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해외 태생 혼혈 선수인 옌스 카스트로프(묀헨글라트바흐)는 아이러니하게도 월드컵 데뷔전에서 왜 홍명보 축구대표팀 감독이 그간 자신을 투입하지 않았는지를 '증명'했다.
카스트로프는 25일(이하 한국시각) 멕시코 몬테레이 인근 과달루페의 에스타디오 몬테레이에서 열린 남아공과의 2026년 북중미월드컵 조별리그 A조 3차전에서 하프타임에 이태석(아우스트리아 빈)과 교체돼 그라운드를 밟았다.
앞서 체코(2대1 승), 멕시코(0대1 패)와의 2연전에서 교체명단에 포함돼 출전 기회를 얻지 못했던 카스트로프는 '어머니의 나라'인 대한민국 유니폼을 입고 꿈에 그리던 월드컵 무대를 누볐다. 한국 축구 역사상 해외 태생 혼혈 선수가 월드컵을 뛴 건 카스트로프가 처음이다.
대중은 지난 두 경기에서 설영우(츠르베나 즈베즈다), 이태석 김문환(대전) 등 풀백들이 부진했다는 이유로 '왜 카스트로프를 기용하지 않느냐'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카스트로프의 기용은 그에 대한 홍 감독의 일종의 대답인 셈이다. 선수 대다수가 전반 초반부터 발이 무거운 모습을 보인 상황에서 '에너자이저' 카스트로프를 투입하면 부족한 에너지를 채워넣을 수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카스트로프는 45분 동안 별다른 임팩트를 남기지 못했다. 사전 캠프인 미국 솔트레이크시티에서 열린 친선경기에서 보여준 모습과는 달랐다. 목적없이 사이드라인을 타고 위아래로 뛰어다녔다. 동료들과도 조화를 이루지 못하고 겉도는 느낌이 강했다. 후반 13분 타펠로 마세코(리마솔)에게 결승골을 내주는 상황에서도 제대로 마크가 이뤄지지 않았다.
카스트로프는 경기 후 "실점은 내 실수"라고 인정했다.
한국은 이번 대회 들어 최악의 경기력으로 결국 0대1로 충격패했다. '몬테레이 참사'다. 조별리그에서 1승2패 승점 3으로 조 3위로 추락했다. 다른 조 결과에 32강 운명이 달렸다.
카스트로프는 "월드컵 데뷔전을 치른 것은 기쁘지만 불행하게도 팀이 0대1로 패했다. 정말 아쉽다"며 "아쉬운 결과지만 이제 다른 조의 상황을 지켜봐야 한다. 그러고 나서 32강에 진출하게 된다면 다음 경기에 100% 집중하겠다"라고 소감을 말했다.
카스트로프는 "그라운드에서 뛰는 것과 밖에서 보는 것은 크게 다르다"며 "밖에서 볼 때는 모든 게 쉬워 보이지만 막상 그라운드에선 높은 습도와 날씨 조건 때문에 스프린트를 하거나 공격적으로 활발하게 움직이기가 무척 힘들다"라고 토로했다.
이날 퍼포먼스로 볼 때, 한국이 32강에 진출해도 카스트로프가 경기에 투입될지는 미지수다. 카스트로프는 독일 청소년 대표 출신으로, 지난해 대한민국 국적을 회복해 국가대표팀에 발탁돼 기대를 모았다. 하지만 대한축구협회의 야심찬 정책은 실패로 귀결되는 분위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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