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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생 서사와 현생 로맨스를 엮는 방식은 ‘멋진 신세계’만의 차별점이었다. 강 작가는 일간스포츠에 “과거 이야기를 집필할 때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 것은 전생의 서사가 현재의 로맨스에 앞서지 않는 것이었다”며 “현재의 삶이 가장 중요했기 때문에 과거의 인연을 닮아서 사랑에 빠지는 구조를 택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미 사랑을 확인한 후 과거의 인연을 알게 되지만 다시금 현재를 선택하는 이야기를 그리고 싶었다”며 “과거 이야기가 단순히 플래시백으로 사용되지 않고, 현재성을 갖길 바랐다. 과거 사극 이야기가 현대의 시간과 묘하게 얽히며 두 시간대가 동시에 흐르고 있다고 느끼게 하고 싶었다”고 말했다.한 감독도 전생과 현생의 연결을 인물의 선택과 맞물려 봤다. 그는 “전생에서 이루어 내지 못한 과업이 현생에서 반복되고, 삶의 두 번째 기회에서 인물이 과거의 상처와 과오를 딛고 새로운 선택으로 삶을 쟁취할 수 있을 것인가를 표현하고자 했다”며 “이 과거와 현재가 교차되는 감정선의 절정이 7부 엔딩이었다”고 짚었다.
신서리와 차세계는 처음에는 ‘악질’이라는 키워드로 묶인다. 그러나 회차가 진행될수록 두 사람은 서로의 상처와 진심을 마주하며 달라진다. 한 감독은 “결국 두 사람이 사랑에 빠지는 과정을 얼마나 진실되게 그려내느냐가 관건이었다”며 “감정 변화의 변곡점들을 얼마나 진실되게 담아내느냐, 두 배우들의 날것 같은 연기를 한 톨도 빠짐없이 받아내는 것이 이 작품의 성패를 좌우한다고 느꼈다”고 했다.
강 작가는 사건과 감정의 속도를 다르게 가져갔다. 그는 “회차별 사건은 빠르게 진행시켜 트렌드에 민감한 시청자들의 속도를 맞추려고 했지만, 두 사람의 관계성이 익어가는 감정 서사만은 차근차근 단계를 밟아갔다”며 “희대의 악녀와 악질 재벌이라 손가락질 받는 두 사람이지만, 알고 보면 속정도 많고 상처도 쉽게 받는 평범한 인간으로 다가가길 바랐다”고 전했다.
두 인물의 감정선을 완성한 것은 임지연과 허남준이었다. 강 작가는 임지연을 “이 드라마의 심장이자 동력”이라고 표현했다. 그는 “임지연이 와 줬기에 드라마가 엔진을 달고 출발할 수 있었고, 무엇보다 서리와 이 작품을 온 마음으로 사랑해 줬다”며 “한겨울 강행군의 촬영 중에도 메신저로 장면 하나, 대사 한끝을 고민하며 작가의 생각을 물었다. 이미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배우 중 한 사람인데 이렇게 치열하고 진심이구나, 깊게 파고드는 모습에 작가로서 행복했다”고 말했다.
한 감독 역시 임지연을 두고 “‘멋진 신세계’의 시작과 끝이었다”고 했다. 그는 “가혹한 날씨와 살인적인 스케줄, 압도적인 분량이라는 풍파에 맞서 시공을 초월하는 기적 같은 연기로 캐릭터와 주제를 완성시켜 줬다”며 “코믹, 멜로, 액션 등 난도 높은 장면들에 스스로를 마음껏 내던지는 모습을 보고 연기자로서의 감탄을 넘어 한 명의 직업인으로서 존경이 샘솟았다”고 말했다.
허남준은 차세계의 복합적인 매력을 설득한 배우였다. 강 작가는 “허남준은 로맨틱 코미디인 이 작품의 성패 그 자체였다”며 “차세계라는 캐릭터도 서리만큼 난도가 높은 인물인데, 그 복합적이고 변화무쌍한 매력을 정확히 조준하고 명중시켰다”고 말했다. 이어 “집에서 본방을 시청할 때 느낀 건 저 사람이 차세계란 배역에 빙의했다는 것이었다. 허남준이 아닌 차세계는 상상할 수 없을 만큼 차세계를 아예 허남준의 것으로 만들었다”고 덧붙였다.
한 감독은 허남준에 대해 “아직도 매력의 깊이를 알 수 없는 유니크한 배우”라고 표현했다. 그는 “외양은 단단하고 섹시한데 내면은 유쾌하고 말랑하다”며 “허남준이 오면 촬영 현장에 ‘딸깍’ 하고 따뜻한 불이 켜지는 기분이었다. 타인을 향한 열린 마음은 동료 배우, 현장 스태프들이 모두 각자의 자리에서 즐겁게 일할 수 있는 영감을 줬다”고 말했다.
두 사람은 임지연과 허남준의 코미디 확장성도 높이 봤다. 한 감독은 “두 배우 모두 코미디에 진심이고 재능이 풍부하다. 과장스럽게 웃기려 하지 않고 작품과 인물을 대하는 진심으로 연기하니 코미디의 타율이 높았다”며 5부 엔딩 감전 신과 9부 엔딩을 인상적인 장면으로 꼽았다.
강 작가는 “임지연은 신서리라는 인물에 사랑스러운 활력을 불어넣었다. 허남준은 차세계가 가진 허세와 순정, 가벼움과 무거움을 자연스럽게 공존시켰다”고 말했다. 이어 “다시 함께 작업할 기회가 생긴다면 임지연과는 판타지가 아닌 현실 기반의 결이 다른 장르를, 허남준과는 차세계와는 또 다른 파격적인 인물로 새로운 인생 캐릭터를 함께 경신해 보고 싶다”고 밝혔다.
강 작가는 ‘멋진 신세계’가 끝내 삶을 긍정하는 이야기로 남길 바랐다.
“드라마를 재미있게 봐주신 후 ‘그래 그래도 삶은 살아볼 만하다’고 생각해 주셨으면 했어요. 고통과 슬픔이 있기에 기쁨도 행복도 느낄 수 있는 생이란 값진 것이라고, 소중한 사람의 손을 잡고 이 삶을 살아가 보자라는 이야기를 하고 싶었습니다.”(강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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