툭- 대문을 열고 밖으로 나가려던 정환이의 어깨와 들어오던 덕선이의 팔이 부딫쳤다. 앞 좀 보고다녀라 기집애야. 평소라면 정환이의 말에 바락바락 대꾸했을 덕선이가, 대답도 없이 뒤도 돌아보지않고 계단을 밟고서 내려갔다. 고개를 푹 숙인채로.
그런 덕선이의 뒷모습을 쳐다보다 고개를 갸우뚱 거리며 대문을 나온 정환이 앞에는 선우가 있었다. 어딘가 멍하니 정신을 놓은 채로.
"야,덕선이 왜 저러냐."
팔을 툭 치며 정환이 묻자 그제서야 정신이 든 선우가 어,어? 멍청한 목소리로 반문했다.
"뭐야,니네 둘 다 왜그러냐."
정환이의 말에 답도 않고 평상에 털썩 앉은 선우가 꽤나 진지한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야,정환아. 덕선이가 내가 좋대."
같이 옆에 앉으려던 정환이가 주춤한 자세 그대로 멈춰섰다. 뭐? 놀란 듯 반문하는 말과 함께.
"덕선이가 내가 좋댄다."
"그래서 너는."
정환이가 괜히 아무렇지 않은 척, 담담한 척 평상에 앉으며 물었다.
"미안하다고 했어. 나는 다른 사람 좋아하니까."
선우가 고개를 푹 숙였다. 덕선이한테 미안해서 어떡하지,이제 덕선이 얼굴을 어떻게 보지, 중얼거리는 선우의 뒷통수를 정환이는 가만히 내려다봤다.
"나 이제 어떡하면 좋냐, 덕선이한테."
슬쩍 고개를 들고 묻는 선우를 쳐다보는 정환이의 표정은 전과 같이 덤덤했다.
"덕선이가 너 좋아하는 거 알고는 있었는데,이렇게 들으니까 좀 그렇네."
선우의 물음과는 상관없는 말이 정환이에게서 흘러나오자 선우가 고개를 들고 정환이를 마주했다.
"니가 잘못한 것도 아닌데 왜이렇게 너한테 화가 나냐,선우야."
여전히 표정변화 없이 담담한 어조로 말한 정환이가 고개를 들고 하늘을 올려다봤다. 자신을 놀란 눈으로 쳐다보는 선우를 무시한채 정환이 눈을 꼭 감고 한숨을 내뱉었다.
"어떡하냐,우리."
실소를 픽 흘린 정환이 자리를 털고 일어섰다.
"나 들어간다. 너도 들어가."
선우가 뭐라고 더 말 붙일 틈도 없이 정환이 다시 대문을 열고 들어가버렸다.
어딘가 꼬여버렸다, 선우가 답답한 듯 제 머리를 헝클였다.
- 썼는데 메모장에만 넣어두기 좀 그래서 가져와봤어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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