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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베 [민지꼬~★]

위안은 카톡목록을 보다 알베의 상태메세지를 보고 휴대폰을 옆에 덮어뒀다. 전에 알베와 데이트 하던 단발머리의 발랄한 여자애일 것이다. 눈은 벌써 까맣게 아이라이너를 하고 입술은 빨간 그 여자애.

위안은 중학교 3학년, 알베를 상대로 몽정을 했다. 부모님이 같이 출장가신 날이었고, 팬티 한장을 세탁기에 넣고 돌리며 세탁기 앞에 쪼그려 앉아 한참을 있었다.
돌이켜보면, 집에서 각자나라의 언어를 쓰고 밖에 나와서는 한국어를 하는 줄 알았던 초등학교 1학년 때. 중국어를 할 줄 아는 알베가 신기했던 게 시작이었다. 그리고, 동네 꼬맹이들이 작은 위안을 괴롭히던 시절 나서서 구해준 그 날부터였을 거다.
위안은 세탁기 앞에서 담담하게 자신의 정체성을 받아들였다.
그리고 예정되어있던 외국인학교가 아닌 일반 고등학교에 진학했다.
알베는 그때부터도 저런 유치한 여자친구를 사귀어왔으니까.

그렇게 3년. 위안은 짝사랑을 고이 넘기기로 이제야 결심했다. 모든 결심은 수능 이후로 정해놓았다.
위안은 휴대폰을 다시 켰다. 전부터 가입해놓고 들락거리던 어플을 본다.
첫사랑은 망했고, 10대의 끝자락에 자신이 게이인지 확인해볼 참이었다. 그리고, 그 경험은 원조교제?가 좋겠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바른척 살아왔던 자신의 사고는 그정도로 삐뚫어진 게 어울린다고 생각했다.

부모님의 사업으로 용돈은 항상 부족하지 않았지만, 20만원을 제시한 남자와 종로의 커피빈에서 만나기로 했다. 저녁 8시. 약속시간보다 10분 먼저 위안은 들어가 아이스커피를 시켰다. 늦게 갔다가는 자신이 도망갈 것 같아서.
위안이 초조하게 다리를 떨었다. 어차피 자신이 게이인지는 확인해야한다. 위안은 빨대를 잘근잘근 씹었다.
게이들이 많이 모인다는 커피숍이어서 그런지 여기저기 남자 둘씩 앉은 무리들이 보였다. 자신과 같은 사람이 많다는 게 위안은 조금 안심이 됐다.

 

마크는 바이어를 만나고 커피 한잔을 사러 1층의 커피빈에 들렀다가 한국에 온지 얼마 안됐을 때를 떠올리며 테이크아웃을 하지 않고 자리에 앉았다.
여기 우리끼린 게이빈이라고 불러.
한국에서 처음 사귀었던 남자친구가 얘기했던 곳이었다.
저쪽 막걸리집이 유명하고. 형, 저기 가볼래?

한국에 온지 8년쯤이 되어가니 이 커피숍자리에 호텔이 들어서고 주변도 많이 변했다.
바쁜 일상에서 오랜만에 한가하게 앉아 감상에 젖어있었을 때 쯤, 옆 자리의 두 남자의 대화가 들렸다.

"그래서 처음이라고?"
"네."
"너 학생 아니야?"
"...아닌데요."
"미성년자인것 같은데."
"...미성년자는 게이 하면 안돼요?"
"그건 아니고. 20? 너 중간에 하다가 도망가면 안된다."
마크는 평소라면 그냥 넘겼을 남자와 학생으로 보이는 작은 남자애의 대화에 끼어들었다.

"저기. 경찰 부를까요? 얘기 다 들었는데."
그 말에, 남자가 몇 마디 변명을 하다가 자리를 떴다.
그리고 마크가 자리에 돌아와 앉자 위안이 쪼르르 앞에 와 앉는다.

"왜 방해해요?"
"너 원조교제 하려는거 아니었어?"
"딱히 그런건 아니예요."
"20은 뭔데."
"그냥 나쁜 짓 좀 해보고 싶어서."
"그럼 돈 훔치려고 그런거야?"
마크가 '모텔에 들어가 남자가 씻는 중에 지갑을 털어 나오는 범죄'를 떠올리며 묻는다.
"아뇨. 내가 진짜 게이인지 궁금해서."
그 말에 핸드폰으로 업무메일을 보내며 위안과 대화를 하던 마크가 처음으로 위안의 얼굴을 본다.

위안은 마크에게 저녁을 사달라고 졸랐다. 아저씨가 20만원 줄거 아니면 밥사줘요.
처음보는 아저씨지만 자신의 탈선에 제동을 건 아저씨가 위안은 마음에 들었다. 나쁜 사람은 아닐것 같아. 그런 기분.
마크는 위안에게 이끌려 근처 회밥집에 들어갔다. 평소 어린애에게 휘둘릴만큼 무른 사람이 아니었지만, 방금까지 원조교제를 하려던 청소년에 그 이유가 자신이 게이인지 궁금해서라는 이유였던 위안이 자신이 처음 게이임을 자각했던 때가 떠올렸기 때문에 말없이 이끌려 준 것이었다.

"소꿉친구를 좋아하게 됐어요. 그걸 알았을 땐 걘 여자친구를 끊임없이 사귀고 있었고."
"힘들었겠네."
위안이 휴대폰의 알베 [민지꼬~★]를 보여주며 얘기했다.
"잘생겼죠?"
"외국인이네."
"나도 외국인이예요."

마크와 위안은 몇시간이나 이야기를 했다. 주로 위안이 혼자 떠드는거였지만, 위안은 3년간 혼자 속앓이 하던 걸 처음으로 다 쏟아내었다.

"아저씨. 카톡해용!"
위안은 마크의 차 꽁무니에 손을 흔들며 인사했다.
불행 끝에 친구를 만난 기분이었다.

 

 - 아저씨 오늘 저녁에 바빠요?
- 심심해~~~~~~~~~
- 바쁜가보당... ㅠ.ㅠ

위안의 카톡에 마크는 피식 웃고만다. 연말에 여러 모임과 회식이 있었지만 마크는 일주일에 이틀 정도는 위안을 위해 시간을 빼두었다.
처음엔 자신의 10대를 떠올리며 만났지만, 지금은 뭐라 정의할 수 없는 감정으로 위안을 만났다.
원조교제라는 깜찍한 생각을 했던 것과는 달리 위안은 생각보다 바르게 자란 아이였고, 마음을 털어놓을 사람으로 자신을 택한 것 같지만 그렇다고 많은 부담을 주지도 않았다.

-오늘은 괜찮아.
-오예! 아저씨, 맨날 얻어먹었으니깐 오늘은 내가 쏠게요!
-학생이 무슨. 20만원 벌자고 원조교제하려던 애가.
-그 얘긴 그만해요. 짜증난다 아저씨!!!!
-그럼 7시에 광화문 5번출구로 나와

마크는 카톡을 보내고는 다시 업무를 시작한다.


