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당당히 나아갈 것이다. 당장 불어오는 모진 바람과 닥친 상황에도 나는 무작정 걸어갈 것이다. 그게 나의 모토이며 이 문장이 나를 목적지에 도착하게 할 거다. 다만 너무 외로워 하지 말 것. 혼자 있음에 다행이라고 생각할 것이라 여기며 나는 다시 걸어갈 것이다.
나는 사람들에 이익과 실리를 따지는 사람이 되지 않을 거라 자신했지만 또 그러고 말았다. 연애에서도, 우정에서도 나는 그런 모습에 권태를 느꼈다. 내 자신에게 다시 실망하고 분노했다. 그리고 날카로운 화살은 또 다시 상대방에게 향했다. 과연 나에게 아무런 잘못이 없을까? 물음표를 던지면 나는 심한 질책을 할 것 같다. 우리는 세상 사람들과 관계를 맺으며 의미를 찾지만 관계에서도 아무런 의미를 갖지 못한다면 세상과의 연결로 인해 나의 의미가 만들어지는 것이며 나의 존재 자체에 의미가 있는 것이라고 했다. 나의 의미를 찾아가는 일, 일에서도, 사랑에서도 그리고 인간관계에서도 나는 의미를 찾고 있다. 다만 나의 존재 자체에도 의미가 있다는 그 말을 먼저 안고 살아가야 한다.
그 사람이 밉다가도 다시 생각나고 그립다. 뭐 하나 바꿀 때면 요동치는 내 자신에 환멸이 난다. 지친다. 그만 할 때도 됐는데 그러지 못하는 내가 원망스럽다. 온 종일 나의 처지를 비관하며 살아간다는 것은 참 슬픈 일인 것 같다. 내 상태가 만족스럽지 못한 것은 내가 원하는 모습이 아닌 거다. 내가 원하는 모습은 이미 스쳐 지나가고 없었다. 나는 또 다른 만남과 이별에 준비를 해야 한다. 하지만 그럴 자신도, 그럴 힘조차 남아있지 않은 것 같다. 그냥 모든 걸 그만두고 싶다.
하지만 다시 나는 걸어거야 한다. 눈을 맞고 비를 맞으면서도 나는 나아가야 한다. 한 걸음 걸으며 다시 생각해야 한다. 3차원의 내가 남긴 2차원의 그림을 바라보며 앞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을 결정해야 한다. 다시 시작할 것인가, 아니면 여기서 그만 둘 것인가. 그런 결정을 내리기 전에 잠깐 앉아 주위를 둘러보고 싶다. 뭐가 있는지 내가 어디쯤 있는지 확인하고 싶다. 그리고 내려놓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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