저 열광했다. ‘페이트’(Fate), ‘크리미널 러브’(CRIMINAL LOVE)에서는 극대화된 다크 판타지 세계관이 눈앞에 펼쳐졌다. 정원은 “도피를 시작한 지도 4개월이다. 열심히 도망쳤는데 KSPO돔까지 따라왔다”며 지난 1월 미니 7집 발매부터 이어온 설정을 재차 상기시켰다.
제이는 “한 호흡으로 온 느낌”이라고 공연을 돌아봤다. 그 느낌은 앙코르로 이어졌다. 토롯코에 탑승한 엔하이픈은 ‘로스트 아일랜드’(Lost Island)를 부르며 곳곳의 팬들과 인사했다. ‘XO’, ‘멀어’. ‘헬리움’(Helium), ‘샤우트 아웃’(SHOUT OUT)으로는 본 공연 못지않게 열정적인 무대를 선사했다. 엔진 역시 지칠 줄 몰랐다. 이에 니키는 “시간이 너무 금방 갔다. 다 엔진 여러분 덕분이다. 감사하다”고 전했다. 제이크는 “저희도 엔진도 마음가짐이 남다른 것 같다. 처음에 말했듯 이번 공연은 여러분과 같이 만드는 공연이다. 저희가 잘 만든 것 같다”며 눈물을 글썽였다. 정원은 “진심이면 상대방도 느끼는 것 같다. 엔진도 우리도 진심으로 즐겼다. 서로 잘 통하지 않았나”라며 “여섯 멤버 전부가 100% 진심을 쏟았던 공연”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서울에서 투어를 시작한 엔하이픈은 전 세계 21개 도시로 향한다. 일본 4대 돔을 비롯한 아시아, 북미, 유럽 등지에서 엔진을 만난다. 오는 7월 열리는 멕시코시티 콘서트 좌석은 티켓 오픈 직후 매진돼 두 차례 추가 공연을 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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