"그렇게 기침을 하면서 오늘 왜 만나자고 했어?"
"옮길까봐 그래요?"
위안은 마스크를 끼고 나왔다. 감기에 걸렸는지 기침을 하고 춥다며 보자마자 마크의 팔짱을 껴왔다.
"요즘 애기들은 독감예방주사 안맞나?
"나 낼모레면 스물인데 애기취급하지 마시죠?"
위안이 발끈한다. 그 모습이 귀여워 웃는다.
"추우니까 우동먹으러 가요. 딱히 내가 사기로 해서 싼거 먹자는 건 아니예요."
잔망스러운 위안의 말에 마크가 고개를 끄덕인다.
밥을 먹으면서 대학교 원서 얘기, 논술 얘기를 하는 위안의 이야기를 듣는다.
학교는 y대에 갈 것 같다고 했다. 그리고 알베도 아마 y대에 갈 것 같아요. 그래서 난 k대에 갈까도 생각했는데... 뭐 이젠 괜찮을듯.
뭐 그런 이야기들.

"아, 맞다. 걔 민지인가 뭔가 걔랑 헤어진듯."
"그래?"
"아마 곧 다른 여자친구 사귀겠죠. 신경 안써야되는데, 맨날 카톡 상태메세지를 보게 돼요. 내가 생각해도 찌질한데."
"그 친구랑 연락은 하고?"
"응. 여자친구랑 헤어졌는지 저녁에 게임하자고 카톡 오더라구요. 그런 쓰잘데기 없는 얘기같은건 해요."
"친구들한텐 커밍아웃 할 생각은 없어?"
"글쎄. 남자친구 생기고나서 고민할래요. 그런건. 아직 나 남자랑 안자봤잖아."

당돌하게 얘기하는 위안의 말에 고개를 끄덕인다.

"아저씨는 연말인데 연애 안해요? 아저씨같은 남자는 남자든 여자든 줄 설 것 같은데."
"바빠서."
"나 만날시간에 아저씨 연애해야되는데 내가 방해하는 것 같당."
전혀 미안해하지 않는 표정으로 국물을 후르륵 마시며 위안이 얘기한다.
"요즘에 하는 생각인데요. 아저씨 같은 사람이면 연애하고 싶어. 마침 아저씨도 게이고. 나한테 시간도 내주는데, 도전해볼까 싶어."
쑥쓰럽긴 한지 고개를 들지 않은 채 얘기하는 위안의 말에 마크가 웃는다.

"미성년자잖아."
"며칠만 있음 성인인데?"
위안이 스스로 매일 만나면 알베 얘기만 해놓고 저런 얘기를 꺼낸걸 염치없다고 생각하고는 혼자 웃는다.
"됐어용. 아저씨 나 만나려고 그렇게 열심히 산거 아니었을텐데. 엄청 멋있고 섹시한 형 만나세요, 아저씨는."

그 말에 마크가 더 크게 웃는다.

 

위안이 감기에 걸려 추워하던 날, 위안은 마크의 집에 가자고 졸랐다.
한옥마을에 사는 외국인이라니. 아저씨 진짜 특이해! 위안이 콩콩 뛰며 즐거워한다. 나 진짜 꼭 가보고 싶어요!!
마크는 잠시 고민하다가 승락했다. 추운 날 한복을 입고 사진을 찍는 사람들 사이를 지나가며 문 앞에 선다.

"와. 진짜 신기해."
서울에 산지 오래됐지만 여긴 처음 와 본다며 위안이 즐거워한다.
집 구석구석을 돌아다니며 구경을 하더니 손님방이라고 소개해준 방의 침대에 떡하니 눕는다.

"아저씨, 여기 내 방같아. 딱 느낌이 그래."
위안이 즐겁다는듯 옆으로 구르며 떠든다.
소파에 짐을 놓고 앉자 따라 나온 위안이 고개를 이리저리 돌리며 옆에 앉는다.

"아저씨 왜 애인 못사귀는지 알겠다. 결벽증있죠?"
"음... 조금?"
"맞네~ 어쩐지 너무 깨끗하더라."
"다 내가 치우는건 아니고 도우미 아주머니가 치워."
"그래두. 여튼. 좋당. 내 친구들 집 가면 돼지우리가 따로 없는데. 뭐, 알베 방은 깨끗하지만요."
위안이 그 말을 뱉고는 어휴, 기승전알베. 나 진짜 답없지 않냐며 마크옆에 붙어 징징거린다.

"대학교 가면 꼭 멋있는 남자친구 만날거예요."
"그 남자친구 앞에서도 알베 얘기 계속 하려고?"
"아니. 입 딱 다물고 첫사랑 짝사랑 안 해본 척 해야지."

그말에 마크가 웃으며 위안의 볼을 당긴다.

"데려다줄게. 일어나자."

 

마크의 차 안에서 위안은 마크의 집에 놀러가 들떴던 마음이 집근처로 가까워지자 가라앉기 시작했다.

"집에 가기 싫은뎅."
"왜."
"엄마아빠도 출장갔고. 조 옆이 알베집이고. 여튼 별로예요."

그 말에 마크가 고개를 끄덕인다. 혼자있으면 외로워하는 아직 19살 청소년 답다고 생각한다.

"아저씨가 딱 내 남자친구 하면 좋겠당."
"아까부터 간본다 너."
"그냐앙. 아저씨는 엄청 멋있고 섹시한 형 만날 거 같구, 못먹는 감 찔러나 보는 마음으로다가~"

가벼운 위안의 말에 마크가 웃고는 단지 앞에 차를 세운다.

"잘가."
"아저씨두."
그리고는 위안이 마크의 볼에 쪽 하고는 뽀뽀한다.
"나 진짜 아저씨랑 연애하면 좋겠어."
그리고는 용수철처럼 튀어나간다.
마크는 잠시 멈춰 위안이 옆에서 손을 흔드는 걸 보고는 출발한다.
저런 꼬마애의 볼 뽀뽀에 두근거릴만큼 오래 연애를 하지 않았던가 생각하면서.

 

"장위안."
"어?"

알베는 차 뒷꽁무니에 손을 흔드는 위안을 봤다. 정확히는 차 안에서 어떤 남자의 볼에 뽀뽀를 하고 나오는 위안부터 방금 전의 장면까지. 저런 비싼차는 누가 타나, 차가 멈출때부터 계속 보던참이었다.

"뭐야?"
"...뭐?"
위안은 당황한것처럼 보였지만 곧 무슨상관이냐는 표정으로 뭐?에서 왜?라고 물으며 방어적인 팔짱을 낀다.

"너 원조교제해? 그것도 남자랑?"
"아 뭐래. 미-아."
위안이 등을 돌려 걷는다. 아니 어딜피해.
알베가 쫓아가 어깨를 잡는다.

