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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조회 796


 


 


 

지금은 새벽 4시 반. 동민의 연락에 진호와 경훈은 잠도 자지 않고 정신 없이 병원에 달려왔다. 그저 머리 뒷쪽이 베였을 뿐이라, 찢어진 뒷통수를 바느질하는 수술중이라는 동민의 말에, 진호는 한숨을 쉬었고 경훈은 그 자리에서 쪼그려 앉았다.  


 

"그러니까 누가 이준석 부추기래." 

"우, 우린 당연히 관심이 있는 사람인 줄 알았지." 

"관심이야 있겠지, 이준석의 세간살이에. 그러니 머리를 스탠드로 내리치고 집안을 쑥대밭으로 만들어 놓은 거겠지." 


 

동민의 말에 진호와 경훈은 할 말을 잃었다. 몇 시간 전, 동민이 낯선 남자와 한 판하고 새벽녘에 경훈과 진호의 곁으로 돌아왔을 때, 진호는 준석과 어떤 남자가 함께 바를 나갔다는 사실을 전했다. 그 말을 듣고 경훈은 이제 준석이도 원나잇을! 이라며 기뻐했다. 하지만 동민은 뭔가 촉이 좋지 않았다. 이상해, 그 사람은 이준석이랑 원나잇하려는 남자일리가 없어. 이 말에 진호와 경훈은 어떻게 아냐며 반박했고, 그들의 따짐에 동민은 이렇게 답했다. 


 

'누가 바에서 그런 꼴을 하고 있는 이준석에게 꼴리겠어? 안 돼, 뭔가 예감이 좋지 않아. 이준석네 한 번 가봐야겠어.' 


 

동민의 말에, 경훈과 진호는 너무 준석을 무시하는 것 아니냐며 분개했다. 형 눈에 멋지지 않다고 해서, 다른 사람한테 안 멋있는 건 아니라구! 그래! 너무 무시하는 거 아냐? 그게 형의 문제야! 게다가 지금 둘이 뭘 하고 있을지도 모르는데, 거길 가 보겠다고!! 그러나 둘이 뒤에서 뭐라고 화를 내건말건 말리건말건, 동민은 그 길로 바로 바를 뛰쳐나가 준석의 집으로 향했다. 택시에 내려서는 단 한순간도 쉬지 않고 계속해서 달려나갔다. 이윽고 준석의 방 앞에 올라가 비밀번호를 해제하고 망설임 없이 문을 열어젖혔다. 그리고 그 다음, 동민의 눈 앞에 보이는 것은 예상을 뛰어넘는 처참한 방의 광경이었다. 피웅덩이에 누워있는 준석, 전구가 박살이 난 채로 뒹굴고 있는 스탠드, 집 안에 토네이도가 몰아친 듯한 쑥대밭까지. 동민은 즉시 119에 전화를 걸었다. 꽤 예전인 몇 년 전에, 동성애자를 타겟으로 한 강도 사건이 몇차례 일어난 적이 있었다. 게이인 척을 하고 집에 들어가서 집주인을 폭행하고 물품들을 갈취한 후 사라진다는. 그런데 그 일이 다시 일어날줄이야. 응급실로 향하는 내내 동민은 눈을 감고 있는 준석을 바라보았다. 누워있는 준석의 얼굴은 죽은 사람처럼 핏기 없이 창백했다.  


 

"그 몇 년 전 사건이 또 일어날 줄이야." 

"형 촉이 좋아서, 정말 다행이에요." 

"너네가 눈치가 없는거지. 누가 저렇게 꾸미지도 않는 놈한테 관심이 있다고." 


