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맛주의 현민시점 그러니까,이런 거지같은 상황이 일어난건 다 온라인 십이장기 때문이다. 새나라의 피어나는 인재,카이스트생인 나는 오랜만의 방학을 맞아 집에서 백수마냥 누워서 뒹굴거리고 있었다. 그러니까 시간은 오후 열시,아침이었다. 소파에 누워있으면 아침인거야!방학때는 종종 하루종일 아침이지! 그런 지나가던 콩진호가 웃을법한 생각을 하며 티비를 틀었는데,천잰가 화잰가 하는 프로그램이 나오는 중이었다. 장기?데스매친가 뭔가를 하면서 오람쥐랑 갓갓갓이라는 사람이 서로 끙끙대면서 장기를 두고 있었는데,평소에도 장기두는걸 좋아하던지라 곧 그 게임의 매력에 푹 빠졌다. (더불어 이나이에 프로그램 덕질을 하게 되었다.된장.) 플레이스토어에 십이장기가 있다는 얘기를 팬커뮤니티에서 접하고 빠르게 접속해 닉네임을 '지오디지오디지오디'로 설정했다. 그리고 몇번 게임을 하는데,무슨 휘황찬란한 효과와 '홍진호'라는 레어 닉네임을 단 사람들도 싱거울 정도로 못하는게 아닌가, 하,역시 평범한 닝겐들이 바둑 3단인 와타시를 이길 수 있을리 없G... 그렇게 생각하던 도중,어떤 사람을 만났다. 닉네임이,'파이브파이브파이브'?나랑 쓸데없이 비슷하네. 오람쥐 팬인가,이번에도 땅콩잼마냥 치덕치덕 해야지,생각하던 나는,뜻밖의 상황에 고전할 수 밖에 없었다. 뭐야...!이사람 존x 잘해...! 결국 내가 겨우 이기긴 했지만,이렇게 잘하는 사람을 만난건 처음이라 기분이 나빠지려 했더니,이사람,성격도 좋다. 둘이 쿵짝이 잘맞아서 그런가,서로 드립도 치고 받아주며 새벽까지 게임을 계속했다. 'fivefivefive:난 이런거 원래 잘해,라고 생각하는 지오디지오디지오디는,파파파를 이길 수 없었어요.' '지오디지오디지오디:헐 파파팤ㅋㅋㅋㅋㅋㅋ파파파랰ㅋㅋㅋ존.귀다.그럼 저는 지지지할래여!' 'fivefivefive:ㅋㅋㅋㅋㅋ으른이 하는거 따라하고 말이야!' '지오디지오디지오디:지금 수많은 미취학아동들을 비하하신 겁니까?' 'fivefivefive:했다!!!애들이 말이얔ㅋㅋ' '지오디지오디지오디:ㅋㅋㅋㅋ' 이사람과 채팅을 하면 할 수록 느끼는 점은...음...내사람이다? 어머!이건 나의 운명의 데스티니!이사람은 꼭 만나야해! 이런말이 절로 나올 정도로,궁합이 찹쌀떡이었다. 그리하여 십이장기 앱으로 친해진 우리는,앱내에서 사람들이 꽤 알아주는 친구 플레이어가 되었고,너무 맞다 못해 심지어 사는 곳도 똑같은 바람에 결국 둘이 만나기로 했다. 그래,그러니가 결론은, 나는 파파파님이 절대 우리 앞집 아저씨라고는 생각지도 못했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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