"내가 봤는데? 이거 뭐지 진짜???"
"아니 무슨상관이신데요. 넌 너 연애나 신경써."
위안도 굳이 이런 상황에 알베가 시비를 걸자 짜증이 난다.
"연애? 너 연애해? 저 아저씨랑?"
"너한테 할 얘기 없어."
알베가 잡은 어깨의 손을 뿌리치고는 위안이 다시 걷는다.
알베는 잠시 휴- 하고 화를 삭힌다. 뭐지. 앞서 걸어가는 위안의 뒷모습을 보면서 알베가 우두커니 섰다.
왜 화났지? 남자랑 만나는 게 화날 일인가? 그건 따지자면 그렇지만, 알베는 스스로 개방적인 편이었고 다양성을 존중하고 약자보호를 지향하며, 아니 이건 고. 친구들과 맥주를 한잔 하고 왔더니 머릿속이 복잡하다고 생각한다.
1. 위안이 남자를 사귄다. 2. 위안이 게이일 수도 있다. 3. 난 게이를 혐오하지 않는다.
그럼 화날 이유가 없는데, 왜 화가 나는건지 스스로 조용히 생각하며 위안의 뒤를 따라 걷는다.
1. 위안이 커밍아웃하지 않아서 화가난다.
 - 커밍아웃은 꼭 해야할 필요가 없다.
2. 위안이 연애를 해서 화가난다.
 - 나도 연애를 한다.
알베는 도무지 자기가 화가 나는 이유를 찾지 못해 위안이 집에 들어간 뒤에도 한참을 서 있었다.

그리고는 결론을 내린다. 난 위안을 어느정도 여동생을 보듯이 생각했고, 여동생이 남자친구가 생겨서 화가났다고. 음. 그런거라면 말이 된다. 기욤의 여동생과 몰래 사귀다 걸려서 기욤에게 주먹으로 맞은 기억을 떠올리며 고개를 끄덕였다.
아니- 그런데도 왠지 화가난다고 생각하며, 알베는 위안의 집 벨을 누른다.

===

당연히 뒷편은 있읍니다. 쓰자마자 추가할거얌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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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1
청게 위아니는 사랑이자나여ㅠㅠㅠㅠ쬐깐한 게 맠형한테 기승전알베로 재잘거리는 거며 잔망떠는 거며 넘 사랑스럽다ㅠㅠㅠㅠ 저런 애한테 아무 감정도 못느끼면 맠형은 고자인 거ㅇㅇ 알베도 민지꼬~가 아니라 위안이꼬~될것만 같고...ㅋㅋㅋㅋ 어서 뒷편 킵고잉~~~~~~~~현기증나여 센세ㅠㅠㅠㅠㅠㅠㅠ
7년 전
정2
근데 나정 있다가 쓸 장른 뻘글이 나름 맠형, 알베랑 관련된 거라 그런지 쓰니정이 알장/맠장썰 올여주니까 뭔가 우연돋고 좋당ㅎㅎ
7년 전
글쓴정
장른러들 이제 텔레파시도 통하나봐! ㅋㅋㅋㅋ 아래꺼 쓰다가 날려먹러서 팍쳤는데 정의 글을 읽고 에너지를 얻어볼테야 ㅋㅋㅋㅋ
7년 전
글쓴정
현관의 잠금장치를 건 채로 위안이 문을 연다.

"왜."
"이거 뭐야."
알베가 장금장치를 보며 실소하며 묻는다. 잘못한건 아나보지? 생각한다.

"뭐. 나 씻고 잘거야. 용건만 말해."
"문이나 제대로 열어."
위안은 아까부터 강압적인 알베의 말투에 점점 짜증이 났다.
아니 여자친구 잘 사귀고 다니는 애가 왜 날 고나리 하려고 해? 노이해인것.
잠금장치를 풀고 문을 열자마자 밀고 들어온 알베가 소파에 앉는다. 그리고 옆자리를 툭툭친다. 앉아.

"남자친구야?"
그런거라고 치면 이해할게. 아니 왜 그렇게 나이 많아 보이는 남자를 만나지? 속으로 화가 꼬리를 물지만 알베는 가만히 위안의 대답을 기다린다.

"비슷한거."
"썸 타?"
"어. 근데 너 왜 나한테 아까부터 추궁하고 화내는 말투야? 설마 내가 게이라서 촌스럽게 지금 너 그런 반응인건 아니지?"
위안이 따박따박 얘기한다. 알베는 썸탄다는 얘기때부터 불쾌한 기분이 또 치솟았다. 그리고 저 말이 틀린게 아니라는 것도 기분이 별로다.
그렇지만 위안이 저렇게 도끼눈을 뜨면 싫은 소리는 못하겠다. 알베는 그냥 소파에 드러눕듯이 앉았다.

"남자 좋아했는지 몰라서 그랬지."
"...연애하면 얘기하려고 했어."
위안은 알베가 서운해하는 표정이 보여 마음이 누그러진다.

"언제부터야? 아까 그 남자 만나고부터 알았어?"
"...나중에 얘기해. 근데 너 술마셨니?!"
위안이 말을 돌리는걸 알면서도 알베는 이제 진지한 분위기는 넘겨야겠다고 생각하며, 티나냐며 후다닥 일어났다.

"울 엄마한텐 이르지 말고. 수능 끝나고 요즘 맨날 마시고 다녀서 등짝이 남아나질 않네."
알베의 능청스러운 말에 위안이 웃는다.
알베가 몸을 돌려 소파에 누워 위안의 허벅지 위에 머리를 올려놓는다.
얘. 언제 커서 벌써 남자 만나고 다니지? 그런 생각을 하면서 휴대폰을 본다.

-오빠. 보고싶어...
민지의 카톡을 지우고 차단한다. 징징거리는 걸 봐주는 것도 지겹다.

7년 전
글쓴정
마크는 위안의 전화를 곱씹는다.

아저씨 보고싶당. 진짜 기분 별로야. 아저씨 내일은 시간 안되죠?
내일 약속은 없었지만, 회식이 있다며 위안에게 어서 자라며 통화를 끊고 마크는 한참을 멍하니 서있었다.
위안이 하는 알베의 얘기가 불쾌해졌고, 보고싶다는 말, 기분이 별로라는 말도 전부 무겁게 다가온다.
사랑하는 사람의 일희일비의 모든 감정이 소중했던 과거의 연애처럼. 위안의 목소리가 그랬다.

몇번의 연애와 그 연애의 실패. 대부분의 이유는 학생때는 공부, 그 이후엔 일 때문이었다. 처음부터 성정체성을 고민할만큼 시간이 널널하지 않았다. 오히려 고민할 필요가 없을만큼 바빴다.
그렇게 오랫동안 살아왔는데, 위안을 만나려고 시간을 비우고, 업무중에 카톡에 답을 하고.
자신의 변화를 위안이 볼에 입술을 부딪친 후에야 눈치챘음을 그렇게 오랫동안 혼자 멍하니 서서 깨달았다.