 

아, 좀! 애가 다쳤는데 그런 말이 나와요! 경훈이 화를 내자, 동민은 어깨를 들썩해보인다. 너가 나한테 화낼 권리나 있는건가? 이준석이 저 꼴이 되도록 부추긴게 너희 둘인데? 동민의 말에 둘은 꿀먹은 벙어리처럼 입을 다물었다. 아, 준석아... 진호는 의자에 앉아 가만히 눈을 감는다. 진호가 눈을 감자, 동민은 손을 뻗어 진호의 뒷덜미를 천천히 어루만지며 말한다. 좀 자 둬라. 약 4시간 뒤면 오전 9시. 이 세 사람은 출근을 해야 한다. 그 전에 수술이 끝나 준석의 상태를 살펴보고 떠나면 좋으련만. 시간이 그렇게 될지가 의문이다. 참담한 기분이 든 진호가 가만히 허공을 바라본다. 이 때, 문이 열리고 의사 한 명이 마스크를 벗으며 나온다. 세 사람은 벌떡 일어나 의사를 맞이한다. 의사는 잠시 세 사람의 얼굴을 차례로 바라보더니, 동민을 바라본다.  


 

"이준석씨 보호자 되시죠?" 

"네. 어떻게, 상태는 괜찮나요?" 

"상처가 터진게 아니라 날카로운 것에 베였습니다. 위험할 정도로 깊게 베인 건 아니고요. 다만 피를 좀 많이 흘리셔서 혈액을 좀 보충하고나면 의식을 찾으실 거에요. 면회는 지금은 불가능하고, 다들 일도 가셔야하니까 깨어나면 다시 오시는 게 어때요? 병원 측에서 연락드리겠습니다." 


 

상태는 생각보다 괜찮구나. 진호와 경훈은 안도의 한숨을 내쉰다. 동민은 고개를 약간 끄덕이더니 바지주머니에 손을 찔러넣는다. 피 한가운데에 머리를 놓고 죽은 듯이 누워있을때엔, 동민은 미친듯이 손이 떨렸었다. 정말 준석이 죽을 줄 알았는데. 사람은 쉽게 죽지 않는다는 속설은 진짜였나보다. 속설의 존재에 감사하며, 동민도 안도의 한숨을 내뱉는다. 


 

"아마 몇 일은 경과를 봐야할 겁니다. 그건 3일 정도는 환자분이 병원에 계셔야한다는 소리죠." 

"그거 참 다행이네. 허구헌날 체크무늬 남방만 입고 다니는거 짜증났는데, 3일 동안 환자복이라는 새로운 아이템도 입어보고." 


 

동민이 빈정거리자, 경훈은 동민의 팔을 탁 친다. 진호는 잠시 동민을 노려보더니, 의사에게 한 발 다가선다. 동민에게 시선을 고정하고 있던 의사는 그제서야 고개를 돌려 진호를 바라본다. 


 

"뇌는 괜찮은 거죠?" 

"다행히 가벼운 뇌진탕 증세만 있을겁니다. 보호자분이 둔기로 얻어맞은 것 같다고 하셨는데, 둔기보단 그 물건의 뾰족한 부분에 찢어진 상처가 더 커서요." 

"아아.........." 


 

다행이라고 생각해선지, 진호는 의사의 얼굴을 빤히 바라보며 고개를 끄덕인다. 시선을 거두지 않고 의사의 눈만 계속해서 바라보고 있다. 그러자 의사도 진호의 눈을 바라보며 딱히 아무런 말도 하지 않는다. 동민은 그런 둘을 잠시 번갈아보더니, 진호의 어깨를 잡아 몸을 자신을 향해 돌린다. 


 

"잠깐 자러가자. 이준석이 일어나면 내 쪽으로 연락 올거야." 

".........그러지 뭐, 수고하세요." 


 

진호는 의사에게 끄덕, 고개로만 인사를 한다. 동민은 의사 쪽은 쳐다보지도 않고 진호를 끌고 병원을 나서기 시작한다. 경훈은 의사에게 찡긋 눈인사를 하며 둘을 쫓아나간다. 의사는 셋이 엘리베이터를 타고, 그 문이 닫힐때까지 복도에 서서 가만히 서있었다. 


