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 때 멋 좀 부리고 다녔네." 남자는 무표정으로 사진을 넘겼다. 어디서 찾아냈는지 모를 예전 핸드폰으로 타쿠야의 과거를 한껏 훑는 중이었다. 찾아도 안나오던 핸드폰인데, 재주도 참 좋다고 생각했다. 뺏어야된다고 나름 애타게 몸부림쳐봤지만 허리에 힘이 들어가지않아 단지 팔로 허공을 휘젓는게 저항의 전부였다. 더군다나 조금이라도 더 움직였다간 안에 잔뜩 들어있을 정액이 흘러 침대를 더럽힐 것 같았다. 요새 뜸하던 애교까지 피워가며 돌려달라고도 해보고, 자기손으로 뺏게 된다면 몇 주간 섹스는 없을 것이라고 으름장도 놓아보았지만 뺏어가보라는 말만 할 뿐 돌려주지 않았다. 타쿠야는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자 잔뜩 불퉁한 얼굴을 배게에 파묻어버렸다. "조용히 해요. 아저씨도 금발이었다면서요." 딸깍딸깍 버튼을 누르는 소리가 짜증났다. 난 셀카를 찍진 않았는데. 남자가 낄낄댔다. 망할 중국인, 다음부터 노콘돔섹스는 없어. 움직일 수만 있었으면 이런 꼴은 안당할텐데. 사진보며 옷이 이상하다는둥 머리가 뭐냐는둥 하나하나 코멘트를 다는데 이가 갈렸다. "다봤으면 주기나해요. 부숴버리게." "아직 안봤어." 봤어도 한참 전에 다봤을 시간이었다. 뭐가 즐거운지 혼자 큽큽대며 웃는 걸 보니 어지간히도 웃긴가보다. 가져가도 되냐는 물음에 짜증이 솟구쳐올라 다시 핸드폰을 뺏으려 손을 뻗자 남자가 손을 잡아채올렸다. 그다지 힘을 주고있지않던 타쿠야는 그대로 남자의 가슴으로 고꾸라졌다. 뭔가 뱃속에서 꿈틀거리며 허벅지를 적셨다. 아, 젠장. "침대시트 당신이 빨아요. 이불도." 눈만 들어올려 자기를 내려다보는 남자에게 말했다. 남자는 흘겨보는 시선따위는 어깨너머로 넘겨버리고 궁금한듯 질문했다. 핸드폰의 플립이 경쾌하게 닫히는 소리가 났다. "교복 아직도 가지고 있어?" 타쿠야는 어렸을 때 부터 타인의 생각을 읽는 것을 잘했다. 그것은 살아남기위한 본능같은 것이었고 다행히 대학생이 된 지금까지 그 재능은 사라지지 않았다. 그렇지만 이 남자는 자기감정을 잘 드러내지않아 속내를 알아채기 힘들었는데, 지금은 명확히 그 질문의 의도를 읽어낼 수 있었다. 아니, 이번엔 알아채라는 듯 눈빛부터 노골적이었다. 교복입고 하고싶어. 등에서부터 간질간질한게 올라왔다. 교복? 교복입고 하는 섹스라면 물리도록 한 타쿠야였다-타쿠야의 17살은 여러모로 화려했다-. 교복입고 한다고 새로울 것은 없었지만 남자라면 달랐다. 다르게 느껴졌다고 하는게 맞을 것 같다. 타쿠야는 고개를 가볍게 저으며 대답했다. "아, 졸업식날에 떡친 애 집에 두고왔어요. 두번째 단추 떼달라고..우리나라에서는 사랑하는 사람한테 교복단추 떼주거든요. 근데 의미있는 걸 주고 싶지 않아서 어차피 교복은 갖고 있어봤자 쓸데없을 것 같아 바지까지 줘버리고 왔죠." 아마 간질간질했던 건 장난기가 올라오려고 했던 것이었나보다. 거짓말은 아니었지만 교복이 집에 없다는 말은 아니었다. 아무렇지않게 말하며 남자의 허벅지 안쪽에 키스했다. 어깨를 잡고 일어나 남자를 살피는데 기대와 달리 남자는 평소의 표정을 하고있었다. 아깝네. 감정없는 목소리였다. 하지만 어렵지않게 남자가 화가 나 있었음을 알 수 있었다. 