위안은 샤워하고 나와 아까 알베가 누워있던 소파쪽을 한참 보다가 머리를 털던 수건을 소파에 던졌다. 그리고는 방에 들어가 이불 속에 누웠다.
한참동안 마크에게 전화해 알베가 이랬고 나는 어쨌고 재방송을 하면서 열을 냈더니 알베가 얄미워졌던 것이다. 진짜 지 연애나 잘하지!
그리고, 아저씨가 좋아진 주제에 전화해서 알베 얘기만 잔뜩 한 자신에게도 짜증이 난다.

위안은 잠잠해져 이불 속에서 눈을 내놓고는 깜빡인다.
아직도 너를 좋아하는데 아저씨가 좋아졌다.
아저씨가 좋아졌는데 아직도 네가 좋다.
위안은 한참이나 누워서 눈을 깜빡였다.

7년 전
정3
알베가 아무렇지도 않게 위안이 무릎에 눕는 거 보면서 위아니 또 흔들리겠다 싶었는데 아직도 좋아하고 있었구나ㅋㅋ(이마짚) 보니까 알베도 자각하지 못했을 뿐 위아니한테 다른 감정 품고 있었던 거 맞고 맠형도 질투 감정 느끼면 백퍼 폴인럽인거쟈나ㅋㅋㅋㅋ 아직도 너를 좋아하는데 아저씨가 좋다는 말...보통은 쓸애기 취급하면서 겁나 이기주의라고 욕ㅊ먹고도 남을 말인데ㅋㅋ 위아니가 하니까 나도 모르게 납득하게 돼ㅋㅋㅋㅋ 자 이제 본격적으로 셋이 뒤엉켜야죠~ 뒷편이 넘나 시급합니다ㅠㅠㅠㅠ
7년 전
글쓴정
위안은 친구들과 함께 20살이 되면 들어가려고 술집에서 대기중이었다. 19살 때도 술 마셨으면서 20살이 되서 마시는 술은 얼마나 다르다고. 옆에서 다른 친구들과 얘기중인 신나보이는 알베를 보면서 휴- 그냥 집에서 쉴걸, 생각했다.

- 성인된거 축하해.
방금 아저씨가 보낸 카톡을 읽는다.
- 난 친구들이랑 술마시러왔어요ㅋ
- 겁없이 막 마시면 취한다. 적당히 마셔.
- 아저씨는 아저씨네ㅋㅋㅋㅋ 술먹고 아저씨한테 전화해서 주정부릴거야. 자지마요!! 아저씨 새해복 많이 받구요. 올해도 잘 부탁해요!

알베는 한참을 떠들다가 입가에 미소를 지은채 휴대폰을 들여다보는 위안의 앞에 섰다.
눈으로 따라 읽으니, 가관.
뭘 전화해서 주정이야. 자리에 앉으면 핸드폰은 전부 테이블에 압수다, 생각한다.

이제 막 스물이 된 아이들은 신나게 부어라 마셔라 한다. 위안은 소주 한잔에 인상을 쓰고는 이슬톡톡을 시켰다. 같이 모인 애들도 잠깐 놀리다가 옆테이블의 몸매 좋은 누나들 얘기에 정신이 팔렸다.
아까부터 가운데에 전부 모아놓은 핸드폰때문에 조금 지루해도 할게 없다는 생각을 하며 한잔한잔마시다보니 위안도 취해간다.

그러다 옆테이블의 네명 여자들과 눈이 맞았나보다. 알베가 위안을 부축해 일어난다.

"야, 우리 둘이 빠질테니까 잘해봐."
야 니가 가면 어떡해? 하는 소리를 뒤로 한채 알베가 모임비 2만원씩, 위안의 몫까지 내고는 핸드폰을 챙겨 위안과 나온다.

"넌 여자 안만낭?"
위안이 취해 혀 짧은 소리를 내는걸 보고 알베가 코웃음을 친다.
"내가 너 생각해서 나와줬더니."
"...아~ 내가 게이라서~?"
그 말에 알베가 위안의 입을 막는다. 야 다 들어!!

그렇게 둘은 오랜만에 1월 1일 추운 새벽길을 걷는다. 애초에 택시가 잡힐거라는 기대는 없었고, 대교위만 넘어가면 금방이라며 걷는다. 둘 다 오랜만에 같이 있는자리라고 생각하며 어떻게 걷느냐, 싫다는 얘기는 꺼내지 않았다.

"그래서. 아직도 그 아저씨랑 썸 타? 설마 벌써 사겨?"
"사귀면 어쩔건데."
"헐..."
"...아직 아니야. 그냥- 아직은 그냥 만나는 중."
그 말에 알베는 아까부터 궁금했던 게 해소된다. 왜 아직 사귀지 않는다는 말에 기분이 좋은지 모를일이라고 생각하며 위안의 패딩모자를 위안의 머리에 씌워준다.

"춥지?"
"엉. 강바람 장난아니야."
기분 좋게 위안의 어깨에 손을 올리고는 걷는데 위안의 폰이 울린다.

"응! 아저씨?"
아까 분명히 술이 깨는 것 같았는데, 또 혀가 짧아진 위안이 마음에 안든다.
"나 지금 들어가고 이찌~ 택시 안잡혀서 걸어가고 이써요~"
데릴러갈까 물었는지 위안이 괜찮다며 술도 깰겸 좀 걷겠다고 하는 얘기를 들으며 알베는 위안과 그 남자의 대화를 듣는다. 아저씨는 뭐야. 나이는 얼마나 먹었는지 물어봐야겠다고 생각한다.

통화를 마치고 위안이 폰을 패딩 주머니에 넣는다.
"그래도 너한테는 커밍아웃하고 나니까, 이런 전화와도 받을 수 있고 좋네."
위안의 그 말에 알베는 조용히 입을 다물었다. 별론데, 별로라고 말도 못하겠고. 아까 단 둘이 걸을 때 좋았던 기분이 점점 나빠진다.

"그래서, 그 아저씨는 몇살이길래 아저씨래?"
"올해 서른 다섯인가? 그럴걸."
"헐. 나이차이 너무 나는 거 아니야?"
"근데 좋아. 무슨얘기를 해도 다 들어주고. 게이라는거 받아들이는 거 쉽지 않았는데, 아저씨가 잘 다독여줬어."
그 말이 마치, 너처럼 어린애는 그러지 못하겠지만. 하는 속마음이 담긴것 같아서 알베는 쳇, 누구는 서른다섯에 안그럴까봐? 생각하며 위안의 얘기를 듣는다.

"그런데 왜 안사겨? 너 그 사람 좋아하는 것 같고. 그 사람도 너가 그러는거 다 받아주는데."
정말로 궁금했던걸 묻자 이번엔 위안이 입을 다문다.