 


 


 


 


 


 


 


 


 


 


 


 


 

현민은 빠르게 옷을 갈아입는다. 오늘은 어떻게 하면 어려보이지 않을까, 오늘은 어떻게 하면 동민의 마음에 들까. 이 옷? 아니면 저 옷? 되도록이면 어른스럽게 입자는 생각에 현민은 옷장 이곳저곳을 들쑤신다. 하굣길에 동민에게 오늘은 어딜 갈 것인지 물어보는 전화를 걸었었다. 그런데 동민은 현민의 질문을 듣자마자 대답 없이 전화를 뚝 끊어버렸다. 뭐야, 왜 끊어!! 현민은 계속해서 문자를 보냈다. 오늘 어디가요. 나랑 같이 가요. 나랑 놀아요. 나 갈래요. 집? 바? 연속으로 문자 폭탄을 보내도 동민은 잠잠하다. 결국 기분이 나빠진 현민이 문자보내기를 그만두고 툴툴대고 있는데, 그제서야 현민의 핸드폰 액정에 동민의 문자 하나가 떠올랐다. 


 

-7시에 우리 집으로 와. 


 

집에 오라니, 날 밀어낼 생각이 없구나. 현민은 기분이 좋아져 콧노래를 부른다. 그리고는 박자를 타며 바지에 다리를 하나씩 끼워넣기 시작한다. 그런데 허벅지 부근에서 바지가 꽉 끼는 것이 느껴진다. 아오, 왜 이렇게 껴. 요새 맨날 바에 가서 먹기만 해서 그런가. 살쪘나 봐. 현민이 바지 버클을 잠그기 위해 바지춤을 붙잡고 방 안을 펄쩍펄쩍 뛰기 시작한다. 하나, 둘, 셋!! 그렇게 방 안을 한바퀴 돌고있는데, 갑자기 문이 벌컥 열린다. 


 

"아, 깜짝이야. 엄마, 노크 좀 해." 


 

현민의 엄마, 윤선이 들어온 것이다. 현민은 잠시 윤선을 째려보더니, 바지 버클을 힘겹게 잠근다. 조금만 더 배를 내밀면 퉁 하고 튕겨져 나갈지도 모른다. 운동을 시작해야지, 이거 안 되겠어. 자신을 무시하고 자기 할 일을 하는 현민을 보고, 윤선은 한숨을 쉰다. 


 

"현민, 잠깐 엄마랑 얘기 좀 할까?" 

"난 할말이 없는데." 

"엄마가 있어서 그래. 들어 봐." 


 

윤선의 말에 현민은 어깨를 들썩, 할 뿐 대답이 없다. 윤선은 여러가지 옷가지로 어질러진 현민의 방 안을 둘러본다. 원래 현민은 방 안을 깔끔하게 청소하는 성격이었다. 그런데 요즘 들어서 현민은 각종 옷가지로 방 안을 쓰레기통으로 만들어놓기에 여념이 없었다. 그뿐만이 아니다. 매일같이 학교가 끝나면 바로 옷을 갈아입고 급한 일이 있는 것처럼 나가버린다. 게다가 외박도 서슴지 않는다. 또, 항상 가지고 다니던 크로키북에는 사물이나 움직이는 동물 대신 벌거벗은 남자들 그림뿐이었다. 그 그림들은 하나같이 야릇한 분위기였다. 대체 현민이에게 무슨 일이 있어서 이렇게 탈선을 서슴지 않는 건가 싶어진 윤선이 대화를 하러 방에 들어온 것이다. 현민의 태도를 보아하니, 과연 대화가 제대로 될지는 모르겠다만. 헛기침으로 몇 번 목을 가다듬고 윤선은 말을 시작한다. 


 

"저기, 현민. 요즘 무슨 일 있니?" 

"전혀." 

"요즘 늦게 들어오고 집에 제대로 오지도 않고 그래서 그래. 엄마가 걱정되잖아." 

