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아공전에서 도대체 왜 그런 이해할 수 없는 전술을 들고 나와 졸전을 치렀나 했더니, 온 국민에게 '다른 나라 축구 응원하는 재미'를 알려주려고 판을 짜둔 거였어. 자력 진출 깔끔하게 날려 먹고 조 3위로 주저앉혀 놓으니까, 당장 오늘부터 일본, 호주, 스페인 대진표 뒤져가며 그 나라 응원가까지 외우게 생겼네 한 경기 끝날 때마다 "오늘부터 난 독일인이다", "사무라이 블루 화이팅"을 외치며 국적을 세탁하고 있는 내 모습이 참 처절하다
세계 어느 나라 축구팬들이 자국 월드컵 경기가 끝났는데 타국 경기에 목숨 걸고 자아분열을 겪을까? 팬들 마음을 갈기갈기 찢어놓고 한국 축구를 경우의 수 도박판으로 만든 감독의 그 뚝심과 넓은 세계관, 정말 대단하고 기가 막힌다. 감독은 얄밉지만, 이 개판 속에서도 땀 흘리며 고생한 우리 선수들 노력만큼은 제발 배신당하지 않고 32강 턱걸이라도 걸치길 바랄 뿐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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