그야. 내가 널 좋아하는 걸 알아서지, 왜 안사귀긴.
가볍게 대꾸하고 싶지만, 위안은 춥다며 말을 돌린다.

7년 전
정4
헐 맠형이랑 15살 차이나ㅋㅋㅋㅋ근데 같은 30대인 지금도 맠형은 겁나 어른 위아니는 애깅이 느낌이라 딱히 위화감은 안 느껴진당ㅎㅎ 알베도 아직은 어려서 자기 감정에 솔직해질 용기도 없고 근데 질투는 나고.. 혼자 심통나는 거 넘 귀엽다ㅋㅋㅋㅋ첨부터 그럴 의도는 아니였다고 해도 지가 맠형 맘에 불 질러놓고선 알베땜에 썸 단계에서 머무는 위아니...양다리도 참 요망시럽게 걸쳐ㅋㅋㅋㅋ 아 정아 이 썰 넘 재밌다ㅠㅠㅠㅠ나정 자꾸 쫄라서 넘 양심리스같은데;ㅅ;그래도 뒷얘기가 넘나 궁금한고다...ㅠㅠ
7년 전
글쓴정
ㅋㅋ 오랜만에 쓰는 긴 썰이라 자꾸 또 쳐져 ㅋㅋㅋㅋ 일단 결말까지 다 구상해놨으니 낼이라도 이어서 쓸고얌! ㅋㅋㅋㅋ 재밌게 읽어줘서 고마워~~~
7년 전
정5
헐 사랑해여 센세~❤넘 무리하지 말고 천천해 써주셔도 되어요~ 나정은 독방 지박령이니깐ㅋㅋㅋㅋ 뒷얘기가 겁나 궁금하긴 하지만^^; 복습하면서 기다리면 돼(찡긋)
7년 전
글쓴정
알베는 굳이 위안을 집 앞까지 데려다 준 뒤에 집으로 터벅터벅 걸었다.
한달만에 위안이 게이인 걸 알게 됐고, 만나는 남자가 있는 걸 알게 된 뒤로 자신의 감정이 요동치고 있음을 인정해야했다.
평소라면 민지와 헤어진 뒤에 저번 술자리에서 번호를 땄던 누나와 지금쯤 연애를 하고 있었을거다.
알베는 집으로 돌아오는 10분동안, 그 감정이 질투임을 인정했다. 그리고 방 안에 들어와 누워 위안을 생각했다.
위안은 여동생같았다. 위안이 괴롭힘을 당하면 알베 자신이 더 화가나 위안을 괴롭힌 아이들을 때리러 갔다. 뒤에 숨어 옷자락을 잡던 위안이 생각나 알베가 피식 웃는다. 귀여웠지 정말.
초,중학교 때 내내 같이 등하교를 했다. 친구들과 축구를 하고 싶었어도 위안이 집에 가고 싶어하면 그냥 같이 집에 갔다. 중2때 영어학원을 다니겠다는 위안때문에 체질에 맞지 않는 학원도 다녔다. 시험문제를 3개 더 틀려 나머지수업을 하는 위안이 때문에 10분이면 집에 가는 거리를 30분동안 위안의 나머지수업을 기다려 집에 왔다. 당연히 집엔 같이 가는거였으니까.
처음 여자친구가 생겼을 때, 그때부터였던것 같다. 당연히 같이 갈줄 알았던 외국인학교로 진학하지 않고, 위안이 일반고등학교로 진학했을때부터였다. 그때부터 위안이 속마음을 이야기하지 않았고, 그래서 위안이 그런 성향을 가진것도 몰랐다.
언제부터였을까? 위안은 왜 남자를 좋아하게 됐을까? 그 남자는 어떻게 만난걸까?

위안을 생각하며 그렇게 잠들지 못했다.




- 어디야?
- 아저씨네 집
- 벌써 집에도 막 다니고 그러는 사이야?
- 왜연락했는데
- 그냥. 내일 영화보러가자고
- 추워서 밖에 나가기 귀찮은뎅... 몇시?
- 내일 너네 집에 갈게
- ㅇㅇ

위안이 그 남자의 집에 들락거린다. 알베는 초조해졌다.
위안이를 좋아하고 있음을 인정할수밖에 없다.

7년 전
글쓴정
학교는 1시면 끝났고 위안은 집에서 뒹굴거리다가 저녁에 아저씨의 집에 놀러가는게 일과였다. 위안이 그 집에 가서 하는거라곤 과자를 먹거나 만화책을 빌려보는게 전부였고, 마크는 회사 업무를 집에 가져와서 하기 시작했다.
위안이 피자를 먹고 싶다, 치킨을 먹고 싶다 하면 그걸 저녁으로 먹었다.

"너무 배달음식 좋아하는거 아니야?"
"맛있는걸 어떡해. 근데 나 요즘 좀 살찐것 같지 않아요? "
위안이 만화책을 보다가 후다닥일어나 화장실로 뛰어가 거울 앞에 선다.
"아저씨, 나 진짜 살 찐것 같아."
위안이 갑자기 울상이다.

"이따 집에 걸어서 가."
"걸으면 두시간은 걸리지 않을까?"
"아마도?"
"아저씨가 데려다주면."
"너 데려다주고, 나는?"
"아저씨는 택시타고 오면 되잖아요. 아저씨 돈 많잖아."
위안이 마크에게 뻔뻔하게 그런다.
마크와 알게된지 한달이 좀 넘은 시간동안 위안도 마크에 대해 많은 걸 알게 됐다.
출퇴근시간을 조절할만큼 회사에서 높은 위치에 있다는 것. 비서도 있었다. 상무님이라고 불린다.
그리고 지금 자신이 어지럽히고다니는 이 집의 월 렌탈비도 알고 있다.
그리고 아저씨가 자신을 귀여워한다는 것. 어쩌면 좋아하고 있을거라는 것도 알고 있다.

추우니까 하나 더 입으라며 준 마크의 옷을 위에 껴 입고 패딩을 입었다. 아저씨 얼른 나 데려다주세요!

"고구마는?"
"음... 고구마? 그건 무슨 뜻이야?"
"잘 생각해봐요~ 고구마 먹으면 어떤 느낌인지."
"음... 배부르다?"
"노노노~~~~ 고구마먹으면 목이 콱 막히잖아요. 그래서 답답할때 써요."
"오~ 그래?"
"반대말로는 사이다."
"왜?"
"마시면 속이 뻥 뚫리잖아요. 그럼 ㅇㅈ은?"
"그건 뭔데?"
"인정. 앞으로 나 잘생겼죠? 물으면 아저씨는 ㅇㅈ이라고 대답하면 돼요. 근데 왤케 다 몰라?"
"아저씨잖아."
"아냐. 이건 성의문제예요. 한옥에 살면서 왜 한국슬랭은 몰라. ㅇㅋ는 알아요?"
"응 크 아니야?"
"오키거든요?"