"무소식이 희소식." 

".........그림은, 왜 이런 걸 그리니?" 


 

윤선은 크로키북을 펼쳐 현민에게 내보인다. 현민은 옷을 입다가, 그대로 멈춰 윤선이 건넨 것을 빤히 바라본다. 요즘 자신이 정신없이 몰두해서 그렸던, 남자의 육체 그림이다. 야릇한 분위기의 그림을 그리며, 동민과 밤을 지낼 수 없을때엔 방 안에서 자위를 하곤 했다. 그런데 이것을 윤선에게 들키다니. 현민은 자신의 치부를 들킨 느낌이라, 굳어서 그 그림만 멍하게 바라본다. 현민의 표정을 보니, 윤선은 더욱 걱정이 되기 시작했다.  


 

"원래, 우리 아들 다른 그림 많이 그렸었잖아. 그렇지?" 

"............" 

"그런데, 요즘 왜 이런 그림을 그리는지 물어봐도 될까?" 

"엄마. 이런, 이라는 게 무슨 뜻이에요?" 

"좀 더, 아름다운 게 있지 않아? 그런데 왜 이런 변태적인.........." 


 

윤선의 말에 현민의 표정이 굳는다. 변태적인? 순간 현민은 리아가 보고싶어진다. 진호와 리아는, 어떤 상황에서 성 정체성을 알렸고 그것을 받아들였을까. 이런 숨막히는 상황이었을까, 아니면 진호의 자발적인 통보였을까. 현민은 윤선을 바라보며 그런 생각을 했다. 그리고 한 가지 사실을 깨달았다. 우리 엄마는, 리아와 같은 여자가 아니다. 그런, 변태적인 것이라니. 이 단어는 비단 이 그림에만 한정되는 것이 아닌, 자신의 성 정체성에도 적용될 것이라는 걸 현민은 느꼈다. 순간 울화가 치밀어, 현민은 이를 악 물었다. 윤선은 자신의 아들이 분노에 찬 듯한 표정을 짓는 것을 보며, 어떻게 이야기해야 했던 걸까 하고 후회했다. 


 

"이게 왜 변태적인 건데요? 나도 남자에요. 남자의 몸, 나도 가지고 있는 거라구." 

"알아. 단지, 너무, 좀 뭐라고 해야할까... 선정적으로 그려져 있지 않니?" 

"제가 그리고 싶어서 그린 거겠죠. 내가 좋아하니까." 

"좋아한다구? 이런 게 좋니? 너, 이런, 이런 거 좋아하니?" 

"이번에도 이런 이라는 건 변태적인 걸 말하는 거겠죠?" 


 

정말, 이게 좋아? 설마, 우리 아들 그 쪽은 아니겠지? 윤선은 절망스럽다. 지금껏 현민은 자신의 자랑스러운 아들이었다. 귀여운 얼굴로 순진하게 아름다운 그림을 그리던. 공부도 잘해서 항상 다른 아줌마들의 부러움을 샀던. 맛있는 반찬을 먹고나서는 엄마밥이 최고야! 라고 엄지손가락을 치켜들고는 귀엽게 웃어보이던, 우리 순수한 아들. 그런데 그런 아들이, 남자를 좋아해? 이런 것들을 좋아하면서, 수없이 그림을 그려? 윤선은 믿을 수가 없다. 아니라고 해 줘, 현민아. 제발 아니라고 한 마디만 해. 현민은 굳어진 윤선의 표정을 보며 지금껏 느껴보지 못했던 분노와 부아가 한번에 치솟는 것을 느꼈다. 동성애자라는 것이 가까운 가족에게까지 이렇게 멸시를 당하게 하는건가.  


 

"현민아, 어떻게 그럴 수 있어? 아니지? 아니라고 해 줄래?" 

"아니라고 말하면, 나는 내 존재 자체를 부정하게 되는 거에요. 내가 날 아니라고 해야해요?" 

