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엔 콩편.... 사실 윷 먼저 쓰려했는데 지금 콩이 떠올랐엌ㅋㅋㅋ 딴사람도 차차 써야지 언제나 2등, 준우승이라는 타이틀을 달고 살아야만 했다. 물론 많은 사람을 제치고 결승에 오르긴 했지만 가장 큰 패배자는 준우승자라는 말이 있듯이 그는 큰 트라우마를 안고 있었다. 그래서 더욱 노력했다. 한 번이라도 1위를 거머쥐고 싶은 마음에 독기를 품었다. "내가 언젠간 1등으로 세상을 놀라게 할 거라고..." "홍진호, 1등이 되고 싶지?" 혼잣말을 하며 엘리베이터를 기다리는데 옆에 모자를 푹 눌러 쓴 낯선 남자가 제 이름을 부르는 것에 진호는 깜짝 놀랐다. 직업이 게이머이니 이름이야 알 수 있지만, 반말부터 하며 말을 건네는 게 영 마음에 들지 않았다. 무시하고 핸드폰을 들려는데 남자는 다시 저에게 말을 걸어왔다. "준우승만 하는 거 싫잖아." "아니 근데 어디서 봤다고 반말이에요, 반말이? 나 알아요? 난 모르는 사람인데." "그게 그렇게 중요하면 써 드리죠. 준우승, 싫잖습니까." "누가 좋아하겠어요. 은메달도 이젠 지친다고요." "우승을 하면 어떤 기분일 것 같으신지." "일단 가족들한테 전화부터 하고, 아 아직 생각을 안 해 봤네......" 왜인지 모르게 자신을 위로해 주려는 것 같아 진호는 초면임에도 불구하고 편한 말투로 얘기했다. 엘리베이터는 이미 온 지 오래였지만 두 번이나 올려보냈다. 가족이나 친한 친구들에게 짐을 얹어 주기 싫어 혼자만 앓고 있던 얘기를 기다렸다는 듯이 풀어놓았다. 오히려 모르는 사람이라 말이 더 잘 나오는 것 같기도 했다. 남자는 진호가 얘기하는 걸 가만히 듣거나 다른 질문을 던지기도 하며 대화를 이어나갔다. 그리고 네 번째로 엘리베이터가 다시 1층에 도착했을 때 먼저 그것에 올라타며 손짓했다. "방법이 하나 있습니다." "무슨 방법이요, 우승하는 거?" 어차피 자신도 타야 하는 입장이었기에 자연스럽게 진호도 그것에 따라 탔다. 하지만 진호가 가려는 층의 버튼을 누르려는 순간, 남자가 그의 손목을 잡아 비틀어 꺾었다. "아! 뭐하는 짓이에요, 정신 나갔어?!" 남자는 아랑곳하지 않고 진호의 남은 손목까지 한번에 잡아 결박시키고는 전혀 다른 층을 눌렀다. 아등바등 거렸지만 소용없는 일이었다. 그가 누른 층에 도착하고 영문도 모른 채 내리고 나서야 자신을 못 가게 한 이유를 알 수 있었다. "나는 당신을 우승으로 만들 수 있습니다만, 대신 조건이 있습니다." "누가 우승을 시켜 달라 했냐고...... 집에나 보내 줘요." "하지만 참여하지 않을 시, 당신의 목숨은 어떻게 될지 아무도 장담할 수 없습니다." 얼굴도 제대로 보이지 않는 남자의 표정에서 장난스러움이라고는 찾아 볼 수 없었다. 대체 자신에게 왜 이러는 것인지. 목숨까지 걸어 가면서 우승에 집착하고 싶지는 않았다. 한숨을 내쉰 진호는 말이나 들어보자 싶어 그 조건이 뭐냐고 물어보았다. 남자는 특유의 무미건조한 목소리로 대답했다. "더 지니어스라는 게임의 플레이어가 되어서 다른 사람들을 처리하고 우승하면 됩니다. 만약 패배할 경우 목숨을 잃게 되니 누구보다 열심히, 참여하셔야만 할 것입니다." 참여하고 싶은 마음은 추호도 없는데. 싫다고, 집에 보내 달라고 외치고 싶었지만 아까 손목을 꺾였을 때 느낀 위압감이 아직도 생생하게 느껴져 진호는 말을 쉽게 꺼내지 못했다. 꼼짝없이 목숨을 건 게임에 참여하게 생겼다. "대신 우승할 경우 어마어마한 상금과 명예를 드리겠습니다." 필요 없는데... 작게 중얼거린 진호는 혹여나 제 말을 들었을까 입술을 잘근잘근 깨물었다. 이 나이에 죽고 싶지는 않다. 정말, 이 게임이란 거에 참여해야만 하는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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