한참을 수다떨다보니 어느새 집 근처였다. 추워서 빨개진 얼굴에 조잘거리는 위안의 입이 귀여워 마크가 위안의 머리를 쓱쓱 쓰다듬는다.

"아저씨, 잠깐 이리로 와봐요."
위안이 아파트 단지 앞의 구석진 곳에 마크를 잡아끈다.

"여기 뭐 있어?"
마크가 이번엔 또 뭘 보여주려고 여기에 데리고 왔나 주위를 두리번 거린다.

"응. 내 첫키스가 있어."
위안이 마크의 목에 팔을 감고 입술을 부딪친다.
나 아저씨가 이제 정말 좋아. 그런 생각을 하면서.

7년 전
정6
꺄악 내 첫키스가 있대(폴짝폴짝) 아 위아니 왤케 잔망돋아ㅋㅋㅋㅋㅋ되게 통통거리면서 얄밉게 구는데 그게 묘하게 사람을 홀린다ㅋㅋㅋㅋ맠형은 이제 코꿰인거고 알베가 어떻게 나올지가 넘나 기대되는 것ㅠㅠ 자기 감정을 인정하고 받아들인 이상 둘이 잘되는 걸 가만히 보고만 있진 않을텐데...아아 넘 궁금해ㅠㅠㅠㅠ
7년 전
글쓴정
알베는 왜 자신이 이런 장면을 목격하고 있는지 눈을 깜빡거린다. 술도 마셨겠다 엄마 몰래 담배나 하나 피우고 들어가려고 온 곳에서 위안과 그 남자가 키스하는 걸 보게됐다.
씨-바알. 담배를 바닥에 내던진다.
위안은 수줍어하며 '아저씨 연락할게요!'하며 먼저 뛰어가는 중이었고, 알베는 그런 위안을 따라 달렸다. 위안과 키스한 남자의 얼굴을 잠깐 보는것도 잊지 않았다.

"야, 장위안!"
현관비밀번호를 누르고 있는 위안의 어깨를 잡아 돌린다.

"어? 알베."
위안이 아직 붉어진 얼굴로 눈을 깜빡인다. 그 얼굴이 얄밉다고 생각하며 알베는 위안의 얼굴을 잡고 입술에 키스했다.

"미...친!!"
위안이 알베를 떼어내고는 알베의 얼굴에 주먹을 날렸다.
"너 돌았어?"
위안이 씩씩거리며 다시 알베에게 주먹질을 했다.
"야 너 내가 게이라고 만만해? 그래서 막 니 맘대로 이러는거야?"
그런게 아니라고 대답하고 싶은데 알베는 할 말이 없다. 위안의 주먹을 한참 맞다가 위안을 와락 끌어안았다.

"잠깐만. 나도 내가 왜 이랬는지 모르겠으니까, 잠깐만."
알베의 말에 위안이 몸부림을 멈추고 알베를 노려본다.

"...나 너 좋아해."
그 말에 위안이 헛웃음을 터트린다. 뭐래. 거야? 정말.
위안이 힘껏 알베를 밀어내고, 알베는 힘없이 한발자국 멀어졌다.
"나 너 좋아한다고. 그래서 질투했나봐."
알베가 고개를 떨구고는 이야기한다. 그 말에 위안이 눈물을 터트린다.

"...야, 너 왜 뒷북이야? 너 늦었어. 내가 널 얼마나 좋아했는데 이제와서 이래."
위안이 눈물을 참으며 흡흡, 거리며 얘기한다.

"나 좋아했었어?"
알베가 위안에게 반문한다.
"그래. 과거형이니까. 미아. 꺼져."
위안이 씩씩거리며 다시 뒤돌아 현관 비밀번호를 누른다. 눈물이 멈추지 않아 옷으로 눈가를 쓱쓱 닦는다. 두근거리고 화가나고, 설명할 수 없는 기분이었다.

"안늦었어. 너 좋아하는 그사람이 나이 많아서, 그래서 능숙해서 너 그 사람이 편안하고 좋은거야."
"늦었어. 니 말대로 아저씨 좋아해. 넌 어려서 막무가내로 이러는데, 나 이런거 싫어."
알베가 위안의 뒤를 쫓는다.

"맞아, 나 어려서 몰랐어. 미안해."
"아 닥쳐. 그만해."
위안이 엘리베이터 알베를 밀치고는 내린다.
알베는 더 따라가지 않고 얘기한다.

"기다릴테니까. 너 그 아저씨랑 헤어질때까지."
"야!"
"진심이야."
엘리베이터 문이 닫히고 위안은 집 문 앞에 한참을 서 있었다.

7년 전
글쓴정
- 아저씨, 집에 들어갔어요?
- 응. 이제 막 들어왔어.
- 봤어요?
봤다. 마크는 잠시 대답할 말을 생각하다가 입술을 깨물었다.

- 봤구나...
- 응.
- 나 진짜 어이없고, 억울하고... 아저씨한테 미안하고...

미안하다는 말은 감정이 흔들린다는 의미라는 걸 안다. 그리고, 며칠 전부터 위안이 알베 얘기를 하지 않았고, 그것은 위안이 자신의 마음을 눈치채고 있다는 걸 의미했다.
오늘 위안이 먼저한 키스를 떠올린다.

- 괜찮아. 네 마음이 중요한거지. 어떻게 하고 싶은건지 잘 생각해. 난 괜찮으니까.

마크는 마음에도 없는 말을 타이핑하고 있다고 생각하면서 입술을 씹었다.


어떻게 하고 싶은건지 생각하라는 말에 위안은 마크가 자신에게 선을 긋는다고 느꼈다. 뭐가 괜찮다는거야, 내가 그냥 알베랑 연애해도 괜찮다는거야?
알베가 무슨 생각으로 내 연애를 막장으로 만드려고 하는지 화가났다.

- 너 진짜 나쁜 놈이야.
- 진짜 최악이야.
- 다리나 부러졌음 좋겠어!

다다다 카톡을 보내는데 한번에 1이 사라진다.

- 미안. 얼굴 보러 가도 돼?
- 안돼.
- 보러 갈게.

오지말라고 해도 답답한 건 못참는 알베가 뛰어올거라는 걸 안다. 위안이 점퍼를 입고는 1층으로 내려간다.
알베가 집앞 놀이터 벤치가 앉아있는 걸 보고 위안이 앉는다.

"나 아저씨랑 사귀어."
"알아."
"근데 어떻게 나한테 그래?"
"질투나서 그랬어."
"넌 질투나면 그렇게 막 키스하고 그래? 상대방 의견은 안물어봐?"
"그럼 키스해도 되냐고 물어보고 하냐..."
알베의 대답에 어이가 없는 위안이 허, 웃음을 터트린다.