"현민아." 

"맞아요. 나 남자가 좋아. 이렇게 말도 안 되는 기회에, 한순간에 커밍아웃하게 될 줄은 몰랐네요." 

"현민아." 

"...........나, 나 오늘 집 안들어와요. 그렇게 알아요." 


 

현민은 자신의 가방을 움켜쥐고 도망치듯 방을 빠져나간다. 뒤에서 윤선이 자신을 부르는 소리가 들리지만, 전혀 뒤를 돌아볼 수가 없었다. 그저 도망치듯 집에서 달려나와, 동민의 집으로 향했다. 동민의 집에 다다를때까지 현민은 정신이 없었다. 얼굴이 뜨겁고, 심장이 미친 듯이 뛰었다. 미쳤다, 이건. 물론 누구든 자신의 커밍아웃에 당황스러워 할 것이라는 걸 모르는 바는 아니었다. 하지만, 이렇게 커밍아웃을 하다니. 게다가 엄마의 반응이란, 변태적이라니. 제발 아니라고 해 달라니. 너무하잖아. 항상 자신을 예뻐했던 윤선이었기에, 현민이 느끼는 절망은 이루 말할 수가 없다. 현민은 머리를 강하게 쥐어뜯었다. 주머니에서 핸드폰의 진동이 계속해서 울렸지만, 현민은 윤선인 것을 알기에 받을수가 없었다.  


 

"왔어? ..........무슨 일 있었냐?" 


 

동민은 자신의 집에 곧 쓰러질 것처럼 들어오는 현민을 바라본다. 현민은 얼이 완전히 빠져, 술에 취한 사람처럼 비척거리며 동민의 집 안으로 들어섰다. 들고 있던 가방도 아무렇게나 던져 구석에 처박아두더니, 거실로 휘청거리며 들어간다. 뭐야, 오늘 왜 이래 쟤가. 소파에 펄썩 앉은 현민의 곁에 동민도 자리를 잡고 앉는다. 동민은 잠시 얼굴을 살피더니, 팔을 뻗어 현민의 흑갈색 머리를 가만히 쓰다듬는다.  


 

"어린이. 무슨 일이야." 

".............." 

"표정 봐라. 또 울꺼야? 손수건 하나 가져다 줘?" 

"나, 오늘 커밍아웃 했어요." 

".......누구한테." 

"엄마." 


 

허허, 이 쪽 세계에 발 들인지 얼마나 됐다고 가족한테 커밍아웃까지 했대? 성장이 빠르구만, 요즘 것들은. 동민은 현민의 머리를 토닥인다. 현민은 천천히 고개를 돌려 동민을 바라본다. 


 

"사실은, 완전 화내면서 했어요. 논리적으로 말한게 아니라, 완전 감정적으로. 엄마는 남자 좋아하는 것을 변태적이라고 하면서, 내가 게이가 아니길 바라시더라구요. 그래서, 소리지르면서 커밍아웃하고 그냥 집 나와버렸어요." 

"그런 어머니 반응이야 당연한 거지. 세상 어느 누가 자기 아들이 이반이길 바라겠어." 

"리아 아줌마는, 진호형네는 아니잖아요." 

"이 세상에 돌연변이야 언제나 하나 정도는 있기 마련이지." 

"지금 형은 게이이면서, 게이를 옹호하는 게 돌연변이라고 말하는거에요?" 

"낯선 것에 대해 거부감을 가지는 건 지극히 정상이라고 말하는 거야. 그 후가 중요한거지, 커밍아웃은." 


