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근두근 새내기 시절...
1. 아이고 의사선생 남중 남고 나온 내가 공학에 들어가다니!!!!
부푼 꿈을 안고 자취방을 구하고 시골에서 올라온 나는 대학 들어가면 여자 동기, 후배, 선배들의
핑크핑크한 모습을 보길 기대했다.
현실 : 물론 핑크했음. 단, 개강 후 1달만 핑크했음. 한달 후엔 여기가 군대인지 학교인지 구분 안감.
모두 자웅동체 아메바가 되어서 서로를 동류(?)로 보고 있었다. 아오 내 핑크 어디감?
2. 학문의 수호자 교수님
A 교수님이 게임 폐인일때 알아봤어야 했음.
B 교수님이 축제때 막걸리 빨대로 마시자고 했을때 알아봤어야 했음.
C 교수님이 축제 주점에서 해물파전 만들 파 떨어지니까 잔디 뽑아오라고 할떄 알아봤어야 했음.
D 교수님이 부부싸움해서 연구실에서 라꾸라꾸 침대 피고 잠자면서 나한테 전화해서 소주사오라고 했을때 알아봤어야 했음.
그런데 난 대학원에 입학했음. 그건 디아블로 메피스토 바알이랑 1렙때 맞장뜨고 베어그릴스랑 단백질원 찾기 내기하는 정도의
CRAZY한 짓이었다는걸 대학원 입학하고 1개월만에 깨달음. 아무래도 내가 많이 못난놈이었던것 같음.
3. 후배들은 무서웠음.
새내기로 들어온 후배들은 너무 귀여웠음. 심지어 시커먼 남자후배들도 귀여웠음. 자취방세랑 책값을 아끼고
헌책방 돌아다니면서 교재 사서 남긴 돈으로 애들 밥사줘도 안아까웠음.
선배들이 밥산다고 기숙사 2층에서 뛰어내려서 손가락 뽀개먹은 녀석 나왔을때
이녀석들의 떡잎을 알아봤어야 했음. 다들 장가가고 사회생활 하는 지금도
술사준다고 하면 아파트 문을 부술 기세로 나옴. 에라이 후배닝겐노 멘탈와 불변데스네
4. 조교들은 힘듬.
시험때만 되면 조교들은 힘듬. 눈이 침침하셔서 타자를 못치시는 교수님의 시험문제 타이핑부터
시험감독에, 채점에, 학생들 질문에 눈코뜰새 없이 바빠짐. 시험감독 빡시게 하면 빡시다고 욕먹고
널널하게 하면 누구가 컨닝했다고 게시판에 글올라와서 교수님께 영혼이 가루가 될때까지 까임. 소주랑 많이 친해짐.
내가 샌드위치 사이의 햄이 된 기분임. 위에서는 교수님빵이 내리누르고 아래에서는 학생빵이 올려붙이고.
인간적으로 컨닝하지 말자. 나도 학생때 다 해봐서 다 보임. 그냥 봐주기도 하는데 솔직히 맘 불편함.
솔직히 그거 만들면서 많이 외우게 되는데 그냥 안보고 써주면 좋겠음. 가끔 악마같은 조교 걸리면
진짜 인생 광탈함.
채점도 조교들이 한다고 하니 이성 후배들(여성 조교에게는 남자들이, 남자 조교들에게는 여성들이)이
많은 작업을 검. 그러나 설렌다면 그건 하수임. 고수 조교들은 시험이 끝나고 나면 학생들이 우리를
가루가 되게 깔것을 알고 있음. 물논 나도 그랬고.
지금도 이러려나? 난 아주 오래전에 대학을 갔기 때문에
지금도 저런 일들이 있을지 모르겠네. 궁금타.