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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히 나는 입헌군주제 소재 자체를 엄청 좋아해서 이 드라마 진짜 기대 많이 했었거든? 궁처럼 현대 한국에 왕실이 실존했을 때의 모습을 제대로 보여줄 줄 알고 기다렸는데, 보면 볼수록 내가 원한 것과 애초에 결이 다른 느낌더라구. 오히려 이 드라마는 입헌군주제를 구현한 대체역사물보다는 악녀를 주인공으로 하는 양산형 로판 웹소에 더 가까운 것 같아.
세간에 평판이 별로 좋지 않고 집안에서도 천대받는 여주, 근데 알고 보면 능력 있고 상처 많음. 그런 여주를 유일하게 이해해주는 완벽한 고위층 남주. 이 전형적인 로판 설정을 구현하려고, 입헌군주제랑 재벌 사생아 설정을 가져온 느낌이야.
근데 문제는 로판이랑 왕실 정치극은 굴러가는 방식이 좀 다르다는 거지. 악녀가 주인공인 로판은 보통 여주가 자기 문제 해결하면서 남주가 조력자가 되는데, 여긴 메인 갈등이 계속 왕실 쪽에서 터지니까 여주의 주체성은 약해지고 결국 남주가 계속 구해주는 역할을 할 수밖에 없음. 그래서 주체적인 여주 설정이랑 실제 전개가 계속 충돌하는 것처럼 보여. 보다 보면 여주가 자꾸 위험에 처하고 남주가 구해주는 흐름 반복됨.
근데 또 그렇다고 로판으로 잘 만들었냐 하면 그것도 애매한 게 설정끼리 자꾸 부딪히고, 감정선 설득도 잘 안 됨. 작감배 합이 참 안맞는구나 싶더라구.
결론적으로는 내가 기대한 설정 촘촘한 입헌군주물도 아니고, 로판 웹소 감성 따라가려다 둘 다 어중간해진 느낌이었음.
물론 사람마다 감상은 다르니까 자기 의견과 다르면 그냥 넘어가 주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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