 

동민의 말에, 현민은 이젠 모르겠다는 듯이 눈을 감아버린다. 그리고는 동민의 어깨에 얼굴을 파묻는다. 얼굴을 마구 부비적대자, 흑갈색 머리카락은 여러 방향으로 아무렇게나 흩어져버린다. 까치집이라는 단어는 이럴 때 쓰이는 거겠지. 동민은 그렇게 생각하며 현민의 머리카락 한 덩이씩 손가락으로 넘기기 시작한다. 가르마를 역방향으로 탄 것은 다시 정방향으로, 뒤집어진것은 다시 원상태로. 그렇게 하나하나 제자리를 찾아가도록 만지고 있는데, 현민이 불쑥 머리를 든다. 그리고 동민을 빤히 바라본다.  


 

"나, 집 나간다고 했어요. 그래서 그런데.... 여기 당분간 있어도 돼요?" 

"나보고 가출 청소년을 숨겨주는 범죄를 저지르라고?" 

"부탁이에요. 나 갈 곳 없어요." 

"......그러던가." 

"진짜요???" 

"앞으로 14시간만." 

"네?" 

"내일 오전 9시에, 난 정확히 널 너희집에 다시 데려다줄거야." 

"그게 뭐에요!" 

"커밍아웃을 떡 해놓고, 가족이랑 등 돌리고 평생 안 만나고 살거야? 커밍아웃 이후가 중요하다니까. 집 가서 부모님이랑 다시 얼굴보면서 제대로 얘기해." 


 

자신 없어요.... 현민이 다시 어깨에 매달려오자, 동민은 현민의 머리카락을 잡는다. 그리고 약하게 당겨, 현민이 고개를 들게한다. 동민은 현민과 눈을 마주친다. 


 

"그렇게 겁이 나면, 보호자 하나 정도는 따라가게 해 줄 수 있어." 

"나랑 같이 가 줄 거에요?" 

"경험자로써, 참여 한 번 정도야 해 줄게."  


 

대신 그 금액은 미리 내야지? 동민은 다른 손을 뻗어 현민의 다리 사이로 손을 가져간다. 그리고는 현민의 것을 가볍게 문지른다. 현민은 잠시 놀란 듯 동민을 바라보더니, 씨익 웃는다. 나 소파에서는 처음 해보는데요. 어린이한테 첫경험이란 중요한거지. 선생님이 제대로 가르쳐 줄게. 동민은 그렇게 말하며 현민의 입술을 입에 담는다. 


 


 


 


 


 


 


 


 


 


 


 


 

진호는 병실에 들어서다가 놀란다. 게이바 죽돌이 김경훈이 바를 가지 않고, 병실에 얌전히 앉아있었기 때문이다. 침대에는 머리에 붕대를 감은 준석이 죽은 듯이 누워있다. 간호사 말로는 낮에는 분명 깨어있다고 했는데, 항생제 주사를 맞고 잠에 빠져든 모양이다.  


 

"웬일로 니가 바를 안 가고 여기 앉아있어?" 

"친구가 이러고 누워있는데, 어떻게 바를 가." 

"장동민은 코빼기도 안보이는데, 죽돌이 김경훈은 의외네." 

"그런 섹스중독자랑 엮지 말아줄래. 의리의 김경훈님이시다." 


 

웃기고 앉아있네. 진호는 픽 웃으며 들고있던 병문안용 주스 세트를 침대 옆 탁자에 올려놓는다. 이준석이 좋아하는 포도랑 오렌지 주스 사왔는데, 마시는 거 보지도 못하고 가겠네. 우악스럽게 깨워버리고 싶지만, 강한 항생제로 인해 편안히 자고 있는 준석을 깨우기에는 둘은 너무나 미안했다. 괜히 외로운 사람 하나 부추겨서 이 사달을 만든 것 같아서였다. 그냥 우리가 내버려둘걸. 그러면 이렇게 약에 취해서가 아니라, 자기 방에서 편하게 잘 자고 있었을텐데. 그리고 우리 셋은 병실이 아닌 바에서 즐겁게 놀면서 얘기나 하고 있었을 텐데. 진호와 경훈은 더욱 죄스러워져, 준석의 손을 살짝 잡는다. 피를 많이 흘려서 그런가, 준석의 손은 평소보다 훨씬 차갑고 창백하다. 