"됐고. 기다리지마. 나 안헤어질거니까."
"... 그럼 헤어지지말고, 나랑도 만나."
"미아. 누굴 쓰레기로 알고."
"내가 세컨드 할게."
알베의 말에 위안이 또 허, 하고 웃는다.

"너 원래 막 이렇게 연애 이상하게 해?"
"남자 좋아하게 됐는데, 이상한연애가 뭐가 중요해."
"너 진짜 대박이다."

얘랑은 도저히 대화가 통하지 않는다고 생각하며 위안이 벤치에서 일어난다.

"됐고, 너 아는 척 하지 마."
이번엔 위안이 뱉은 말에 알베가 코웃음을 친다. 예전부터 삐지면 했던 얘기였다.
매달릴 필요 없이 항상 알베의 연애는 순조로웠다. 매달리는걸 처음 해봤지만, 위안의 뒷모습을 보면서 자존심은 이제부터 없는거라고 생각하며 알베가 "잘자!"인사를 한다.

7년 전
글쓴정
그날부터 알베가 작정한듯이 연락을 해오고, 집에 찾아왔다. 방학동안 어차피 할일도 없지 않냐며 붙어있으려고 했다. 위안이 일부러 이따 아저씨 집에 갈거야. 얘기를해도, 알았어 몇시에 가는데? 데려다줄까? 그런 반응의 알베에 위안은 손을 들었다.

위안은 그날이 지난 4일 후에야 마크와 저녁약속을 잡을 수 있었다.

"바쁜거예요, 바쁜척 한거예요?"
위안이 마크를 원망스럽게 보며 물었다.
"둘 다."
마크가 아무렇지 않게 대답하며 밥을 먹자 위안이 심통이 났다.
"바쁜척 한 이유는 뭔데요?"
"네가 결정하고 연락한거면 만나려고 했는데, 너 그거 아니었잖아."
그 말에 위안이 정곡을 찔려 입을 다문다.
"그래도 오늘 만났잖아. 보고 싶어서."
그 말에 위안이 이 아저씨 혼자 삐졌다 풀렸다 한거야? 싶어 웃는다.

"알베 완전 지금 미이예요. 매일 연락하고 집에 찾아오고. 일부러 아저씨랑 저녁에 약속있다고 얘기했는데 신경도 안써요. 뭐 그런 게 다 있는지. 짜증나 죽겠어요."
질투 난다고 쫓아가서 키스할만큼 젊고 그만큼 감정에 충실하다는 뜻이라고 생각하며 마크가 고개를 끄덕였다.
"아저씨랑 헤어질때까지 기다린다고 하더니, 이젠 지가 세컨드를 하겠대."
위안이 어이없다는 듯 뱉는 말에 마크가 위안의 컵에 물을 따라준다.

"그래서 위안이 너 생각은 어떤데. 나랑도 만나고 알베랑도 만나고싶은거야?"
"나 그렇게 날라리 아니거든요."
위안이 인상을 쓰며 그런다.
"20만원에 원조교제하려던 사람이 누구더라?"
"그 얘기 꺼내지 말라니깐."

"네 마음은 어떤데?"
장난기가 걷힌 마크의 말에 위안이 젓가락을 내려놓는다.
"아저씨를 좋아하고... 그리고 그 미-같은 알베가 싫지 않아요."
솔직한 대답이라고 생각하며 마크가 고개를 끄덕인다.
"내가 동의하면 넌 셋이 같이 만날 생각은 있고?"
"헐. 아저씨까지 왜 이래요?"
"가정하는거잖아."
"차라리 둘 다 안만나고말지. 난 그러기 싫어요."
위안의 말에 마크도 고개를 끄덕인다.

"위안. 내가 20년 넘게 많은 게이들을 봤는데. 첫사랑이랑 만난 게이는 본 적 없었어."
"...그런데요?"
"네가 첫사랑이랑 만나는 게 좋겠다고 생각해."
"무슨소리예요?"
"네가 나한테 느끼는 감정이 사랑일까."
위안이 눈물을 떨어트린다.
"아저씨, 나 지금 차는 거예요?"
"...응."
"나보고 첫사랑 만나라고?"
"응. 넌 스무살, 제일 아름다운 나이니까. 그랬으면 좋겠어."

7년 전
정7
맠형 찌통ㅠㅠㅠㅠ 아 난 근데 알베 저렇게 막무가내로 나오는게 싫지가 않다 심지어 세컨드라도 하겠다는 말에 심쿵함...ㅋㅋㅋㅋ 위아니가 맠형이랑 키스하는 거 보고 질투나서 자기도 키스한 거 보고 나도 모르게 환호한 걸 보면 나레기 어쩔 수 없는 알장러인 듯...ㅎㅎ이와중에 위아니가 타고난 고수라고 느낀 게 알베가 키스하고 고백했을 때 내가 너 얼마나 좋아했는데 이제와서 그러냐고 울먹거리면 알베한테 넘나 큰 여지를 주는건데...아 진짜 고수야ㅋㅋㅋㅋ 이제 위아니는 어떤 선택을 내릴까나...알베한테 가려나 아님 맠형한테 그런 말 집어치우고 아저씨가 내 첫사랑해달라고 할까나...아 나 넘 집요하게 쓰니정 괴롭히는 거 같당ㅎㅎ
7년 전
글쓴정
알베는 또 험한 꼴 보긴 싫어 일부러 놀이터벤치에 앉아 위안을 기다렸다. 몇번이나 담배 말리는 걸 참고 춥다며 입김을 호호 불었다.
저 멀리 위안이 혼자 걸어오는 게 보였다. 알베는 꼬리 흔드는 진돗개처럼 위안의 앞까지 뛰었다.

"울었어?"
괜찮은척 하지만 코가 빨간게 운 얼굴의 위안을 보고 알베가 묻는다.
"말걸지 마."
위안이 알베 옆을 지나쳐 걷는다.
위안의 말대로 말은 걸지 않고 위안의 뒤를 따라 알베가 걷는다. 왜울었지, 위안이 그 아저씨 때문에 울일이 뭐가 있나, 생각한다. 아 설마? 하며 위안의 걸음걸이를 보지만 괜찮다. 잠깐의 상상만으로도 알베는 숨이 막혀왔다.
위안이 운 얼굴로 집에 들어가긴 싫은지 벤치에 앉았다.

"휴지줘."
휴지같은게 있을리 없는 알베가 집앞 편의점까지 달린다.

위안은 저런 알베가 싫지 않은 자신에게도 화가 났다.
짝사랑이 힘들다며 한 이야기들만 얼마였나, 그런 짝사랑이 날 사랑한다니 예쁜 첫사랑을 하길 바라는 아저씨의 마음을 이해한다.
이렇게 사람을 차놓고, 어떻게 첫사랑을 하라는거야. 멈췄던 눈물이 다시 퐁퐁 쏟아진다.

