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 때부터 지금까지 감정이 무딘 상태로 지냈어
뿌듯하고 설레고 행복한 기분을 모르겠어
내가 뭘 위해서 사는지 모르겠어
이거 때문에 산다... 이런 것도 없어
가족도 친구도 필요없어 신경도 안 쓰여
그냥 계속 버티면서 살았던 것 같아
엄청 우울하지는 않아서 죽지는 않았어 자해도 안 했어
하지만 아무래도 상담을 받으면 좋겠다는 생각은 들거든?
근데 고치고 싶진 않아ㅋㅋㅋㅋ
내가 뭐라고 상담 받고 좋아져서 계속 살지?
지구 인구가 80억명이라며
나 1명 죽는다고 다른 사람은 손해볼 것도 없지
주변에 슬퍼하든 말든 난 주변인들 신경 안 쓰니까 괜찮아
손해 받는 사람이 나밖에 없으니까 괜찮아
자살 시도 안 했고 자해도 안 해봤지만
어떻게 죽을지는 찾아봤어 준비물도 사왔어
중간에 실패하지 않게 방법도 찾아봤어
이제 실행만 하면 되는데 몸이 무거워
사실 이건 핑계고 두려운건가 싶기도 해
멀쩡히 알바도 나가는데 저걸 실행 못 한다니 말이 돼?
전부터 유구했지만 난 정말 겁이 많아
내가 뭐라고 내 몸을 지키려고 안간힘을 쓰는지...
자해도 아픈 게 싫고 상처 남기기가 싫어서 안 한거야
꼴에 그렇게도 소중한가 싶더라
살면서 크게 이룬 게 없어서 그런데
살려는 본능을 져버리고 죽는 데 성공할 수 있을까?
한 번에 고통없이 콱 죽을 수 있으면 좋을텐데 그게 어렵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