 

"운이 좋았지.. 만약에 머리에 강한 충격을 받았었다고 생각해봐. 머리에 붕대 하나로 끝날 문제가 아니었을거야." 

"다음부터는 내가 이준석 주변에 꼬이는 놈들 다 물리쳐줄거야." 

".........그게 준석이한테 좋다고 생각하는거야?" 

"적어도 이런 일은 안 일어날거 아냐. 친구랍시고 지켜주지도 못하고, 미안하다 준석아." 


 

정말 미안해, 친구. 경훈은 낮게 중얼거리며 준석의 손을 가져가 입에다 댄다. 사죄의 키스라는 건가, 이건. 진호는 발상 한 번 참 너같다, 라며 고개를 젓는다. 그런데 갑자기 병실 문이 열리더니, 의사 한 명이 들어온다. 진호는 새벽에 만났던 의사라는 것을 기억해내고 자리에서 일어나 고개를 꾸벅 숙인다. 경훈은 의사 쪽을 한 번 슥 보더니, 다시 준석에게로 시선을 돌린다. 


 

"환자분이 낮에는 깨어계셨었는데, 아까 저녁 드시고 항생제를 맞으셔서 지금은 주무시네요." 

"뭐, 밤에는 깨겠죠. 낮에 별 다른 말은 없던가요?" 

"아, 낮에 보호자분이 오셨어요. 경찰에 신고도 하고, 카드 정지하신다고 환자분이랑 통화하고 난리였어요. 그새 600만원이 인출되었다던데요. 그래서 잠깐 혈압이 올랐었어요. 그런데 체내에 피가 많이 없어서 어지러워 하시더라고요." 


 

그 뭣같은 놈이 준석의 카드에서 기어코 돈을 빼갔구만. 진호는 낮게 으르렁거리다가, 동민이 낮에 병원에 왔었다는 말에 멈칫 한다. 연락도 없이 혼자 와서 경찰에 신고도 하고, 준석의 카드 정지를 도왔다니. 우리한테는 아무 말도 없었는데. 하긴, 누구 걱정하는 걸 더럽게 티내고 싶지 않아하는 성격이니까. 누군가를 걱정하거나 위해주는 일이 낯부끄럽다며 항상 몰래몰래 하려는 동민이었다. 아침에는 쓰러진 놈 병원에 제대로 데리고 오고 입원 시키기만 하면 됐지, 굳이 밤에 왜 또 오냐며 신경질을 부렸었는데. 마음에도 없는 소리일 줄 알았어, 역시. 동민의 쑥쓰러워하는 얼굴이 생각나 진호는 픽, 웃는다.  


 

"아, 저, 그리고요." 

"네?" 

"저는, 제 이름은, 임요환이라고 합니다." 

"......예?" 

"아무래도 친구 분, 담당의니까요, 제가..." 


 

임요환이라는 의사 양반은 머쓱한 듯 뒷머리를 긁는다. 이름? 안 궁금한데 왜 굳이 알려주는거지? 진호는 잠시 고개를 갸웃한다. 그러다가, 뭐 담당의라서 보호자들한테는 이름을 알려주는 거겠지 싶어 자신도 이름을 알려준다. 홍진호에요. 준석이 친구. 그러나 진호는 알지 못했다. 요환은 지금 머쓱한 게 아니라, 쑥쓰러워한다는 걸. 그리고 그 감정이 무엇을 의미하는지도.  


 


 


 


 


 


 


 


 


 

1. 이 사단이 나다 (X) 

  이 사달이 나다 (O) 

이거래!!!!!!!!! 나 대박충격....몰랐쓰.... 


 

2. 앞으로 악역이 하나 더 필요한데..... 

창엽 

성규 


 

둘중 하나만 정해줘.......둘다 좋은데 나쁜 사람으로 만들기 미아나다....8ㅅ8 갓들이 댓글로 정해죠.... 