"그만 울어."
눈에 휴지를 뽑아 갖다대는 알베의 손을 탁 치고는 휴지를 받았다.
"왜울어?"
가만히 내버려두지 옆에서 어깨를 토닥이는 알베 때문에 더 눈물이 터진다.

"덕분에 아저씨한테 차였으니까, 닥치고 말 걸지 말라고."
위안이 알베의 등짝을 한대 때리고는 얘기한다.
"널 찼어? 헐. 네가 뭐 어떻다고 널 차? 어린애 꼬셔서 키스까지 해놓고!"
엉뚱한데에 화를 내는 알베가 어이없어 위안이 이번엔 발로 알베의 다리를 찬다.
"너 때문에 차였다고!!"
위안의 말에 알베가 조용히 입을 다문다. 그 아저씨 그렇게 안봤는데 양심은 있나봐 따위의 생각을 하며 알베가 위안을 달랜다.
"그만 울어... 내가 잘해줄게."
알베의 철딱서니 없는 말에 위안이 더 크게 운다.

이렇게 철딱서니 없는 놈이랑 무슨 첫사랑을 첫연애를 예쁘게 하라는 소리야, 아저씨는 진짜 바보야.--
"그래서, 나랑 연애는 언제 할거야?"
입학한 뒤에도 알베의 추근거림은 멈추지 않았다.
"다리나 부러지라는데 왤케 부러지지도 않는지."
위안이 알베에게 떨어지라며 손을 휘휘 내젓는다. ------------는 끝.나중에는 모 알베랑 연애하게찌 ㅎ
정의 독촉으로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지겨운데 계속 썼당 ㅎㅎㅎㅎ 앞으로는 길게 쓰지 않겠다고 다짐하며 끝 ㅋㅋㅋㅋ

7년 전
정8
어뜨케ㅎㅎ미아내 정아ㅋㅋㅋㅋ근데 꿀잼인 걸 어뜨캄??(뻔뻔) 정의 노고에 작은 성의표시로...위아니 생각나서 산 슈슈버거 양보할게~
위아니 둘 다 사귀어도 됐는데ㅋㅋ이렇게 된거 그만 튕기고 알베랑 행쇼하렴~~

7년 전
글쓴정
ㅋㅋㅋㅋ 슈슈버거 맛있어? 나도 먹고 싶닼ㅋㅋㅋㅋ 여튼 튕기다가 어물쩡 연애할듯 ㅋㅋㅋㅋ 알베가 철딱서니 없지만 강아지같이 위안이한테 잘 앵기고 해서 잘 꼬실 거 같아~ ㅇㅅㅁ 한국에서 자라 한국남자애같은 캐릭터로 알베를 써봤는데 알베는 철딱서니 없는 캐릭터여도 좋당. 딱 둘다 애기애기한거 좋은거 같아 ㅋㅋㅋㅋ
7년 전
정9
글쓴이에게
슈림프버거에서 소스만 약간 매콤한 걸로 바꾼 느낌? 고기 별로 안 좋아해서 맥날가면 새우나 치킨버거 위주로 먹는데 갠적으로 원래 슈림프버거가 나은 듯ㅎㅎ
연애해야지 위아니 지도 알베 좋아하면서 언제까지 튕기기만 할거야ㅋㅋㅋㅋ맠형만큼 좋은 애인감이 어딨다고 알베가 자기 감정도 제대로 모르고 삽질하는 거 보면서 안타까워하고..ㅎㅎ 알베가 욱해서 위아니한테 키스할 때 완전히 넘어감ㅋㅋㅋㅋ아...피보다 진한 알장러의 DNAㅋㅋㅋㅋ

7년 전
글쓴정
9에게
나도 쓰면서 위안이가 마크형한테 먼저 키스할때 아 이건 돌이킬수가 없이 마크형한테 넘어갔는데??? 하다가도 알베가 불도저로 나가줘야지!!!하면서 분노의 타자질을 했닼ㅋㅋㅋㅋ
원래는 상콤한 청게물을 쓰고 싶었는데 삼각은 누구하나 찌통인게 넘나 힘들당 ㅜㅜ
셋이 사귀는게 짱인데!!!

7년 전
정10
글쓴이에게
그니까 셋이 사귀면 될것을! 위아니 넌 거뜬히 할 수 있으면서 왜!!!ㅋㅋㅋㅋ아 근데 장른 파기 전까진 연인사이에 바람피는 거 양다리 걸치는 게 젤 쓰레기짓이라고 생각했었는데...이젠 삼각도 모자라 기본4각을 장려하고 있으니...장메가가 날 쓸애기로 만들어버렸어...ㅎㅎ

7년 전
글쓴정
10에게
이하동문 ㅋㅋㅋㅋ 나도 바람피우는거 양다리 혐오였는뎈ㅋㅋㅋㅋ 어차피 연성인데 셋이나 다섯이나 무슨상관이라고!!!!!!!!!!!!! 씨익씨익!!! 걍 위아니는 이남자 저남랑 다 연애하고 사랑받는게 그러케 좋았는뎈ㅋㅋㅋ 왜때문이져...

7년 전
정11
글쓴이에게
나도 그래^^위아니의 남성 편력이 나날이 심해졌음 좋겠고ㅋㅋ위아니가 바람펴도 알파들은 한결같이 위아니를 사랑해줬으면 좋겠고ㅋㅋㅋㅋ이것도 일종의 덕후가 덕질의 대상을 닮아가는 현상인가?ㅋㅋㅋㅋㅋ근데...솔직히 위아니는 내가 안 바래도 이미 어장은 포화상태고 남자들한테 넘 사랑만 받아서 탈인데...ㅎㅎ장메가가 이런 날 보면 니 앞가림이나 잘하라고 할 듯ㅎㅎㅎㅎ

7년 전
글쓴정
11에게
그치 ㅋㅋ 내가 남자를 몇 명 만나는 동안 너는 뭐냥 ㅋㅋㅋ 이런 느낌 ㅋㅋㅋ 위안이가 그저 행복해쓰면... 아 진짜 다 됐고 마크형이랑 겨론해랏!!!(술취함) 마크형이라면 위안이 진짜 예뻐해주고 그럴텐데 싶움 ㅋㅋ

7년 전
정12
글쓴이에게
ㅋㅋㅋㅋㅋㅋㅋ나정은 맨정신에도 외친다 장메가 이제 그만 놀고 맠형이랑 겨론해라!!!얼굴 잘생겼지, 능력있지, 요즘같은 세상에 보기 드문 순애보야, 지가 좋아하는 한옥집에 살아...위아니한텐 더할나위 없이 완벽한 남편감이구만 이 불여시가 남자맛을 넘 알아버려가꼬ㅋㅋㅋㅋ아직은 더 많은 경험(ㅇㅅㅁ)을 하며 인생 즐기고픈 장여시인 것ㅋㅋㅋㅋ

7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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