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소x해수_재회
눈이 번쩍하고 떠졌다.
뭘까.
아까 꿈에서 본 그 사람들은.
일어나보니 얼굴이 말이 아니다.
자면서 울었나보네..
꿈 때문에 복받쳐 오른 감정을 추스리고 얼른 가게로 나섰다.
가게에 먼저 나와있는 친구에게 꿈에 대해 얘기했다.
" 옷도 옛날 옷이었구, 남자 한 명이 얼굴에 큰 흉이 있었어
얼굴의 반을 가리는 가면도 썼구!
나 미친걸까? 요즘 종종 이 꿈만 꿔. "
" 죽다 살아나서 그런가보다.
물에 빠져서 정신 잃고 1년 지났어 "
" 지금은 멀쩡하거든..! "
..
" 근데 왜 그 남자 꿈만 꾸면..
눈물이 나는건지.. "
하진은 작게 읊조리고 가게 옆 행사를 쳐다봤다.
고려시대 화장문화..
왜인지 어제 일인듯 친숙하게 느껴진다.
행사를 빤히 쳐다보다
근무 중에 딴짓은 안된다고 말하는 점장의 말에
하진은 화장품을 진열하는 도중 웬 남자가 나를 쳐다보며
성이 고씨냐고 물어본다.
엥, 처음보는데.. 나를 아나?
경계심을 품고 나는 그렇다고 했다.
근데 이 남자 지금의 고씨가 고려시대 때의 해씨라고,
알고 있었냐고 묻는다.
알리가 있나,
고려 역사라고는 태조 왕건까지 밖에 모르는데.
그러곤 장미 세럼을 묻는데
순간적으로 알 수 없는 목소리가 하진의 뇌를 때린다.
' 보가리아 장미기름 '
뭐지..?
하진의 머리가 다시 깨질듯 아파온다.
아,, 뭐야.. 1년 동안 다 나은줄 알았는데.. 아니였나.
점장이 일찍 퇴근하라는 말에
하진은 가게에서 나와 집으로 향하는 길에 가게 옆 고려시대 관련 행사가 눈에 밟혔다.
어짜피 퇴근도 했는데 구경이나 할까하는 마음으로
행사장에 들었다.
행사장에 들어와 하진이 처음으로 본 그림들,
나례연 그림..
그리고

어떤 남자의 기우제.
이 두 개의 그림을 본 순간
꿈에서 봤던 모든 것들로
하진의 기억은 모두 되살아났다.
당황한 하진이 되돌아가려던 찰나
눈에 들어온 그림 하나.
황궁에 홀로 서있는 황제 한 명.
광종.
하진의 꿈 속에 나왔던 인물.
생각났다.
왕소.
하진은 그 사진을 보면서 눈물이 차올랐다.

" 미안해.. "
" 혼자둬서, 미안해.. "
하진은 끝내 그림 앞에서 울음을 터뜨렸다.
그 오랜 시간동안 얼마나 외로웠을까.
떠나지 않겠다고 말한 나인데..
소를 혼자두고 내가 먼저 와버렸다.
내가 없는 저 곳에서
너는 얼마나 힘들었을까 생각하면
가슴이 미어져온다.
하진은 주저앉아 울었다.
지난 날 그와 함께여서 행복했던 모든 순간들이 하진의 감정을 더 건드린다.
뚜벅- 뚜벅-.
누군가 걸어온다.
하진은 그 소리를 못들은 듯,
애처롭게 흐느끼고 있다.
하진의 어깨에 감겨지는 두 팔.
놀란 하진은 뒤를 돌아보았다.
" .... "
뒤를 돈 순간
하진은 더 서럽게 울며 말했다.
" ..어떡해. "
남자는 하진을 보며 슬금니 입꼬리를 올린채 말했다.

" 수야. "
남자의 말에 목놓아 우는 하진.
남자는 수에게 말했다.
" 너가 없는 저 곳에서
많이 외롭고
많이 그리웠다. "
" 미안해...
내가, 미안해요.. "

남자는 수를 제 품에 꽉 안으며 말했다.
" 고려가 아닌 같은 세상에서 이렇게 봤으니 됐다.
다시는 내 곁을 떠나지 말거라.
앞으로 행복할 일만 남았다. "
수를 바라보며 말한다.
" 백년가약하자. "
'황자님, 사랑합니다.'
소의 말에 웃는 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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