창엽 1  성규 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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갓1
성규...은근 악역 어울릴거같음
10년 전
대표 사진
갓2
헐 갓 쓰는 속도....bb 금손임 ㅠㅠㅠㅠ임은 콩이랑 엮이는 건가? 악역은 창엽이 111!! 둥글둥글하게 생겨서 오히려 악역하면 발릴듯ㅠㅠ아니 악역한테 발리면 안 되는 건가 ㅋㅋㅋㅋ여튼 순둥하게 생겨서 악역인 거 넘좋..
10년 전
대표 사진
갓3
준석이 많이 다치지않아서 정말 다행이다. 장 진짜 츤데레네ㅋㅋ 현민이도 부모님께 인정받았으면 좋겠다. 악역이라면 성규가 어울릴 거 같다. 왠지 분위기가 있을거 같아ㅋㅋ
10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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갓4
허걱 콩이 쓸쓸해지는 건가 했는데 임콩각 ㄷㄷㄷ 장오 순조로워서 보기 좋고 왠지 찌석일 것 같아서 기분 좋다 ^^ 새벽이니까 김칫국 드링킹 봐줘 흑흑... 지금까지 안 자길 잘했다ㅠㅠ 밸런스 패치를 위해 난 창엽이를 할게
10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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갓5
임콩이라니...,!????!!!!!!ㅂㄷㅂㄷ 상상도못했는데너무좋아서 설레죽을것같음 ㅠㅠㅠㅠㅠㅠ 악역은 창엽이가더나을듯 왜냐면 성규는 귀요미니까...그리고 600만원 인출해간 그멍멍이는꼭잡아줘
10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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갓6
헐 임콩...??????짱이다 난 뭐 악역은 누굴...결정장애니깐 넘어갈게ㅎㅎㅎㅎㅎ
10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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갓7
아 역시 임이었어!! 준석 머리에 이상 있는거 아니라 다행이다ㅠㅠㅠㅠ 장동민 세계제일츤데레ㅋㅋㅋ 난 악역 창엽이가 하면 잘 어울릴 것 같은데..ㅎ
10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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갓8
장이 오한테 오라고 해서 뭔가 나쁜생각하나 했더니 의외로 순수하게 부른거였어...준석찡 넘 크게 안다쳐서 다행이야 ㅠㅠㅠㅠㅠㅠ 창엽인 잘 몰라서 선택할 수가 없네 ㅠㅠㅠㅠ
10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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갓9
11111111111
10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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갓11
으아아아 이거너무재밌다ㅠㅠㅠ 갓아 자주와줘서 고마워
여기 등장하는 장 너무 매력적인 거 아니니ㅠㅠ 대사 하나하나가 넘조음... 준석이 현민이 안타깝다으앙ㅜㅜ 왠지 서브컾링은 찌석 임콩 각인데... 혹시 딩요랑 윷은 안나오니? 꼭 께이로 안나와도 보구싶당 ㅎㅎ
악역은 창엽 성규 둘다 어울릴거 같다!!!! 미워할 수 없는 악역으로 되길ㅋㅋㅋㅋㅋ 글구 악역 아니라도 둘다 등장시켜주면안대??ㅜㅜㅜㅜ

10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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갓12
슬프지만.. 창엽... 근데 내 최애인 임 두명이 나오다니 ㅠㅠ
10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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갓13
창엽에 조심스럽게 항표... 아 진짜 준석이 저렇게 한 사람...혼날거야... 그리고 장오 ㅠㅠㅠㅠㅠㅠ 장오는 어떻게 흘러가고 있는지 궁금하네... 큐큐
10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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갓15
창엽에 한표!!!오늘도 재밌게 보고 가ㅎㅎㅎ
10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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갓16
창엽!!! 점점 흥미진진해진다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10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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갓17
창엽!!
10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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