남자는 선생답게 '학생답지못함'을 싫어했는데 그런 의미에서 타쿠야의 학창시절은 싫어하기에 충분하다못해 태워버려도 시원치않을 정도였다. 그렇지만 남자는 그만큼 상대방의 과거에 대해 왈가왈부하는 것 또한 싫어했기에 별 말없이 타쿠야의 말을 받아들일 뿐이었다. 타쿠야는 남자의 귓볼을 매만졌다. 놀리는 건 그만두는게 좋겠지. 아, 난 왜이렇게 착할까. 타쿠야는 혼자 쿡쿡대며 남자의 등선을 길게 훑어내리며 말을 마저 이어갔다. "제 교복 주니까 지도 감동했는지, 자기 교복 주더라구요. 입고가라면서. 바보같은...의류수거함에 넣어버릴까, 했는데 버리는걸 미루다보니 잊어버려서. 그냥 옷장구석에 박아놓고 거들떠도 안봤어요." 남자는 타쿠야의 말을 듣는지 안듣는지 여전히 무표정이었다. 아마 이제 교복보단 타쿠야의 말을 곱씹는데 빠져있는 것같았다. 남자의 문제는 말한마디조차 가볍게 흘리지 않는 것이었다. 이런 건 좀 안들어도 괜찮을텐데. 남자를 다시 자신에게 집중하게 할 필요가 있었다. 타쿠야는 고양이같은 웃음을 지으며 물었다.
"학생이었던 나랑 하고싶어요?"
실없이 핸드폰이 열렸다닫혔다하는 소리가 울렸다. 남자는 언제나 자신이 우위에 있는 듯 행동했고 타쿠야 또한 남자를 가지고 놀기는 했지만 자기 발밑에 두려는 행동따윈 하지않았다. 그렇기에 완벽하게 피지배적인 입장은 아니었어도 언제나 승기는 남자가 잡아채갔다. 하지만 지금은, 적어도 남자의 성기가 다시 서고있는 지금 이 시점에서에 한해선 타쿠야의 손에 승기가 쥐어져 있는 것 같았다. 마지막으로 타쿠야는 완벽한 승리를 위한 수를 두었다. "장위안 선생님." 장위안은 그대로 타쿠야의 쓰러뜨리고 침대에 목이며 쇄골을 빨아댔다. 타쿠야는 간지러운듯 몸을 웅크렸고, 장위안은 오물거리는 타쿠야의 손을 맞잡고 골반에 키스했다. 타쿠야는 장위안이 박기 좋게끔 하려는 듯 하체를 들어올렸다. 장위안은 타쿠야의 뜻을 읽은 듯 타쿠야의 하체와 자신의 하체를 맞물리게 하고 성기를 회음에 비벼댔다. 삽입직전의 찰라였다. "뺏었다." 장위안이 타쿠야를 쳐다보자 타쿠야는 장위안이 쳐다보는걸 아는지 모르는지 자신의 손만 쳐다보고있었다. 뺏어? 뭐를? 타쿠야의 긴 손가락 사이로 흰 폴더폰이 보였다. 장위안은 자신이 맞잡고 있던 손이 비어있음을 알아챘다. "너 설마" 타쿠야는 얼이 빠져있는 장위안을 발끝으로 밀쳤다. 장위안이 타쿠야를 잡아당겼을 때 처럼 장위안은 쉽게 뒤로 밀려났다. 타쿠야는 침대에서 내려와 예쁜 웃음을 지어보이며 태연하게 욕실로 걸어들어갔다. "내손으로 뺏게 되면 내가 어떻게 한댔더라." 타쿠야는 욕실안쪽에서 휴지를 꺼내 장위안에게 던지며 알아서 처리하라고 한 후 욕실 문을 잠가버렸다. 음, 한 3주간은 오른손신세겠네요. 힘내요. 라는 격려의 말도 잊지 않았다. 이윽고 물소리가 들렸다. 어린 애인을 놀리니 죗값을 톡톡히 받는구나. 하체는 아직도 상황을 인지하지 못했는지 계속 서있는 상태였다. 장위안은 허탈함에 실소만 흘릴 뿐 이었고, 못내 휴지를 뽑아들었다. "3주 뒤에 보자." 앞의 말에 조금 덧붙이자면, 타쿠야가 장위안에게 번번히 졌던 것은 코 앞의 상황을 예상하지 못한 이유였다. - 타쿠야는 다마네기까지도 예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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